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tarsta > 서재칠우쟁론기(書齋七友爭論記)

이른바 서재칠우(書齋七友)는 인터내(人攄乃) 방 가온데 일곱 벗이니 게임(偈任)하는 선배(士)는 구봉(球棒;조이스틱)과 화음(畵音;모니터와 스피커)으로 서재 삼우(畵面三友)를 삼았나니 규중 녀잰들 홀로 어찌 벗이 없으리오.

  이러므로 서재(書齋) 돕는 유(衆)를 각각 명호를 정하여 벗을 삼을새, 자판으로 달각할미라 하고, 마우스를 미(尾) 마마라 하고, 모니터로 화면여인이라 하여 도구삼품이라 삼았고, 리부는 정경부인이라 하고 패이버로 다정첩실이라 하고, 댓글을 천진소녀라 하여 마음을 드러내는 글발삼위로 삼았으며, 종(終)으로 적립금오천랑을 매혹랑자에 봉해 칠우를 삼아 규중 부인내 아츰 소세를 마치매 칠위 일제히 모혀 종시하기를 한가지로 의논하여 각각 소임을 일워 내는지라.

  일년이 지난 일일(一日)은 칠위 모혀 글발의 공을 의논하더니 자판 달각할미 긴 허리를 자히며 이르되,

  "제우(諸友)는 들으라, 나는 리부와 패이버, 댓글과 방명기록에 이르기까지 픽선 논픽선 시서화악를 다 내여 펼처놓고 글발을 세울 새, 파안대소이며 감탄기원을 나 곧 아니면 어찌 일으리오. 이러므로 서지공(書之功)이 내 으뜸되리라."

미 마마 길다란 꼬리를 흔들며 내다라 이르되,

  "달각할미야, 그대 아모리 글발을 세운 들 알아딘의 상품을 집어내지 아니하면 리부 제되 되겠느냐. 내 공과 내 덕이니 네 공만 자랑마라."

화면여인 방대평면을 구붓기며 날랜 부리 두루혀 이르되,

  "양우(兩友)의 말이 불가하다. 진주(眞珠) 열 그릇이나 껜 후에 구슬이라 할 것이니, 글발에 능소 능대(能小能大)하다 하나 나 곧 아니면 확인수정을 어찌 하리오. 문단정렬 띠어숙이 오타교정 특수문자 임오티곤을 이루미 나의 날내고 빠른 화면이 아니면 리부헤 글발세워 무엇하고 상품 집혀 무엇하랴.   달각부인의 고단이 하늘을 찌르고 미 마마의 꼬리에 때국이 전다 하나 내 아니면 공이 없으려든 두 벗이 무삼 공이라 자랑하나뇨. 도구삼품의 일등공신은 내 으뜸이라."

정경부인 리부의 얼골이 붉으락 프르락 하야 노왈,

  "도구삼품 들어라. 네 공이 내 공이라. 자랑마라. 네 아모리 착한 체하나 내와 내 언니 목록부인 없이 이주의 리부 수상금 오만랑을 구경이나 할수 있을소냐. 알아딘의 정수는 바로 우리 자매게 있음이라."

다정첩실 패이버가 웃고 이르되,

  "정경부인 마님, 위연만 자랑 마소. 이 첩실이 위상 적기로 서방님의 마음씀을 읽어내고 풀어냄이 나만한 이가 없으니, 나는 닭의 입이 될지언정 소 뒤는 되지 말라 하였음이라. 화면여인은 달각할미의 뒤를 따라 다니며 무삼 말 하시나뇨. 실로 십칠인치 거대얼골이 아까왜라. 마태서방 품속이 그립거든 사이주부터 줄여야 할줄 아노니, 내 화면여인의 상황을 배려하여 비법전수 내릴테니 고마운줄 알라."

