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로브 라이너 감독, 레베카 드 모네이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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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 빠져들었는지 콕 집어내지는 못하지만 20대 초반 하염없이 빠져들었던 중국인이면서 프랑스어로 쓰는 작가, 샨사의 소설 <바둑 두는 여자>는 중국문학을 잘 몰랐던 내게 일제침략기의 만주를 배경으로 낯설고 아련하고 기이하면서 신비롭고 안타까운 시대의 이야기를 펼쳐주며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 소설은 만주로 파병 온 일본군 장교와 한 중국 소녀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1930년대 급박한 도시의 모습과 개인의 삶을 바둑판 위의 게임이 진행되는 것마냥 보여준다. 그래서 바둑게임은 영화의 모든 것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며, 현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바둑은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이 게임은 누군가 멈출 수도 없고 멈춰서도 안되는 것, 굴러가고 흘러가야 할 모든 것이었다. 소녀는 이 시대의 모든 것을 떠안고 온 힘을 다해 바둑을 둔다. 할 수 있는 일이 그뿐, 절망과 슬픔과 고독의 구렁텅이가 아무 것도 허락치 않았기 때문이다. 남자와 소녀가 만난 것 또한 바둑 두던 광장이었다. 서로의 아픔과 간절함, 고독과 절망을 알아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둘은 결코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런 시대, 그런 시절, 그런 시간들. 그럴 수 밖에 없는 정황들이 명명백백하다. 아픈 만남은 비극적 결말을 낳고, 소설은 비로소 이보다 더 희망적일 수 있겠는가, 이보다 더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를 묻는다. 모든 것이 반어법이었다. 이보다 절망을, 이보다 구속을 느끼냐고 묻는 소설에서 나는 비극으로나마 서로의 가까이에 옮겨 앉는 두 주인공들을 보았었다. 총소리, 시체, 울음, 데모, 억압,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흘러 넘치던 꽉 막힌 슬픔의 시대였다.

 

그리고 <플립>은 바로 그 바둑게임을 온전히 화면으로 옮겨온 영화다. 하지만 <바둑 두는 여자> 속 처연함과 결연함, 안타까움이 이 영화에는 없다. 사실 두 작품은 서로 비교할 만한 대상도 아니고 비교될 대상도 아니며, 내용상으로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다만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마음, 상황이 교차한다는 것이 닮았다. 이곳에 소녀가 있고, 저곳에 소년이 있다는 것이 닮았다. 여기 소년의 마음이 있고, 저기 소녀의 마음이 있다는 것이 닮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영화판 <그 남자, 그 여자> 아니, <그 소년, 그 소녀>다. 눈치챘겠지만, 소년과 소녀다. 작은 남자와 작은 여자 아니,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말이다. 쾌활하고 발랄하고 천진하고 순수하고 어여쁘고 밝고 화사한 아이들. 우린 이 영화를 보며 어린시절을 불러오게 된다. 그 시절에는 내 옆에 누가 있었던가, 자전거가 있었던가, 인형이 아니면 우산이 그것도 아니면 사탕이, 장미꽃이, 문구세트가, 숨바꼭질이, 귤 한바구니가 있었던가. 그 시절이라면 나, 할 말이 끝도 없이 쏟아질 것처럼 하염없지만 매몰차게 막아버린다. 감당할 수 없다. 그 밞음, 수줍음, 눈부심, 순수함들을 감히 감당할 용기가 없어서다. 다른 모든 것 앞에 단 하나, 작은 손! 그때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손은 참 작고 희고 깨끗했다. 아무 것에도 노출되지 않아 무엇에도 닿은 적이 없는 손. 세상 때 묻지 않고, 세상 짐 얹지 않고, 세상 아픔 스며들지 않은, 서로를 향해 반짝거리며 서로 잡아주기를 기대하던 작은 손. 그것만이 떠오른다. 전부가 아니지만 거의 모든 것인듯, 달뜨게 떠오른다. 해질녘 풍경도 떠오른다. 좀 더 놀고 싶은데 들어오라고 저녁 먹자고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와 찌개 냄새, 아쉬워하던 우리의 고무줄 놀이, 숨바꼭질, 달리기 계주 그런 것들. 결국 완전한 어둠이 거리를 잡아먹고 나서야 잔뜩 잔소리를 듣고 우리들은 집으로 끌려들어갔다. 그것들은 파노라마처럼 두서없고 정처없이 자꾸만 흐른다. 찰칵.

