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워커
레슬리 슈너 지음, 강혜정 옮김 / 행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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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그워커(dog walker)란 애견산책도우미를 말한다. 대도시 뉴욕은 활기차며 그만큼 바쁜 도시.
그곳의 사람들은 외로움을 달래려 혹은 과시하려 또는 친구로 개를 키우고 있다. 그중에는 도그워커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이 니나의 일이다. 사실 랜덤하우스의 카피라이터(책 날개에 들어가는 카
피를 쓰는 일)였던 니나는 직장일의 스트레스와 회의감으로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우연하게 친구를
돕고자 시작한 일이 그녀의 생활이 되어버린다.

 남편과는 이혼하고 별다른 일 없이 하루하루가 가고 그녀의 유일한 낙은 도그워커로의 일뿐이다.
그렇게 방문해서 개를 데려오고 산책을 시키는 일과 중 가장 짜릿한 순간은 그녀가 반해버린 다니엘이
라는 변호사의 집에 가는 날이다. 물론 다니엘은 사실 그의 쌍둥이형 빌리였으며 잠시 그 집에서 묵고
있었던 거라 여러가지 일이 꼬이게 된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모두 겪으며 결국 니나는 사랑을 이룬다.

 이 소설에서는 니나의 애견산책도우미로의 일과 사랑을 잘 버무려서 들려준다. 특히나 여러 개(dog)의
사연을 알아가며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좋은 친구들인 클레어, 제이어 그리고 보노
도 각각의 꿈과 사연이 있다. 비싼 개를 사서 집에 가둬두고 자기일만 하며 애견도우미를 고용해서 키
우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웠다.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과시나 기호가 아닌 하나의 책임감을 전제로
한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다면 키울 자격이 없다. 니나는 이런 모습 속에서 결국 새로운 일을 만들
어 내는데 바로 개와 사람을 이어주는 일이다. 개를 좋아하는 니나는 개의 특성에 맞게 주인이 될 사람
을 연결해 주는 것이다.

 니나는 자신이 원하는 진정한 삶을 찾아간 것이다. 잘 나가는 카피라이터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냥
참고 있었다면 혹은 그 안락함에 젖어있었다면 지금의 이야기는 생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여유나 금전적인 혜택과 사람들의 시선에 상관없이 그만두고 정규직 취급을 못 받지만 마음 편한 도그
워커를 계속해 나갔다. 그리고 거기서 끝이 아닌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 도전한다. 동시에 사랑도 찾는
다. 이 모든 내용이 얼마나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를 생각나게 하는지! 그래서 내게 이 책은 로맨틱 코미
디였다.

 로맨스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아 처음에는 다소 지루했는데 어느새 다 읽어버리게 되었다. 정말이지 영화
로 만들면 딱 재미있을 거 같다. 잠시 지쳐 있다면 로맨틱 코미디를 만나는 것도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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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작
권오단 지음 / 포럼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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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난(亂) 속의 난(亂)


