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Food for Millionaires (Paperback)
이민진 지음 / Grand Central Publishing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이민 1.5세대, 우리 세대의 한국 여성인 저자(이민진, Min Jin Lee)이 역시 그와 비슷한 background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쓴 소설이다.  

미국에 있을때 반즈앤노블의 서가에서 발견하고...한국 여성 작가가 쓴 소설이라 반가운 마음에 집어들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뛰어난 두뇌와 매력적인 외모 및 성격을 타고났지만 한편으로 뉴욕의 퀸즈 한인타운 세탁소에서 일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여주인공 Casey Han이.......대학(프린스턴 대학, 경제학 전공을 장학금으로 다님) 문을 나선 이후 몇년 동안 자신의 삶의 방향을 찾아 방황하는 이야기이다. 

93년에 시작해서......그로부터 한 4-5년 되는 세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딱 내 세대의 이야기이다. 저자가 68년생인데 주인공이 자기보다 2살 어리다고 했으니....케이시는 70년생.....나보다 한 살 많다.)

호기롭게 제일 잘나가는 투자은행 딱 한곳에 지원했다 떨어져 취직도 못하고, 컬럼비아 로스쿨을 합격했지만 변호사라는 장래희망이 '글자그대로'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아 입학을 보류하고....졸지에 백수 상태가 된 여주인공은 그를 탐탁지 못해하는 아버지에게 싸가지없는 말로 대들다가 얼굴이 팅팅붓게 얻어맞고 의절당해 쫓겨난다. 그 후....대학내내 사귀었던 백인 남친 집에 갔더니 그가 원나잇스탠드로 만난 여자 둘이랑 그짓을 하고 있는걸 목격하고...

암튼 책의 첫머리에 트리플 악재를 겪고나서...
 

여주인공 케이시는 우연이 이끄는 대로 이런 저런 사람들과 사건들에 얽히게 된다.

어릴적 교회에서 알던 Ella Shim이라는 친구의 도움으로 그 집에서 기거하고...그녀의 약혼자의 도움으로 월가 투자은행의 보잘것없는 직책(sales assistant -일종의 비서 비슷한..)이나마 돈벌이를 하면서 시간을 죽이다가...월가 쪽에서 승부를 보려고 경영대학원(NYU Stern)에 진학한다. 그 후.....케이시가 학부 졸업하며 지원했다 떨어졌고, 그 후 sales assistant로 일했던 예의 그 투자은행...(소설에서는 Kearn Davis라는 가공의 이름으로 나온다. IB의 독보적 1위라는 설정이니...아마 모건 스탠리? 골드만 삭스? 암튼 학교이름은 다 진짜로 나오는데 회사이름은 가공이어서 처음에 쫌 이상하게 느껴졌다......하지만...하긴 학교는 어느정도 공적인거고 회사는 사적인 거니까 그럴만 하구나...싶었다.) 에 summer intern 으로 들어가 죽자고 일하며...그 세계의 쓴맛 단맛을 보아가다가...결국 나름대로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된다. 

또 한편으로...늘 돈에 고픈, 돈이 모자라 쩔쩔매는 케이시는 대학시절부터 주말이면 럭셔리 백화점의 모자코너에서 판매원으로 알바를 뛰어왔는데...이 백화점을 소유한 한국인 중년 여성인 Sabine가 내내 케이시의 멘터 내지는 후원자를 자청한다. (하지만 케이시는 그녀의 도움도 궁극적으로는 거절한다.) 

케이시는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이민자의 딸로서 자신을 "입증"하기 위해....월스트리트라는 돈과 신분상승의 가장 치열한 전쟁터, 도덕과 아름다움의 불모지대에 뛰어들었지만 그녀가 진짜로 지향하는건..............그 너머의 세계..."미"와 "스타일" 그리고 "여유"와 "개성"과 같은....진정한 상류사회의 "열매"였다. 그리고 그에 대한 상징이 바로 "모자"이다. 케이시는 주말에 알바로 모자 판매원으로 일할뿐 아니라 FIT에서 야간으로 모자만들기(millinery)를 배운다.

그게 케이시의 커리어에 관한 측면이라면...

그녀의 연애사는...

대학시절 애인이었던 Jay...엘라의 사촌이자 한국 교포인 Unu...그밖에 스쳐지나가는 남자 Hugh...등이 그녀의 인생에 얽힌다. 섹스도 양념으로 간간하게 등장한다. 

그 외에...케이시의 친구인 엘라와 남편인 Ted Kim의 이야기...케이시의 부모...(특히 케이시 엄마의 어처구니없는 affair...ㅡ,.ㅡ 케이시의 부모는 아주 쪼끔 공감가고 안쓰럽지만 대략 답답하고 짜증나는 캐릭터들이다.) 케이시의 여동생 Tina의 결혼 이야기...등등이 곁다리로 엮어진다.
 
뭐 이렇게 적어놓은 줄거리만을 봐서는 별로 구미에 당길거 같지 않은데..........

막상 책을 읽어...........결말을 보면...더 화가날 지도 모른다.

(이건 열린 결말도 아니고 엉뚱한 반전도 아니고........한마디로 김새는 결말.)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재미 있다는 점.
저자가 정말이지 글.재.주.가 있다. 그야말로 문장이 흡입력이 있다.
대화와 인물 성격 묘사도 탁월하고...
군데군데 탁월하다는 생각이 드는 표현들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에 대한 비평을 보면...

NYT Book Review에서도...19세기 소설을 연상시킨다고 했고...

또 다른 서평에서는 Thackeray의 'Vanity Fair'의 메아리...라고 했다.

그러니까...첨예한 계급과 돈 문제를 배경으로 똑똑하고 매력적인 여주인공이 로맨스와 야망을 펼쳐나가는 줄거리...사실주의적인 묘사....그런 면에서 그런 소설들과 닮았다는게 아닌지....