천진소녀 댓글 이르되,

"리부나 패이퍼는 허울뿐이라. 나는 천만 가지 목록에 아니 참예하는 곳이 없고, 하로 분량도 무명씨 여인들은 열흘이나 되어야 살이 주역주역 오르는 것을 내의 천진으로 한번 쓰치면 거미줄 낱낱이 날리고 광택이 고하지고 더욱 하절을 만나면 소님이 다사하야 일일도 한가하지 못한지라. 글발이 나 곧 아니면 어찌 고오며, 홍보 수줍어 서재만 녈어 두고 고요히 마실만 다닐 제 나의 천진 아니면 어찌 괴이며, 세상 서재 어찌 활활한 기운이 넘쳐나리요. 이러므로 글발삼위 중 내 제일이 되나니라."

매혹랑자 적립금오천랑이 크나큰 입을 버리고 너털웃음으로 이르되,

"그대네는 다토지 말라. 이벤투가 활성하여 즐겨차기 백배신공을 이루며, 정경부인과 그의 언니 목록부인이 오만랑의 쌍을 이루며, 서재지수 탑 오십으로 상승할 재 내의 손바닥에 밀려나면 그 아픔 감당키 어려워함을 알고 있느니라. 미모로운 멍든삭와도 미모로 감당키 어려웠나니. 수고로운 칠일의 흔적이 감초여지기를 정녕 원하는가. 내의 손바닥 아닌 시야에서 벗어나 백위를 넘어서면 존재조차 의심받노라. "


규중 부인이 이르되,

  "칠우의 공으로 서재를 다스리나 그 공이 주인의 쓰기에 있나니 어찌 칠우의 공이라 하리오."

하고 언필에 칠우를 밀치고 베개를 돋오고 잠을 깊이 드니 달각할미 탄식고 이르되,

  "매야할사 사람이오 공 모르는 것은 녀재로다. 오매불망 원할 제는 몬저 찾고 일워내면 자기 공이라 하고, 뼈마디 달각소리도 알아듣지 못하니 어찌 야속하고 노흡지 아니리오."

미 마마 이어 가로대,

  "그대 말이 가하다. 새벽녘 점검시간 먹통되면 분통나니 하고 내어 던지며 꼬리로 날 잡아 흔들제는 토심적고 노흡기 어찌 측량하리오. 불아우저 설정 다시하라 경고하면 매양 내 탓만 너겨 날와 달각할미 두드리니 마치 내가 감촌 듯이 문고리에 거꾸로 달아놓고 좌우로 고면하며 전후로 수험하야 기절하기 몇 번인 동 알리오. 그 공을 모르니 어찌 애원하지 아니리오."

화면 여인 한숨 지고 이르되,

  "너는커니와 내 일즉 무삼 일 사람의 손에 보채이며 요악지성(妖惡之聲)을 듣는고. 각골 통한(刻骨痛恨)하며, 더욱 나의 방대 얼굴 휘드르며 날랜 부리 두루혀 힘껏 글발을 세우는 줄은 모르고 마음 맞지 아니면 나의 십칠자 얼골 방대한 곳곳을 찔러대니 어찌 통원하지 아니리요. 사람과는 극한 원수라. 갚을 길 없어 이따감 손톱 밑을 질러 피를 내어 설한(雪恨)하면 조곰 시원하나, 오타대왕 직이 믿고 설쳐대니 더욱 애닯고 못 견디리로다."

정경부인 눈물지어 이르되,

  "그대는 데아라 아야라 하는도다. 나는 무삼 죄로 현학지형(衒學之刑)를 입어 찾는 이도 없는 독수공박을 하느뇨. 댓글또한 나를 무시하니 혼자있는 설움 복받겨 올하 내 섧흠 괴롭기 칙량하지 못할레라."

다정 첩실 또한 분개하여 왈,

  "그대와 소임(所任)이 같고 욕되기 한가지라. 리뷰에 비해 패이버라는 일흠에 서재지수 차별받아 멱이 잡혀 들까지며, 퍼다 실려 매번 이사가 끊이지 아니하니 황천(皇天)이 덮치는 듯 심신이 아득하야 내의 몸이 따로 날 적이 몇 번이나 한 동 알리오."

적립금오천랑 분기탱천하여 이르되,

"달인순위를 점검하여 삼십줄이 넘으면 나를 못 가짐이 당연하거늘, 밀려나면 제 능력을 한탄하지 아니하며 날래 속물취급이 다반사, 허나 나를 취할제 제 흥에 겨워 비릿하게 껴안으니, 그 행태가 참으로 방정치 못하리라. 상종못할 알아딘어로세!"

