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미래 과학 트렌드 - 한 권으로 따라잡는 오늘의 과학, 내일의 기술
국립과천과학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우주부터 나노 물질까지, 인류의 다음 발걸음을 엿보는 과학도서 <2025 미래 과학 트렌드>. 과학기술은 끊임없이 우리 세계를 재구성합니다. 국립과천과학관의 전문가 23인이 선별한 29가지 핵심 과학 정보를 통해,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과학과 기술이 우리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보여줍니다.


우주 탐사, 생명과학, AI, 지구환경까지 다양한 주제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한 권으로 과학의 미래를 탐구할 수 있습니다.


과학과 기술의 최신 트렌드, 그 첫 번째는 경계를 넘어 우주로 향하는 우주과학 편입니다. 2025년을 목표로 진행 중인 NASA 아르테미스프로그램과 화성 샘플 회수 미션 등은 우주 탐사의 패러다임을 바꿀 프로젝트입니다. 그 외 천왕성과 해왕성 연구의 부활, NASA의 소행성 탐사 프로그램도 매력적인 탐구 주제입니다.


50여 년 전 아폴로 프로그램이 인류를 달에 데려갔다면, 아르테미스프로그램은 그 역사를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합니다. 2025년을 목표로 시작된 아르테미스프로그램은 달 탐사를 넘어, 지속 가능한 달 거주와 화성 탐사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과학적 탐구와 인류의 상상력을 다시 한 번 결합해 미래를 열고 있습니다.





생명과학 편에서는 유전자와 미생물의 무한한 가능성을 짚어줍니다. Y염색체 해독 성공 이후, 생명과학은 인류를 이해하는 데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의 연구 성과는 인류세의 어두운 면을 극복할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플라스틱의 딜레마에 휩싸인 우리에게, 자연을 되돌리는 작은 생명체의 힘은 희망을 안겨줍니다. 매년 3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이 중 상당수가 폐기물로 남는 플라스틱을 특정 미생물이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대표적으로 Ideonella sakaiensis라는 미생물로 PET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등장으로 고가의 다이아몬드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재료의 시대를 여는 화학 편에서는 나노 물질 맥신과 반도체 유리 기판 기술 등 재료 과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맥신(MXene)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맥신은 2차원 나노 물질로, 2011년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탄소와 금속 원자가 겹겹이 쌓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래핀의 뒤를 이을 꿈의 물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연구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상용화되면 미래 산업을 혁신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AI와 양자 컴퓨터가 주도하는 과학기술 편이 이어집니다. 양자 컴퓨터와 AI는 데이터 처리와 컴퓨팅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는 전통적인 컴퓨터가 처리할 수 없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장치입니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의 이진법으로 작동하는 반면,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Qubit)를 이용해 여러 상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구글과 IBM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양자 컴퓨터 프로토타입을 개발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구글은 2019년에 '양자 우월성'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양자 컴퓨터가 특정 문제에서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자 컴퓨터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이 기술이 완성되면 계산 속도의 혁명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는 AI와도 긴밀히 연계되어 새로운 기술 시대를 열 것으로 보입니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과제로 지구과학 주제도 놓칠 수 없습니다. 기후 변화, 에너지 전환, 그리고 모래 부족 문제는 우리 시대의 중대한 도전 과제입니다. 지질학적 변화와 함께 지구의 미래를 탐구하며,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과학적 접근법이 강조됩니다.


특히 모래 부족 문제는 이 정도일 거라 생각못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무한하지 않은 자원의 경고가 모래에도 해당되었습니다. 모래는 건축, 유리, 전자 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입니다. 모래 부족은 우리가 자원의 한계를 재인식하고 지속 가능한 사용 방법을 찾아야 함을 시사합니다.


그 외 AI 아트의 저작권 문제, 달 표면에 조선 천문학자의 이름을 새긴 이야기 등 과학이 문화로 확장되는 스토리텔링도 흥미롭습니다.


