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벨은... 창백한 얼굴로 낮게 소리 질렀다.

"우리들도 어른이 될거야"

에르노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렇겠지. 하지만 그때까지 저항하겠어. 그게 전부야"

산도르 마라이 <반항아>- 본문 113쪽 중에서

 

위의 구절은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찾다가 헝가리 출신의 작가 마라이의 '반항아'라는 책 소개를 하는 부분에서... 본문중 나와있는 내용으로.."그때까지 (어른이 될때까지)저항하겠어"라는 말에 강한 인상을 받아 책은 사보지도 않고 수첩에 적어 두었던 글이며...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느낀 내 감정의 표현이기도 하다.

책이 발표된지 50년이 지난 지금도 매년 약 30만부가 팔려 나가고 있다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책의 주인공인 홀든 콜필드는 지금(?) 정신병원 요양중이며... 나는 이책을 두번째로 읽고 있는 중이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때의 느낌은.. 뭐라까.. 그저  심각한 반항아의 사회 부적응을 작가적 입장에 의해 주절 주절 늘어 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을뿐...

명성에 걸 맞지 않는 책의 내용은 그저  '미국식 문제아'의 정신세계를 그려놓은듯 했다.

몇달이 지난후  집에서 읽을거리를 찾던중 손에 잡히는데로 책장에서 빼온 이 책을 보며 '무슨 내용이었더라...' 내용도 가물 가물해 하며 첫장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 읽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된것이다.

그 느낌이란 바로 홀든의 정신세계가 내가 한번쯤 생각해 봤던 ...' 실컷 욕해 주고 싶었던...'     '빗나가고 싶었던...'      '역겹고 소름끼치는...'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느꼈고 ... ...

참으로 웃기는 일은 사무실 옆자리에 앉아있는 회사동료도 ' 호밀밭의 파수꾼'을 두번째로 읽었을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사회부적응자로만 생각했던 콜필드의 위태로운 정신세계는 성인이 된 우리들도 공감할수 있는... 우리 모두의 숨겨왔던 마음 한켠의 회색빛 그림자이기도 하고... 지금도  가끔 나올기미를 엿보며 숨죽이고 있는 내 속의 숨겨진 반항아적 지질은  아니었을까...? 

소설에 등장하는 홀든 콜필드라는 16세의 소년이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후 집으로 돌아가기까지의 2주일간의 이야기를 독백처럼 주절 주절 늘어놓은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몰론 우리의 숨겨진 마음 한켠을 찾아볼수도 있지만... 작가의 정신세계가 엿보이기도 한다.

그도 그럴것이 작가인 샐린저 또한 1932년 성적 불량으로 중학교에서 퇴학을 당한적이 있으니... 콜필드의 이야기가 작가의 경험담은 아닐런지...

그러고 보면 이유없는 반항이 어디있을까?... 콜필도 또한 그러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잘난놈들만 가득한 잘난학교나... 작가적 순수함을 잃고 헐리우드에 진출한 잘난 형이나... 잘난 학부모에게만 아부하는 전 학교의 교장이나...  콜필드는 끝없이 투덜거린다.

하지만, 여동생 피비와 엘리에 대한 그의 마음을 안다면... 그가 너무나 여리고 상처받기 쉬운 가여운 십대소년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으며.... 그속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한번쯤 겪어보았던 ... 갈팡 질팡 아파했을 내 영혼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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