나는 쌔커리의 베니티 페어를 책으로는 안읽어봤고 리즈 위더스푼이 나오는 영화로만 봤는데...(아무리 생각해도 위더스푼은 그 역에는 어울리지 않는듯. 귀여운 부잣집 공주님 스탈이지...팜므파탈적 미모와 지략으로 신분을 뛰어넘어 야망을 실현해나가는 여쥔공 역에는 영.....누가 어울릴까...마구 상상해보니...나탈리 포트만?...나름 고전적이고 완벽한 미모에...탁 봐도 머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똑똑함마저...헝그리 정신도 잘 표현해낼만한 강렬한 인상이고..) 그 책의 여주인공이나 이 책의 케이시나...자신의 능력으로, 때로는 매력을 이용해서....가난하고 보잘것 없는 배경을 뛰쳐나와 신분상승을 시도하지만...궁극적으로 그녀들이 돈(또는 부자들)을 정복한게 아니라 돈(또는 부자들)이 그녀들을 정복하고 남용한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그런 의미에서 free food가 바로 Casey???)

한편으로 ....

케이시와 엘라의 대조적인 성격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과 멜라니가 떠오르기도 했고...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비, 패션, 섹스에 대한 욕망의 묘사는...'섹스 인 더 시티'가 떠오르기도 했고...

빈털털이에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이쁜 옷을 보면 질러버리고...친구들과 만나도 호기롭게 쏘지 않고 못견디는 케이시의 모습은...The Confession of the Shopperholic을 연상시켰다....ㅡ,.ㅡ

또한 케이시 주변의 대조적인 두 부류의 엘리트들....(돈과 계급에 대한 욕망이 끝이 없는 Ted Kim 비롯 월스트릿의 investment bankers vs. 돈도 있고 엘리트 교육을 받았으나 기본적으로 섬세하고 이상주의적인 Ella Shim, David Greene, Unu Shim 등)은...예전에 David Brooks가 Bobos in the Paradise에서 묘사한 두 부류의 엘리트들...Predator vs Nurturer의 구분을 재확인시켜주는 느낌이었다. 
 

한편....그리는 주제나 소재는 확연히 다르지만...아시아계 이민자인 저자가 그가 속한 사회와 삶을 그려냈다는 점에서....에이미 탄의 소설들이 떠올랐다. 독자들의 요구라는 면에 있어서도 역시 에이미 탄의 소설들과 비슷한 niche를 점할 듯 하고....살짝 현실보다 윤색해서 그려낸 주인공과 그들의 삶...(larger than life 가 아니라 prettier than life?)...우아하고 아름다운 문체...등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Min Jin Lee의 문체가 좀 더 다이내믹하고 현대적이고 재치넘치는 면이 있지만) 

하지만 무엇보다 이 소설이 연상시키는 또 다른 책은...예전에 신문에 연재되었던 덕분에!!! 읽어본....정이현의 '나의 달콤한 도시'이다.  온갖 유혹과 좌절이 듥끓는 대도시에서...젊은 여성이 겪어나가는 모험....다양하고 방종한 연애담....적당히 달꼼쌉싸름하고...적당히 fancy하면서...적당히 고뇌가 묻어있고...적당히 가볍고 또 적당히 무거운....그런 면에서....

(책 한 권을 읽거나, 영화 한 편을 보면 과거의 오만가지 책과 영화가 떠오르는 나의 버릇)
  

사실 어떤 진중한 메시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문학적 완성도 높은 플롯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의 배경이...가난한 이민 가정이라는 고뇌를 포함하고 있고....저자 이력이 월스트릿이나 아이비 리그를 배경으로 그려낼만한 credential을 갖추고 있다는 점(저자는 예일대와 조지타운 로스쿨을 졸업한후 변호사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이 아니면 가볍고 감각적인 Chick lit과 구분하기 어렵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결론적으로...이 책이 별로다...........라는건 아니다.

데뷔작으로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둔 이민진은 분명히 재능있는 작가라고 생각되고...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고 흡인력있는 책이다.
그녀의 후속작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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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1-03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긴 책을 원서로 다 읽으셨네요 와~
저는 번역본으로 읽었는데도 이상하게 별 재미를 못 느껴 간신히 읽었거든요.
케이시와 엘라를 대조적으로 그린 것도 너무 식상하고 그랬었는데...
전 책보다 이네파벨님 리뷰 읽는게 훨씬 더 재미있네요 ^^
그런데 이 책 나온지 꽤 되었는데 아직 후속작은 나오지 않은거죠?

이네파벨 2010-01-0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이 책은 거의 1년 전, 미국에 있을때 읽은거구요. 서평도 그때 다른 곳에 쓴 것을 옮겨놓은 거예요. ^^

아무래도 미국에 있을 때는 또 이런(미국 내의 한국인 내지는 Asian의 삶) 책이 관심을 끌게 되더라구요. 12년 전에도 혼자 미국에서 1년반 나가있었는데...그때는 에이미 탄 소설들을 재미나게 읽었더랬죠...

이 책은 플롯이나 구성보다 문장의 맛이 장점인 소설이라...원서로 읽어서 더 나았는지도 모르겠어요^^ 구성은 좀 허술......하죠?

ddd 2011-07-25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저랑 느끼는 점이 정말 비슷하시네요 ㅋㅋ

전 좀 케이시 연애사에 치중해 봐서인지 free food가 꼭 휴 같은 사회의 백인 위너들에게 자동적으로(?) 매혹되고 주위를 맴돌게되는 (여자포함)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ㅎㅎ
휴한테 케이시가 비슷한 말을 했었던것 같은데..
흠 제가 2년전에 딱 케이시 나이일때 읽었는데.. 막상 그때 상황이 케이시랑 너무 비슷해서 좀 우울했어요ㅠㅜ(연애사 빼고) 사빈 캐릭터랑 완전 비슷한 교수님과의 문제로 좀 혼란스러웠거든요. 저도 결국 케이시 같은 선택을 하고난 직후라 위로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말씀대로 플롯은 너무 전형적이기까지 하지만, 특히 레아 부분의 date rape 꼭 있어야 했을지.. 하지만 케이시의 방황과 고민,선택에서의 갈등이 전 너무 와닿고 제게 위로가 되었답니다. 가은상황이지만 저는 케이시같은 대범함이 없어서 맨날 비교와 자책을 달고 살았거든요.

리뷰 잘 읽었어요 ㅎㅎ
 

조조(9:30)로 가족들과 아바타를 보고 왔다. 

과연.............시각적, 운동감각적 쾌감을 선사하는 놀라운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 우화와 같이 단순하고 얼핏 유치한 설정이지만 억지스럽지 않은 스토리, 공감가는 캐릭터들........만족스러운 영화였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처럼...