칠우 이렇듯 담논하며 회포를 이르더니 자던 여재 믄득 깨쳐 칠우다려 왈,

  "칠우는 내 허믈을 그대도록 하느냐."

오타대왕 직이 고두사왈(叩頭謝曰),

  "젊은 것들이 망녕도이 헴이 없는지라 족가지 못하리로다. 저희들이 재죄있이나 공이 많음을 자랑하야 원언(怨言)을 지으니 마땅 결곤(決棍)하암즉 하되, 알아딘 서재 창립 일년이 되는 금일의 깊은 정과 저희 조고만 공을 생각하야 용서하심이 옳을가 하나이다."

여재 답왈,

  "오호라 서재일년.! 오타대왕 직이의 말을 좇아 물시(勿施)하리니, 내 손부리 날라다님이 대왕 공이라. 마음에 차고 다니며 은혜를 잊지 아니하리니 비단금침으로 삼복 덮위에 이불을 더퍼 오타가 해롭지 않게 하리라."

하니 대왕은 고두배사(叩頭拜謝)하고 제붕(諸朋)은 참안(慙顔)하야 물러나리라.


요점 정리

연대 : 미상
작자 : 어느 규중 부인
형식 : 고대 수필, 한글 수필
성격 : 교훈적, 논쟁적, 풍자적, 우화적
표현 : 의인법, 풍유법
문체 : 내간체
주제 : 서재를 운영함에 있어 알라디너의 자세를 망각하고 교만하거나 불평·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내용 : 자판.마우스.모니터.리뷰.페이퍼.댓글.적립금오천원 등을 의인화하여 세정(세정)을 풍자함
의의 : '조침문(조침문)'과 함께 의인화로 된 내간체 고대 수필의 쌍벽을 이룬다.
출전 : 알아딘서재
도움 : 내이버검색과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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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cry

요즘은 나도 늙었는지 좀처럼 안그러지만. 한때 나는 음악을 듣고 무척 잘 울었다. 상황 때문에 운적은 거의 없고. 그냥 뭐랄까 음악이 나를 울게 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감수성도 예민해주시던 시절의 내가 아닐 수 없다.

우선 나를 울린 음악들.

015B / 그녀의 의자.

아. 공일오비. 할말 겁나게 많은 그룹이다. 신해철의 무한궤도 부터 시작해서 그 무한궤도에서 떨어져 나온 아해들이 만든 공일오비까지 참 지극 정성을 다해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공일오비의 5집인가? 거기에 저 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약간 짱깨풍에다가 무지하게 발음 어눌한 정석원이 노래를 부른 곡이다.(용기백배이기도 하지. 그러나 지도 양심이 있었던지 보코더로 목소리를 많이 건드렸다.) 별 내용 없는 노래인데 그냥 뭐 내 마음속에는 니 의자 즉 니 자리가 있다. 넌 갔어도 나는 니 의자를 놔두겠다 그런 것이다. 근데 저게 어찌나 슬프던지. 정말 들으면서 펑펑 울었었다.

모노크롬 / It's allright

신해철이 넥스트를 결성했다가 해체를 하고 영국에 가서 이름이 겁나게 어려운 주다스프리스트의 기타리스트와 함께 만든 앨범 홈메이드 쿠키에 수록된 곡이다. 언제 한번 언급을 했던것 같은데 저 음악을 들을 당시 나는 무척 어려운 상황이었다. 모든게 다 뜻대로 안되어서 정말 '죽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 그때 저 음악을 들었는데 제목 부터가 잇츠 올라잇이니... 나는 내 모든 고통과 시름을 어루만져주는 듯한 저 음악을 들으며 그야말로 엉엉 목놓아 울었었다. 약간 빠른 템포의 곡이지만 신해철의 음산한 목소리 때문인지 그다지 밝지만은 않은 노래다.

