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노부후사 > 독서에 관한 18문답

1. 책상에 늘 꽂아두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김정섭 선생의 <아름다운 우리말 찾아 쓰기 사전> - 이건 한자말을 좀 눅이려고.

백낙청 선생의 책들. 백낙청 선생의 문장은 내가 가장 닮고 싶은 문체라서.

 

2. 어쨌든 서점에서 눈에 뜨이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종류의 책들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백낙청, 고종석. 두 분의 신간.

 

3.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

린 헌트 <프랑스 혁명의 가족로망스>

이문열 <황제를 위하여>

 

4. 인생에서 가장 먼저 '이 책이 마음에 든다'고 느꼈던 때가 언제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 따라 간 서점에서 산, 이문열 판 <삼국지>. 그 후 3년 간, 그 책만 100여 회 되풀이해 읽음.

 

5.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감성적으로 압도한 책은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 나는 그를 천재라고 생각한다.

지적으로 압도한 책은 김우창의 <심미적 이성의 탐구>와 최장집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6. 단 한 권의 책으로 1년을 버텨야 한다면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롱맨 사전. 이거 하나면 읽을 거리 없어서 불편한 일은 없을 것 같다. 

 

7. 책이 나오는 족족 다 사들일 만큼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백낙청, 고종석, 최장집, 강유원, 우라사와 나오키, 에릭 홉스봄.

 

8. 언젠가는 꼭 읽고 싶은데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요한네스 힐쉬베르거 <서양 철학사>

 

9. 헌책방 사냥을 즐기는가, 아니면 새 책 특유의 반들반들한 질감과 향기를 즐기는 편인가?

읽고 싶은 책이면 헌책, 새책 안 가린다. 

 

10. 시를 읽는가? 시집을 사는가? 어느 시인을 가장 좋아하는가?

서정주 미당의 시는 입에 감기는 시라서 좋아한다. 그러나 그는 기생이므로 내가 그의 시를 대하는 방식도 그냥 입을 즐거이 하고자 하는 정도일 뿐이다.

그외 정현종, 기형도, 박재삼의 시들을 띄엄띄엄 읽는 편이다.

 

11. 책을 읽기 가장 좋은 때와 장소를 시뮬레이션한다면?

개미 새끼 한 마리 기척도 없는 밤과 새벽. 전구색 스텐드 하나. 물 한 잔. 샤프 한 개. 세팅 끝.

 

12. 혼자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주말 오후를 보낼 수 있는 까페를 한 군데 추천해 보시라.:

그런 짓 안 한다. 그런 데서 책 읽는 사람 신기하게 생각한다.

 

13.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는 편인가? 주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는가?:

책을 읽는 동안 절대 듣지 않는다. 책읽기의 생명은 집중이라 생각한다. 책 읽는 동안에 틀어놓는 음악은 좋건 싫건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14. 화장실에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가? 어떤 책을 갖고 가는가? :

롱맨 사전.

읽고 있는 책.

 

15. 혼자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가? 그런 때 고르는 책은 무엇인가?:

밥 먹을 때는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 책 읽을 때 잡스럽게 늘어놓는 거 싫어한다.

 

16. 지금 내게는 없지만 언젠가 꼭 손에 넣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

김우창 전집.

백낙청 <인간 해방의 논리를 찾아서>

에릭 홉스봄 <제국의 시대>

 

17. e-book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book이 종이책을 밀어낼 것이라고 보는가? :

e-book은 책이 아니다. 책이 아니니까, 책이 아닌 책들, 이를테면 공병호의 책들을 위시하여 각종 성공비법 책들은 e-book으로 찍어 줬으면 좋겠다. 그런 것들이 바로 공해다. 좋은 문장이 컴퓨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듯, 좋은 책읽기 역시 컴퓨터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18.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원칙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장르에 구애되는 관성을 눅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 내가 되고 싶은 내가 잘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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