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상 (양장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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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선물하는 책. 받은이중 1명은 광팬이 되어버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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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책읽기 계획 ■아무튼 읽자. 39권.(누적 581권) / ①책좋사 책읽기 프로젝트50, 8기(~44주까지.)

                                                          ②성경 읽기  

2013년 책읽기 계획 ■한 권, 한 문장 필사 37권. (누적 542) / ①책좋사 책읽기 프로젝트50, 8기 시작.(6월~)

                                                            ②성경 읽기, 신약부터.(12월~)   

2012년 책읽기 계획 느리게 읽기 24권.(누적 505)    

2011년 책읽기 계획 꼬리에 꼬리물기 112권.(누적 481)
2010년 책읽기 계획 책장의 묵은 책과 만나기! 42권.(누적 369)
2009년 책읽기 계획 마음 가는 대로! 102권.(누적 327)
2008년 책읽기 계획 우리詩 읽기 65권.(누적 225)
2007년 책읽기 계획 셰익스피어 다시 읽기 160권.(160)




 

월N/ 구분 / 제목 - 저자, 출판사 (초판 1쇄 年)

: 괜찮은 책, : 재미있는 책, ★: 마음에 남는 책, ☆: 가까이 두고 여러 번 읽을 책.

 

140101_1/ 종교 / 나의 아름다운 성당기행 - 조은강, 황소자리(2010) ★

140102_2/ 소설 /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문학동네(2013)

140103_3/ 육아 / 프랑스 아이처럼 - 파멜라 드러커맨, 북하이브(2013)

140104_4/ 소설 / 이 사람을 보라 - 마이클 무어콕, 시공사(2013)

140201_5/ 동시 / 두근두근 고민고민 - 송수빈, 문학의전당(2014) ★

140202_6/한의학/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 방성혜, 리더스북(2013)

140203_7/ 소설 / 제7일 - 위화, 푸른숲(2013)

140204_8/ 소설 / 밥이 끓는 시간 - 박상률, 사계절(2001) ★

140301_9/에세이/ 요시모토 바나나의 인생을 만들다 - 바나나와 윌리엄, 21세기북스(2013) ★

140302_10/자·계/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 이지성과 정회일, 다산라이프(2011)

140303_11/ 소설/ 허삼관매혈기 - 위화, 푸른숲(2007)

140304_12/ 소설/ 가랑비 속의 외침 - 위화, 푸른숲(2007)

​140305_13/한의학/낮은 한의학 - 이상곤, 사이언스북스(2011)

140401_14/에세이/책으로 가는 문 - 미야자키 하야오, 현암사(2013)

140402_15/ 요리 /내 가족을 위협하는 밥상의 유혹 - 이승남, 경향미디어(2010)

140403_16/인문학/미셸 푸코 - 양운덕, 살림지식총서26(2003)

140404_17/인문학/어떻게 살 것인가 - 사라 베이크웰, 책읽는수요일(2012)

140501_18/시나리오/거짓말1 - 노희경, 북로그컴퍼니(2010)    

140502_19/인문학/왜 도덕인가 - 마이클 샌델, 한국경제신문(2010)

140601_20/자·계/몰입, 두 번째 이야기 - 황농문, 랜덤하우스코리아(2011) ★☆ 재독

​140701_21/에세이/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 해냄(2014) ★☆

140702_22/인문학/중세는 정말 암흑기였나 - 이경제, 살림지식총서25(2003)

140801_23/ 소설/ 너를 봤어 - 김려령, 창비(2013)

140802_24/ 교육/ 숲유치원 - 장희정, 호미(2010)

​140901_25/ 소설/ 7년의 밤 - 정유정, 은행나무(2011)

140902_26/인문학/유대인 - 정성호, 살림지식총서39(2003)

140903_27/ 교육/ 기적의 유치원 - 조혜경, 쌤앤파커스(2012)

140904_28/인문학/생각의 지도 - 리처드 니스벳, 김영사(2004)

