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의 발견 - 내 안에 잠재된 기질.성격.재능에 관한 비밀
제롬 케이건 지음, 김병화 옮김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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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체의 어느 한 부분에 대해 아는 일이란 생각보다 어렵다. 미지의 영역인지라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 중이어도 아직도 먼듯하다. 그러나 이 책을 만나면 조금은 이해가 될 것이다. 특히나 성격을 통해 재능 등 여러 가지를 마주할 수 있어서 자신을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이 정도면 매우 흥미롭다.
 

 특히나 그중 성격만을 이야기한다고 해보자. 짐작하듯 참으로 막연하다. 내성적인 성격, 활발한 성격부터 시작해서 내성적인 성격조차도 소심한 내성적인지 활발한 내성적(반대일 것 같지만, 분명히 두 가지 기질을 다 가진 사람도 있다.), 민감하지만 활발한 성격 등 이루 열거하기 쉽지 않을 만큼 다양하다.  비슷하게 느껴질수는 있을지언정 똑같은 성격의 사람은 없다는 말이다. 

 

 즉, 쌍둥이나 형제자매들도 서로 다르다. 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자극을 받았어도 그에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인데 이것이 바로 기질과 연관이 있다. 이 책에서는 그래서 기질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심리학이나 육아서 등에서도 말하는 부분인데 그만큼 삶에 중요한 맹점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그에 따른 다양한 사례를 통한 저자의 글을 따라가면 된다. 물론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논문 느낌이라 천천히 읽는 게 도움이 된다.

 

 또한, 각자의 기질을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라는 사실이다. 단 하나의 요인으로 결정되기보다 종합적인 상황 등을 통해 자신만의 기질이 생기니 이를 잘 파악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의 기질을 빨리 파악하는 게 그래서 도움이 된다. 예민한 아이에게 지나친 자극은 스트레스일 뿐이란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면 이미 그 아이는 상당히 신경질적인 아이로 자라있을 수 있다는 그런 식의 예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어른과 아이, 남자와 여자, 자극의 강도와 지속성, 환경적 요인 등 수없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니 복잡할 수밖에 없다. 또 기질의 형성이 복잡한 만큼 이를 바꾸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니 무조건 바꾸려고 하지 말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이다. 제롬 케이건 교수가 들려준 성격 형성 보고서를 만나 즐거웠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을 다시금 떠올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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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쾌한 논어, 21세기에 답하다 - 알기 쉽게 풀어쓴 알기 쉽게 풀어쓴 동양철학 시리즈 2
푸지에 해설, 이성희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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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전, 잠언 등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에게 관심 받는 말이 있다. 그중 하나인 논어도 빠질 수 없는데 흔하게 알려진 말 가운데 논어에서 비롯된 것도 정말이지 많다.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인데 그만큼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적용되고 감동을 주는 깨달음을 담고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좋아한느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 마음이 맞는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닌가?

 

- 배운 내용을 때때로 되새기는 것은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닌가?

 

- 지나친 것은 오히려 모자란 것만 못하다. 중용.

 

- 만 가지 악 중 게으름이 으뜸이다. 기회주의.

 

 

(본문 중 간략하게 뽑아서 인용.)

 일전에 알기 풀어쓴 고전읽기 시리즈에서『유쾌한 노자, 현대인과 소통하다』를 만났었다. 가려 뽑아서 짤막하고 간단했지만 부담 없이 접할 수 있어서 베이직북스의 출판의도와 잘 맞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시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논어(論語)란 공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책으로 덕과 의, 인 등을 통해 독자에게 생각거리를 준다.

 

 그러나 해석이라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며 개인적이다. 그러니 이를 통해 어떠한 것을 깨닫고 취하는지는 자신에게 달렸다는 의미이다. 유교적 사고관에서 폐쇄적이고 불평등한 부분만을 따르는 것과 시대와 상황에 맞게 적절히 변경해 따르는 것은 천지차이이기 때문이다. 

 

 또한, 동양고전은 우리에게 무관한 부분이 아니라 어느덧 삶에 자연스레 녹아온 것이므로 그 근본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베이직북스의 고전시리즈는 해설이 다 중국사람이라 어쩌면 우리의 정서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네들의 입을 통한 경전해설이라는 점에서 읽어볼 만하다. 