 요즘 역사서가 밀려오고 있다. 그 속에서 어떠한 역사서이건 읽고 나서 마음이 홀가분했던 적은 없었
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역사서와 마주하면 지나간 일을 반성하며 돌아보게 되고 자연스
레 지금과 비교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실 달라진 것은 많지 않은 거 같다. 이렇게 말하
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외형이나
눈부신 발전을 떠나 의식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편협된 시각을 가진 사고방식은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
날 수 없다는 진리 말이다. 어찌 보면 옛날에 분란에 휘말리기 싫어서 은둔한 그들이나 지금의 정치판
이 싫다고 무심하게 있는 나나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권오단 작가의 난(亂)은 임진왜란이 있기 9년 전 야인들의 크고 작은 반란. 그중에서도 이탕개의 난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심인물로는 무능한 선조를 보필하는 충신 율곡과 뛰어난 장수인 백손과 바우가
있다. 또 신립장군, 광해군 등도 만날 수 있다. 걷잡을 수 없는 동인, 서인의 대립에서 중립을 지키며 나
라를 걱정하는 율곡의 고뇌가 안타깝다. 그러나 율곡의 고뇌가 심도있게 전개되지 않아 아쉬웠다. 사실
존경하는 율곡의 이야기가 중심이길 바랬던 욕심일지도 모른다. 학창시절 배운 십만 양병설(시무 6조
中)을 선조가 받아들였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마는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 또 특이하게도 이 책에서는
백성의 고초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그보다 반상을 가르는 국법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백손과
바우는 뛰어난 장수임에도 멸시를 받는다. 단지 신분이 천하다는 사실로. 이렇듯 하나의 그릇된 사상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가로막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의 유교사상은 지금까지도 우리사회에 남
아 영향을 미친다. 역사로 보자면 짧은 시간인데 어찌하여 후대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인지. 무엇이든
뿌리박히면 뽑아내기 어렵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물론 백손과 바우 때문에 상당히 재미는 있었다. 덕분에 가독성과 집중력이 높아져 앉은자리에서 읽어
버렸으니까. 씨름장면, 싸우는 장면에서 역동적인 재미를 준다. 문제는 빠른 전개와 많은 부분을 차지
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또한 과장되었다는 사실이다. 가볍게 읽기에는 좋지만 그래서 뒷끝
이 조금 허전하다. 인물의 내면이 드러나는 사람은 고작 해야 율곡뿐이다. 백손과 바우는 외양만 드러
날 뿐이다. 속도감 있는 무협지처럼.

 나라가 힘이 없어서 이런 위기가 닥치는 것이며 우리나라는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고 신립장군이 바
우에게 말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서 도약하는 우리의 현실을 다시 돌
아보게 된다. 치욕의 역사를 적은 김훈의 <남한산성> 그리고 요즘 영화 <식객>의 조선 최후의 임금 순
종.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지금도 세상은 많은 일로 어지럽다. 그러나 예전처럼 무자비하게 서로의 영
토를 침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언제나 경제권이 우선인 세상이다. 옛날에도 보다 잘 먹고 살기 위해
서 풍요로운 땅을 침략했으니까. 지금도 경제는 중요하고 다른 방법으로 싸움은 계속된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타협하지 않고 살다 간 율곡이야말로 난(亂) 속의 난(亂)을 겪은 인물이다. 얼마나
많은 인물이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이런 고초를 겪었는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왜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편을 가르며 목소리 큰사람만이 이기는 것일까. 지금도 마찬가지인 현실에서 그 답
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지 않다. 그래서 역사서를 읽는다.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 녹아
있으니까.

 편하게 가볍게 읽어갈 수 있는 책이었다. 더불어 역사서를 더 많이 만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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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지구를 돌게 한다 올 에이지 클래식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효숙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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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자전적 첫사랑 이야기. 사랑에 빠진 낭만주의자의 수다를 듣는 기분이라고 할까.
로맨스 소설은 거의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책은 참 경쾌하다. 시작도 그렇고 끝도 그렇게 이어진다.
첫사랑이며 마지막 사랑이 된 남편과의 만남. 그리고 사랑이란 게 그렇듯 항상 핑크빛만은 아니라는 진
리. 여기서 사실 유쾌한 것은 주인공의 성격이다. 상대방 남자는 그녀와 국적을 비롯해 언어, 가치관 등
다른 점이 너무도 많다. 가장 장벽이 된 것은 바로 무대포적으로 밀어붙이는 그녀의 행동이었는데 상대
는 심사숙고형에다 우울한 사나이였으니 얼마나 극과 극인지 모른다.

