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바보 진경문고 6
안소영 지음 / 보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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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책이 나오는 게 중단되지 않는 이상 책장을 정리하는 일은 끝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읽고 있는 책, 읽으려고 쌓아둔 책, 읽다가 먼저 읽은 책을 뒤적거리는 일 등은 내 삶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집에서는 육아와 살림을, 밖에서는 사람들과 만나며 행복을 느껴도 책이 주는 행복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날숨과 들숨을 의식하지 못하듯 책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다만, 좀 더 깊이 책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간서치(看書癡)라 불려도 기쁘게 받아들인 이덕무와 드디어 만났다. 오래전부터 간서치하면 이덕무란 공식 아닌 공식을 들어와서 궁금했는데 책만 사두고 잊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읽은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저>를 통해 이번에는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 돌이켜보니 이미 예전에도 이 두 책의 순서를 정해두었었다. 시작은 <죽비소리, 정민 저>였다. 이덕무의 <이목구심서 耳目口心書>에 나오는 글 때문이었다. 돌고 돌아 이제야 마주한 것이다. 계획을 이제야 실행했다. 옛날 사람들이 책을 대하는 태도를 마주할 때마다 감동하고 또한 적잖이 반성한다.

 

 이덕무는 조선 시대 서파라는 신분을 타고났다. 자신이 직접적인 서자가 아니어도 조상 중에 있었기에 자동으로 태어날 때부터 바꿀 수조차 없는 불운했던 꼬리표. 그가 아무리 학문에 정진한다 해도 뜻을 펼칠 수조차 없었다. 삶은 고단하고 가난이 뱃가죽을 등과 붙여둘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책을 놓지 않았으며 오히려 책읽기에 대한 즐거움을 노래했다. 희망이 없는 나날 속에서도 유일한 빛이 되어준 책이 있었기에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갈라진 틈새로 들어오는 매서운 바람으로 등불이 흔들리자 논어로 바람막이를 만들고 맹자를 팔아 밥을 먹는 등 책에 대한 이야기들이 정겹다.

 

 그렇다고 책 속에만 함몰되어 살았던 것은 아니다. 분명히 그 누구보다 책과 마주하는 시간이 많고 깊었지만, 그와 같은 상황의 벗들과 끊임없이 왕래한다. 바로 백탑파(원각사지 10층 석탑)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홍대용, 박지원, 박제가, 유득공 등이었는데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당시 시대상과 학문뿐 아니라 우정을 볼 수 있어서 의미 있다. 어쩌면 이들은 서로에게 등불과도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이런 지기들과 함께 보낼 수 있었기에 이덕무는 절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를 알아주는 벗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으리라. 막막한 삶에서 이보다 더 튼튼하고 믿음직한 끈이 또한 어디 있었을까. 그것도 한 명도 아닌 여러 명의 벗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했다. 이들에게는 높은 벽의 현실 그리고 책을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긴다는 게 공통점이었다.

 

 벗들이 힘을 모아 청장서옥(靑莊書屋)ㅡ청장은 이덕문의 호. 푸른 백로라는 뜻.ㅡ을 지어준 모습도 감동적이다. 모두 처지가 비슷했기에 넉넉하지 않았을 텐데도 초라한 이덕무의 집에 그만의 공간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자신들의 책을 팔아서 지어준 공부방이라니! 얼마나 큰 위안과 힘이 되어주었을지 알만하다. 비록 서로 무릎을 맞대고 앉아야만 하지만 그래서 또한 정겹지 아니한가 싶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책 또한 귀히 여겨 읽고 또 읽으며 깊게 곱씹을 수밖에. 지금 우리가 책을 어떻게 마주하는지 떠올리면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도 쉽게 얻고 또한 쉽게 읽고 책장에 넣어버리곤 한다. 항상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 문제는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문제이다.

 

 이덕무는 책만 읽는 사람이기 전에 글에도 능했으며 성격이 차분하고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뜻을 펼치고자 해도 허락되지 않았지만 39세에 규장각에 들어간다. 정조가 인재를 두루 등용한 결과였는데 그가 얼마나 기뻐하고 열심히 일했을지 눈물이 난다. 책에 대한 이야기부터 벗들의 이야기 그리고 중국 유리창 서점 이야기, 규장각에 들어가기까지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가 따로 없다. 실로 오랜만에 가슴을 뛰게 하였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나온 책이지만 모두가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부제가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이므로 이덕무뿐 아니라 백탑파를 함께 만날 수 있어서 더없이 진귀한 시간이었다. 더 넓은 책의 세계인 유리창(중국의 거대 서점가.)으로 가서 그들이 보고 느낀 그리고 맺은 인연(홍대용을 물꼬를 텄다. 필담만으로 중군인 친구를 사귐.) 그리고 규장각에 들어가고(드디어 이들에게도 할 일이 생기고.) 각자의 책을 쓰는 일(박제가의 <북학의> 등.) 등을 보며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마치 내 친구들의 일처럼 그러했다.