 

 공자의 이상적인 사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실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이 이루어진 사회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따져본다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한 인간이(물론 그를 따르는 무리 포함.) 그토록 오래도록 꿈꿨던 이상향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약간의 갈증이 해소된다.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도 있을테고 그중 공감하는 부분만 이해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원문도 함께 실려 있으니 참고할 수 있지만 간결하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더 깊은 성찰은 독자의 생각으로 이어져야만 가능하며 논어에 대한 책을 더 많이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작고 휴대하기 편해서 들고 다니며 한 구절씩 곱씹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더는 고리타분한 고전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논어가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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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피시 - 네 종류 물고기를 통해 파헤친 인간의 이기적 욕망과 환경의 미래
폴 그린버그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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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은 날이 갈수록 발달한다. 덕분에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이 편리함 뒤에는 물론 그에 따른 대가가 상응한다. 그중 환경오염이라는 큰 대가는 결국 우리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에 더욱 관심을 둬야 할 부분이다.
 


 인간은 다른 생물을 정복하려는 타고난 욕구가 있는 것 같다. 산업화된 수산 양식이라는 단순하고 폐쇄된 시스템을 정복하는 대신 대구의 뭔가를 정복해야 한다면, 우리의 정보가 뛰어나다는 결정적인 증거, 즉 자연계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바다 보호 구역을 매년 이자를 벌어들이는 원금과 같은 곳이라고 설정해, 물고기를 잡지않고 놔둬야 하는 어장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가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지식을 추구해야 한다.

 

(210쪽, 대구COD 편에서 일부 발췌.)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은 이제 부끄러운 말이 될지도 모른다. 이기적인 욕망뒤에 희생된 수많은 생명체에 대해 경건한 마음으로 돌아보고 당연히 바꿔야 할 것들을 서서히 돌려놔야 할 것이다. 이미『육식의 종말』로 경종을 울렸지만, 아직도 생활이나 의식 전반을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 그 해양편에 속하는 이 책『포 피시(Four Fish)』는 참치, 대구, 연어, 농어를 통해 물고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강과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인간에 의해 어떻게 사라졌으며 양식업 등에 대해 차근히 따라가게 된다. 양식은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물고기를 우리와 함께 지구에서 살아갈 다른 종이 아닌 음식으로만 생각하는 상태를 벗어나야 함께 공존할 수 있다. 계속해서 자연산이 아닌 양식업으로만 물고기를 만난다면 먹는데는 지장 없을지 모르지만, 이들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으며 이는 생태계 파괴행위에 지나치 않는다. 그렇게 인위적인 파괴로 우리를 위한 완벽한 또 하나의 생태계라도 만드려는 것일까. 생각하기가 싫다. 이런 발생자체야말로 오만이다.

 

 더구나 흔히 알려진 상식으로도 잘 알려졌듯 먹이사슬의 윗부분에 해당하는 큰 물고기일수록 오염이나 수은중독 등이 심하다. 플랑크톤으로 시작해 이를 먹는 물고기의 크기가 커질수록 농축되는 과정은 결국 마지막으로 먹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말하지 않아도 판단할 수 있다.

 

 수요없는 공급은 없다고 우리의 마음가짐부터 달라져 행동으로 이어질 때 이들 생명체를 조금이나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사 먹던 생선회, 초밥부터 식탁에 오르는 생선구이나 조림을 들여다보며 반성해야 한다. 물론 요즘은 일본원전상태로 그나마 소비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언제 다시 증가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연어를 좋아하는 나는 그간 먹어온 연어 대부분이 양식산임을 떠올리더라도 가끔은 생각이 날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근처에서 나지 않는 것을 구태여 열심히 먹을 필요는 없다. 안 먹고 살 수는 없으나 탐욕스럽게 구해서 먹을 필요까지는 없다는 의미이다. 먹는 즐거움을 버리라는 게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만큼만 구해서 조금씩, 천천히 먹어야겠다. 그러나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미 식탁을 마주하면 감사의 마음과 시간을 들여 오감을 통한 먹기가 아닌 배고픔이란 원초적 욕구를 충족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함께 살아가야 할 공생존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물고기의 수난은 계속될 것이고 그에 따른 새로운 문제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 모든 것을 인간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은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역자 후기에서 말하듯 '우리가 먹는 생선이 어떻게 잡히고 양식되는지, 한번쯤은 그에 대해 생각해보고, 알아보고 먹는 것도 우리의 정신 건강에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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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루기 없는 양육 -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수잔 스티펠만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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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생기고 양육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래서 육아서를 가끔 읽어보지만 정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책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기대 없이 또 사전정보 없이 책을 읽으며 단 하나라도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자며 읽고는 한다. 그런데『힘겨루기 없는 양육』은 정말 괜찮은 육아서였다! 