관숙이 / 망기타

아... 한때 이 감독 영화에 우리 모두는 미쳤더랬다. 왕가위. 그의 영화는 모두 감각적인 영상과 끝장나는 음악들이 특징이었는데 나는 왕가위 영화 중에서도 타락천사에 나왔던 관숙이의 망기타를 가장 좋아한다. 여자 주인공이 주크박스에 돈을 넣고 몽롱한 표정으로 1818을 누르면 저 노래가 나왔다. 어떻게 보면 약간 뽕필이 나기도 하지만 나는 아무튼 저 음악은 뽕필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음악은 가사도 원래 그렇지만 남자 문제로 울기 딱 좋은 곡이다.

Cleo Laine / he was beautiful

이 음악은 뭐랄까 약간 고급스럽게 처량하다. 비가올때 들으면 더더욱 좋다. 언젠가 내 친구가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재즈 카페에서 이 노래를 듣다가 울었다. 많이는 아니고 눈물 두 어방울 정도. 그때 친구도 나도 이 노래 때문에 무척 우울한 기분으로 진토닉을 거푸 들이켰었다.

Christina Aguilera / beautiful

이 노래는 비교적 최근에 나온 노래인데. 가사가 괜히 눈물이 났다. 혼자 사무실에 앉아 몇번을 리피트해서 들으면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었다. 이 노래는 내 노래방 18번이기도 하다. 물론 아길레라 아줌마처럼 부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좋아한다. 아. 근데 부르다보면 중간에 합창 비슷하게 나오면서 아길레라가 악을 쓰며 뒷북치는 스타일로 부르는 대목이 있는데 거긴 대체 합창부분을 불러야 할지 아길레라 부분을 불러야 할지 몰라서 그냥 가만히 있는다.

Sade - by your side

이 노래도 죽여주게 슬픈 노래이다. 언젠가 남자랑 헤어지고 좀 힘이 들었을때 집으로 가는 길에 이 노래를 들었다. 그래서 질질 짜면서 집으로 갔다. 울고싶은놈이 뺨 맞은 격이었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때 길에서 날 본 사람들은 왠 미친 여자가 시커먼 선글라스끼고 이어폰 꼽고 막 울면서 지나가더라며 자기 친구들에게 얘기 했을것 같다. 시커먼 원피스에 머리도 풀어서 산발을 하고 있었으니 볼만했을 것이다.

Sting / shape of my heart

가을에 이 노래를 들었었는데. 원래 알고 있었던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들리면서 눈물이 났다. 그때 나는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일종의 두려움 비슷한걸 느끼고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는 충분히 어렸었는데 벌써부터 늙을 걱정을 하고 있었다니...참 걱정도 팔자란 소리가 절로 나는 대목이다. 아무튼지간에 나는 내가 감성이 무뎌져가고 있고 그게 나이탓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길에는 낙엽 뒹굴지 나이는 먹어가지 얼굴은 가을 타느라 까칠하지 이 음악은 흐르지... 대체 내가 우는 것 이외에 뭘 할수 있었겠는가.

이 외에도 마음먹고 찾아보면 많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기억이 잘 안난다. 아무튼지간에 음악을 듣고 울 수 있는건 그리 나쁘지는 않은것 같다. 맨날 현실적인 일로만 울고 짠다면 얼마나 사는게 초라하겠는가. 가끔은 내가 살아가는 현실과 전혀 상관없는 일에도 울어줄 수 있어야 사는게 조금은 덜 비참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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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쎈연필 > 아벨 서점

  헌책방에 일주일마다 가려고 노력한다. 헌책방 가기를 즐기고 헌책방 가는 수고 못지않게 많은 것들을 얻고 배운다. 그중의 하나가 아벨서점이다. 동인천 배다리에 위치하고 있다. 예전 직장은 송내역 근처여서 자주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독산동에 살고 있어서 다소 거리가 멀어져 수월히 가기에는 좀 부담스럽게 되었다. 그래도 틈나면 즐겨찾는 곳이다. 혼자놀기의 진수, 나에게는 헌책방 가기다.