 

 조선 시대 이들을 책으로 만나 이렇게 몰입하고 그 어떤 소설보다 흥미롭게 읽게 될 줄이야. 아마도 책과 진정한 벗들의 이야기라 그러했으리라.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은 단순히 보내는 것만이 아닌 나누고 쪼개서 더욱 크게 만드는 일인 듯하다. 책만 보는 현재의 바보들에게 고하는 것이리라. 책에 함몰되지 말 것이며 책 속에서 길을 찾고 만들어 성큼성큼 걸어나가라! 마음이 통하는 벗이 있다면 더욱 좋으리라.

 

 

* 알라딘 서점에서 품절도서를 단독으로 판매하는데 거기에 이덕무의 <책에 미친 바보, 미다스북스>가 있는 걸 보았다. 함께 읽어도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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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 천 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
오윤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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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경 하면 떠오르는 것은? 불경을 담아 오래도록 내려왔으며 세계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의 자랑스러운 그 무엇인데 과연 우리는 대장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 나왔다. 그것도 대장경이 천 년을 맞이하는 올해에.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는데 부끄럽게도 책을 마주하며 얼마나 무지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토록 한 분야에서 오래도록 일한 저자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절로 숙연해진다는 사실이다. 물론 한 분야에서 우뚝 서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그렇겠지만, 특히나 결과가 한눈에 드러나지 않는 방대한 작업과 씨름하는 일이니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싶다. 평생을 다해도 모자르다는 생각이 들것 이다. 화엄경처럼 끝도 없는 분야를 공부했던 저자이니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디지털 대장경까지 이어지니 앞으로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대장경은 불교의 경전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걸친 문화유산이었다. 심지어는 그리스 철학이나 기독교 내용도 포함하고 있으니 아무리 불경이 많다 해도 불경이라고 못 박아 말할 수 없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다. 한문으로 불교가 아닌 다른 그 무엇이 쓰여 있으리라고는!! 사실 대장경이란 표현이 언제 사용되었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역사에서는 현종 2년인 서기 1011년부터 대장경을 조성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천 년의 대장경이라 부른다. 천 년이라는 세월을 살아보지 못하는 우리가 어찌 다 이해하겠는가. 그 수많은 세월 동안의 기억을. 사연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를 다 이야기하려면 아마 몇 권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전문가에 의해 쓰인 책이라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읽을수록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런 무한해 보이는 일을 유한한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지 말이다. 이런 상황이나 앞으로 후대에는 더하겠지.

 

 그러나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있었다. 우리의 대장경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그토록 자랑스레 여기는 우리의 대장경을 우리는 얼마나 소중하게 간직했는가 하는 문제이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차이는 분명했다. 대장경 한 질을 얻고자 별짓을 다 했다는 일본은 결국 방방곡곡의 사찰에 잘 모셔두고 있다 한다. 그러니 연구를 하려 해도 일본에 있는 대장경에서부터 나올 수밖에 없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중국 송나라의 개보대장경을 그대로 새긴 것이니 거기서 시작되었지만 천 년을 잘 이어와서 우리 것이 되었다. 그 덕에 유명해졌지만, 일본만큼의 깊은 관심은 없었다는 게 현실이다. 물론 대장경 안에는 세월 뿐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노고도 들어 있으니 그들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그네들의 교정과 편집 등을 걸쳐 시간을 이어온 대장경이니까. 교정!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프다. 문제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무관심이었다. 자부심만 심어주었지 마음으로 다가서지 못했으니 말이다.

 

 이런 문제에 부딪히면 드는 생각이 있다. 교과서에서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것인데 암기하기도 바쁘기에 깊이 있게 배우고 익힐 수가 없다는 점이다. 깨어 있는 역사 교사도 많지만, 문제는 언제나 시간이다. 수업시간은 토론이나 역사적 사건 등이 우선이 아니라 진도가 먼저니까. 잠시 옆길로 빠졌다.