 그런데도 그녀의 경쾌함이 일궈내는 사랑의 방정식이 재미있었다.
여러 문화적 차이조차도 다양성이 되고, 기다리면서 무너지지 않는 모습도 보기 좋았던 점이다. 그녀의
사랑이 지구를 돌리듯 우리들의 사랑도 지구를 돌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또 첫눈에 사랑에 빠진 주인공을 그녀의 친구 시몬은 자주 의견대립을 보인다.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관점은 차이가 있다. 그러니 친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랑을 하기 시작한 그녀의 첫 데이트를 두고 이
들이 하는 대화가 기억에 남았다. 사실 알게 된 지 스물네 시간도 안 되어 첫 데이트를 하러 가기 위해
분주한 주인공에게 시몬은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봐!" 시몬
"내가 무슨 일이라도 당할까 봐 그래?" 주인공
"상처 받을 수도 있잖아" 시몬
"그 때문이라면 태어나기 전에 죽어 버리는 게 나았을걸. 인생이란 바로 그런 이유로 태어난거란다,
얘야. 살고, 사랑하고, 배우고, 필요한 경우에는 상처도 받기 위해……." (65쪽)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서 머뭇거리던 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기가 지나고 나
면 너무도 무덤덤해진 자신을 느끼는 때이니까. 그러니 두려움을 이기고 솔직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다. 두려움이란 어찌 보면 결과를 미리 예측판단하고는 우울한 쪽으로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차
피 부딪힐 거라면 깨지더라도 마주해야 할 테니까.

 이 예쁜 소설처럼 모두의 사랑이 경쾌하게 지구를 돌리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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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정원 - 정원에서 얻은 깨달음
마리온 퀴스텐마허 지음, 장혜경 옮김 / 책씨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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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이 책의 정보를 읽은 적이 있었다. 당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계획해둔 다른 책에
밀려 잊고 지냈다. 그러다 어느 날 지인이 선물을 해주었을 때 깜짝 놀랐다. 한마디로 묻지 않고 어찌
알았을까 싶었다. 좋은 책이라 나누고 싶었다는 추천 말과 다시 내 마음에 들어온 책. 그래서 자못 진지
하게 책장을 넘겨보기 시작했다.

 독일의 자연주의자 마리온 퀴스텐마허의 글은 담담하고 꾸밈없었다. 이 사람은 그저 자연이나 식물을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 영적 느낌까지 지닌 그런 사람이었다. 신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무교인 내게 낯
설어 괴리가 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누구든 식물과의 교감을 떠올려 본다면 이해
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깨달음이니까.

 처음에는 저자의 진지함을 전부 이해할 수 없기도 해서 내 의식이 그렇게나 닫혀있었나 싶더니 책을 읽
어갈수록 내 안에 잠들어 있던 하나의 감각을 깨우듯 혹은 신을 깨우듯(여기에서 신은 종교적 신이 아
닌 내 안의 이다.) 변화가 일었다. 한 번에 밀려오는 감정의 파도가 아니라 단계적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듯 마치 출렁이는 파도 같았다. 그 물결의 파동이 전해주는 느낌은 극명했다. 저자의 경험에서 나오
는 진정한 통찰력. 나는 아직 멀었음을 실감했다.

 식물을 가꾸지 않은지 오래라 더 무뎌졌던 마음이 어느새 창밖 나무의 속삭임에도 귀 기울이게 했다.
역시 표면에 집착하는 것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이 책은 그런 본보기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읽어갈 수
록 더 소중해지는 책이었다. 문학작품에서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하듯 이 책에서도 저자의 통찰력은 낡
아빠진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힘들 때 자연 속에 있기만 해도 위안을 얻듯 이 책은 녹색 마음으로 나
를 다독여 주었다. 그러나 한 번에 술술 읽힐 수 있는 책이 아니어서 가독성은 높지 않았다. 그래서 천
천히 시간을 갖고 만났던 책이다.

 늙은 담쟁이가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그 매력을 부러워했다. 나는 늙어가며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자문해 본다. 그저 시들고 꼬부라지는 건 아닐지…. 늙은 담쟁이에게서 또 하나를 배운다. 그
영혼을 닮아가고 싶다.

 한 식물에 관해 짤막하게 적힌 저자의 내적 심상이 녹아있기에 그때마다 매일 책장을 넘기며 명상하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일반적인 식물이야기 책과 현저한 차이가 여기서 나타난다. 더구나 이 책의 사진은
모두 흑백이다. 내가 추구하던 방향이다. 지식이 아닌 마음으로 식물을 대하는 태도와 시선.


데이지꽃은 작은 몸짓의 스승이다. 그러기에 진정 겸허한 자세로 우리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중략)... '엷은 색의 약한 줄기와 작고 화려한 꽃들과 은은한 향기의 형체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그
것들은 그 완벽한 초라함으로 작은 존재의 힘을 상징하는 순수한 신호일 수 있다. 이 작은 생명이 너에
게 큰 위로를 베풀 수 있으리니…….'