  아벨 서점에 가려면 꼭 지나는 길이 중앙시장 골목이다. 한복거리로 죽 이어져 있는데 내가 디카를 장만하게 되면 꼭 올리고 싶은 풍경이다. 지금은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해서 상권이 죽어가고 있기에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지만 사무치는 풍경을 종종 본다. 도시에서 시골의 애잔함을 발견한 느낌이랄까, 삭아가는 시멘트 건물마다 무수히 자라고 있는 식물들과 화초의 풍경이 지금도 생생하다.

  헌책방 다니면서 나름대로의 대박을 많이 찾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한권 한권이 다 대박이다. 절판본이나 구하기 어려운 책들을 운명처럼 그 많은 책 가운데 순간적으로 눈에 띄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의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 없도록 행복하다. 아벨 서점에서 가장 많이 대박을 찾았다. 서가별로 종류별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찾아보기 편하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책을 닦으시는 모습을 종종 보는데 너무나 정성스럽게 닦고 계신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저번 주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계셔서 기분이 참 좋았다. 사실 보물 같은 헌책방을 발견하게 되면 입소문이 나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솔직히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순간적인 소망일뿐이고,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고 좋은 가격으로 자신과 인연이 맞닿는 책을 발견하고 사람과 책이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내일도 한번 들러봐야겠다. 헌책방에 들렀다가 우연히 아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면 너무나 행복한데,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 앞으로 자주 책과 사람이 만나는 풍경이 많아지길 희망한다. 나는 헌책을 사고 나올 때 반드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드린다. 그건 싼 값으로 책을 샀다는 흐뭇한 마음 때문이 아니라 그분들의 책에 대한 애정과 따스하고 정성 담긴 손길과 헌신적인 마음에 대한 인사다. 세월이 오래 지나도 그분들과 헌책방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 힘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래의 글은 아벨 서점 주인 아주머니께서 쓰신 글이다. 오마이뉴스에서 옮겼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쥐뿔도 모르는 행정과 무책임하고 한심스러운 지원이 오히려 독이 되는 상황이다.



저희는 인천시 동구 금곡동 배리에서 헌책방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저희 '배다리 헌책방 상가 연합'은 몇 십 년 전부터 한 곳에 머무르면서 헌책을 팔고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도 언제나 어렵고 고달픈 상황이었지만, 헌책에 대한 애정 하나만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저희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상가 임대료, 인건비, 창고세를 비롯해 각종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면서 장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은 보이게, 보이지 않게 아주 많습니다. 책을 수거해 오는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 중간상인들과 그들의 가족,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포함해서 배다리만 해도 약 100여명의 생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최근 들어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중구 자활후견기관이 새로운 사업의 일환으로 이 거리에 서점을 개설할 예정에 있다고 합니다. 저희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아 무어라 말하기 힘들 지경입니다. 불경기의 직격탄을 받아 가뜩이나 힘든 저희는 어찌 살아야 하는지 참으로 갑갑하고 막막한 일입니다.


헌책방거리나 책마을을 만드는 일은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느닷없이, 국가 예산이 생겼다고 해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헌책방 단지를 만들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책을 읽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헌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헌책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파는 가게에서 책을 고를 수 있길 바랄 것입니다. 단언컨대, 헌책에 대한 애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만이 헌책을 팔 수 있습니다.


저희는 50여 년 동안 책에 대한 애정을 끌어안고 헌책방을 힘겹게 지켜왔습니다. 다른 장사도 그렇겠지만 특히 저희 헌책 장사는 책 한 권 한 권이 몸의 노동으로 되어진 책몸들이라는 걸 말씀드립니다. 처음에는 두 손으로, 그 다음에는 자전거로, 지금은 겨우 오토바이 정도나 개인 용달을 이용하여 책을 나르면서 장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구 자활후견기관의 거대 자본과 차량, 후원받은 책과 유급인력이 이 거리를 누빈다니, 그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 50여 년을 오직 두 손과 두 발로만 노동했던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매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중구 자활후견기관은 모르고 있습니다.