영화의 이런저런 설정들, 요소들은 인간 문화(역사와 문학, 영화 등등)의 다른 곳에서 빌려오고 패러디하고 짜깁기했다

나비족 vs. 지구인들은....18~19세기 서구의 침략자들과 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구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무슨무슨늄이라는 값비싼 금속을 캐내기 위해 나비족의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는 지구인들...
그것은 마치 남아메리카의 원주민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금과 은을 캐간 스페인 사람들을 연상시킨다. 

전체 팀의 보스이자 구체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는, 오직 이익만을 생각하는 비지니스맨, 증오와 호전성으로 똘똘 뭉친 무슨므슨 대령과 그가 지휘하는 군인들, 그리고 이들과 한 배를 타고 있지만 지적 호기심을 동기로 삼고 있으며 외계인과의 외교적 해결책을 꿈꾸는 과학자들...........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부추기며 서구 문명의 발달을 이끌어온 상징적인 세 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나비인들은 서구인들이 꿈꾸어온 이.상.적.인. 미개인 집단을 상징한다. 겸손하게 자연의 일부로서 주변 환경, 동식물들과 교감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인간........사냥감을 죽이고 그 영혼에 사죄하는 주문을 외우고 땅과 공기와 식물 속을 흐르는 에너지(기)를 느끼고 조상의 영혼과 어머니 대자연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

판도라 행성의 자연은...마치 쥐라기의 지구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무성하고 풍부하고 생명력 넘치는 곳이다. 거대 식물들이 울창하고 무성한 숲, 철갑을 두른 듯 한 거대한 괴물같은 동물들...(척추동물의 신체구조를 갖고 동시에 외골격(exoskeleton)인 동물이 진화한다는게 가능한가...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한 디스토피아와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자연과 미개인들의 삶을 동경하는 테마는......

헉슬리의 "위대한 신세계" 이래로 계속해서 되풀이된 다소 진부한 이야기이다.

잠시...........내가 얼마 전에 번역한 <넌제로>라는 책의 주제가 떠올랐다. 로버트 라이트는 그런 미개인들을 미화하는 인류학자들이 위선자였고 심지어 지적 사기꾼이었음을 지적했다(그는 인류 역사가 발달하면서 도덕과 선이 진보해왔다고 주장하는 편이니만큼).

나 개인적으로는....미개한 문명의 사람들이 발달된 문명의 사람들보다 더 선한지 악한지는 비교하기 어려운 질문이고....다만 역사적으로 발달된 문명이 덜 발달된 문명을 늘 짓밟고 못할짓 하고 죄를 지은 것은 사실이고.......악에 대한 잠재력이야 어느 인간 집단이나 비슷할 지언정, 그들이 행한 악의 무게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거운 것이 사실이니만큼..........악어의 눈물처럼이나마...반성하고 사죄하는 모습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미개부족의 모든 것을 미화하고...지금 현재 지구의 온갖 문제 덩어리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너무 안일하고 유치한 퇴행이 아닐까..............생각한다.

예컨대....."나는 과학자야. 그래서 동화를 믿지 않아"라고 말했던 그녀, 그레이스 박사가 나비족의 샤머니즘 의식 속에서 그들의 여신을 대면하면서 신비주의로 빠져버린 것이라든지....

안그래도...올 겨울 코펜하겐 COP15로 새삼 부각된 지구온난화 문제를 비롯해서....

과학기술의 발달에 대한 두려움과 회의, 현대 문명의 이기심과 탐욕, 끊임없는 전쟁과 갈등에 대한 진절머리...
이런 것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에 자연과의 탯줄이 끊어지지 않은 야만상태에 대한 향수와 동경이 유난히 호소력을 갖는게 아닌가.............싶다.

영화에서...........식물들이 마치 인간의 신경망처럼 정보와 에너지의 흐름을 관장하는 network 역할을 한다는 것...그리하여 간접적으로 나비인들의 소원을 들어주고...마지막 순간 판도라 행성의 모든 동물이 동원되어 총공세에 나선다는 이야기...

나름 독창성이 빛나는(어린이 만화영화수준의 독창성이긴 하지만^^) 설정이었다. 

아바타 프로젝트 자체나 또 군인들이 타고다니는 로봇을 조종하는 방식 등등은...요즘 과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는 (SF계에서야 이미 진부하달 수 있는) telekinetics 기술을 보여준다. 뇌에 전극을 연결해 뇌파를 통해 멀리 떨어진 기계를 움직이는 기술....이미 몇년 전에 미국의 두 대학에서 한 곳에서 원숭이의 뇌파에 전극을 연결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컴퓨터 장치의 bar를 움직이는 것을 보여준 일이 기억난다. 한편 미국 국방부 연구기관(DARPA)에서는 사람의 근육의 움직임을 극대화해서(amplify)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입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에서 들은 일이 있다. 

그런데..............지구인들의 무기(전투함, 헬기, 로봇, 군인들 행색 등등)는 광속에 가까운 우주비행을 하는 미래시대와 어울리지 않게........냉전시대를 연상시키는 재래식 삘이 났다. (솔직히...생물의 공격에 무참히 깨지고 박살나는 무기들의 성능 역시 재래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듯........)

그건 그냥......감독의 의도적 설정이라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군인"에 대한 stereotype을 (호전적이고 사악한 지휘부, 단순무식한 장병들) 강조하기 위해서였을까? 나비족이 그대로 지구상의 미개인들의 문화를 모델로 하듯, 지구인 군대 역시 근현대사 속의 "미군"들을 그대로 따온 듯.........
 

역시 감독은 SF적 미래를 배경으로 포장했지만 결국 우리의 역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확인시켜주는 부분이었다.
(뭐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역사와 상상,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서 골고루 필요한 것을 그러모아붙인 모자이크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하지만 아무튼간에~~~ 즐겁고 멋진 시간이었다. 
표가 모두 매진되어 보통 영화로 봤지만..............3D로 다시 한번 보고픈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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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09-12-3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임스 캐머런(James Cameron;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AVATAR)》를 아직 못 봐서 뭐라고 말하긴 뭐하지만요, 이 영화는 개인동일성(personal identity; ≒ 인격동일성 ≒ 인성동일성 ≒ 자기동일성 ≒ 자기정체성 ≒ 자아정체성)에 관해서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주지 않나 생각하는데요...