ㅡ 60쪽, 데이지꽃. 인용말은 시인 알브레히트 리스의 말.



 각 식물의 이름 아래에는 그 식물에 관한 시인들이나 작가들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수많은 이들이 자
연의 식물을 찬양하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이어질 이들에 대한 경탄을 짐작해보니 지구에서 이 생명체
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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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창해ABC북 1
마리 엘렌 당페라 외 지음, 이재형 옮김 / 창해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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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때묻은 책만큼 정겨운 것이 또 있을까. 이 책은 자주 들춰보고 들고 다니기도 편리하다. (문고본)
샤갈 작품의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뭐니뭐니해도 그의 색채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강렬하면서도 단
순하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기도 하다고 느껴지지만 그는 색에 대해 말하기를 '나는 색깔이 혼자 놀
고 말하기를 원한다.' (27쪽)
이를테면 색채해방. 셰익스피어가 언어유희를 즐기듯 샤갈은 색채의 유
희를 즐겼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결국 프랑스로 국적을 옮길 수밖에 없었던 그는 고향을 그리워했다. 만약 그곳
에 그대로 있었다면 그의 작품활동은 계속될 수 없었을 것이다. 동유럽에서 확산된 반유대주의로 나치
치하에서는 그의 그림이 철거되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유대교를 접하고 자라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당시의 상황은 깊은 충격을 주는 동시에 그의 유대성향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유대인
의 고통이 녹아있는 그림들을 볼 수 있다. <빨간 유대인>의 경우 강렬한 빨간색과 초록색이 인상적이
다. 또한, 그가 그린 어릿광대의 서커스 장면도 마찬가지의 맥락으로 이해된다. 이들은 모두 슬픔을 안
고 사는 이들이며 그들 속에는 샤갈의 고뇌도 들어 있다고 느껴졌다. 성서를 표현한 작품도 독특했다.

 샤갈의 작품에서 그의 아내였던 벨라와의 달콤한 그림은 마치 헤몽 페네의 작품에 나오는 예쁜 연인들
의 모습처럼 낭만적이다. <포도주 잔을 든 두 사람의 초상>, <도시 위에서> 등을 보면 밝고 행복한 모
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꿈꾸는 듯한 이들의 자유로움은 벨라의 죽음으로 10개월간 그림을 그리지 않을
만큼 샤갈을 힘들게 한다. 그러나 이후 샤갈은 바바라는 여인과 결혼하여 다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이
후에도 벨라를 추억하며 작품을 그렸다.

 샤갈에게 그림은 내면의 발산이자 형이상학적인 그 무엇의 표현이었다. 그의 자화상이나 <환영> 등을
보면 묘한 느낌을 받는다. 조각상 같은 입체감과 의미, 색이 특징인데 사실 그는 어떠어떠한 ~주의로
정의되는 것을 싫어했다. 입체파, 인상파, 자연주의 등에서부터 자유롭게 창작을 했던 어찌 보면 아웃
사이더였다. 그렇다고 그가 당시의 화풍이나 화가를 비웃거나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거기서 영향도
받았으나 자신만의 특징을 잊지 않았다. 그의 강렬함은 고흐를 떠올리게도 한다. 그리고 샤갈은 화가보
다는 오히려 시인들과 친하게 지냈다. 아폴리네르의 경우는 <아폴리네르에게 바침>이라는 유화도 그
렸으며 루이 아라공의 시집에는 동판화로 작품을 넣기도 했다.

 샤갈의 색에 취하면 크레파스를 손에 쥐고 싶은 충동이 든다.
문고판인데도 여러 내용이 담겨있는 이 책은 작아도 그림을 감상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물론 더 많은
작품을 원한다면 다른 책을 봐야겠지만 전체적으로 샤갈 입문서로 괜찮다. 단점이라면 세 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방식이 조금 산만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이제 내 책은 귀퉁이 부분에 얼룩이 져서 깨
끗하진 않지만 나들이 갈 때 가방에 넣고 가는 즐거움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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