 

첫 시나리오를 쓰면서 불이 켜졌다 꺼졌다, 화면이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하는 페이드인,아웃 기법을 의도적으로 많이 넣었다. 나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씬이 끝날 때마다 계속 하얘졌다 까매졌다 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시나리오가 빈약해 기술적으로 채우려는 욕심의 발로였는데, 그날 작품 발표 시간에 태클이 엄청 들어왔다. 말이 토론이지, 토론당할 시나리오들이 아니라는 걸 민망하게도 우리끼리 잘 알고 있었다. 빨강 머리에 빨강 코트, 빨강 구두를 신은 여자가 새벽마다 이부자리에 누군가를 눕혀놓고 흰 이불을 덮어준 채 얼그러진 화장을 하고서 또각또각 출근하는 장면이 여러번 반복되었다. 인기척 없는 이불 속 인물과 대화를 하기도 하고, 언제나 이인분의 밥상을 차린다. 심지어 느릿느릿 움직이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 천천히 흔드는 섹스도. 기이하면서 고독한 지하방 인생.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말이 안되는 퇴폐적 시나리오는 사실 어디선가 졸업작품으로 감상했던 독립영화 장면을 나름 포착해온 거였다.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다. 그걸 강조하기 위해 붉은 빛이나 불안한 듯 흔들리는 흰 조명, 어둠 속에서 깜빡이는 카메라 기법이 필요했던 거였다. 어떤 애가 F.I/F.O이 너무 많이 등장해서 읽기가 부담스럽다고 했고 거기에 교수님이 종지부를 찍었다. 교수님은 우리의 빈약한 글에도 함부로 비난하지 않는 신사였다. 나는 내용상 의도였다고 어쭙잖은 변명이라도 하려 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못했고,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다. 나는 내가 쓴 작품에 타당성을 주장하지 못했던 자책을 안고 지금까지 지내왔다. 왜 그랬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설사 그게 타인의 눈에 이상하게 보였대도 나는 말해야 했던 것이다. 알지만 그게 필요했다고, 나는 이 시나리오가 영화가 된다면 잦은 F.I/F.O이 등장해도 좋다고 해야 했다. 그게 내 의도였으니까.

 

여자아이(줄리)는 옆집에 사는 남자아이(브라이스)가 좋다. 항상 남자아이를 주목하고 다른 여자 애에게 다정하거나 친절하면 신경 쓰인다. 그래서 졸졸 쫓아다니며 묻고, 관찰하고, 신경쓴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가 귀찮다. 왜 날 따라다니는지 어째서 나를 이렇게 귀찮게 하는지 짜증날 지경이다. 마을 어귀 무화과 나무에 올라가 나더러 올라오라고 소리친다. 친한 척 하고 날더러 자꾸 뭘 해주려거나 해달라 한다. 여자아이는 남자아이가 나무 위에 올라와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나무에 오르면 세상이 짠 하고 펼쳐지면서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그것들이 다 발밑에 있는 듯 행복한데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 어른들이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거기에 새집을 짓는 것을 막고 싶었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줄리네 꼬꼬들은 달걀을 참 많이 낳는다. 동네 아주머니는 줄리에게서 그 달걀을 사기로 하고, 줄리는 종종 꼬꼬가 낳은 달걀로 용돈을 번다. 브라이스가 이 달걀을 먹어봤으면 좋겠다. 내가 기르는 꼬꼬가 낳은 달걀은 식구들이 다 못먹을 정도로 많다. 브라이스에게도 갖다 줘야지. 브라이스는 줄리가 주는 달걀이 달갑잖다. 줄리네는 돈이 없는 걸까. 어째서 정원 관리를 안하고 저런 곳에서 닭을 기르는지 모르겠다. 더러운 정원에서 사는 닭이 낳은 달걀에는 균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족 누군가의 말에 줄리가 매일 가져다주는 달걀을 버리기로 한다. 줄리는 브라이스가 내다버린 달걀을 발견한다. 처음부터 어째서 말하지 않았니. 줄리는 다시 심하게 상처받는다. 이제 정말로 브라이스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줄리네 아빠는 정신이상을 앓고 있는 동생(줄리의 삼촌) 때문에 많은 돈이 든다. 그래서 정원을 가꾸는 데에 큰 돈을 들일 수가 없다. 줄리의 부모님은 종종 다투지만, 줄리도 아빠를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느 날 아빠를 따라 삼촌을 만나고 온 다음, 알게 된다. 아빠가 옳다는 것을. 도서관에서 브라이스를 본다. 눈길이 가는 건 사실이지만 외면하기로 했지만 우연히 브라이스가 친구와 하는 대화를 듣게 된다. 그들은 내 삼촌 얘기를 하고 있었다. 브라이스의 친구가 말한다. 난 그 아이의 삼촌이 그렇다는 걸 들으니까 그 아이가 그런 이유를 알겠다. 그 아이가 이상한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구나. 줄리는 완전히 상처 받는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동조해버리는 브라이스 때문에. 이제 브라이스 따위는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