즉, 외계종족인 나비(Na'vi)족의 몸에 지구인(제이크 설리)의 마음/의식을 이식하는 설정이 나온다는데요. 그래서 지구인 제이크 설리가 나비족이 ‘되어’ 나비족의 방식대로 행동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삶을 살아간다는 얘기잖아요, 결국은...

그렇다면, 이러한 (제임스 캐머런의) 설정에 대해, 혹은 그 영화적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에 대해, 여러 가지 물음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우선 세 가지만 뽑아서 아래에 적어봅니다.

① 마음 · 의식을 내 몸 · 뇌에서 다른 존재의 몸 · 뇌로 옮기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 이 가능성 유무의 문제는 “과학적 가능성”과 “논리적 가능성”과 “상상적 가능성” 따위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겠죠.

② 내 마음 · 의식을 나비족의 몸에 이식했을 때, 내 마음 · 의식이 찾아들어간 나비족의 몸은 과연 내 몸이 되는 것인가? 나는 나비족이 되는 것인가? 지구인의 마음 + 나비족의 뇌(몸)로 된 존재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 나는 지구인인가, 나비족인가? 아니면 제3의 신종족인가?

③ 내 마음 · 의식이 기존의 내 몸 · 뇌에서 추출돼 나와, 다른 제3의 몸 · 뇌로 이식/전송되었다면(mind uploading), 기존의 내 몸 · 뇌의 존재론적 지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내 마음 · 의식이 내 몸 · 뇌에서 빠져나와 다른 데로 옮겨갔다면, 기존의 내 몸 · 뇌는 단지 물리적/물질적인 빈 껍데기로 휑뎅그렁 남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빠져나간 내 마음 · 의식과 동일한 ‘분량’의 마음 · 의식이 여전히 그 몸 · 뇌에 남아 있게 될까? 그도 아니면, 마음 · 의식의 여분/자투리/찌꺼기/흔적 따위가 잔해처럼 일부분 남아 있을까? 이 각각의 경우/시나리오가 모두 성립할 수 있다면, 그 각각의 과학적/철학적 의미는 무엇인가? 마음의 복제와 몸 · 뇌의 복제는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같은가?

아직 《아바타(AVATAR)》를 보지 않아서, 위 세 가지 물음과 관련된 사유를 더 구체적으로 내놓을 수 없습니다만,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아바타(AVATAR)》의 대략적 줄거리를 놓고 볼 때, “개인동일성(personal identity)”이라든가 마음 · 의식의 복제/전송(mind uploading) 따위와 관련하여 정말 흥미롭고도 심층적인 물음들을 깊이 파고들 기회가 될 듯합니다. 저는 위 생각들을 계속 공글려봐야겠습니다.

이네파벨 님의 《아바타(AVATAR)》 감상 후기, 아주 유익했습니다.^^ 덕분에 제 관심 주제들을 소략하게나마 정리할 기회가 되었네요. 고맙습니다.

군자란 2009-12-30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퀄리아님의 댓글을 보며 생각나는 책이 있는데 데닛과 호태프스테터(?)의 이런 바로 이게 나야에서 언급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네파벨님이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하여 2번이상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물론 결론이 있었던 것 아니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책이죠.결국 의식과 몸,존재에 대한 고민앞에서는 어쩔수 없이 부딪히는 문제입니다.

qualia 2009-12-31 16:07   좋아요 0 | URL
군자란 님께서도 관심이 많으시군요. 대니얼 데닛(Daniel C. Dennett)과 더글러스 호프스태터(Douglas Hofstadter)가 엮고 쓴 책 『이런, 이게 바로 나야!』에 나오는 각종 마음/의식/뇌 관련 사고실험이랑, 영화 《아바타》에서의 의식 전송 내용이랑 관련지어 생각하면 재밌을 것 같네요...

이네파벨 2009-12-30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qualia님, 일단 영화 아바타의 설정에서는요...지구인의 DNA와 나비족의 DNA를 합성(?)해서 인공자궁비슷한 장치에서 혼혈인을 만듭니다. 외모는 DNA공여자인 지구인과 약간 비슷한 느낌은 나지만 신체 자체는 완전 나비족이구요...(이 부분 보면서...옛날 TV 시리즈 V에서 지구인 모습을 하고 있다가 껍데기를 벗으니 파충류가 나오던 그 외계인이 생각났습니다. 그 외계인과 지구인이 사랑에 빠져 혼혈아기를 낳았다는 이야기도 생각나구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지만...과학의 발달에 따라 상상력은 계속 새로운 옷을 입는 듯...^^)


qualia 2009-12-31 07:28   좋아요 0 | URL
지구인의 DNA와 나비족의 DNA를 합성해서 인공자궁 비슷한 장치에서 혼혈인을 만든다면, (이네파벨 님 얘기에만 근거해서 말한다면), 그렇게 만들어진 혼혈인도 당연히 그 자신의 마음과 의식을 지닐 텐데요... 의문은 이 정도로 표하고, 문제의 영화 《아바타》를 직접 보고 나서 논의해야 말이 되겠군요.

이네파벨 2009-12-30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두 개의 신체에 하나의 의식...이라는 문제는 주인공이 캡슐에 들어가 머리에 전극을 부착하고 아바타를 조종하고, 또 잠시 지구인으로 돌아올 때에는 아바타는 의식을 잃습니다.(코마상태) 그러니까...두개의 육신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이리저리 바꿔 타는 상황이죠. 물론...주인공은 정체성의 혼란을 느낍니다. 그래서 결국은 아바타의 삶을 선택하게 되구요......(이런이런...완전 스포네요. 나중에 영화보실 즐거움을 빼앗게 되는게 아닌지 두려워요)

qualia 2009-12-31 08:27   좋아요 0 | URL
두 개의 “몸”을 “마음”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어떤 땐 지구인이 되었다가, 어떤 땐 나비족이 되었다가 한다는 얘기죠??? 흠, 이런 시나리오는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상상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군요.

하지만,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부대조건에서 적지 않은 허점을 노출했을 듯한데요... 이것도 문제의 영화 《아바타》를 직접 보고 나서야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겠죠. 아무튼 영화 《아바타》가 던져주는 가장 큰 흥미거리는, 제게는, 개인동일성(personal identity) 문제와 마음 전송(mind uploading) 문제일 듯하군요.