이런 정보들을 과학 전시관에서 효과적으로 전시하는 문제도 다루고 있습니다. 복잡한 과학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효과적인 전시 패널 설계입니다.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사고하도록 돕는 도구로서 과학문화의 핵심 역할을 하는 전시 패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국립과천과학관의 연구자들은 과학적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50여 장의 그래픽과 사진을 통해 복잡한 과학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질문을 던지고 과학기술이 가진 사회적·윤리적 의미를 생각하도록 이끕니다. 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호기심만 있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과학과 기술이 이끄는 미래를 탐구하는 데 있어 훌륭한 길잡이가 될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식의 대전환 -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역사의 시그니처 4
김혜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우리가 정말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250년 전 칸트의 질문으로 AI 시대를 말하는 책 <인식의 대전환>.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인 김혜숙 저자의 이 책은 낯설고 어려운 칸트 철학을 안내합니다. 칸트의 대표작 『순수이성비판』에서 핵심 문단을 발췌하여 칸트 철학의 본질을 차근차근 해설합니다.


칸트는 18세기 유럽 철학계를 뒤흔들었던 혁신가였습니다. 뉴턴의 과학 혁명이 우주의 법칙을 증명하며 물리학의 새 지평을 열었듯, 칸트는 철학에서 인식의 법칙을 탐구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루어냈습니다.


칸트는 이전 철학이 탐구하지 못했던 본질적 질문, "도대체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형이상학을 인식론으로 전환시켰습니다. 형이상학은 "세상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칸트의 인식론은 "우리는 무엇을 알고, 어떻게 아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대표적인 비유는 바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입니다.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주장하며 우주의 중심을 바꿨듯이, 칸트는 "지식의 중심은 세상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고 선언하며 철학의 중심을 바꿨습니다.





김혜숙 교수는 칸트 철학의 중심 질문인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에 주목합니다. 칸트는 인간의 인식이 단순히 외부 세계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구조와 능동적 판단을 통해 형성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당시 철학계에 충격을 주었고, 철학의 근본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인식의 대전환>은 칸트가 철학적 사유를 시작한 배경과 이를 통해 도달한 현상과 물자체 개념을 체계적으로 풀어냅니다. 특히 가상현실과 인공지능이 일상으로 들어온 현대 사회에서 칸트의 문제의식은 더욱 중요해졌다고 합니다.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사실인지 허구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안다는 것'의 본질은 칸트적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인식의 대전환>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47개 문단으로 압축했습니다. 김혜숙 교수는 칸트의 핵심 개념을 단순화해 설명하면서도, 철학적 깊이를 잃지 않습니다.


'선험적 감성론'(세상을 경험하는 방식)과 '오성의 범주'(받아들인 경험을 조직하고 해석하는 사고의 틀) 같은 개념을 일상 사례로 설명하며 철학적 논의의 뿌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칸트가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사유의 틀을 바꿔 인식을 새롭게 해석한다는 혁명적 발상이었습니다. <인식의 대전환>에서는 칸트가 철학을 어떻게 재구성했는지 철학적 모험 여정을 펼쳐 보입니다.


가상현실, 가짜뉴스, 알고리즘의 홍수 속에서 진리란 무엇일까요? 칸트는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대신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희망하는가"를 물었습니다. 이런 칸트적 질문이 오늘날에도 윤리적·철학적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된다고 합니다.


형이상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도록 만들어 준다고 했습니다. "왜 나는 존재하는가?" "우주의 시작은 무엇인가?" 같은 물음을 던지고 삶의 큰 그림을 보게 합니다.


반면 인식론은 '안다는 것' 자체를 탐구하는 철학의 분야입니다. 우리가 뭘 알고 있는지, 그걸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정말 믿어도 되는지를 따집니다. 우리의 사고방식과 지식의 한계를 점검하도록 도와줍니다. "내가 믿는 것이 진짜 사실인가?" "가짜뉴스를 어떻게 걸러낼까?" 같은 고민에 답을 찾게 합니다.





칸트는 우리가 단순히 경험(감각)만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성과 선험적 구조(이미 우리 머릿속에 있는 틀)가 결합되어 세상을 인식한다고 말합니다.


인식론은 "우리는 어떻게 지식을 얻는 걸까?"라는 지식의 근원에서 시작해 "내가 믿는 것이 진짜 진리인지 어떻게 알 수 있지?"라는 진리와 믿음에 대해, 그리고 "내가 보고 느낀 것만 믿어도 될까, 아니면 이성적인 사고로 더 깊이 생각해야 할까?"라는 경험과 이성에 대한 질문까지 다룹니다. AI와 가상현실 시대, 칸트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칸트는 우리의 인식이 매우 강력하지만, 동시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특히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 즉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근대 철학의 출발점으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이 명제는 칸트의 비판 대상이 됩니다.