 

 각설하고 대장경에는 수많은 이들이 원했던 말씀 즉 세계가 들어 있다. 그래서 또한 의미가 있다. 완전하지 않은 미완의 것을 이어가는 일이란 어떨까 상상해 본다.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 시대에 맞춰 이제 디지털화된 대장경은 앞으로도 이어지겠지. 저자의 노고도 하나의 숨결로 온기를 불어넣어 포함될 것이다. 그리고 대장경은 더욱 거대해질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니 더욱 커질 수밖에.

 

 전문가에 의한 글이지만 너무 딱딱하지도 않았고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을 알려주면서 예 없는 비판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온통 대장경에 대한 고뇌의 흔적이 도드라진다. <대장경, 천 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은 그릇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가만히 모셔만 두는 그릇은 효용가치가 없다. 살아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옛날 대장경이 그랬듯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 대장경의 미래 또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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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으로 말하는 아기 대화 - baby Sign
문승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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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 태어나 낯선 환경과 만난 아기의 막막한 심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막연하게 상상해보면 모르겠지만, 엄마의 입장이 되어보면 이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엄마도 그 순간 아기의 엄마로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아기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말이다. 아기가 왜 우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눈빛만 보고도 알게 되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중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Baby Sing(베이비 사인)이다. 

 
 아기의 표현언어인 베이비 사인을 배우면 엄마와 아기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해질 것은 자명하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아이가 필요로 하는 몇 개의 동작만 알면 되겠다 생각하겠지만 깊이 들어가자면 그렇지가 않다. 물론 많이 쓰는 단어 몇 개만 알아도 훨씬 편해지겠지만, 아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의사소통을 하기에 전반적인 인지능력부터 여러 가지 발달상황과 연계할 수 있도록 꾸준하게 이끌어 주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베이비 사인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선 알아야 한다. 

 

베이비싸인은 아기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말 동작을 알려 주고, 그 말 동작을 토대로 말하기를 익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베이비싸인을 한 아이는 이야기를 할 때 자기 의사를 정확히 표현할 줄 알았다. 즉 자기의 생각을 나타낼 때 적절한 단어를 찾거나 선택할 줄 알았고, 전체적으로 논리적이며 체계적으로 표현할 줄도 알았다. 또 원활한 소통으로 부모와 끈끈한 유대감을 보였다.

 
(본문 21쪽에서 부분 발췌.)

 
"베이비싸인을 하면 아기의 말하기가 늦어지거나 말을 하지 않으려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베이비싸인을 시도할 때 아무말 없이 입을 꾹 다물고 청각 장애인들이 하는 것처럼 손짓만을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기에게 말을 건네면서 그 말과 함께 동작으로 보여주는 것이 베이비싸인이다. 열심히 동작을 통해 그 때의 상황을 전달하고 이야기를 해 주는 게 자연스럽고 효과적임을 알게 된다. 아기는 동작을 보고 음성 언어의 자극을 함께 받으며, 결국 베이비싸인이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언어를 쉽고 빠르게 구사할 수 있게 된다.

 
(본문 28~29쪽 부분 발췌.)

 

 베이비 사인은 절대로 거창하지 않았다. 실제 아이와 엄마가 주고받는 것들이나 몰랐을 뿐이다. 흔하게 쓰는 것으로 아기에게 잘 때 어떤 동작을 엄마가 사용하는가 생각해 보자. 두 손을 모으고 한쪽 볼에 대는 동작이다. 바고 그게 베이비 사인이었다. 이 밖에도 나비, 새 등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손동작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아기가 제시하는 동작에 따라서 달라진다. 내 경우가 그랬는데 9개월 된 우리 아기는 내가 맘마라는 말을 알려주자 이유식을 먹을 때는 맘마라고 한다. 그러나 물을 먹이면서부터 물이라고 알려주자 무-ㄹ이라고 말하면서 분유도 물이라고 표현한다. 즉 밥과 물의 차이를 혀로 느꼈는지 분유도 물이라는 거다. 그래서 분유 주면서 맘마라고 하면 아기가 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 분유는 물이 되었다. 몇 개월이 지나면 베이비 사인으로 소통이 더 원활해질 것을 기대하며 많이는 아니지만 몇 개씩 꾸준하게 사용 중이다.
 