141001_29/에세이/바다의 기별 - 김훈, 생각의나무(2008) ★☆ 재독

141002_30/ 육아 /마주이야기,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란다 - 박문희, 보리(2009)

141101_31/  시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 함민복, 창비(2013) ★☆ 재독

​141102_32/에세이/살아온 기적 갈아갈 기적 - 장영희, 샘터(2009) 

​141201_33/  시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 함민복, 시인생각(2013) ★☆

141202_34/시나리오/거짓말2 - 노희경, 북로그컴퍼니(2010)

141203_35/ 소설 /도스토예프스키의 돌 - 문영심, 가즈토이(2010)

141204_36/  시  /아메바 - 최승호, 문학동네(2011) ★☆

141205_37/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다산책방(2012)

​141206_38/ 종교 /개신교가 저버린 보화들 - 임승만, 좋은땅(2014) ☆

141207_39/ 소설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담출판사(2002) ★☆ 재독  

 

소설(11) < 인문학(6) < 에세이(5) < 시(4)

 

+ 다시 읽은 책: 4권.

2014년 책읽기 계획 ■아무튼 읽자. / ①책좋사 책읽기 프로젝트50, 8기(~ 중도 하차. 44주까지.)

                                             ②성경 읽기

 

 카페 책좋사 프로젝트는 아쉽게 6주를 남기고 중도 하차했지만 좋았다. 요즘은 서평을 쓰지 않고 대략의 느낌과 메모만 남기지만 프로젝트 참여 시에는 어쨌든 서평을 써서 남겼으니까. 시간이 있을 때는 여유롭게 그러나 사실 대부분은 일요일에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후다닥 쓰기 바빴다. 그때가 좋았구나 싶지만 할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러 갔기에 미완의 프로젝트로 남아도 아쉽지 않다.

 내가 태어났을 때 이름을 주신 할아버지. 내 생년월일을 잘못 올려서 나이가 1살 내려갔다가 다시 고치면서 또 잘못올려서 1살 올라가버린 소동의 주인공인 할아버지. 내가 태어났을 때 그렇게도 좋아하셨다지 아마. 사실 할아버지와의 별다른 추억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건 죄다 에프소드들뿐. 그런데도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해서 죄송했다. 결혼할 때 불편하신 몸으로 오셔서 결국 의자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던 할아버지. 왜 나는 감사하다고 손한번 잡아드리지 못했을까. 친정 쪽으로는 이제 할아버지, 할머니가 단 한 분도 계시지 않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다니.

 그리고 성경읽기는 작년부터 쭉. 구약은 다 읽었지만 신약은 읽다가 멈춘 상태. 예전에도 내 종교에 대한 생각을 잠시 끼적인적이 있지만 그런 이유로 중단. 새해에는 다시 펼쳐야겠다. 해답은 그 안에 있으리라.

 올해의 책읽기도 보아하니 난 역시 주류에서 거리가 먼. 2014년 책은 딱 3권. 이래서 올해의 책 같은 걸 난 뽑을 수 없다. 대신 내가 읽은 책에서 기억에 남는 책을 정리하고 돌아볼 뿐. 권수도 점점 줄어서 올해는 39권과 만났고 이중 4권은 다시읽기. 내가 원하는 책읽기는 30~40%가 다시읽기로 채워지는 건데 말이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은 위화의 소설. 「허삼관매혈기」​

추천하고 싶은 책은 정호승의 에세이.​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선물해주신 이웃분은 참 좋아하는 분인데 늘 받기만 하는 거 같다. 내년에는 손글씨로 편지 좀 써야겠다.

함민복의 시집도 좋지만 최승호의 시집도 좋았다. 「월든」은​ 언제나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읽는데 추천.

역시 김훈의 글을 사랑하며 노희경의 시나리오집도 앞으로 더 읽어야겠다. ​ 정유정의 책도 다시 이어서 읽게 되어 반갑고 좋았다. 관심분야 중 하나인 한의학 책도 재미있어서 새해에도 계속 찾아봐야지.