 
 일단 저자의 프롤로그부터 가슴에 와 닿았다. 책의 제목이 한눈에 들어오는 건 사실이지만 사실 원제는 따로 있었다. '아이 눈 속의 빛을 꺼뜨리지 말라(Please Don't Let the Light in Your Child's Eyes Grow Dim)'가 바로 그것이다. 유아기에 아이 눈이 반짝이는 걸 느꼈을 것이다. 그 빛을 잘 간직하게 돕는 게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는 의미였다. 공감했다. 아이를 천재로 키우거나 앞서 가는 인간형으로 만드는 데 주력해서 놓친 아이의 감성 등이야말로 중요한 것이었다. 이는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해 평생 살아가는데도 상당히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의 저자라면 좀 다를 거 같다고 책의 초반부터 강렬하게 느낌이 왔다. 역시 책장이 넘어갈수록 그 생각은 여지없이 틀림없음이 증명된다. 방법론만을 제시하거나 아이를 다루는 식의 지침서가 아니라 근본적인 질문으로 아이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정말이지 현실적이다. 또 예가 많으며 상당히 자세하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이렇게 예가 풍부하며 실질적 도움을 주는 또 한 권의 책으로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도 좋은 책이었다. 또한 두 권의 책이 비슷한 내용이 여러 면 있다는 건 아이의 행동이나 말이 아니라 아이의 내면인 근본적 원인에 대해 집중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저자는 부모를 항상 격려한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피는 것 그리고 엄마라도 무조건 참는 게 항상 가능하지 않기에 터져 나오는 개인적인 습관 등을 고민하며 자책하거나 후회하며 답답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우선 기존의 육아서가 아이와 동등해지거나 혹은 친구가 되라고 하지만 저자는 선장이 되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선장이란 이끄는 자리가 바로 부모의 자리이며 선장이 흔들릴 때 아이도 흔들린다는 사실을 명시한다. 그렇다고 권위적이거나 강압적인 선장이 아니다. 보다 객관적이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며 바른길을 주저 없이 말해주는 역할이다. 특히 아이에게 많이 휘둘리는 부모에게 더욱 도움이 될 거 같다. 



  이렇게 생각해보라. 언어는 좌뇌의 기능이고 감정은 우뇌에서 생성된다. 우뇌에서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는 아이는 언어적이고 논리적인 좌뇌에 접근할 길이 없다. 부모가 좋은 뜻으로 하는 충고가 의미 그대로 전달되거나 효과가 있으려면 좌뇌가 움직여야 한다. 부모가 이성적인 의견으로 아이를 진정시키려 하는 것은 아이 혼자 고스란히 감정의 소용돌이를 느끼게 남겨두고 아무도 없는 좌뇌에 가서 문을 두드리는 것과 같다.

 

(5장. 좌절이라는 성장통 중 일부 발췌. 139쪽.)

 

 

** 역시 같은 맥락의 이야기 하나 더!

 

 

  잊지 마세요. 아이가 화난 동안은 아이를 가르치거나 훈계하거나 일깨우기에 좋은 때가 아닙니다. 성질이 오를 대로 오른 아이는 귀머거리입니다. 부모가 아무리 현명한 충고를 해도 듣거나 처리할 능력이 없습니다.

 대신, 거울이 되어 아이의 감정을 되비쳐주세요.

 

(양육상담실 중 일부 발췌. 149쪽.)

  그리고 예전에 읽은 바이런 케이티의『호호야, 그게 정말이야?』와 같은 내용을 발견했다. 이 책의 저자 수잔 스티펠만도 바이런 케이티의 '네 가지 질문'을 기본으로 한다! ('네 가지 질문'은 엮은글을 참고하거나 바이런 케이티의 책으로 검색할 것.) 그러니 아이와 대화가 가능한 초등, 청소년기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처럼 유아기의 아이라도 지금부터 연습할 수 있어서 상당한 도움이 된다. 사실 마음가짐만으로도 편안해진다고 할까. 스트레스받는 육아가 아닌 진정으로 즐거운 육아가 될 것만 같다. 더구나 육아서지만 아이와 나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과의 관계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어서 육아철학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은 자명하다. 이 밖에도 좋은 내용이 많아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제가 가장 먼저 권고하고 싶은 것은 조용히 앉아 슬픔을 마주할 시간을 가지시라는 것입니다. 감정을 내쫓지 마세요. 감정이 존재할 방을 내주세요. 저는 종종 저와 상담하는 분들께 말합니다. 살면서 겪는 상실이나 어려운 일 하나하나마다 우리 마음의 집 안에 방으로 남겨두라고 말입니다. 방문을 닫아걸고 창을 막아 곰팡내 그득한 방이 되게 하면 안 됩니다. 바람직한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방을 활짝 열고 한동안 그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양육상담실 중 일부 발췌. 235쪽.)