 

브라이스는 줄리의 무화과 나무, 달걀, 삼촌 이야기를 모두 안 이후로 그녀를 무시하던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들고 있다. 그뿐 아니라 그애의 뒷모습과 표정에 늘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그 애는 날 없는 사람처럼 대한다. 삼촌에 대한 일로 많이 기분이 상했을 거야. 줄리가 나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이 못지 않게 속이 상한다. 어쩌지. 아 어쩌지. 이제 줄리는 더더욱, 더군다나 나를 봐주지 않는다. 그녀에게 키스를 하려고 했다. 그녀는 매몰차게 나가 버리고 친구들에게 비웃음만 듣는다. 그래도 괜찮다. 어떻게 하면 줄리의 화가 풀려, 예전처럼 나를 귀찮게 하며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줄까. 어떻게 하면. 딱 하나 있다. 내가 줄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줄리를 위해 무화과 나무를 심기로 한다. 그녀의 집 정원에 무화과 나무를 심고 그 나무가 자랄 때까지는 날 용서해주지 않을까. 그래, 무화과 나무를 심자.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세상에, 그녀가 나온다. 우리 같이 나무를 심는다. 우리. 그애가 내 정원에 묘목을 가져왔다. 무화과 나무를 심고 있다. 세상에, 브라이스의 눈이 달라 보인다. 아무래도 여전히 브라이스와의 첫 키스 기회는 지나버리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가 심은 나무가 자랄 때까지. 예쁜 나무와 다정한 우리들과 아름다운 정원 그리고 마을 풍경. 추억은 그런 것들일 것이다. 사람과 풍경, 인상 속에 숨어있던 많은 시간들. 그것을 편리하게 추억이라는 두 글자로 뭉뚱그려 부리는 것일 테다. 브라이스와 줄리가 나무를 심는 광경은 내가 가진 모든 추억을 압도할 만큼 멋졌다. 함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던 그 시절에서 해방된 건 언제였을까. 그때, 내가 아홉 살이고 그가 열 살이었을 때에 소년은 종종 옷걸이로 맞았다. 뭘 잘못했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소년은 다락방으로 기어서 도망갔다. 우리집 하고 똑같이 생긴 방인데도 소년의 집에 들어갔다가 무척 경이로운 기분을 느꼈다. 거기 짜부러진 옷걸이가 아무데나 널려 있었다. 옷이 걸린 것과 매로 변용된 옷걸이. 아 옷걸이.

 

기억은 때로 단편적이고, 그 단편적 기억을 차례로 늘어세우면 그것이 종종 전부가 된다. <플립>은 작은 여자아이와 작은 남자아이의 순수하고 화사한 연애 이야기지만, 순수한 발랄함과 아직 어린 마음과 공존하는 영악함을 보자면 피식 웃음이 난다. 그때 나도 그가 전부였었다. 그를 보기 위해 잠을 자고, 일어나고, 피아노를 치고, 공부를 했다. 참 작은 소년, 소녀였는데(당연히 우리 둘 뿐인 건 아니었다, 동네에는 족히 한 다스는 될 법한 소년,소녀들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내가 아주 다 커버린 어른처럼 느껴졌었다. 그런 감정은 커서는 가질 수 없는 거였다. 학생 때의 사랑은 기념일을 챙기는 데에 열올리는 "보여주기식 사랑"이었고, 성인이 된 후의 사랑은 상대가 아니라 나를 더 가여워하는 "나를 향한 사랑"이었다. 참 예뻤다, 어린 시절. 좋은 집은 아니었지만 꽈배기 공장이 있고 친구들이 엄청 많던 동네. 나는 그곳에 살았던 어린시절을 따뜻하고 안락하고 조용하지만 함께 뛰어놀 친구가 없는 아파트에 살던 시절보다 훨씬 영예롭게 기억한다. 누구에게나 아련하게 떠오르는 시절이 있을 것이다. 어린시절을 불러오는 것은 자유, 그 시절을 빨강 머리를 고수한 주근깨 빼빼 마른 앤이나 안소니와 테리우스 사이를 방황하던 캔디, 이집트를 호령하던 피부 검은 왕비 클레오파트라, 오스트리아 공주에서 프랑스 왕비가 된 비운의 여인 마리 앙투와네트와 함께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책이나 TV 속에 존재했지만 그 시절, 온 동네를 휘감으며 몰려 뛰어다니던 우리는 오로지 우리 아니, 내 안에만 살아있다. 불러올 추억이 있다는 것은, 이미 몸이 다 커버린 여자가 아주 작아서 서로 부딪칠까 겁이 났던 작은 손을 기억하는 일은, 기가 막힐 만큼 매혹적인 일이다. 강렬하면서 신비롭고 그래서 아무 데나 가라앉아 버려도 좋을 만큼 황홀한 일이다. 안녕, 내 어린시절. 그리고 당신의 어린시절. 내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오는 어린 날의 시간들이 버겁지만 보물이다. 이건 정말이지 감동이고 매혹이고 황홀 그 자체다. <플립>을 볼 때만큼은 어깨에 얹힌 어른의 무거운 짐 살며시 내려놓고 잠시나마 줄리와 브라이스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지. 내가 줄리라면 브라이스가 있을 것이고, 브라이스라면 반드시 줄리도 옆에 있을 것이다.