 2015년에는 과학서를 다시 잡아야겠고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만들어야겠다. 물론 곱씹는 시간도!!

서평 쓰기는 하지 않아도 메모나 대략의 끼적임을 꼭 남기도록 노력하기로~! 즐거운 책읽기는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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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4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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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가 저버린 보화들- 반세기의 개신교인이 改宗한 사유思惟
임승만 지음 / 좋은땅 / 2014년 3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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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12,800원 → 11,520원(10%할인) / 마일리지 6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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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 (특별판)
최승호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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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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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역량은 어디까지일까.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서 독자에게 전달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개인적으로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만의 철학을 세우거나 삶에 적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려고 고민한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뿐이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책장을 덮고 파묻히는 책보다 자꾸만 돌아보게 하는 답 없는 책이 좋다. 그런 면에서 사뮈엘(사무엘) 베케트의「고도를 기다리며」는 최고다. 읽을 때마다 여운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줄거리 그러나 그들 속에 담긴 나를 발견하는 순간, 희극은 비극이 된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5명의 등장인물이 있고 그중 2명의 시답지않은 대화가 중심으로 이들은 고도를 기다린다. 끝끝내 나타나지 않고 명료하게 정의조차 되지 않는 고도를 향한 집념만이 이들의 공통사이다. 그리고 나머지 말은 한마디로 머저리들의 대화 혹은 어릿광대 놀음이나 그마저도 소통이 되지 않은 불협화음이다. 마주 보되 마주치지 못하는 형국이랄까.

 가까운 예로 나도 그러고 산다. ​동문서답을 하고 의미 없는 말이 오가거나 침묵하거나 대화로 풀자면서 이성에 지배를 받아 감정에 치우친 상대의 말을 간단하게 넘겨버린다. 물론 그리고는 후회한다. 차라리 모르면 고민이나 안 할 텐데 뻔히 보여서 말이다. 인지한다는 것은 때로 고문이다. 

 다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대화로 돌아가자면 그들의 이야기나 행동을 그저 웃고 지나칠 수 없다. 사람은 감정이입을 하기에 단 한마디의 단어나 문장만으로도 충분하다. 자신만의 세계를 꺼내기에 말이다.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의 장점이니까. 작가는 정답을 제시하지 않은 채 독자를 끌고가며 독자는 과연 고도가 누구인지 혹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반복되는 문장을 좇는다.

이들 등장인물은 자신의 굴레를 잘 알지만 결코 벗어나지 못는다. 아니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꿈틀거려야 별수 없고 달라지지 않는다고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말할 뿐이다. 그래서 이들의 별 볼 일 없는듯한 대화를 통해 자신을 반추해보게 된다. 또 다른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포조, 럭키가 되지 않으려고 말이다. 왜 이러고 살지, 고쳐야지 하는 당신의 그 모든 것을 예로 든다면 알 것이다. 알지만 벗어나려 시도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인식하는 순간! 무엇을 변명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자꾸 써서 짧아지는 흐리뭉텅한 연필 끝을 날마다 가다듬어야 하는 이유.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부조리한 반복의 굴레. 그게 우리네 삶이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절망하고 말 것인지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을 것인지. 아니면 나처럼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줄다리기를 오늘도 유지하는지. 되풀이되는 일상의 지겨움은 달리 생각하면 단조롭지만 괜찮은 일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이 손바닥 뒤집듯 쉬운 게 아니지만. 끝없는 기다림은 외롭지만 그 끝이 무엇일지 알 수 없어서 또한 의미 있지 않을까. 아니면 정반대로 무엇이건 상관없다고 초월할 수도 있겠다. 수많은 철학자나 사상가들의 개인적인 견해들을 구태여 빌려 말하지 않더라고 자신만의 철학을 통해 상대에게 보편타당하게 이야기하거나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면 된 것일 터. 생각의 정리란 이토록 어렵다는 것인지 말이다.