  부모는 아이들에게 설교하고 훈계하기를 좋아하지만, 부모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진정한 교훈은 부모의 행동에 담겨 있다. 그러니,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 아이들이 영상에서 보는 것 대부분이 나중에 편집에서 잘려 나가기를 바라는 그런 몫이 안 되도록 조심하라. 부모 노릇을 하며 우리는 최대한 의식적이어야 한다.

 

 

(에필로그: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살라 중 일부 발췌. 346-3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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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 까망 - 전2권 - 흑백 그림책
류재수 지음 / 보림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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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민이의 첫 흑백 그림책이 된 <하양 까망>은 그림책과 병풍책 이렇게 두 권으로 이루어졌어요. 알찬 구성이고 그림 또한 다양해서 질리지 않고 좋네요. 
 

 신생아 때 모빌은 흑백모빌부터 시작해서 칼라모빌로 또 인형도 흑백, 칼라 등 점차 바꿔주었는데 막상 책은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네요. 책을 좋아한다는 엄마가 말이죠. 그러다 좀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야 흑백 그림책과 만났어요. 보통 0개월에서 3개월 안팎이 대상이라고 하지만 사실 책은 아이가 한참 커서까지도 열심히 보는 거라 돌이 지난 재민이도 상관없더군요. 

 그림책이 오자마자 재민이 앞에서 뜯었더니 자기건지 아는지 그림책부터 바로 잡아서 넘기고 놀더라고요. 돌이 지났어도 흑백의 강렬한 대비가 눈에 탁 들어와서 그런 거 같습니다. 엄마가 병풍책을 펴서 소파 위에 올리자 더 신이 났습니다. 게다가 익숙한 숟가락, 포크, 컵 등도 반가웠을 테고요. 오리, 곰, 모자, 우산 뒷부분의 꽃, 나비 등까지 어른인 제 눈에도 예쁩니다.
 

 물론 새책이라 처음에는 약간 냄새가 났어요. 그러나 곧 사라지니 걱정할 필요는 없더군요. 아마도 흑백 이미지 위에 특수가공한 반짝거림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아시겠지만 반짝거려서 검은색 부분에는 옆페이지가 비칠 정도랍니다. 

1권은 엄마와 아기 동물이 담겼어요. 엄마 코알라, 아기 코알라~ 엄마, 아기. 이런 식으로 간단하게 이야기해도 좋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길게 말을 덧붙여도 재미있더군요. 2권은 병풍책이고 동식물과 꽃이 담겼습니다. 빙 둘러놓는 등 세워두니 놀이하기에도 좋아요. 재민이는 걸어 다녀서 병풍책을 펼쳐서 들고 다니더군요. 그래서 아래로 쭉 길게 떨어진 모양이었어요. 
 

 병풍책은 큰게 있기는 하지만 워낙 활동적이라 찢을까 봐 아직 사용하지 않았는데 작은 병풍책인 2권으로 먼저 친근해진 후 다른 것도 차차 꺼내야겠어요. 아직 재민이 손에는 이 병풍책이 딱 좋네요. 혼자서도 들고 다니고 잘 놀아서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림도 살펴보니 참 정감 있습니다. 한국대표 그림책 작가 류재수의 이름을 걸고 만들어서도 그렇겠지만요. 단순하게 만들어도 될 거 같은데 이 책의 차별성이 여기에 있더군요. 그저 둥글고 예쁜 그림에서 끝나지 않고 특별함이 느껴지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직접 손으로 그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그린 걸 몰라서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왜 이렇게 처리를 했을지 생각했었거든요. 딱딱 끊어지는 매끄러움에 익숙해진 눈이 손그림을 몰라봤던 거죠. 판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꾸 보니 정겨워집니다. 앞으로도 얼마든 더 아이가 보고 싶어하는 그림책이 될 거 같네요. 더 크면 낱말카드를 이용해 함께 활용하며 놀이학습을 해도 괜찮겠고요. 신생아라면 일찍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오랜만에 흑백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책을 더 찾아보고 나중에도 만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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