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1998년 12월
평점 :
절판


누구나 일탈을 꿈꾼다.

그것이 일상에서의 일탈이든...내 존재로서의 일탈이든...

꿈으로 끝날지언정 그 욕망만은 쉽게 지울수 없다.

... ... ...

처마끝에 달려 있는 풍경의 물고기... 푸른툭눈.

너무나 외로워 누군가를 그리워 하고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진정한 만남을 위해

간절히 기도 하고 있었다.

드디어 검은툭눈을 만났을때 가슴 떨며 그 와의 사랑을 ... 삶의 신화를 꿈꾼다.

하지만. 검은툭눈은 말이 없이 항상 아늑한 눈 빛으로 푸른툭눈을 바라볼뿐.

권태로운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푸른툭눈은 비상하고 싶다.

진정한 사랑을 만나기 위해,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이 처마끝 에서 벗어나고 싶다.

푸른툭눈이 비어가 되어  운주사를 떠나던 날 검은 툭눈의 울음 섞인 목소리는 푸른툭눈의 일탈을

막아내지 못했다.  

... ... ....

사춘기를 겪으며 나도 한때는 비어가 되고 싶은 적이 있었다.

뭐 하나 뜻대로 되는 일 없는 숨 막히는 일상에서 탈출할수 있는 방법으로

가출을 생각했던 나는...부모님께 연락을 하지 않은채

 친구의 자치방에서 하룻밤 자는 것으로 부터 일상의 탈출을 생각했다.

하지만, 그 밤은 나에게 전혀 새로울 것도 없는 고통의 밤일 뿐이었다.

푹푹 찌는 여름 ,친구의 좁은 방에서 자는 것이 불편했을 뿐더러...

낯선 방에서의 밤은 왜 그리도 길던지.

우습게도 나의 일탈은 반쪽의 성공도 거두지 못한채 

다음날 새벽에 끝이 나고 말았다.

...  ... ...     

푸른툭눈이 세상을 경험했을때

그 세상은 처음본 바다처럼 넓고 짭짜롬 하게 다가왔다.

가도 가도 끝이 없고 험난한 여정길에서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었던 비둘기에게 버림을 받던 날.

그는 생각 했을까...검은툭눈을.

이젠  그의 앞에 나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  ...

하지만, 난 무엇이든 해피엔딩의 결말이 좋다.

... ...

조계사에서 만난 화가로 부터 검은툭눈의 변함없는 사랑을

전해 들은 푸른툭눈은 한달음에 운주사를 향해 날아간다.

나는 검은툭눈을 똑바로 쳐다 보았다. 검은툭눈의 검은 눈빛에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흐르고 있었다. (생략)

"난 여길 떠나기만 하면 더 나은 삶이 주어지는 줄 알았어. 이미 주어진 형식적인 삶에서 벗어나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러나 그게 아니었어. 가장 중요한 걸 하나 잊고 있었어. 비록 답습된 형식적인 삶이라 하더라도 그속에 진실된 사랑만 있다면 그것이 곧 창조적인 삶이라는 걸 나는 몰랐어,"(본문p133)

푸른툭눈은 다시는 비상을 꿈꾸지 않을 것이다.  일상에서의 일탈은 철로에서 기차가 벗어나는 것 만큼 위험한 것이라는 걸 알았으니...

검은툭눈과 같이 한결같은 사랑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작은 일탈을 경험해 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엄마의 따가운 눈총과 심한 꾸짖음을 들으며 내 방을로 들어서던 그 새벽에... 내 작고 초라한 집이 나에겐 천국이었다는 사실이...그 기억이... 지금도 너무 뚜렷하게 뇌리에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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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9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똘이맘, 또또맘 2006-07-10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 책은 예전에 읽었던 책이랍니다. 책 읽고 리뷰 쓰기 미룬책들 한번씩 점검 중이랍니다. 기억 살리면서 쓸려니 어렵네요. 꽃임이네님도 오늘도, 낼도 즐겁게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