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피시 - 네 종류 물고기를 통해 파헤친 인간의 이기적 욕망과 환경의 미래
폴 그린버그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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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문명은 날이 갈수록 발달한다. 덕분에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이 편리함 뒤에는 물론 그에 따른 대가가 상응한다. 그중 환경오염이라는 큰 대가는 결국 우리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에 더욱 관심을 둬야 할 부분이다.
 


 인간은 다른 생물을 정복하려는 타고난 욕구가 있는 것 같다. 산업화된 수산 양식이라는 단순하고 폐쇄된 시스템을 정복하는 대신 대구의 뭔가를 정복해야 한다면, 우리의 정보가 뛰어나다는 결정적인 증거, 즉 자연계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바다 보호 구역을 매년 이자를 벌어들이는 원금과 같은 곳이라고 설정해, 물고기를 잡지않고 놔둬야 하는 어장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가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지식을 추구해야 한다.

 

(210쪽, 대구COD 편에서 일부 발췌.)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은 이제 부끄러운 말이 될지도 모른다. 이기적인 욕망뒤에 희생된 수많은 생명체에 대해 경건한 마음으로 돌아보고 당연히 바꿔야 할 것들을 서서히 돌려놔야 할 것이다. 이미『육식의 종말』로 경종을 울렸지만, 아직도 생활이나 의식 전반을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 그 해양편에 속하는 이 책『포 피시(Four Fish)』는 참치, 대구, 연어, 농어를 통해 물고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강과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인간에 의해 어떻게 사라졌으며 양식업 등에 대해 차근히 따라가게 된다. 양식은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물고기를 우리와 함께 지구에서 살아갈 다른 종이 아닌 음식으로만 생각하는 상태를 벗어나야 함께 공존할 수 있다. 계속해서 자연산이 아닌 양식업으로만 물고기를 만난다면 먹는데는 지장 없을지 모르지만, 이들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으며 이는 생태계 파괴행위에 지나치 않는다. 그렇게 인위적인 파괴로 우리를 위한 완벽한 또 하나의 생태계라도 만드려는 것일까. 생각하기가 싫다. 이런 발생자체야말로 오만이다.

 

 더구나 흔히 알려진 상식으로도 잘 알려졌듯 먹이사슬의 윗부분에 해당하는 큰 물고기일수록 오염이나 수은중독 등이 심하다. 플랑크톤으로 시작해 이를 먹는 물고기의 크기가 커질수록 농축되는 과정은 결국 마지막으로 먹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말하지 않아도 판단할 수 있다.

 

 수요없는 공급은 없다고 우리의 마음가짐부터 달라져 행동으로 이어질 때 이들 생명체를 조금이나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사 먹던 생선회, 초밥부터 식탁에 오르는 생선구이나 조림을 들여다보며 반성해야 한다. 물론 요즘은 일본원전상태로 그나마 소비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언제 다시 증가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연어를 좋아하는 나는 그간 먹어온 연어 대부분이 양식산임을 떠올리더라도 가끔은 생각이 날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근처에서 나지 않는 것을 구태여 열심히 먹을 필요는 없다. 안 먹고 살 수는 없으나 탐욕스럽게 구해서 먹을 필요까지는 없다는 의미이다. 먹는 즐거움을 버리라는 게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만큼만 구해서 조금씩, 천천히 먹어야겠다. 그러나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미 식탁을 마주하면 감사의 마음과 시간을 들여 오감을 통한 먹기가 아닌 배고픔이란 원초적 욕구를 충족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함께 살아가야 할 공생존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물고기의 수난은 계속될 것이고 그에 따른 새로운 문제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 모든 것을 인간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은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역자 후기에서 말하듯 '우리가 먹는 생선이 어떻게 잡히고 양식되는지, 한번쯤은 그에 대해 생각해보고, 알아보고 먹는 것도 우리의 정신 건강에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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