 

브라이스가 줄리를 잃지 않는 법

 

1. 세상이 한 눈에 보인다는 줄리(가 좋아하는) 무화과 나무를 베지 못하도록 함께 올라가줄 것

2. 줄리네 집 정원에서 자란 꼬꼬들이 낳은 달걀을 맛있게 먹어줄 것

3. 줄리가 사랑하는 삼촌, 줄리의 삼촌을 사랑하는 줄리의 아버지, 그로인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될 줄리의 가족을 존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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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1-17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머머머머머, 아이리시스님. 제가 여태껏 안자고있던 보람이 있어요! 브리핑을 계속 훑는데 낯익은 닉네임이 올라오길래 역시 아이리시스님은 늦게 주무셔, 하면서 생각없이 들어왔더니 세상에나, 세상에나 [플립]!
저 이 영화 처름에는 줄리가 너무 제가 생각하는 그런 귀엽고 예쁜 꼬마아이상이 아니라서 시큰둥하게 봤는데 웬걸 보면볼수록 빠져드는거 있잖습니까... 영화 끝나고 이틀동안 패닉에 잠겨서 뭔가를 할 수가 없었어요. 패닉이라기보다는 여운이 남아서. 꼬맹이들의 사랑이 얼마나 달달하고 아련한지. 또 잠시동안 그 브라이스를 연기한 배우에게 흠뻑 빠져서 그가 출연한 영화도 찾아보고는 했었지요.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아, 요즘 플립을 잊고 살았었는데 아이리시스님이 보셨군요! 정말 재밌지요? 정말 이런 영화 다시는 못 찾아볼 것 같습니다 ㅎㅎ

아이리시스 2012-01-17 00:42   좋아요 0 | URL
어머머머머머, 우와 소이진님이다ㅋㅋㅋ 아 근데 졸려 죽겠어요. 몸이 계속 안좋아서 하루에 절반을 자는 듯ㅋㅋㅋㅋ 이거 봤구나, 엄청 좋아하구나, 소이진님. 꼬맹이들 예뻐요. 그리고 소이진님도 꼬맹이에요, 그걸 알아야 할텐데 히히히. 꼬맹이 때는 꼬맹이 소리 듣는 거 싫죠?3=3=3=3 화질이 너무 좋아서 영화에서 막 빛이 발하는 것 같더라고요. 좋은 것과 별개로 나는 이제 정말로 나이를 먹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죠? 소이진님도 그 여자아이를 훗날 아이리시스 누나 나이 되어서 생각하면 그럴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막 성인이 되기 전 아이들에게 마구마구 보여줘야 하는 거예요, 그죠?

이진 2012-01-17 01:30   좋아요 0 | URL
크크크. 괜찮아요 어차피 실제로 덩치는 꼬맹이 아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맞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아이리시스누나 나이괜찮은데, 그렇게 안 어른인데 ㅎㅎㅎ 제 아는 사람 중에도 아이리시스님하고 나이가 비슷하신 여성분이 계신데 그분도 플립 좋대요... 이건 어느 세대나 다 좋아할만한!!