 책을 읽은 지는 한 달이 되어가는데 그간 열심히 베이비 사인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아이가 제시하는 언어나 동작을 기초 삼아 그것을 서로 소통하고 간단하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베이비 사인만 알려주었다. 만약 돌까지 열심히 베이비 사인을 알려주고 반복하는 기간으로 잡으면 이후에는 아이와 더욱 편하게 의사소통이 될 것이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크게 동작으로 보여주고 눈을 마주치면 꼭 웃어주며 표정을 드러낸다. 
 

 본격적으로 베이비 사인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요즘은 문화센터 등에서도 강연이 있으니 참석해도 좋겠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수강해도 된다. 아니면 나처럼 적절한 선에서 수용하고 참고해도 좋을 거 같다. 아기마다 반응이 다르고, 부모들도 상황이 다르니 현명하게 대처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기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다. 역시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겠고 관심과 사랑은 필수겠다. 

 
 요즘 우리 아기는 분리불안이 나타나는 개월이라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도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서 운다. 흔히 까궁놀이를 많이 하면 괜찮다고  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18개월 정도는 되어야 아기가 애착을 형성한 대상(엄마 등 가족.)이 보이지 않아도 곧 돌아온다는 등의 예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베이비 사인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보고 알았다. 심심해서 맛보기로 본 베이비 사인 전문가 과정에서였다.
 

 옛날에는 이런 정보가 없이도 아이를 키웠다고 하지만 지금은 정보의 시대이다. 도움이 될만한 것은 두루 섭렵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사랑과 관심이 없다면 소용없는 일이겠다. 엄마와 아기가 함께 행복한 게 가장 좋은 것이다. 그리고 어떤 정보와 접했을 때 무조건적인 신뢰보다는 꼼꼼히 따져보고 아이와 내게 맞는지 판단하는 일이겠다. 팔랑귀가 되지 않기 위한 지름길이다. 워낙 넘쳐나는 시대에 사니 별수 없다. 
 

 베이비 사인을 통해 아기와 놀이하듯 소통한다는 점이 마음에 닿았다. 내가 보낸 신호를 알아채고 반응하는 아기를 볼 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함께 하고 싶다. 

 

-베이비 사인(베이비싸인) 사이트 : www.baby-sign.co.kr / www.babysig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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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하우스] 목걸이 그림책[총102종]
키즈하우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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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구매한 키즈하우스 목걸이가 도착했어요. 원래는 '에릭칼'도 사고 싶었지만 작은 책이 많아지는 거 같아 목걸이 책만 샀네요. 받아보니 정말 귀엽더라고요. :) 

 

택배상자를 열었을 때 모습입니다. 책과 목걸이 줄이 보입니다.

쭉 펼쳐보니 책이 30권이고 카드가 72장입니다. 목걸이 책이라 작아도 끝이 둥글게 처리되어 있고 하드북 타입이고요. 저는 아이가 어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위험하지 않고 물어뜯어도 덜 상할 테니까요. 어찌나 책을 무는지~ 

 

다음은 가장 중요한 내용과 그림~ 이런 따뜻한 그림이 좋아요. 내용도 간단하면서도 흥미를 느낄만하고요. 작은 책에 쏙 들어오는 그림과 간단한 글자. 이거도 길다면 의성어 등만 짧게 말해주며 놀아도 좋겠네요.

목걸이 줄에 넣어 아이에게 하기에는 9개월 된 우리 아기에게는 길어서 뒷부분을 따로 접어줘야 하지만 이맘때는 잡고서거나 기어 다녀서 아기에게 해줄 필요없이 엄마가 걸고 읽어주기 좋더군요. 더 커서 3살 이후나 되면 직접 아기 목에 걸어도 괜찮겠고요.


아직 어린 우리 아기를 위해 먼저 읽어주려고 선택한 두 권의 책입니다. <사랑하는 엄마>, <우리 아기들>. 

 

낱말카드는 숫자(1~10), 알파벳, 한글 그리고 동물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ㄱ'과 'ㄴ'의 흰 바탕에 뭐가 묻어와서 좀 그랬지만 안 지워지더라고요.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나름 괜찮더군요.