보기에 하찮을지 모르지만 저희는 책에 녹아 있는 혼을, 선인들의 숨결을 팔고 있는 것입니다. 물건이 고여지는 절차와 돈이 고여지는 절차, 이것은 세월이고 혼의 고임입니다. 이 모든 것을 뚝 건너뛰어서 기관의 차량과 후원받은 차량으로, 또한 지원받은 유급인력과 자본으로 사업을 한다고 하는 것은 혼이 빠진 상행위인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정부가 어떤 기관을 갑자기 만들어 놓고, 머리로 사는 사람들의 소산물인 서민 자활을 내걸고 또 다른 서민을 죽이는 놀이이며, 생명 경시의 표출인 것입니다. 책장사가 책 문화를 펼칠 수 있고, 떡장사가 떡 문화를 펼칠 수 있고, 시장의 할머니들이 시장의 문화를 일궈내어야 합니다.


그 힘은 머리로 하는 기획이나, 어떠한 다른 일을 하던 사람들이 와서 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랜 세월 몸담아 살던 이들만이 내뿜을 수 있는 멋과 맛입니다.


장맛도 농익어야 제 맛을 내듯, 배다리 헌책방 골목뿐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의 오랫동안 배어 있는 멋과 맛이 살아나야 나라의 힘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저희는 내가 사는 조국에 문화의 힘이 회복되길 감히 바랍니다. 혼이 빠진 상행위는 이 땅에 발붙여서는 안 됩니다.


책은 단순히 물건이 아닙니다. 혼들의 외침이고, 혼들의 노래이고, 선조들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책을, 살아 있는 혼을, 살아 있는 가슴에 온전히 전해야 할 의무가 저희에게 있습니다. 그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 2004.3.21. 곽현숙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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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각계 명사들이 권하는 여름방학 추천도서

청소년 여러분, 올 여름방학에는 앞으로 생의 길목에서 두고두고 되새겨볼 한 권의 책을 만나는 것이 어떨까요. 책의 향기에 흠뻑 취했다가 문득 눈을 들어 바라보는 세상은 조금 달리 보일 겁니다. 작가 화가 기업가 등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독특한 자기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열두 명의 어른들이 올여름 읽을 책을 골라주셨습니다. 한여름 밤의 꿈을 이들 책과 함께 더욱 풍성하게 가꿔보세요.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문학동네

“참혹한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가 어떻게 세상과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성장해 가는가를 대가적 솜씨로 적어내려간 작품. 에밀 아자르는 로맹 가리의 가명이며 이 작품으로 다시 공쿠르상을 수상하여, 일생에 그 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작가가 됐다. 성장소설의 고전이라고만 언급하기엔 너무 미안한, 그야말로 대단한 소설이다.”

(김영하)

파브르 식물기

파브르 지음, 정석형 옮김, 두레

“나는 청소년들이 이 세계를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내 맘에 드는 사람과 내 맘에 들지 않는 사람으로 구별해서 이해하기보다는 우선 이 세계의 객관적 실체를 그 자체로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은 살아있는 것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다. 사실이 곧 이야기인 것이다. 파브르는 사실을,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로 바꾸어서 말해준다. 존재는 그 스스로 정당하다.”

(김훈)

하이디

요한나 슈피리 지음, 한미의 옮김, 비룡소

“알프스의 소녀, 서커스의 소녀. 목장의 소녀…. 소녀 시리즈를 많이도 읽었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힘을 주는 것, 목장의 소녀 가트리가 얼음물에 걸레를 빨고 마루청소를 하는 걸 보면서 어른들의 잔소리를 참을 수 있게 되었다. 꿋꿋이 참고 고난을 이겨내는 소녀들은 지금껏 내가 힘들 때마다 마음에 떠오르며 위안을 준다.”

(김점선)

 

사람답게 아름답게

차병직 지음, 바다출판사

“저자 서문의 ‘행복한 인권 이야기’라는 제목이 말해 주듯이 널리 알려진 동서양의 고전 동화를 인권의 문제로 읽어내는 재미있고도 유익한 이야기의 모음이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사생활과 반대의 자유, 아동의 권리, 사회적 권리 등 청소년의 일상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된 인권 문제를 알기 쉽게 풀어 쓴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책이다.”