우리나라 영화감독들도 에스에프(SF)적 상상력을 현란하게 보여주는 영화 좀 만들어줬으면 좋겠는데요... 이웃나라 일본 사람들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열광적인 SF 팬들이 아닐까요? 아마도 세계 SF 영화의 흐름(트렌드)을 가장 맨 앞에서 이끌어나가는 나라가 일본일 것입니다. 일본의 망가(まんが, Manga), 아니메(アニメ, Anime)에서 보여주는 SF적 상상력과 “SF 철학”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듯하죠? 수많은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가 일본의 망가나 아니메에 기원을 두고 있으니까요.

저는 일본 사람들의 그 유별난 SF적 상상력(공상력), 미래 세계에 대한 무한한 동경의 심성, 그 우주적 상상력, 새것(최신, 최초, 최고)에 대한 탐욕과 집착력, 극도의 섬세함과 치밀함, 논리적 구성력 등등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굉장히 부럽구요. 결국 우리가 앞으로 일본과 대결할 궁극적 분야도 여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세계 최선두권으로 나서려면 결국 일본부터 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이네파벨 2009-12-30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자란님, "이런 이게 바로 나야(Mind's I)" 정말 재미있죠? 저도 여러번 되풀이해서 읽은 책이지만...양파처럼...벗겨도 벗겨도 새롭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최근 나온 대니얼 데닛의 "자유는 진화한다"를 조금 읽었는데.....흠...데닛의 글은 너무 어렵더군요. 확 와닿지 않는 논리전개도 있구요...전 철학자들이 쓴 글이...독해가 잘 안되어요..ㅠ.ㅠ /오히려 역시 어렵다는 얘기를 듣는 호프스태터의 글(<괴델, 에셔, 바흐> 그리고 는 약간의 참을성과 노력을 기울이면....즐겁게..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더군요. 호프스태터............제가 정말 사랑하는 천재입니다.

qualia 2009-12-31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네파벨 님, 더글러스 호프스태터(Douglas R. Hofstadter)의 신작 저서가 내년 05월달에 출간된다는군요. 제목은 『The Essence of Thought』(Basic Books, May 2010)이고요. 프랑스 파리 대학교 인지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에마뉘엘 상데르(Emmanuel Sander) 교수와 공저라고 합니다. 아마존 서지사항에 무려 512쪽이나 된다고 나와 있구요.

소개에 따르면, 이번 신작 저서는 유추(analogy)가 생각/사유활동(thinking)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보고, 이 유추라는 개념에 기반해서 마음의 작동 원리를 파헤치는 책이라는군요. 말하자면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How The Mind Works)의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판본쯤 되겠죠, 아마...

호프스태터가 최근작 『I Am a Stange Loop』에서는 그다지 호평을 못 받았는데요. 과연 『The Essence of Thought』에서 명예 회복(?)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이네파벨 님, 한번 『The Essence of Thought』 번역 · 출간해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아마존에는 얼추 한 달 전에 서지 사항이 떴는데, 정작 베이식 북스(Basic Books) 홈페이지에는 책 소개가 아직 뜨지 않았더군요. 대신에 피디에프(pdf) 문서로 된 책 소개가 있더군요. 아래 주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OURCE: http://basicbooks.com/documents/rights/PBGRightsGuide.pdf (3쪽)

이네파벨 2009-12-3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qualia님, 정보 고맙습니다. 사실 I am a strange loop도 사놓고 한 챕터인가 보고 안보고 있어요, 아직...^^ 그리 딱딱하거나 거부감 들거나 재미없지 않았구요...GEB와 비슷한 느낌...비슷한 테마...(제가 읽은데 까지는)..제게는 즐겁게 읽히더군요. 그런데 그냥 딱 거기까지 읽다가 정신이 딴데로 팔려서....지금도 다시 잡아들고 싶지만...뭐랄까...이런 책은 좀 더 심기일전하고 방해요소(번역일이든 애들방학이든) 없을때 딱 마음 가다듬고 정좌하고 읽어야 할거 같아서...ㅎㅎㅎ 그런 핑계로 밀쳐내고 있어요^^ 왠지 이 새 책은 I am a strange loop보다 좀 더 어렵고 딱딱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

기억의집 2009-12-31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헉슬리의 이후의 sf 소설은 신세계 이후의 변주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 분이 계셔서 반갑네요. 모든 아동 모험소설은 마크 트웨인의 <톰소여의 모험>의 변주고 sf 소설은 헉슬리의 <신세계에서> 변주라고 생각했거든요. sf소설가들이 만들어내는 세계는 현실과 다른, 기존의 세계와 다른 작가들이 창조한 세계더라구요. // 저도 도킨스파라서 약간 샤머니즘에 당황했어요.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애매했고요. 방금 리뷰보니 진화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저도 그런데.....전 지금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 끝나면 핑거의 언어본능 읽으려고 하고 있는데... 마음은 어떻게 작동되는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 영환 3d로 다시 보고 싶어요. 이야기는 별거 없어도 비쥬얼은 끝내주죠!
 
Wicked: The Life and Times of the Wicked Witch of the West (Mass Market Paperback) - 뮤지컬 「위키드」 원작 Wicked Years Series 1
그레고리 매과이어 지음 / Harper Collins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올해 초 뉴욕 여행 때 브로드웨이의 최근 몇년 최고 인기작인 <위키드> 공연을 보려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보지 못하고 아쉬움을 달래려고 책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뮤지컬 버전이 과연 원작만큼 훌륭할까...싶을만큼 즐겁고 멋진 독서 체험이 되었다. 

이 소설은 L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의 전편(prequel)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캔자스에서 돌퐁을 타고 날아온 도로시가 우연히 사악한 동쪽 마녀를 깔아뭉개 죽이고 착한 북쪽 마녀 글린다의 조언으로 에메랄드시티의 지배자 마법사 오즈를 찾아가 집에 돌아가게 해주는 조건으로 서쪽 마녀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아 모험을 떠나는게 오즈 이야기이다. (L 프랭크 바움은 이 Wizard of Oz말고도 오즈 시리즈를 열댓권을 썼다.) Wicked는 그 막강하고 무시무시한 서쪽 마녀(Wicked Witch of the West)인 엘파바의 일생을 그린 팬터지이다.  

