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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관계
피에르 쇼데르로스 드 라클로 지음, 박인철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9월
평점 :
누군가가 나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때- 악행인줄 알면서도- 그것을 완고히 뿌리칠 용기 있는 사람은 없는것일까?
이책을 읽으면 그렇다.
그러한 용기를 지녔다고 믿는 사람마저도 계속적인 유혹과 유연한 언변에 놀아나고 인생이 한순간 나락으로 치닫고 만다,
참으로 위험한 책이다,
이성을 조금씩 잠식해 버리는 책이라고나 할까?
이책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거센 비난을 받은 이유를 읽는 내내 찾아볼수 있었다.
이책을 읽다보면 진정한 사랑은 한낱 착각에 불과하고 사랑은 그저 게임이며 그 전쟁같은 놀이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하고 누가 먼저 승보를 울리느냐가 문제인것같다,
악녀로서 최악의 종말을 맞이하는 메르테유후작 부인이나 발몽의 유혹에 넘어가 끝내는 죽음을 맞이한 투르벨 법원장 부인이나 유혹하고 유혹당하는 자의 차이점을 배제한다면 그 비참한 최후는 모두 사랑과 질투로 인한 과오 때문이니 그것 만으로 선과 악으로 두 여인을 구분 짓기에는 불쌍한 점이 많다, - 하지만, 메르테유부인을 결코 편들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 책에서 선과 악으로 규명 짓고 있는 투르벨법원장 부인과 메르테유후작 부인이 같은 여자로써 비슷한 무게로 측은한 생각이 드는걸 어찌하랴...
사랑을 너무 알아도 사랑을 너무 몰라도 , 너무 능통해도 너무 미숙해도, 모자라도 넘쳐도 , 안되는 것이 사람과의(특히 이성과의)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