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마법사 - 제3권 머나먼 바닷가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달도 어스름 구름속으로 숨어버리고 온기없는 별들은 너무 멀고 희미해서 제 빛을 잃어버린 밤.         환한 빛 아래 맹세한 약속의 말들과 도전과 용기는 이루지 못할 공허한 꿈인양 어둡고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바로 이순간 마법의 언어가  필요하다.

밤의 침묵을 깨우고  지팡이를 높이 쳐들어 숨어버린 달을 꾸짖어  밤을 밝히고  빛을 잃은 별들을 향해 생기를 불어 넣어줄 마법의 언어...

르귄의 작품인 '어스시의 마법사'에 주인공 게드는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내고 옛언어로 부터 힘을 얻어 마법을 배우게 되지만, 자신의 오만이 불러낸  어둠의 그림자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로 부터 시작된 모험은 제2편 '아투안의 무덤'을 거치면서 대현자가 된 게드를 만나게 되고 제 3편인 '머나먼 바닷가' 에서  절정을 이루게 된다.

용의 언어를 말할수 있는 용자 이며 위대한 마법사인 게드는 세상의 균형을 중요시 하고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 그 일이 가져올 결과를 무시하지 않으며 말을 아끼고 마법을 자제한다.

기나긴 침묵과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곧   마법이자  실천인 것이다.

주문과 변신으로 난무한 여느 판타지 소설과는 달리  '어스시의 마법사'에서는 절제와 균형의 미덕을 갖추고 있어 마법이 전혀 통하지 않는 장소가 있는가 하면 마법의 힘 자체가 아무 쓸모 없는 경우도 있다.

결국엔 절정의 순간에 강인한 정신만이 어둠을 물리치는 위대한 마법이 되는 것이다.

침묵과도 같은 언어속에서도 결코 지루할수 없도록 하는 르귄의 글엔 마법의 힘이 깃들어 있는듯 하다.  그의 글 자체가 마법의 언어를 담고 있다고 해야 할까...?

르귄만의 유연하면서도 기품있는 언어는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주고 마법서를 더욱 마법서 답게 한다.

잠못 이루는 밤...어둠의 그림자가 밀려들어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이 생기고 나약한 용기마저 꺼져버린 다면... 르귄의 언어로 부터 마법의 힘을 얻고 자신의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