신앙싱 깊은 목사 프렉스와 먼치킨랜드의 지배자 Thropp가문의 후계자인 멜리나 사이에서 태어난, 피부가 온통 녹색인 아기 엘파바(Elphaba는 오즈의 작가 L Frank Baum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종교에 미친 아버지와 모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위기의 주부 어머니에게 거의 기대할 것이 없는 환경 속에서 엘파바는 그나마 상식적인 유모의 보살핌으로 가까스로 자라나게 된다.

성년이 된 엘파바는 대학도시 Shiz에 와서 공부하게 된다. 이곳에서도 친구들의 따돌림, 남과 다름에 대한 아픈 자각은 계속되지만.......훌륭한 스승을 만나 학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친구들과 연구와 토론에 매진하며 빛나는 청춘의 나날을 보낸다.  

한편 스승이자 멘터인 천재적 과학자 딜라먼드와의 만남과 그의 죽음은 엘파바 필생의 테마였던 Animal의 권리 보호 운동으로 이어진다.

animal과 구분되는 Animal은 동물이되 의식과 언어를 갖고 있는 동물을 말한다. 딜라먼드 박사는 goat가 아닌 Goat, 그러니까 말을 하고 생각을 하는 염소이다. 오즈 나라에서는 애초에 바움이 제시한 먼치킨, 질리킨, 빈쿠스, 쿼들링 네 종족  외에 이렇듯 말하는 동물, Aminal이 한데 섞여 살아간다.  딜라먼드 박사처럼 Animal들은 인간 사회에 섞여서 사회생활과 자아실현을 하며 살아왔으나 기구를 타고 날아온 마법사 오즈가 권력을 쥔 후, 이 Animal에게 박해를 가하기 시작한다. 마치 미국 남북전쟁 직후의 흑인에 대한 segregation이나 나치의 유대인 핍박처럼... 

이처럼 옥죄어오는 정치적 환경 속에서 탁월한 생물학자인 딜라먼드 박사는 "의식"의 본질 내지는 뿌리를 규명해내는........그리하여 Animal에 대한 차별을 무력화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있는 이론을 완성해나가고.....(머과이어가 과학과 철학계의 첨예한 궁극의 논쟁거리이자 나의 개인적 관심사인 "의식" 문제를 가볍게나마 끌어들인 것은.........ㅎㅎㅎ 나에게는 마치 개인적 호소처럼 여겨졌다.) 우뤼의 엘파바가 조수로서 실험을 돕고 자료를 찾고 친구들의 협조를 조직해낸다.....아...아름다운 날들이여.......한편 글린다, 보크 등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도 이 부분에서 각기 개성있는 엘파바의 학창시절 친구들로 등장한다.

그러나 오즈의 사주를 받은 교장 모러블 부인에 의해 딜라먼드가 죽게 되고 그 사건은 엘파바를 반체제 운동가이자 궁극적으로 "마녀"로 이끄는 자연스러운 인과관계의 방아쇠가 된다. 

무대는 쉬즈를 떠나 에머랄드 시티로 옮겨지고........반정부 지하 운동가로 활동하던 엘파바는 우연히 다시 만난 빈쿠스의 왕자 파이예로와 운명적인 사랑을 나눈다. 이것은 황량한 엘파바의 일생 중 짧은 불꽃처럼 강렬하게 타오르고 금새 스러져간 "여자로서의 삶"이었다.  

모리블에게 복수하려던 테러 기도가 실패로 돌아가고 연인 파이예로마저 잃고서  수도원에 들어가 10년 세월을 보내던 엘파바는 Liir라는 소년을 데리고서쪽으로 향하는 대상의 무리에 끼어 파이에로의 집을 찾아간다. 빈쿠스의 성에 살고 있는 파이에로의 가족들은 얼떨결에 엘파바를 맞아들이고 엘파바는 성에 은둔하며 마법에 몰두하며 차츰...차츰...마녀와 같은 이미지로 변해간다..........
그리고 물론 마지막에 도로시 일당이 나타나 차츰 지리멸렬해지던 이야기에 종지부를 찍는다.
 

이 뒷부분은 뭐랄까...<오즈의 마법사>라는 틀에서 시작한 인물과 에피소드들을 출발선에서 멀리멀리 나아가 고유의 독자적인 삶을 살게 하다가 마무리 부분에 이르러 재빨리 불러들여 수습하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한마디로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 하지만 그것도 이해할만 하다. 애초에 이것은 원작의 틀을 벗어나지 않되 최대한 독창적인 새로운 작품을 쓰는 게임과도 같은 시도였다고 볼 수 있고, 이만하면 그 원작으로부터의 원심력과 구심력의 균형을 아슬아슬 적절히 잘 맞추었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의도는 아마도........어린이를 위한 동화의 행간에 있는 어른들의 세계의 현실을 그려내는 것이었으리라. 물론...이런 패러디 우화의 ABC와도 같이...선악을 비틀고 뒤집어 새롭고 허를 찌르는 해석을 내놓는 것도 (예컨대 사악한 서쪽 마녀와 동쪽 마녀는 사실상 반체제 인사였으며 정치선전과 역사왜곡의 희생물이다...이런...) 이 소설의 중요한 존재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소설에 반한 이유는........좀 더 미묘하고 좀 더 세부적인 측면에 있는 듯 하다. 

일단 저자의 글솜씨가 눈부시다.  마치 역사소설을 읽는 것과 같이...고풍스러운 과거의 시공간을 묘사하는 문체 역시 어딘가 옛스럽고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책의 첫머리에...엘파바가 태어날 무렵의 프렉스와 멜리나(엘파바 부모)의 이야기는...마치 데자뷰와도 같이 어린시절 나에게 충격과 매혹을 선사했던 작품...너대니얼 호손의 "Young Goodman Brown"을 연상시켰다. (절망적이도록 쓸쓸하고 황량한 배경, 무지하고 잔인하고 가차없는 주변인물들, 강렬한 악의 상징 Time Dragon, 목사인 남편과 악덕의 유혹에 굴복하는 아내...) 나는....이런...어딘가 그로테스크하고 섬뜩한 아름다움..............에 이끌리는듯 하다. (히에르니무스 보쉬나 고야의 그림처럼...)