(안경환)

먼나라 이웃나라9(우리나라 편)

“우리나라를 먼 나라처럼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 사람과 한국 문화에 대한 문화 비평서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자신의 의식구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하는 것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하며, 변화의 첫걸음은 인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견딜 수 없네

정현종 시집, 시와시학사

“마음을 비우고 온몸을 열어서 일상의 순간순간에 반응하는 원숙한 자재로움이 돋보인다. 나날의 삶은 어두운 회색빛을 거두고 더없는 경이와 은총의 지속이 된다. ‘시간을 견딜 수 없다’ 하면서도 친근한 말씨로 속삭이듯 토로하는 시로 쓴 행복론이다. 행복의 매혹적인 창구이다.”

(유종호)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기 지음, 고영범 등 옮김, 황금가지

“오늘의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형이상학이 아니라 스토리(이야기)가 아닌가. 아침부터 방송되는 TV 드라마의 스토리를 비롯해서 수많은 영화와 소설이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이 책은 할리우드 영화의 스토리가 어떤 것인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영화 지망생뿐만 아니라 문학 청년들도 읽어야 할 책이다.”

(유하)

레드문

황미나 지음, 애니북스

“타인에 대한 애정과 자기 희생을 그린 동양풍의 SF만화. 흔히 등장하는 영웅주의와는 달리 주인공의 철저한 자기 희생으로 인해 구원되는 인류의 이야기로, 그 장대한 흐름 속에 유머러스한 연출이 어우러져 전혀 무겁지 않은 재미까지 선사한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자신의 피를 뿌려 인류를 구원하고도 신격화조차 되지 못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타인애를 생각해 보는 것도 새로운 자기 발견일지 모른다.”

(이현세)

석주명 평전

이병철 지음, 그물코

“단 한 줄의 논문을 쓰려고 나비 3만 마리를 만진 사람. 시간을 아끼려고 걸으면서 땅콩으로 점심을 때운 이. 그의 저서 ‘한국산 접류분포도’는 지금도 생물지리학의 세계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그는 또 최초로 제주도 방언을 연구한 에스페란토어 보급자였다. 남이 하지 않는 일을 10년간 하면 꼭 성공한다며 세월 속에 씨를 뿌리라던 사람, 석주명.”

(정민)


 

메이팅 마인드

제프리 밀러 지음, 김명주 옮김, 소소

“이제 막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성의 진화에는 뜨거운 가슴 그 이상의 것들이 담겨 있음을 알려준다. 선정적인 사진 못지않게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남을 웃기려는 유머, 남을 돕는 행위 등은 말할 나위도 없고 우리가 하는 고도의 지적 행위들이 모두 성과 관련하여 진화한다는 언뜻 당돌해 보이는 진화심리학 이론들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최재천)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레

“참 따뜻하고 유쾌하고 슬픈 소설 한 편을 읽었다. 마치 중학교 1학년 때 알퐁스 도데의 ‘별’을 처음 읽었을 때의 긴 여운과도 비슷하다. 출세지향주의의 어른들에게 부대끼며, 컴퓨터와 입시 강박증으로 온 사춘기를 다 보내는 아이들에게 권한다. 절대적이고 영원한 숫자의 아름다움을 통해, 사람 간의 지속적이고 아름다운 관계만이 우리 삶의 희망임을 이 책은 보여준다.”

(황주리)

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국성 옮김, 예하

“끝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들이 있다. 영화에서, 책에서,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라스트신 이후에 비로소 시작되는 이야기. 가치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은 그 곳에서 출발한다. 교육과 관습과 제도가 무의미해진 곳에서. 물리학 교수 앨런 라이트맨은 이 책을 통해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할 수도 있는 서른 가지 세상’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 속에는 수천 개의 세계가 탄생한다.”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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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죽은시인의 사회


 

 

 

 

 

 

 

 

 

 

 

 

 

 

 

 

 

 

 

 

 

내가 왜 이 위에 섰는지 이유를 아는 사람?


책상위에 선 이유는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보려는 거야.

 

어떤 사실을 안다고 생각할 때

그것을 다른 시각에서도 봐야 해.

틀리고 바보 같은 일일지라도 시도를 해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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