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지구를 돌게 한다 올 에이지 클래식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효숙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의 자전적 첫사랑 이야기. 사랑에 빠진 낭만주의자의 수다를 듣는 기분이라고 할까.
로맨스 소설은 거의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책은 참 경쾌하다. 시작도 그렇고 끝도 그렇게 이어진다.
첫사랑이며 마지막 사랑이 된 남편과의 만남. 그리고 사랑이란 게 그렇듯 항상 핑크빛만은 아니라는 진
리. 여기서 사실 유쾌한 것은 주인공의 성격이다. 상대방 남자는 그녀와 국적을 비롯해 언어, 가치관 등
다른 점이 너무도 많다. 가장 장벽이 된 것은 바로 무대포적으로 밀어붙이는 그녀의 행동이었는데 상대
는 심사숙고형에다 우울한 사나이였으니 얼마나 극과 극인지 모른다.

 그런데도 그녀의 경쾌함이 일궈내는 사랑의 방정식이 재미있었다.
여러 문화적 차이조차도 다양성이 되고, 기다리면서 무너지지 않는 모습도 보기 좋았던 점이다. 그녀의
사랑이 지구를 돌리듯 우리들의 사랑도 지구를 돌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또 첫눈에 사랑에 빠진 주인공을 그녀의 친구 시몬은 자주 의견대립을 보인다.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관점은 차이가 있다. 그러니 친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랑을 하기 시작한 그녀의 첫 데이트를 두고 이
들이 하는 대화가 기억에 남았다. 사실 알게 된 지 스물네 시간도 안 되어 첫 데이트를 하러 가기 위해
분주한 주인공에게 시몬은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봐!" 시몬
"내가 무슨 일이라도 당할까 봐 그래?" 주인공
"상처 받을 수도 있잖아" 시몬
"그 때문이라면 태어나기 전에 죽어 버리는 게 나았을걸. 인생이란 바로 그런 이유로 태어난거란다,
얘야. 살고, 사랑하고, 배우고, 필요한 경우에는 상처도 받기 위해……." (65쪽)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서 머뭇거리던 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기가 지나고 나
면 너무도 무덤덤해진 자신을 느끼는 때이니까. 그러니 두려움을 이기고 솔직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다. 두려움이란 어찌 보면 결과를 미리 예측판단하고는 우울한 쪽으로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차
피 부딪힐 거라면 깨지더라도 마주해야 할 테니까.

 이 예쁜 소설처럼 모두의 사랑이 경쾌하게 지구를 돌리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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