"생각이 일어난다"는 사실이지, 생각하는 주체의 본질이나 존재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나는 생각한다"는 인간 인식의 조건을 보여줄 뿐, 자아의 본질적 존재를 입증할 수는 없다고 말이죠. 칸트는 우리가 인식의 한계를 깨닫고 겸허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알 수 없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겸손함에 대해 일깨웁니다.


가짜뉴스와 사회적 혼란 속에서 칸트 철학의 효용성을 짚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인식의 대전환>은 단순히 칸트 철학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현대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합니다. 칸트가 던진 질문들은 25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한 울림을 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 근육의 해부학에서 피트니스까지, 삶을 지탱하는 근육의 모든 것
로이 밀스 지음, 고현석 옮김 / 해나무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도서협찬


나이가 들수록 근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근육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던 터라,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마치 내 몸의 설명서를 읽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습니다.


로이 밀스 저자가 설명하는 근육의 작동 원리와 이를 유지하는 방법은 지식에 그치지 않고, 내 삶에 직접적인 해답을 주는 듯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 운동과 영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순히 근육을 연구한 책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오래, 건강하게 움직이며 살 수 있을지를 알려주는 훌륭한 길잡이입니다.


근육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기관이 아닙니다. 심장이 박동하고, 폐가 호흡하며, 심지어 감정이 표현될 때도 근육이 작동합니다. 로이 밀스의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우리 삶의 근본적 동력인 근육의 모든 것을 폭넓게 다룹니다.


근육의 역사와 과학적 발견을 흥미롭게 조명합니다. 고대 해부학자들이 근육의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오늘날 과학이 이를 어떻게 확장해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갈레노스는 근육을 움직임의 기원으로 보았지만, 오늘날에는 분자 수준에서 근육의 작용 메커니즘까지 밝혀졌습니다.





근육의 핵심은 단백질입니다. 액틴과 미오신이란 이름의 단백질이 마치 춤을 추듯 결합하고 분리되며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만들어냅니다. 이 분자적 움직임은 미세한 신경 신호에 의해 조절되며, 우리의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게 합니다.


인체에는 골격근, 민무늬근, 심장근육이라는 세 가지 주요 근육이 있습니다. 각각의 근육은 우리 몸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독특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400개가 넘는 골격근은 우리의 뼈와 연결되어 있으며, 걸음걸이부터 팔의 움직임까지 모든 외적 활동을 가능하게 합니다. 움직임의 주역입니다. 저자는 이 근육들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며, 왜 강화 운동이 중요한지 설명합니다.


근육은 신진대사를 조절하며, 면역 체계를 지원하고, 심지어 노화 속도를 늦추는 역할도 합니다. 근력 운동은 단순히 힘을 키우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진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근육인 민무늬근은 우리의 장기와 혈관을 구성합니다. 이 근육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작동하며, 심지어 잠든 동안에도 신체를 유지합니다. 소화기관의 연동운동과 혈액의 순환은 모두 이 근육들의 역할 덕분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장 운동이 불규칙해지는 현상은 민무늬근의 과민 반응에서 기인한다고 합니다.


생명의 엔진인 심장근육은 몸에서 유일하게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근육입니다. 신경 신호 없이도 스스로 수축하고 이완하며, 이 모든 과정은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근육 건강은 질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근육통, 지연성 근육통(DOMS), 근육 경직 등이 있습니다. 특히 아침의 뻣뻣한 근육 상태나 과도한 운동 후의 통증은 많은 사람이 경험합니다. 이 책에서는 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과 같은 희귀 질환부터 일상적인 근육통까지 근육 질환의 다양한 양상과 치료법을 탐구합니다.


근육 건강은 단순히 운동으로만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스트레칭과 휴식, 영양 섭취는 근육의 효율적인 회복과 성장을 돕습니다. 근육 통증의 원인과 이를 완화하는 방법이 상세히 다뤄집니다.





근육은 단순히 생리학적인 존재를 넘어, 인간의 문화와 이상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날 피트니스 산업은 단순한 건강 유지가 아니라 사회적 신분과 개인적 성취를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헬스 문화, 근육미 선호 그리고 기술과 의학의 발달로 변화하는 인간의 신체상을 다룹니다.