 단 하나의 희망이나 결론이 여기서 말하는 '고도'로 나타나듯 독자에게 있어서의 고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는 책. 뜨개실을 수없이 길게 짜지만 결국 그것이 무엇인지는 뜨는 이에 의해서 결정될 터. 당연한 말이겠다. 이미 정해진 문제여도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고도를 구원으로 보는 이들의 이야기도 타당하다. 연극에서는 나무를 십자가로 형상화할 때가 있다니 신앙이 있는 이들이라면 더 와 닿을 것이다. 답이 없다는 사실은 어쩌면 고도는 없다는 것일지도. 그런 가능성도 열어두어야겠다. 그럼에도 기다릴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살아갈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야말로 지리멸렬한 이들의 말에서 파생되는 생각의 조각이 많다. 그리고 50년대의 문장이 지금도 건재하다는 것은 수많은 가능성을 포함할 수 있으며 이는 작가의 의도와는 무관하다. 당시 사무엘 베케트의 상황이 반영된 것일 텐데 누군가의 상황은 또 다른 누군가의 상황으로 순환하는 게 삶이므로. 나는 작가의 이 반복되는 이야기가 좋았다. 1막이 끝나고 2막이 끝나도 다시 3막이 나와 되풀이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전혀 이상할 것 없으니 어쩌면 더 반복해주길 원했는지도 모른다. 기대감에 차서 이 짧은 책을 길게 더 반복하라니 어찌 보면 무용지물이다. 쓸모없기 짝이 없는 놀음을 더 요구하다니 내 의식도 이미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처럼 흐려졌나 보다. 그럼에도 느끼는 바가 크니 작가의 역량인가. 

 사무엘 베케트의 이력도 흥미롭고 그의 책을 다 읽고 싶다. 그런데도 이 책만 다시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니. 이 무지몽매하고 평범한 그들의 대화가, 긴장감 하나 없고 부산스럽기만 한 책이 이토록 매력적일 수도 있다. 그만큼 우리에겐 해결되지 않은 목마름이 존재한다는 게 이유일 것이다. 갈증을 해결해줄 그 무엇. 오늘도 각자의 고도를 기다리며 묵묵히 살아가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

■간단 서평: 읽을수록 재미있어지는 책. 답이 없어서 더 생각하게 하는 책.

에스트라공 그자 이름이 고도라고?

블라디미르 그럴걸.

에스트라공 이런! (먹다 남은 당근 청의 한 끝을 손에 들고 눈앞에서 돌려본다) 이상한데, 먹을수록 맛이 없어진단 말야.

블라디미르 나는 정반대다.

에스트라공 정반대라니?

블라디미르 난 먹을수록 맛이 난단 말이다.

에스트라공 (한참 생각하더니) 그게 바로 정반대라는 거냐?

블라디미르 기분 문제지.

에스트라공 성격 문제다.

블라디미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에스트라공 날뛰어봤자 소용없은 일이지.

블라디미르 타고난 대로니까.

에스트라공 꿈틀거린다고 별수 있니?

블라디미르 근본이야 달라지지 않는 거지.

에스트라공 별수없는 거야. (먹다 남은 당근을 블라디미르에게 내민다) 마저 먹을래?



(31쪽. 대화 부분 발췌.)

포조 이 세상의 눈물의 양엔 변함이 없지. 어디선가 누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 한쪽에선 눈물을 거두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오. 웃음도 마찬가지요. (웃는다) 그러니 우리 시대가 나쁘다고는 말하지 맙시다. 우리 시대라고 해서 옛날보다 더 불행할 것도 없으니까 말이오. (침묵) 그렇다고 좋다고 말할 것도 없지. (침묵) 그런 얘긴 아예 할것도 없어요. (침묵) 인구가 는 건 사실이지만.