아이리시스 2012-01-18 16:02   좋아요 0 | URL
그렇게 안 어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구나, 어느 세대나 다 좋아할만한!! 그나저나 소이진님, 덩치는 꼬맹이 아니에요? 아.. 덩치는 꼬맹이 아니구나.. 그래도 소이진님은 꼬맹이에요. 동생은 몇 살이에요?^^

이진 2012-01-21 21:11   좋아요 0 | URL
앗, 늦었다 ㅋㅋㅋ
동생은 이제 중2에요. 여동생은 중1. 그런데 여동생하고는 안친하고..
남동색하고도 썩 ㅋㅋ

아이리시스 2012-01-25 01:40   좋아요 0 | URL
그렇구나 소이진님은 형도 되고 오빠도 되는 구나. 그렇구나.. 그래서 어른스럽구나.. 하나 뿐인 줄 알고 물어본 건데 둘이나! 동생들 데리고 살기가 힘들어요, 그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AYLA 2012-01-17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저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남자 아역이 어쩜 그렇게 정석 미국 훈남으로 생겼죠? 여자 아이는 정석 미녀는 아니지만 매력터지는 스타일이었고..눈도 즐겁고 마음도 즐거웠었네요 ^^

아이리시스 2012-01-18 15:43   좋아요 0 | URL
LAYLA님 안녕. 저 예전에 알라딘에 둥지 틀기 전에 LAYLA님 서재 많이 놀러갔어요. 제가 댓글 남긴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 영화 좋다는 글 보고 본 건데, 역시, LAYLA님이랑 소이진님은 보셨네요. 귀여워요. 그즈음 어릴 때 추억들이 몇 개 있는데 막 떠올랐어요. 저는 학교는 아니고 학교 마치고 집에 돌아온 동네에서 ^^

blanca 2012-01-17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보고 싶어지는 플립인데요? 넘 사랑스러워요. 브라이스가 줄리를 잃지 않는 방법, 이것도 넘 귀여워용. 처음 쓰는 이야기는 뭐든 자기 자신한텐 가치 있는 것 같아요. 첫사랑, 첫애처럼요. 빨간 머리 앤! 아래에도 있네요. 이 책, 이 만화를 보면 자동으로 유년이 환기되는 것 같아요. 두서없는 댓글이 되어 버렸는데 사랑스러운 페이퍼였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아이리시스 2012-01-18 15:46   좋아요 0 | URL
딸이 좀 더 크면 좋겠지만 지금도 같이 봐요, blanca님. 내용을 모두 알아버리셨어도 참 사랑스럽고 재밌을 거예요. 저도 blanca님처럼 빨강 머리 앤을 책세트로 보고 싶은데(저 1권만 있거든요) 그걸 읽을 엄두가 안나요. 아래 DVD는 꼭 사고 싶어요. 근데 드라마화로도 몇 번 됐는지 여러 개가 있어서 하나 보고 나면 또 볼까 의문이에요. 저는 플립이 좋다는 소문 듣고 본 건데 좋더라고요. 애들만으로도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운 얘기를 만들어내는지^^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1-17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리시스님 좋아했던 이웃 소년들이 꽤 있었을 것 같은데요~
부산의 김태희잖아요~~

전 다 지나고 알아채는 타입이라 재미없는 여자죠.눈치없고 분위기 없는...켁

아이리시스 2012-01-18 15:51   좋아요 0 | URL
현맘님, 저는 김태희가 아닌걸요. 현맘님만 그렇게 상상하시는 거라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웃 소년들은 아니지만 어릴 때 꽈배기 공장이 있던 동네에, 다세대 주택 바로 옆집에 한 살 많은 오빠를 저는 좋아했어요. 예쁘게 보이고 싶었어요. 저는 그때 못 생겼지만 꽤 똘똘했는데 ^^

눈치없다고 지금 연애 시작할 때 저도 그런 소리 많이 들었어요. 근데 알아도 안다고 어떻게 얘기해요? 연애를 시작한 지가 오래 되어서 기억이 잘 안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맥거핀 2012-01-18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신 내용으로 봐서는 믿고보는 롭라이너 영화 같네요. 저는 영화도 영화지만 초반부에 얘기하신 <바둑 두는 여자>라는 책에 아주 흥미가 가네요. 바둑 둘 줄 아세요? 아..개인적으로 바둑 잘 두는 여자보면 너무 멋있어요. 바둑 TV 같은데서 얼굴 찡그리고 판을 들여다보고 있는 여류기사들이요. (저는 바둑을 나름 '좋아만 하고' 잘 못 둡니다.)

