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는 돌들이 가득 The Collection 13
레오 리오니 지음, 정회성 옮김 / 보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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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처음으로 작가이름을 외웠던 레오 리오니.

그래서 그의 작품들을 일부러 찾아 보곤 했는데

'바닷가에는 돌들이 가득'이라는 작품이 있었는지는 이번 신간을 보고서야 알았다.

(아직도 접하지 못한 레오 리오니의 작품들이 많다는 것도.)

기존의 레오 리오니의 작품들처럼 철학적 메세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림도 전혀 다른 느낌이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바닷가의 돌들.

왜 바닷가의 돌들이라고 했을까? 아이는 '바다'하면 모래가 더 먼저 생각나는데 왜 바닷가의 돌이냐고 반문한다.

음...그건...음...-.-;;




바닷가에는 평범한 돌들도 있지만, 재미있고 신기한 돌들도 있다.

돌만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아이들은 경험으로 그걸 안다.

그래서 이 대목에서 자신들이 찾았던 돌들에 대해 또 맘껏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낸다.

텍스트는 거의 없는 그림책인데도 할 이야기가 참 많구나.


특이한 모양이나 색깔의 돌들을 찾아봤지만 그 돌로 이런 놀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우와~ 우리도 당장 해보자며~



 



아이들이 그간 찾았던 돌들을 꺼내와 돌 하나에 얽힌 추억들을 또 소환한다.

아무래도 바닷가로 나가 함께 돌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바닷가에는 돌들이 가득'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자세히 관찰해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그림책이다.

평범한 것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진정 행복이겠지.

간결한 텍스트와 특히 흑백 연필선의 그림들은 사실적인 그림들보다 더 많은 상상의 여지를 준다.

실제로 돌을 가지고 독후활동을 할 수도 있고, 자신만이 상상의 돌을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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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행복한 빵, 행복의 빵 정도로 해석이 되겠다.

얼마전 <빨강머리앤이 하는 말>에서 언급되었던 영화인데 궁금해서 찾아봤다.

(이하 사진: 네이버 영화)

 

원작이 있는 영화이자, 작가가 직접 감독을 한 영화이기도 하다.


 

 


보는 내내 은은한 커피향과 고소한 빵냄새가 폴폴난다.

갓구운 빵냄새를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은 괴로울듯.

영화에서는 냄새대신 소리로 그걸 전달해준다.

사사삭~ 빵을 나눠먹을 때 나는 소리.

그 작은 것들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이 부부가 사는 모습. 참 부럽다.

뭐하나 급하지 않고, 여유롭고, 자연에 동화되어 살아간다.

어떻게 저렇게 살아갈 수 있지? 현실감은 완전 떨어지지만 그저 부럽고 보는 동안은 잠시 나도 해피해 진다.


영화 내내 언급되는 <달과 마니>라는 동화책이 진짜 있는지는 모르겠다.

검색해도 안나온다. -.-;;

'해피해피 브레드'의 부록으로 주었다는 얘기는 있다.

늘 밝지만 뭔가 상처가 있을것 같은 리에.

영화 후반부에 가면 뭔가 밝혀지리라 했지만, 그들의 비밀은 끝내 나오지 않는다.

나의 상상에 맡기는 거지.

리에가 나의 마니를 찾았다는 대목에서 그것이 아기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이후에 임신소식을 갖고 오는 걸 보면 '나의 마니'는 무엇일까, 그걸 듣고 남편도 같이 기뻐하는 걸 보면

내가 영화 속에서 뭔가를 놓친건 아닌지 답답하기도 했다.

무튼, 보는 동안은 잠시 행복해지는 영화.

에이~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어딨어! 딴지 걸지 말고 영화는 영화대로 그냥 보면 좋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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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인상깊게 봤던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다시 봤다
역시나 개운치 않은 기분이다
(영화 장르가 코미디라니! 헐...)
원작이 있다는건 최근에서야 알았다
뮤지컬로도 공연중인 작품이다
마츠코의 일생이 혐오스럽긴 하지만 마츠코가 혐오스럽냐? 그건 아니다
어쩌다 그렇게 된 걸까?
마츠코가 도대체 왜? 라는 말을 자주 하듯 나도 묻게 된다

도대체 왜??
돌이켜 보면 역시 가정에서의 사랑과 잘못된 사랑방식에서 기인한다
(분명 마츠코의 아버지도 마츠코를 사랑하기는 했는데 말이다)
마츠코가 자신의 빈 집에, 고향에 있는 집에 돌아올때, 그리고 엔딩에서 하던 ただいま(다녀왔습니다)는 너무 슬프다
잘못된 사랑방식.
지금 내가 마츠코의 아버지는 아닌지 되돌아 본다

영화와 원작이 다르다고 해서 궁금은 하지만
이 끈적거리는 불편한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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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블랙 에디션, 양장 특별판)
미카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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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의 '모모'는 중2 그러니까 30년도 더 된 지난날, 처음으로 책에 빠져들게 해준 책이다.