(51쪽, 포조의 말 부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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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2 (양장)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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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길목에서 거짓말을 읽기 시작해서 2권은 겨울에서야 이어간다. 긴 말이 필요 없는 노희경의 드라마.
이번에는 그저 기억에 남는 대사를 적어 두는 걸로 마무리한다. 언제부터인가 서평쓰기는 하지 않고 짤막하게 밑줄긋기라도 해야겠다며 근근이 적어간다.
 사랑에 관한 솔직한 표현이 이다지도 어려운 일이라는 걸 예전에도 알았고 물론 지금도 안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런 면에서 훨씬 솔직한 이들이 아닐까. 불혹을 앞두고도 이들의 어여쁜 사랑에 잠시 마음이 떨려올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준희가 했던 말​을 마지막으로 적는다.
'​길을 걸을 때도, 운전을 할 때도, 잠을 잘 때도 선배가 자꾸 보여요.'
작가처럼 나도 준희를, 성우를, 은수를 사랑했다. 그들 속에서 나를 볼 수 있었기에. ​

성 우 (하늘 보고, 씁쓸하게 웃으며) 난 순간이래도, 거짓말이래도 좋다. 맘대로 느끼는 대로 속 시원히 지껄여나봤으면 좋겠다. 나는 당신밖에 없어요, 당신도 나밖에 없죠? 바다 건너 도망갈까요? 산 너머 도망갈깔요? … 3년 만기 적금이야, 어떻게 들어가든 말든, 엄마가 속상해 우시든지 마시든지 …. (28쪽.)

은 수 이동진, 끌리면 끌리는 대로, 느낌 가면 가는 대로 행동해. 끌리면서 안 끌리는 척…… 괜히 복잡하게 하지 말고. 감정 문제에 있어선 여자보다 남자들이 의외로 더 복잡하드라. 준희도 그래, 부분데 친구라고, 바람피면서 사랑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넌 걔랑 사귀는 거야. 그냥 만난다고? 웃기네. 용건 없고 감정 없는데 뭐 하러 그냥 만나냐. 일어나, 가게. (31쪽.)

장 어 너만 잘났다고 생각하지 마. 니 멋대로 그러지 말라고. 피하지 마. 사랑해보고, 그때 가서 끝내도 늦지 않어, 뺏길 것도 없는데 뭐가 무서워, 영화에서처럼 잘될 수도 있어.​ (62쪽.)

성 우 사랑을 하면서 강한 사람은 없어. 사랑을 하면 모두가 약자야. 상대에게 연연하게 되니까, 그리워하게 되니까. 혼자서는 도저히 버텨지지 않으니까, 우린, 모두 약자야. (71쪽.)​

준 희 (성우 얼굴 자기 쪽으로 돌리고) 난 선배 보고 얘기할 수 있어요. 헤어질 수 없다고. 언제까지 거짓말할 거예요. 아니라고, 헤어질 수 있다고, 언제까지 거짓말할 거냐구요. 인생에서 한 번쯤 욕심껏, 마음 가는 대로 그렇게 살 수 없어요? (눈물 그렁해) 나랑​‥ 정말 놀았어요? (97쪽.)

준 희 선인장 잘라봤어요?

성 우 ?

준 희 선인장을 잘라보면, 온통 그 안에 물이에요. 눈물처럼 찝찔한 물이요.

성 우 ‥‥눈‥‥물?

준 희 그때부터 선인장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나 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 난, 성우 선배가 왠지… 그런 선인장 같아요…. (291쪽.)

성 우 걜 볼 때마다, 난 매일, 걔가 내 몸에 난, 가시를 뽑아주고 상처에 약을 발라주는 거 같았어. (눈물 참고) 낮에 준희 만났어. 얼굴이 너무 까칠하드라. (왈칵 눈물 나는, 하숙 보고) 언니, 난 걜 닮고 싶었어​…. (어이없다는 듯 작게 웃으며) 그런데, 그런데 걔가‥ 날 닮아가더라. 아퍼 보였어…. 그렇게 만들기 싫었는데‥. 안고 싶었어. 하지만, 안아줄 수가 없었어. 못 보낼 거 같아서…. 못 보낼 것 같았어‥. (눈물 닦고, 하숙 보며) 은술 잊을 수 없대. (다시 눈물 나는) 난 잊을 수 있겠지…. 난 그 사람만큼은 이쁘지 않으니까, 그치? (295쪽.)

