- 순위는 절대 무순
1. 야와라 - 우라사와 나오키
여지껏 만화에서 본 인물 중 가장 좋아하는 여주인공이 이 작품의 히로인 야와라이다. 야와라는 5살 때 이후로 한번도 진적이 없는 유도 천재이지만 그녀는 평범한 여고생이고 싶다. 하지만 그녀가 평범하게 산다면 만화가 되겠는가...그녀의 할아버지인 유도 명인은 금메달을 따오라고 자꾸 요구한다. 야와라는 유도의 세계에서 많은 강적들을 만나고, 덤으로 순진한 기자와 풋풋한 사랑 느낌도 나누게 된다. 스포츠물로써 박력이 넘치지만 뜻 밖의 가슴 떨리는 로맨스도 실컷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최고의 실력을 가졌지만 온유하고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야와라는 영원한 나의 연인!
현재 일본 최고의 만화가로 공인받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초기작이지만 그의 실력은 초창기부터 독보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테니스를 소재로 한 동 작가의 도 좋지만 더 유쾌하고 가벼운 분위기의 이 작품이 훨씬 좋다.
2. 도박 묵시록 카이지 - 후쿠모토 노부유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못 그리는 작가, 후쿠모토 노부유키. 그렇지만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언제나 최고다. 카이지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인 인간 쓰레기...직업도 없고 그저 집에서 시간만 죽이며 사는 벌레같은 인생이다. 하지만 우연히 그는 커다란 유람선에서 벌어지는 도박 대회를 알게 된다. 유람선에서 벌어지는 도박의 내용은 단순한 <가위. 바위. 보>. 그렇지만 카이지는 곧 <가위. 바위. 보>가 그렇게 단순한 게임만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절박할 정도로 말이다... 작가는 원래 마작 선수 출신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도박에 파멸하는 인간 군상에 대해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도박이 고조될 때의 흥분과 열기, 벼랑끝에 서 있을 때의 아찔한 절망에 대해 그보다 잘 묘사할 수 있는 작가는 없을 것이다. <도박 묵시록 카이지>는 1부의 <한정 가위. 바위. 보> 이외에도 계속 진행되면서 <엠페러 게임>, <빠친코>등의 도박을 소개한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고 싶은 건 단 하나 자본주의의 대원리...결국 도박장 측, 자본이 있는쪽만 돈을 번다는 냉엄한 진실을 말하고 싶어한다.
3. 도레미 하우스 - 타카하시 루미코
<란마 1/2>과 <이누야사>같은 캐릭터 코미디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는 일본 내에서는 1억부 이상 넘는 판매고에 국민 만화가의 칭송을 받고 있다. 확실히 우리 나라에서는 그녀에 대한 평가가 좀 박한 듯...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3대 만화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특이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다수 출연해 대소동을 일으키는 대소동 코미디라고 부를 수 있겠는데 <도레미 하우스>역시 그렇다.
남편이 죽고 생계를 위해 <도레미 하우스>라는 하숙집을 운영하는 여주인공. 하지만 도레미 하우스 기숙생들은 죄다 특이한 인물들뿐...우유부단한 대학생인 남주인공은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남편을 아직 잊지 못하는 여주인공은 그런 그를 거부한다. 특이하지만 유쾌한 도레미 하우스 사람들을 보며 킬킬거리다가도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간절한 사랑이야기를 보면 눈물 짓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는 직접 확인하시길...^^;;
4. 멋지다 마사루 - 우스타 쿄스케
기묘한 만화이다. 이 작가와 코드가 맞는 사람은 폭소를 참을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뭐야? 이게? 할 만한 작품이다. 내용을 설명하기도 힘들다. 미역 고등학교에 전학온 주인공 후멍(-_-;;;)은 마사루를 비롯한 친구를 알게 된다. 그들은 우주인들과 대결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미역도 따며 유쾌한 고교 시절을 보낸다. 대단히 실험적인 작품이다. 작가는 멋지게 그리다가도 귀찮다 싶으면 유치원생 그림처럼 작대기 몇 개로 사람을 그려 놓기도 한다. 이야기 구조도 전형적인 청춘 만화의 틀을 박살내겠다고 작심한 듯 하다. 전학 온 친구와 우정을 쌓는 것도 아니고, 외부의 적과 대결하며 단결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독자가 앞으로 이렇게 진행될 것이다! 예측하는 지점을 완전히 무시한다. 철저히 우상 파괴적인 실험적인 작품이지만 참을 수 없이 웃기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과 코드가 맞는다면 이보다 더 웃기는 건 찾을 수 없을 것이다.
5. H2 - 아다치 미츠루
일본 만화계의 거장 중 한 명인 아다치 미츠루의 걸작이다. 최고의 투수 히로와 최고의 타자 히데오는 한 여자 히까리를 두고 경쟁을 한다. 히로는 어렸을 때 소꿉친구인 히까리를 친구 히데오에게 소개시켜 준다. 히데오와 히까리는 사귀게 되지만 통재라! 히로에게 사춘기가 찾아오고 히로는 그 때야 자신이 히까리를 좋아했음을 깨닫는다. 이제 우정과 사랑, 자존심을 건 대결이 시작된다. 스포츠물로써도 일급의 재미를 주고, 알콩 달콩 3각 관계 연애 이야기로도 최고의 재미를 주는 즐거움 덩어리의 작품이다. 이런 장르의 만화가 도달할 수 있는 정점으로 반드시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아다치 미츠루의 쿨한 주인공들은 작품 내내 쿨함으로 일관하지만 어느 순간 한번 타오를 때가 있다. 이 작품에서도 히로는 시종일관 쿨하지만 히까리를 사랑함을 깨닫고는 불타오른다. 그 때의 히로보다 더 멋있는 사람은 지구상에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