그밖에....독자로 하여금 진정한 공감과 애증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입체적이고 현실감 넘치는 인물들, 이야기의 구비구비마다 크고 작은 놀라움을 마련해둔 독창적인 상상력.............모두 훌륭하다.  

내게는............마법처럼 매혹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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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다녀온 지도 어언 6개월이 지났다.  

1년의 기간.........일장춘몽 같다.  

처음 6개월은 미국생활 적응하고 환율걱정하느라...또 마무리 못하고 가져간 번역원고 두 개 마감하느라 맘의 여유가 없어 책을 못읽었고,  

후반 6개월은 평생 또 언제 이렇게 놀아보리~ 하고 정신줄 놓고 여행다니고 노느라(남편의 주도하에) 책을 몇 권 못봤지만... 

그래도 그때 읽은 책들이 그때의 즐거운 추억과 함께 새록새록 떠오른다.  

미국에 처음 가서는......번역할만한 과학책을 열심히 찾아봐야지, 결심했는데....번역원고 넘기고 나니 한동안 그쪽으로 쳐다보기도 싫어졌고 과학과 관련 없는 책들을 주로 읽었다. 소설 등등... 

대략 순서대로 적자면... 

 

 

 

 

 

 

그렇다..........이 책을 읽고 말았다.  이 쓰레기같은 책을.

정말이지 반즈앤노블, 보더스, 하다못해 코스트코, 랠프니 반즈같은 슈퍼마켓 등등....이 시리즈가 안깔려있는 데가 없고, 안 걸려있는 데가 없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예전이나 지금이나....초대형 베스트셀러에는 천박함과 질낮음이 필요조건으로 따라붙는 듯.)

확실히 중독성은 있다. 한번 잡으면 새벽 2-3시는 기본이었다.  

어느 비평가가 이 책을 'brain porno'라고 표현했다는데....공감...공감... 

노골적인 신체접촉 묘사는 거의 없는데도....닿을 듯 말 듯, 간질간질한 성적 긴장감이 책 한 권을 가득 채우고 있다. Literally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책.  

4권쯤 되면 진짜 야해진다는데...1권도 충분히 야하다. 영어공부를 핑계로 요즘엔 초등학생들도 이 책을 즐겨읽는다는데..........절대로 부모가 아이에게 권할 책은 못 된다.  

걍...더도 덜도 아닌 하이틴 로맨스.  

굳이 미워할 이유는 없건만 단지, 그렇게 히트치고 큰 돈을 벌고 서점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어서 짜증날 뿐.  

2권부터는 읽지 않았고 이 책은 미국서 짐 쌀때 동네 도서관에 주고 왔다.

그 다음....  이 책들은 가능하면 리뷰로 따로 다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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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유니버스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18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전기는 물과 공기처럼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우리의 현대적 삶의 경이는 대부분 전기 및 전자공학 기술에 빚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전기라는 것의 정체를 조금씩 알아내고 길들이게 된 것은 길고 긴 인류 역사 중 얼마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에 이루어진 성과이다. 그리고 역시 놀랍게도 그 짧은 기간 동안 발전한 기술은 순식간에 대중의 이해의 영역을 벗어나 난해하고 복잡한 세계로 질주해버렸다. 눈부신 속도로 발달하는 이 기술의 근간에 대해 늘 궁금증을 가져왔으나 요령부득이었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보더니스의 쉽고 즐거운 안내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전기의 역사에 대한 이 책은 전보, 전화, 전구, 전동기, 무선통신과 레이더, 컴퓨터로 이어지는 전기와 관련된 물건의 발명을 차례로 다루고 (물론 중간에 순수과학적 발견에 대한 언급도 들어있다.) 마지막으로 인체의 통신수단인 신경계 역시 전기의 원리를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더니스의 전작인 <E=mc2>을 통해서 인물 중심으로 과학사를 펼쳐내는 그의 솜씨를 익히 접했지만 이 책에서 그는 더욱 대담하고 노골적으로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나 전기의 역사의 각 국면마다 ‘순수한 열정으로 독창적인 성과를 내놓은 과학자들 vs. 공명심이나 이기심, 아집과 파렴치함으로 남의 성과를 훔치거나 망친 사기꾼들’을 등장시켜 선명한 흑백, 선악 구도로 인물들의 대결을 펼쳐나간다.

맨 처음, 전신(전보)의 탄생에서는 열정적인 실험가이자 원만하고 존경받는 인격의 소유자인 조지프 헨리와 그의 발견을 가로채 특허를 내고 큰 돈을 벌지만 평생 편집증과 소송에 시달렸던 새뮤얼 모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전화의 발명에서도, 청각장애자인 미래의 아내 메이블에 대한 사랑이 동인이 되어 전화기를 발명하는 알렉산더 벨과 웨스턴 유니온의 후원으로 벨의 발명품을 살짝 개선해 업적을 가로채려고 했던, 기술용병에 지나지 않던 토마스 에디슨을 대비시킨다.

하지만 에디슨은 시작은 미천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예언에 걸맞는 인물이었다. 그는 불굴의 투지로 전구를 발명해냄으로서 그의 독창적인 발명으로 세상에 기여하고 역사 속에서 정당하게 제 자리를 찾았다. 보더니스는 전신, 전화가 정보를 빠르게 보낼 수 있게 되자 지구가 축소되었고, 전구의 발명으로 밤이 축소되었다고 멋지게 표현한다.

그에 이어 모든 움직이는 기계에 들어가는 전동기의 발명도 설명한다. 전동기의 원리에 대한 여러 설명을 접해봤지만 보더니스의 ‘가짜 토끼를 쫒는 그레이하운드’라는 비유만큼 알기 쉽고 명쾌한 설명은 처음이었다. 전동기는 엘리베이터의 발명을 낳아 오늘날 대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창조해냈고 가전제품이 주부와 하인의 일손을 덜어 만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민주적인 세상으로 나가는데 기여했다.

이처럼 전기 관련 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며 세상을 바꾸어놓는 와중에 한편에서는 전기의 정체와 원리에 대한 과학적 발견도 조금씩 진보해나갔다. J. J. 톰슨이 전자를 발견했고 그에 앞서 마이클 패러데이가 전기의 파동성에 일찍이 눈을 떴다.