우 (고개 돌리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가 그 아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 아이는 알까? 모르면 어떡하지? 보내는 내 마음, 모르면, 어떡하지? 그것도 모르면‥‥. (299쪽.)

자막: 그들 중 누구도 서로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 기억 때문에 행복했다, 거짓말처럼. (3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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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1 (양장) 노희경 드라마 대본집 2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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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희경 작가의〈거짓말〉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을 때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때 나는 무얼 하고 있었던가. 20대 중반의 어딘가에서 사랑은 필요 없어.. 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었으리라. 그러다 이 문제의 드라마를 우연하게 알게 되었거나 보게 되었다. 그런데 망설임 없이 마음이 흔들렸다. 무방비 상태로. 너무도 좋았으니까 말이다. 물론 지금도 난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이 없다. 당시에도 인터넷 자료를 통해서 대본으로 읽거나 명대사 등을 보았고 직접 드라마로 본 것은 드라마 후반뿐이다. 그런데도 내게는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가 되었다.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전설적인 드라마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노희경식 대사 때문이기도 하고 감성 때문이기도 하다. <거짓말>을 비롯해서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 <그 겨울 바람이 분다>등도 좋아하는 작품인데 올여름 새로운 드라마로 만날 수 있다고 해서 기대가 된다. 아무튼 노희경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좋은데 드라마 대본집까지 나와서 가장 먼저 산 책이 <거짓말>이다. 2권으로 나온 이 책을 보며 당시의 가슴설렘과 아련함에 잠시 빠져보았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배종옥, 이성재, 유호정, 김상중, 추상미 등의 당시 역할이 읽는 내내 생생함을 더했다.
 노희경 작가의 지나간 사랑에 대한 참회록이라는 <거짓말>은 거짓말같이 아름다운 사랑의 줄인 표현이라고 한다. 내 심장을 뛰게 했던 이유는 주성우와 서준희의 순수하고 정신적으로 통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이들의 아픈 모습에 공감하게 되었고 사랑이라는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이 인간에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또 동시에 아름다운 것인지 몰입했었다. 그녀의 드라마에는 사는 모습 특히 사랑하는 모습이 많이 담겼다. 사랑은 교통사고와 같다고 했던 말의 의미를 알겠다. 20대에 만난 그 느낌이 되살아났다. 그러나 십 년도 훨씬 지난 지금의 나는 그때처럼 절절함에 가슴 시리진 않는다. 무뎌진 것일까. 지금은 이들의 사랑이 참 따뜻하구나, 예쁘구나... 이런 감정이 더 잘 느껴진다.
 사랑은 없다고 말하는 여자와 사랑은 있다는 남자의 만남. 이들은 서로에게 흔들린다. 그러나 감출 수 없는 게 사랑이라더니 이들은 서로에게 다가간다. 다른 등장인물 간의 사랑방식 또한 다채롭다. 사랑 빼면 이들에게는 무엇이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결론을 알고 있어도 2권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그러나 한 템포만 쉬어가야겠다. 어쩐지 단숨에 읽으면 아쉬울 거 같으니까. 봄에 꽃잎이 한들한들 떨어질 때 읽으려고 했는데 정작 봄은 다 가고 여름의 길목에서 읽었다. 그렇더라도 크게 달라질 건 없었다. 사실 지금 읽자면 딱히 마음을 사로잡는 대사도 없는듯한데 내 지나간 짝사랑에 대한 보답이라도 받듯 위안을 받은 느낌이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고 작가가 늘 위로하는듯하다. 노희경의 팬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간단 서평: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서 <거짓말>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으니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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