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줄기차게 미스터리 소설만 읽은 관계로 필연적으로 책도 꽤 사서 모았는데 벌써 물경 천권에 육박한다. 새로 나오는 책들은 물론이지만 옛날에 나왔다가 절판된 책들도 꽤 모았는데 보통 온,오프라인 헌책방을 많이 이용했다. 대부분의 책들이 낡아빠지고 보기 불편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나만의 보물이다. 그러나 이제 헌책방 헌터 생활을 마감하려 한다. 더이상 책을 놓을 공간도 부족하고, 또 절판된 책을 찾아 주말마다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발품 팔 시간도 이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생의 염원인 책 8권을 모으면 잠정적으로 헌책계를 떠나려 한다. 물론 가끔 귀한 보물이 나오면 또 구입하겠지만 예전처럼 강박적으로 집착하지는 않으려 한다. 자유추리나 일신추리, 문공사 미스터리 등의 고전 문고본들은 워낙에 희귀하니까 기대도 안하고 그나마 좀 구할 확률이 높은 작품들로 8편을 뽑았다.
1.
시공사의 시그마 북스 중 <Y의 비극>이다. 엘러리 퀸의 명작 20편을 담은 시그마 북스는 당시 상당히 혁신적인 기획이었지만 발간될 시기만 해도 추리소설이 지금처럼 붐을 일으킬 때가 아니어서인지 실패하고 말았다. 어렵게 어렵게 짝을 맞춰 이제 4권만 남겨 두었지만 잘 구해지지 않고 있다. 엘러리 퀸의 대표작인 이 작품을 구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본인의 에이전트로 활동하시는 분께서 어쩌면 구해주실수도 있다고 하니..^^
2.
역시 시공사 시그마 북스 중 <트럼프 살인사건>. 작품 자체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못하고, 읽어본 결과 그저 그랬지만 시리즈의 짝을 맞춰 놓고 싶은 관계로 구하는 바이다. 유독 눈에 잘 안 띄는 작품이라 답답하다.
3.
시그마 엘러리 퀸의 <엘러리 퀸의 모험>이다. 단편집으로 상당히 재미있는 단편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시그마 넘버 19권으로 비교적 뒤에 출간된 작품인데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4.
개인적으로 구하는 네 번째 시그마 <엘러리 퀸의 새로운 모험>. 역시 단편집으로 유명한 단편인 <신의 등불>과 다양한 스포츠 관련 미스터리 들이 실려 있다. 이것도 꽤 재미있는데 역시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5.
영국의 유명한 미스터리 작가 콜린 덱스터의 <붉은 언더라인>이다. 그가 창조한 모스 경감은 거의 영국의 국민 탐정으로 셜록 홈즈의 인기를 능가한단다. 몇 편 읽어봤는데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지만 상당히 재미있었다. 이 작품을 구하고 싶은 이유는 개인적으로 덱스터는 후기작보다 초기작이 더 낫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드스톡으로 향하는 마지막 버스>나 <사라진 소녀>같은 초기작이 <숲을 지나가는 길>이나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보다 훨씬 재미있었기 때문에,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붉은 언더라인>도 구하고 싶은 것이다.
6.
사노 요의 단편집 <완전 범죄 연구>. 이 단편집을 예전에 고등학교 때 읽어 보고 상당히 만족했던 적이 있다. 6개인가 실려 있는데 모두 수준급이었던 기억이 난다. 예전 기억을 믿고 꼭 구하고 싶은 작품인데 잘 안 보인다.
7.
카렐 차페크 <단지 조금 이상한 사람들>. 이건 정말 보고 싶은 작품이다. 민음사라는 거대 출판사에서 나온 작품이 이처럼 구하기 어렵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심지어 출판사에서 일할 때, 이 작품을 번역하신 분과 같이 일하면서도 구하지 못했다니 진정 비극이다. 미스터리를 떠나서 정말 좋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꼭 구해야 할텐데...
8.
유라 사부로 <운명교향곡 살인사건>. 본격 추리소설이라길래 괜히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다. 막상 읽어보신 분들의 평은 그럭저럭인 것 같지만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은 건 역시 미스터리 마니아의 어쩔 수 없는 병이리라...꼭 구해보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