기술과 과학이 맞물려 빚어낸 흥미로운 사건 중 하나가 대서양 바다 밑으로 구대륙과 신대륙을 연결하는 전선을 놓는 사이러스 웨스트 필드의 사업이었다. 여기서 또 한 번 선악대결이 벌어진다. 패러데이의 ‘역장’의 존재를 믿고 설계의 잘못을 지적했던 윌리엄 톰슨 vs. 아집과 자존심으로 원래의 설계를 밀고 나갔던 에드워드 화이트하우스의 대결이다. 물론 처음에는 화이트하우스의 안 대로 밀고나가다가 말아먹고 결국 톰슨의 제안대로 다시 추진한 끝에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선악구도까지는 아니지만, 보더니스는 가정에 공급되는 전기의 단위, 즉 전압에 볼타의 이름을 따 볼트라는 이름이 붙은 것에 못내 아쉬워한다. 그의 패러데이 사랑은 <E=mc2>에 이어서 이 책에서도 절절히 이어진다.

그 다음 전기의 파동성이 더욱 확장되어 무선통신 기술을 낳는 단계로 넘어가는데 이 부분의 처음인 6장은 다른 장과 다른 독특한 구성을 보인다. 맥스웰의 전자기학을 발전시켜 파동 현상을 실험으로 확인한 과학자 헤르쯔의 굵고 짧은 삶을 그의 일기와 편지, 연설과 그의 사후 추도사를 교차로 엮어 넣어 강렬하고 인상적으로 묘사했다. 숙연한 감동이 밀려오는 이 부분을 읽고서 보더니스의 문학적 기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mc2>에서 박진감 넘치는 원자폭탄 개발 전쟁이 펼쳐졌다면 이 책에서는 레이더 전쟁 이야기가 등장한다. 근대와 현대의 과학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테마일수밖에 없는 듯 하다. 독일이 유럽 대륙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영국해를 건너 영국마저 함락시키기 일보직전, 로버트 왓슨 와트와 윌킨스가 개발한 레이더(체인 홈 레이더)가 영국 공군인 RAF에 큰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조금 시간이 흐르고 독일이 한 수 위의 단파장 소형 레이더 기술을 개발해냈다. 여기에서 찰스 콕스를 비롯한 영국 공수부대 대원들이 프랑스 브루네발 기지의 독일군의 레이더(뷔르츠부르크라고 불리는)를 빼앗아 오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무용담이 펼쳐진다. 그러나 그들이 훔쳐온 레이더를 조사해서 장단점을 분석해낸 결과는 연합군 측의 가장 악랄한 사령관 아서 해리스에 의해 함부르크 민간인 대공습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이 모든 이야기의 흐름이 -연합군과 독일의 첨단 무기 개발 경쟁, 연합군 측 특수부대원들이 적진을 뚫고 들어가 큰 공을 세우는, 아슬아슬 스릴 넘치는 무용담, 그에 의해 연합군측이 승기를 잡게 되지만 결국 연합군측의 한 방이 엄청난 규모의 비극적인 민간인의 희생을 낳는 결과……- E=mc2의 원자폭탄 이야기와 놀라울 정도로 대칭을 이룬다.)

제2차 세계대전을 분수령으로 인간의 역사 역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듯 전기의 역사 역시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전자의 비물질성이라는 현대적인 물리학의 관점이 도입되게 되고 그것은 컴퓨터, 트랜지스터, 마이크로칩과 같은 도구의 발명으로 이어진다. 사실 이 부분에서부터는 그 기술과 이론의 원리를 이해하며 따라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보더니스도 난해한 과학적 원리보다는 역사와 인물 위주로 소개해나가고 있다.

범용 기계, 즉 컴퓨터의 원리를 고안해낸 앨런 튜링의 짧고 애잔한 삶에 한 장(9장)을 할애하고 있고, 그 다음 10장에서는 튜링의 원리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발명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마지막으로 선악구도가 펼쳐지는데 실리콘의 전자 흐름을 조절하는데 성공해서 트랜지스터를 만들어낸 월터 브래튼과 존 바딘 vs. 그들의 상관으로 그들의 공을 가로채 자신의 것으로 포장한 윌리엄 쇼클리의 대결이다. 그들은 모두 벨연구소에 몸담고 있었는데 쇼클리의 횡포로 브래튼과 바딘 모두 연구소를 나가고, 쇼클리 자신도 벨 연구소를 떠나 캘리포니아의 한적한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자신의 연구소를 차렸다. “쇼클리는 거대한 원심분리기가 되었으며, 전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혁신을 퍼뜨리는 기계가 되었다. 그의 명성에 끌렸던 똑똑한 이들은 그가 얼마나 끔찍한 사람인지 깨닫고 나자 서로 뭉치기 시작했고, 그 유대를 바탕으로 쇼클리의 회사를 빠져나와 근처에 자신들의 회사를 세웠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실리콘 밸리인 것이다. 그리고 마이크로칩을 발명한 로버트 노이스나 인텔의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도 쇼클리에게 이끌렸다 떨어져나간 인재들에 포함된다.

마지막 11장에서는 우리를 둘러싼, 우리의 삶에 작용한 전기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 몸 안의 전기의 작용, 뇌와 신경계의 신호전달에 대해 설명한다. 전신, 전화에서 오늘날 무선통신에 이르기까지 전기가 통신의 수단으로 위력을 발휘했듯 우리의 신경계 역시 전기적 원리로 신호를 전달한다. 이 경우 직접적인 전자의 흐름이 아니라 전기력을 띈 분자, 즉 이온의 전위차를 이용해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다. 오징어의 신경세포를 연구해 이 원리를 발견한 앨런 호지킨과 앤드류 헉슬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신경세포 말단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건너뛰는 부분의 신호전달을 맡은 신경전달물질을 발견한 오토 뢰비의 업적을 다루고 있다.


전반적으로 멋진 구성과 뛰어난 서술, 무엇보다 재미있고 재치 넘치는 유쾌한 책이다. 후반부의 무선기술, 컴퓨터, 실리콘 등의 원리에 대해서는 수박 겉핡기 식으로 너무 간략하게 다루고 넘어가서 조금 아쉬웠지만, 책의 분량과 의도를 고려할 때 그 정도로 다룰 수 박에 없는 내용이지 싶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고 싶다면 책의 부록에 실려있는 “더 읽을거리”가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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