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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ㅣ 보림문학선 4
오카다 준 지음, 박종진 옮김, 이세 히데코 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아파트앞에서 공놀이를 하던 아이들이 비를 피해 미끄럼틀 아래에 모여들게 되었다. 비가오기전 아이들이 놀고있는 곳을 가로질러 가던 같은 아파트에 사는 201호 아마모리싸가 우산을 먼저 펴들자 기다렸다는듯이 비가오는것을 목격한 아이들은 아마모리씨가 혹시 마법사가 아닐까라는 말을 시작으로 하나둘 각자의 비밀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여태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가 힘들어 비밀로 해 왔었지만, 아이들 모두가 아마모리씨와의 특별한 추억을 하나씩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 각자가 겪은 마법같은 이야기들은 아마모리라는 괴상한 아저씨를 둘러싸고 하나의 주제이지만, 각기 다른이야기로 이루어진 미니 판타지같은 모양새를 하고있다.
그리고 아이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공통점을 발견할수 있는데, 그것은 그들이 혼자 일때 (의기소침해 있거나 외로울때...) 아마모리씨 또는 그의 목소리가 등장해 아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는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는 당사자 조차도 이것이 꿈이었는지 아닌지 분명치 않다는것과 또한 꿈 또는 판타지속에 나타난 사람이 아마모리씨인지 아닌지 분명치 않다는것이다.
결국 열명의 아이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자신들의 경험담을 다 털어놓고 나서야 아마모리씨가 어쩌면 너무나 외로운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게 된 아이들은 자신들을 멋진 판타지로 이끌었던 아마로리씨에게 - 그는 내일이면 이사를 간다고 한다 - 모두의 마음을 모아 선물을 하기로 한다.
자기 곁에 있는 생명들이 죽어가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잊기 힘들었기에 혼자 살기를 고집하는 아마모리씨는 마법사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처럼 외로움을 겪고 있을때는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착한 사람임은 분명한것 같다.
아이들이 진작 아마모리씨의 그런 마음을 알았더라면 좀더 잘해 줄걸하고 후회하는것처럼 우리 주변에 사람들과 섞이지 않고 유난히 무뚝뚝한 사람이 있더라도 한번쯤 웃으며 인사를 건네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