당시의 나의 독서력으로는 힘든 볼륨이었음에도 그렇게 읽어낸 내가 대견하기까지 했었다.

너무 재미있었던지라 미하엘 엔데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모모는 주인공의 이름과 작가, 시간도둑만 기억에 남고는 회색신사들의 시가연기처럼 흐릿해진 기억인지라

막연히 언젠가 다시 한번 꼭 읽어보고 싶다 했는데 이번에 모던한 표지의 블랙에디션으로 만나게 되었다.

(사진이 고급진 블랙컬러를 담지 못해 아쉽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다시 한번 유명세를 탔던 원조 드라마셀러이기도 한 모모.

드라마도 재미있게 보았던터지만 당시에는 다시 읽어보진 못했다.

읽고 싶은 책들이 쌓여있는지라 이런 특별한 기회가 아니면 재독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처음 표지를 보았을때도 거북인 카시오페이아도 기억이 나질 않았을만큼

재독이라 해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처음 읽는 것과 마찬가지였지만.


그렇게나 오래된 모모, 그러나 30년이 훌쩍 넘게 '살아 남은' 모모는 그래서 고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은 모모의 초판은 1973년이라 하니 더욱 놀랍다.

이 작품이 45년이나 되었음에도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읽어도 전혀 낯설거나 낡은 느낌은 나지 않는다.

표지의 모던함 때문만은 아니고 매끄러운 번역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카시오페이아의 등딱지에 나타난 글자, 모모를 넘겨보면 또 새로운 디자인의 모모가 있다.

''지구 북쪽에 사는/남쪽에 사는 야생동물' 시리즈의 작가 디터 브라운이 작업을 한 것으로

아이에게도 그림그리기에 영감을 주기도 한 일러스트레이터다.




읽다 보면 참 절묘한 소제목들에서 또 한번 감탄을 하게 된다.

풍요속의 궁핍, 뒤를 쫓던 자들을 뒤쫓기,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끝.

말놀이 같기도 한 알쏭달쏭한 이 제목들 역시 모모에 빠지게 만든 여러 요인중의 하나다.

궁금한 것은 30여년전 내가 읽었던 모모의 표지나 일러스트 뿐만 아니라 번역(같은 번역가이긴 하지만)이 같은가 하는 것이다.

비교해서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능력, 모모가 태어났을땐 그것이 별것 아닌것 처럼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분명 능력이다.

모모에게 이야기를 하다가 스스로 지혜로운 생각을 떠올리고, 과감하게 결정을 내리고, 또 즐거운 마음이 되었던 사람들.

아주 오래전, 그런 경험이 있었더랬지...싶은 생각과 함께

내 시간 역시 회색 신사들에게 많이 빼앗겼구나 싶어 뜨끔했다.

그리고 그 의미없이 아낀(?) 시간들을 아이에게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되돌아 본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고, 또 부모가 되고 나서 읽으니 중점을 두는 부분도 달라진다.

내 아이들은 신나하고 있는지, 뭔가 유용한 것만을 위한 시간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한다.

마하엘 엔데는 마치 오늘날을 내다보듯 모모를 쓴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 시간에 쫓길수록 더 바빠지고, 지루해지고, 더 적의를 갖게 되는 사람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언제나 없는 거리, 아무 데도 없는 집의 호라 박사와 모모의 도움으로 찾게 된 시간들 덕분에

이제는 사람들에게도 함께 웃고, 함께 울 "그럴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모두에게도 그럴 시간, 살아 있는 시간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꼬마 모모는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재주를 갖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주는 재주였다.

- P25

베포는 이렇게 얘기했다. "얘, 모모야.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 그러면 서두르게 되지.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 거야. 나중에는 숨이 탁탁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야.(...)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하는 거야.(...)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 거야.(...)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 P58

세상에는 아주 중요하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비밀이 있다. 모든 사람이 이 비밀에 관여하고,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대개 이 비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비밀은 바로 시간이다. 시간을 재기 위해서 달력과 시계가 있지만, 그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사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한 시간은 한없이 계속되는 영업과 같을 수도 있고, 한 순간의 찰나와 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한 시간 동안 우리가 무슨 일을 겪는가에 달려 있다. 시간은 삶이며, 삶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니까.