아이리시스 2012-01-18 15:54   좋아요 0 | URL
역시 귀여우신 소이진님과 LAYLA님이 벌써 보신 거라는;; <바둑 두는 여자>를 저는 중국소설을 거의 모를 때 읽고 중국소설의 대표로 기억하고 있어요. 그때는요, 중국일주를 꼭 해보고 싶었는데요. 그러다가 북경에 가려고 티켓까지 사려했는데 그냥 못가게 되었어요.

맥거핀님 저는 바둑 못 둬요. 오목이라면 잘해도ㅋㅋㅋ 예전에 배우긴 한 것 같은데 제가 할 수 없는 거더라고요. 괜히 다시 배우고 싶어요, 멋있다니까!!

2012-01-18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다들 어떻게 알고 보신 걸까요.
영화도 소설도 탐이 납니다. 기회 될 때...
여튼 연애를 하면 아이도 자신을 어른으로 느끼는군요. (겪어 본 사람만 쓸 수 있는 말이에요.) 그리고 중고생의 이벤트 연애보다 대학생의 자기애 충만한 사랑보다, 그보다 더 순수한 사랑은 그 전 나이에 있을 수 있는 것이군요. 여러 모로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있는 글이었습니다.^^

아이리시스 2012-01-18 15:56   좋아요 0 | URL
정말로요. 애들은 자기들이 다 컸다고 느껴요. 지금 볼 때 고등학생들이 애기 같아도 그때의 저는 제가 다 컸다고 느끼잖아요. 섬님, 오랜만인 거죠? 저는 막 좋다고 보기에는 제가 좀 나이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어릴 때 동네의 저는 이보다 훨씬 이야기가 많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순수함이 듬뿍 담긴 예쁘고 아름다운 영화였음에는 변함이 없어요.^^

Shining 2012-01-18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리시스님은 정말 여러가지를 보고 읽으시는군요. 감탄하게 됩니다+_+
미드 <24>와 <힐링캠프>와 영화와 책까지, 언제 다 하시는건가요?ㅋ
저도 이런 알콩달콩한 영화를 보고싶은데, 어제 <밀레니엄>을 봤습니다;

아이리시스 2012-01-18 16:00   좋아요 0 | URL
[24]는 이제 오늘로 시즌5를 끝내요. 제가 1월 들어 시즌3를 시작했는데 6일마다 시즌 갱신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4개 남은 에피소드를 나중에 저녁에 꼭 보려고요ㅋㅋㅋ 근데 그건 샤이닝님도 마찬가지예요. 모든 알라디너들도요. 어떻게 일하고 책읽고 그것도 이렇게 꾸준히 많이! 가능한지 상상을 못하겠어요. 저는 하나만 해도 늘 뻗어버려요. [밀레니엄] 재밌었어요? 저는 스웨덴판 봤는데 영화보다 책이 더 낫겠다 생각했어요. 그냥 그럴 것 같다고..( '') 스웨덴 겨울풍경은 정말 아름답던데요. 할리우드판이 더 별점이 높던데요. 샤이닝님도 꼭 플립 보세요^^

마녀고양이 2012-01-18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리님 요즘 어때요?
그래도 영화 리뷰는 열심히 올리시니, 잘 계시는거 맞죠?

밑에 <브라이스가 줄리를 잃지않는 방법>이 참 좋네요,,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가 생각나요.
난,, 저런거 참 좋더라, 사소하고 아껴주는 저런 문구.

아이리시스 2012-01-18 16:06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마고님. 저는 잘 살아있어요. 아무 것도 안해도 시간이 잘 가서 어제는 몸이 나른해서 뻗어버렸는데 오늘은 또 괜찮아요. 잠 엄청 자버렸어요. 맞다, 그렇지 않아도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 마고님이 좋다고 하신 거 안까먹고 기억하고 있었어요. 보려고 해요! <플립>은 모두 좋아할 만한 영화니까 마고님도 코알라도 꼭 보세요^^

마녀고양이 2012-01-18 16:12   좋아요 0 | URL
까먹을까봐 <플립>을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굿 다운 로드 받아서 봐야징~

아이리시스 2012-01-18 16:26   좋아요 0 | URL
굿 다운로드 짱!!! 저희는 집에서 쿡 TV 컨텐츠비 얼마나 나가는지 몰라요. 엄마가 자꾸 드라마도 돈을 내시려고 해서 약간 불법 다운로더가 되긴 했지만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