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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1 (양장) ㅣ 노희경 드라마 대본집 2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노희경 작가의〈거짓말〉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을 때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때 나는 무얼 하고 있었던가. 20대 중반의 어딘가에서 사랑은 필요 없어.. 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었으리라. 그러다 이 문제의 드라마를 우연하게 알게 되었거나 보게 되었다. 그런데 망설임 없이 마음이 흔들렸다. 무방비 상태로. 너무도 좋았으니까 말이다. 물론 지금도 난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이 없다. 당시에도 인터넷 자료를 통해서 대본으로 읽거나 명대사 등을 보았고 직접 드라마로 본 것은 드라마 후반뿐이다. 그런데도 내게는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가 되었다.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전설적인 드라마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노희경식 대사 때문이기도 하고 감성 때문이기도 하다. <거짓말>을 비롯해서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 <그 겨울 바람이 분다>등도 좋아하는 작품인데 올여름 새로운 드라마로 만날 수 있다고 해서 기대가 된다. 아무튼 노희경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좋은데 드라마 대본집까지 나와서 가장 먼저 산 책이 <거짓말>이다. 2권으로 나온 이 책을 보며 당시의 가슴설렘과 아련함에 잠시 빠져보았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배종옥, 이성재, 유호정, 김상중, 추상미 등의 당시 역할이 읽는 내내 생생함을 더했다.
노희경 작가의 지나간 사랑에 대한 참회록이라는 <거짓말>은 거짓말같이 아름다운 사랑의 줄인 표현이라고 한다. 내 심장을 뛰게 했던 이유는 주성우와 서준희의 순수하고 정신적으로 통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이들의 아픈 모습에 공감하게 되었고 사랑이라는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이 인간에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또 동시에 아름다운 것인지 몰입했었다. 그녀의 드라마에는 사는 모습 특히 사랑하는 모습이 많이 담겼다. 사랑은 교통사고와 같다고 했던 말의 의미를 알겠다. 20대에 만난 그 느낌이 되살아났다. 그러나 십 년도 훨씬 지난 지금의 나는 그때처럼 절절함에 가슴 시리진 않는다. 무뎌진 것일까. 지금은 이들의 사랑이 참 따뜻하구나, 예쁘구나... 이런 감정이 더 잘 느껴진다.
사랑은 없다고 말하는 여자와 사랑은 있다는 남자의 만남. 이들은 서로에게 흔들린다. 그러나 감출 수 없는 게 사랑이라더니 이들은 서로에게 다가간다. 다른 등장인물 간의 사랑방식 또한 다채롭다. 사랑 빼면 이들에게는 무엇이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결론을 알고 있어도 2권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그러나 한 템포만 쉬어가야겠다. 어쩐지 단숨에 읽으면 아쉬울 거 같으니까. 봄에 꽃잎이 한들한들 떨어질 때 읽으려고 했는데 정작 봄은 다 가고 여름의 길목에서 읽었다. 그렇더라도 크게 달라질 건 없었다. 사실 지금 읽자면 딱히 마음을 사로잡는 대사도 없는듯한데 내 지나간 짝사랑에 대한 보답이라도 받듯 위안을 받은 느낌이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고 작가가 늘 위로하는듯하다. 노희경의 팬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간단 서평: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서 <거짓말>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으니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