- P89

하지만 시간을 아끼는 사이에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것을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아무도 자신의 삶이 점점 빈곤해지고, 획일화되고, 차가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점을 절실하게 느끼는 것, 그것은 아이들 몫이었다. 사람들은 이제 아이들을 위해서도 시간을 낼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삶이며, 삶은 가슴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면 아낄수록 가진 것이 점점 줄어들었다.

- P111

"아이들은 우리의 천적이에요. 아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벌써 오래전에 전 인류를 수중에 넣을 수 있었을 겁니다.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시간을 아끼게 하기가 힘이 들어요. 그래서 우리의 가장 엄격한 법칙 중의 하나는 이렇습니다. ‘아이들을 맨 마지막으로 공략하라.‘"

- P183

"그런데 왜 얼굴이 잿빛이에요?" 호라 박사가 대답했다. "죽은 것으로 목숨을 이어 가기 때문이지. 너도 알다시피 그들은 인간의 일생을 먹고 살아 간단다. 허나 진짜 주인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시간은 말 그대로 죽은 시간이 되는 게야. 모든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시간을 갖고 있거든. 시간은 진짜 주인의 시간일 때만 살아 있지."

- P240

"죽음이 뭐라는 걸 알게 되면, 사람들은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게다. 그리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아무도 사람들의 인생을 훔칠 수 없지."

- P251

아이들은 사는 지역에 따라 나누어져 각각 다른 탁아소에 수용되었다. 거기서 스스로 놀이를 고안해 내는 것은 물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놀이는 감독 요원이 지시했는데, 모두 뭔가 유용한 것을 배우는 것들뿐이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즐거워하고, 신나하고, 꿈을 꾸는 것과 같은 다른 일들은 서서히 잊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의 얼굴은 점차 시간을 아끼는 꼬마 어른처럼 되어 갔다. 아이들은 짜증스럽게, 지루해하며, 적의를 품고서, 어른들이 요구하는 것을 했다. 하지만 막상 혼자 있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도무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모든 일을 겪은 후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소란을 떠는 것뿐이었다. 물론 그것은 즐거운 소란이 아니라 미쳐 날뛰는 듯한 고약한 것이었다.

- P288

"(...)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건 꿈이 이루어지는 거야. 적어도 나처럼 되면 그렇지. 나는 더 이상 꿈꿀 게 없거든. 아마 너희들한테서도 다시는 꿈꾸는 걸 배울 수 없을 거야. "


- P320

두 사람은 몇 번이고 얼싸안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모두 멈춰서서 같이 기뻐해 주었다. 그들은 같이 웃고, 같이 울었다. 이제 모두들 그럴 시간이 있었다.

- P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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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100층짜리 집 100층짜리 집 4
이와이 도시오 글.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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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층짜리 집' 시리즈 지하, 바다에 이은 네번째 하늘 100층짜리 집.

숫자 100을 소재로 한데다 세로로 넘기는 판형이 독특해서 책장에서도 아이들에게 자주 선택되는 책들이다.

기존에 무척 재미있어하던 그림책인지라 이번에도 기대감 업!




단순히 숫자 100을 늘어놓은 건 아니다.

나름대로 스토리가 있다.

추운 겨울날, 해바라기씨 하나로는 배불리 먹을 수 없어서 꽃을 피워 더 많은 씨앗을 얻고 싶어하는 박새 추피가 주인공이다.

씨앗하나를 물고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서 추피의 모험이 시작된다.

한페이지에 10층씩 구성이 되어 있다.

구름, 빗물, 무지개, 바람, 눈, 얼음, 번개, 오로라, 공기, 빛이 각 층마다 살고 있다.

100까지의 숫자도 눈에 띄지만 기상과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해볼 수도 있었다.

 

다음 층에는 누가 살지는 미리 알려주기 보다 상상해보는 숨쉼이 있어 더 흥미진진하다.

처음에는 커다란 기상과 관련된 주제나 숫자에 관심을 두지만

볼수록 디테일한 그림에 집중한다.

추피의 씨앗은 층이 올라갈수록 점점 자라난다.

씨앗이 자라는 과정이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지만 추피는 꿋꿋하게 친구들의 도움으로 키워낸다.

그리고 이 작은 씨앗 하나가 이뤄내는 기적이란!!!

스포금지. ^^


 


 

둥이들에겐 숫자를 쓰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심어준 책이기도 하다.

따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저렇게 따라 그리는(?) 것이 신기했다.

둘이서 도란도란 그림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뭔가 자극을 주는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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