동물들의 근육은 종종 인간의 한계를 초월합니다. 치타의 빠른 달리기, 물고기의 유연한 움직임은 모두 근육의 진화적 경이로움을 보여줍니다. 인간의 지구력 중심 근육과 대조적이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근육 외에도 인체의 움직임에는 신경, 관절, 인대, 그리고 에너지원이 관여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근육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복잡하고도 신비로운 인체의 세상을 탐험합니다.


당신이 움직이는 모든 순간의 비밀을 풀어내는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근육의 구조와 작용을 다루는 것을 넘어, 우리가 움직이고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성찰을 안겨줍니다. 움직임은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구성하는 본질적인 요소임을 일깨웁니다.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인체 근육의 세계를 만나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피 예찬
앙리 라보리 지음, 서희정 옮김 / 황소걸음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도망은 실패일까요, 지혜일까요? 앙리 라보리의 《도피 예찬》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딜레마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냅니다.


우리는 흔히 도피를 나약함이나 회피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앙리 라보리는 도피는 회피가 아니라 선택이며, 생존 본능의 발현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도피를 더 이상 부끄러운 행동이 아니라, 고통을 줄이고 삶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지혜로운 전략으로 바라봅니다.


최초의 신경안정제 클로르프로마진을 개발한 신경생물학자이자 철학자인 앙리 라보리는 인간 행동을 투쟁, 억제, 도피라는 세 가지 선택지로 나눕니다. 그리고 제목으로부터 짐작할 수 있듯 그는 도피의 미학을 이야기합니다. 억압적인 사회적 구조 속에서 도피가 오히려 건강한 선택일 수 있음을 역설하는 겁니다.


앙리 라보리는 신경생물학을 통해 인간이 직면하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설명하며, 생물학적 발견을 바탕으로 자유 의지와 인격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자신의 연구를 《도피 예찬》이라는 책으로 풀어냈는데, 자기계발서로 쉽게 생각하고 펼치면 꽤 당황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실용서가 아니라 깊이 있는 교양 인문서입니다. ‘도피’라는 개념을 철학적, 생물학적 그리고 사회학적으로 분석합니다. 제목은 비교적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책의 내용은 오히려 인간의 본능과 현대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도피도 그냥 단순한 도피가 아니었습니다. 앙리 라보리는 도피의 세 가지 얼굴을 짚어줍니다.


(1) 물리적 도피: 억압적 환경으로부터의 탈출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혼을 결심하거나, 새로운 도시로 떠나는 물리적 행위의 도피입니다. 직장 생활 중 번아웃에 직면했을 때 퇴사나 긴 휴가를 선택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 하는 것처럼요.


(2) 심리적 도피: 억제의 대안으로서의 탈출

심리적 도피는 억압적인 환경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한 전략입니다. 억제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몸으로 흡수하게 만들어 위궤양, 두통 같은 병적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도피는 이를 완화시켜 생존 본능을 충족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3) 상상계로의 도피: 창의력의 원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상상계로의 도피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 책을 읽으며 "상상을 통해 도피함으로써 자신을 지켰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예술가, 작가와 같은 창작자들은 종종 이 상상적 도피를 통해 고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합니다.


도피는 투쟁과 억제와는 다르다고 합니다. 투쟁은 자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현대사회는 물리적 폭력을 금지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과 적대감 속에서 정신적 투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억제는 외부 갈등을 내부로 삼키는 행위입니다. 억눌린 분노나 불안은 신체적인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라보리는 이를 두고 "몸이 내리는 벌"이라고 묘사합니다.





《도피 예찬》은 도피를 통해 자유를 찾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삶은 얽히고설킨 관계와 구조에 의해 구속되지만, 도피를 통해 이러한 억압을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도피해야 할까요? 단순히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피가 아닌, 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도피를 제안합니다. 행복은 다른 이들의 평가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 시작된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저자도 도피가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억압과 투쟁을 강요하지 않는 구조 속에서, 인간들이 도피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이상적인 사회, 도피가 필요 없는 세상을 희망합니다.


이 책은 철학적 성찰뿐만 아니라, 신경생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도피라는 행동의 본질을 생물학적으로도 잘 짚어줍니다. 동시에 사회 구조가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되지 않도록 주제를 확장합니다.


끊임없는 경쟁과 억압 속에서 우리는 도피라는 선택지를 외면하도록 강요받았습니다. 하지만 앙리 라보리의 통찰은 도피는 패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임을 일깨웁니다. 《도피 예찬》은 현대인을 위한 생존 매뉴얼인 셈입니다.