 

 전집은 더 커서 사주려고 단행본만 사주는데 작은 목걸이 그림책을 들이니 전집에도 자꾸 눈이 가지만 역시 참아봅니다. 집에 있는 여러 출판사의 단행본만 읽어주고 활용해도 시간이 술술 가니까요. 외출하거나 차 타고 이동할 때 엄마가 목걸이 책을 걸거나 가방에 넣어 다니기 좋을 거 같습니다. 손바닥만 한 크기라 부담이 없네요. 언제 어디서나 책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적어도 장난감처럼 던지고 물고 빨아도 책을 늘 옆에 둘 수 있다는 게 좋을 거 같네요~ :) 실제로 오래도록 활용을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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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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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좋아하지만, 책에 관한 책은 즐겨 읽지 않는다. 글쓰기에 관한 책 또한 마찬가지이나 그럼에도 읽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고 후련해지는 때가 있다.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도 바로 그렇다. 잠시 이야기하자면 책에 관한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책 속에 함몰될까 두려워서이다. 진정으로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손에 주어지니까 혹은 모두가 읽어서라는 이유 등이라면 과히 기분이 좋지 않다. 물론 그렇게 만난 책이더라도 만족을 준다면 횡재한 기분일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계획 없는 책읽기는 곁가지가 너무 많아져 나무기둥보다 가지가 무거워진다는 점이다. 물론 그래도 끄떡없을 정도의 내공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런 식의 책읽기도 해보았는데 내게는 계획적인 방향이 더 기억에도 남고 책에 다가서기 편했다.

 

 이 책은 조선의 책벌레들 이야기가 가득하다. 우선 책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데 실제로 보면 은은하고 아름다워서 그 옛날 비단 책표지가 이렇지 않았을까 싶다. 책의 두께도 마음에 드는 점이다. 더 두꺼웠어도 아마 좋아했을 것이다. 그만큼 손을 내려두기 싫게 집중해서 흥미롭게 읽었다는 말이다.

 

 조선 서적 문화의 중심은 바로 중국에서 수입된 서적들이었다. 이것은 당시 지식층인 사대부나 읽을 수 있었는데 그들이 조선을 이끌었으니 바로 세종대왕, 정조를 비롯하여 이황, 이익, 이덕무, 박지원, 정약용 등이었다. 초반부에 금속활자로 책을 찍자는 정도전 이야기를 시작으로 어떻게 책이 보급되었으며 활자로 찍어낸 책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조가 책을 탄압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정조와는 사뭇 다른데 그가 책을 탄압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그래서 저자 강명관이 왜 정조를 책과 사상의 탄압자라 부르는지 알게 된다. 그렇다면 나머지 판단은 이제 독자의 몫이다.

 

 하나의 집단이 뭉치는 데는 반드시 목적이 있고 목적을 뒷받침하는 사상이 있게 마련이다. 어떠한 윤리나 규범(특히나 도덕적 이념.) 없이 집단이 탄생한다면 그건 아마도 혼돈 그 자체일 것이다. 조선은 지금도 사대부의 나라, 성리학의 나라로 후대에 전해지는데 당시 시대상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책은 한마디로 종이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니다. 어쩌면 모두가 알 것이다. 더구나 저자가 책벌레들 이야기를 들려주며 안내하는 조선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이 언제 지났는지도 모른다. 이황, 이덕무, 박지원, 정약용을 좋아하는 독자가 많으니 그들의 이야기만 만나도 행복하리라.

 

 훈훈한 이야기로 기억되는 건 역시 홍대용의 이야기다. 그 시대에 중국의 지식인과 개별적으로 만나 오직 필담으로 마음을 트고 인맥을 쌓다니 대단하다. 한마디로 책에 미친 사람 사이에는 국경도 없다는 이야기지만 지금과 비교하니 왠지 서글프다. 오프라인 인맥을 넘어 온라인 인맥까지 가진 우리 중 책으로 만나 이렇듯 깊게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누군가를 모두가 갖고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남의 글을 읽지 않으니 마음이 통할 리도 없다.

 

 그리고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저자 강명관의 냉소적인 글투라고 해아 한다. 흥미로운 책벌레들 이야기를 듣노라면 마음이 푸근해지지만, 그가 꼬집어 비판(간혹 너무도 시니컬한)하는 이야기를 듣자니 머리가 서늘해진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싶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바라건대,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두고 여러모로 조명한 다양한 의견의 책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으면 한다.

 

 하나 말하자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라는 말은 모두가 안다. 그러나 그 금속활자로 과연 무엇을 찍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를 저자가 들춰낸다. 당시 중국 서점시장의 활성화와 우리의 금속활자. 입안이 쓰다. 이는 마치 최신 업데이트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최고급 컴퓨터를 묵혀두고 쓰더라도 선 긋기나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이 밖에도 저자의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책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와 아울러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돌아보는 걸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만족을 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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