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며 우는 새 힘찬문고 39
송재찬 지음, 권정선 그림 / 우리교육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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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해방은 되었지만, 일본의 잔재들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중용의 외삼촌과 이모는 일본식 이름으로 그대로 불리고 있었고...

일제식민지 시절   앞장서서 일본의 하수인 노릇을 했던 사람들은 아직도 높은자리에 앉아 제주민들의 입과 귀를 틀어막고 있었다.

그리고...제주에서의  소리없는 전쟁...

4.3사건이 일어나고...마을은 평화로운듯 조용했지만, 그것은 끝이난 전쟁이 아니었다.

밝혀지지 않은 진실과  그 아픔을 고스란히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하는 어른들의 숨죽인 외침이 그랬고...      그 사건으로 인해 부모와 헤어져 살아야 하는 어린 중용의 소리 없는 울음소리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외할머니는 아방(아버지) 얘기만 나오면 핏대를 올리며 화를 내시고... 어멍(어머니)의 얼굴은 중용의 머릿속에서  까마득하게 멀기만 하다...

어느날 부턴가 멀게만 느껴지는 외할머니... 중용은 그때부터 낯선 남자가 마을에 들어오면 몰래 뒤따르기 시작한다.

" 혹시 우리 아방이 아닐까? 아방이 나를 찾으러 온것은 아닐까?"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따라가 보지만 매번 허탕을 치고 만다. 

사진 한장없는...얼굴도 모르는  아방을  어멍 보다 더 그리워 하며 중용은 소리없이 울며 안타까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50 ~ 60년대의 농촌생활과 중용의 학교생활을 제주도의 정감있는 말로 풀어 내고 있는 '노래하며 우는새'...

4.3사건을 직접 겪은 어른들과... 그 사건의 전모를  속시원히 밝혀 낼수 없던 시절에 어른들의 왜곡된 이야기를 바로 알려고 노력했던 젊은 학생들...  어린중용의 시각을 통해 제주민들의 애환과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딱 알맞은 정도의 사건개요를 통해 우리 어린학생들이 어렴풋이 나마 4.3사건을 간접적으로 경험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 같다.

이땅에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비극적 사건을 통해 아직도 속 시원히 풀지못한 숙제를 많이  남긴고 있다는 죄책감이... 비를 타고 땅을 흠뻑 적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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