도망을 부끄러워했던 우리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는 책입니다. 이제는 도피의 미학을 재발견할 때입니다. 《도피 예찬》을 통해 내 삶을 억압하는 요소를 재평가하고,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시간입니다.


투쟁은 고통을 부르고, 억제는 병을 낳지만, 도피는 상상력과 자유를 선사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무겁지만 매혹적이고, 읽어볼 가치가 있는 인문교양서입니다.


도피라는 단어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잠시 내려놓고, 도피가 어떻게 나의 삶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읽어보세요. 앙리 라보리가 다루는 철학적, 생물학적 배경을 번아웃과 워라밸, 심리적 회복과 같은 현재의 트렌드와 연결해서 읽으면 더욱 흥미로울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른에 읽는 프로이트 - 불안정한 시기에 만나는 심리학의 거장
성유미.이인수 지음 / 유노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서른은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20대에 꿨던 꿈은 여전히 꿈으로만 남아있어 현실 괴리감은 더 깊어집니다. 꿈과 현실 사이, 방황하는 30대를 위한 무의식 탐구 <서른에 읽는 프로이트>를 만나보세요.


이 책은 심리학의 거장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을 바탕으로 합니다. 프로이트가 창설한 국제정신분석학회의 인정을 받은 정신 분석가 성유미, 이인수 저자가 서른에 찾아오는 불안과 의심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데 필요한 통찰을 정리했습니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함께 30대가 직면하는 현실적인 고민인 성공, 사랑, 관계, 자기 의심에 대해 다룹니다. 특히 나의 약점을 통해 성장할 방법을 알려줍니다.


무의식은 단순히 억압된 감정의 저장소가 아닙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이 '우리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마음의 저장고'라며 인간 감정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30대에 느껴지는 불안과 초조함도 그 뿌리를 무의식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의 어린 시절 경험, 억눌린 욕망, 숨겨진 소망이 현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합니다. 유년기의 경험은 현재의 행동과 감정을 형성합니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는 자라면서 자기 의심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는 꿈을 '무의식의 창'으로 봤습니다. 일상에서 억압된 욕망이 꿈속에서 표현될 때, 이를 통해 자기 내면의 진짜 바람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이죠.





30대는 심리적 생존의 시기입니다. 내면의 갈등을 이해하고 자신과 타협하는 과정을 요구합니다. 꿈을 이루고 싶지만, 때로는 현실적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프로이트는 우리가 심리적 안정과 자아 실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른은 더 이상 물리적 생존만 고민할 시기가 아닙니다. 심리적 안정과 정체성 확립이 더 중요해집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현실과 마주하는 용기입니다. 현실을 도피하려 하면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됩니다. 저자는 현실을 재평가하고, 우리의 기대를 조정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30대는 자유와 책임이 충돌하는 시기입니다. 책임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자유를 갈망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 책은 둘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직장에서의 성취를 목표로 삼되,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재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0대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독립입니다. 경제적 독립뿐 아니라 정신적 독립을 포함합니다. 관계는 30대의 삶에서 안정감을 주는 기둥입니다. 친구, 가족, 연인 혹은 반려동물과의 관계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서른이 되면 단순히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는 안정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진정한 관계는 나 자신을 보호하고 동시에 성장하게 만드는 힘을 가집니다. 프로이트는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정한 성숙은 외부의 인정이나 관계에 기대지 않고도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30대에는 홀로서기가 중요합니다. 이 책은 정신적 독립과 자아를 강화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프로이트는 사랑을 '일처럼 배우는 것'으로 보았고, 일을 '사랑처럼 즐기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사랑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일은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과 일의 균형에 대한 이야기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서른의 불안을 극복하고 나아갈 구체적인 조언이 담겨 있습니다. 불안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고 때로는 필요하지만, 삶을 삼키게 두어서는 안 됩니다.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서 단순한 취미를 통해 마음의 평온을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프로이트는 남들과의 비교는 성장을 막는 독이라고 말합니다. 비교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커리어, 사랑, 인간관계에서 고민을 겪는 이들에게 유용한 지침이 가득한 <서른에 읽는 프로이트>. 프로이트의 조언은 심리학을 넘어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서른이라는 시기를 더 단단하게 살 수 있도록 돕습니다.


때로는 무의식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칠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의 감정이 피로, 불면, 무기력 등으로 드러날 때 그 의미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무의식을 이해함으로써 불안의 근원을 찾고 극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