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푸켓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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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우림과 아름다운 바다와 섬들이 있는 세계적인 휴양지이자 동남아 대표 관광지 푸켓 정보와 여행 준비를 수월하게 도와주는 가이드북 <해시태그 푸켓>.


자신에게 주어진 기간만큼 행복한 여행이 되도록 여행자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팁을 소개하는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푸켓은 태국의 최고 휴양지인 만큼 태국에 대한 정보를 알아두는 것도 필요해요. 태국이 우리 역사에 꽤 오래전부터 관계있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이 책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2018년에는 한국어가 태국의 대학 입시 제2외국어 과목으로 포함될 정도라니 놀랍네요.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식민지를 겪지 않은, 따뜻하고 정감 있는 미소를 가진 불교의 나라 태국. 치앙마이와 같은 산악 지역, 에메랄드빛 바다 등 관광 대국으로 오랜 세월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볼거리, 즐길거리는 물론이고 미식의 천국인 만큼 식도락 여행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진 태국입니다.


귀한 줄 몰랐던 코로나 이전의 여행은 이제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입니다. 뉴노멀 시대 우리의 여행 트렌드는 어떻게 바뀔까요. 백신여권 도입으로 들뜬 분들이 많을 겁니다. 당분간은 패키지 형태의 여행만 가능할테지만 정착 후 자유여행이 가능해지더라도 기존의 여행 형태와는 달라질 겁니다.


관광지 위주의 코스에서 벗어나 장기간의 여행, 자동차 여행, 소도시 여행, 호캉스 위주의 여행이 늘어날 겁니다. 짧은 일정이 아닌 이상 '살아보는' 형태의 경험으로 변화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해시태그 푸켓>에서는 장기 숙박 및 장기 거주에 유용한 팁을 알려줍니다.


태국 남부는 북부에 비해 물가가 조금 비싸서 방콕, 치앙마이 위주로 한달살기를 하는 편이지만 숙박비를 제외하면 푸켓도 크게 차이나진 않는다고 하니 남부의 매력을 만끽하고 싶다면 푸켓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여행 중 교통수단으로는 도시 간 이동이 자유로운 렌트카 외에도 태국에서 오토바이 운전을 배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흔하게 이용하는 오토바이, 그리고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도 대도시에서는 렌트 가능하다고 합니다.


푸켓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 빠통 비치를 중심으로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가득합니다. 화려한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방라 로드, 현지에서 만나는 무에 타이 쇼, 아이가 있는 가족여행이어도 푸켓은 오락실, 실내 놀이터 등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아 문제없습니다. 부모와 함께 하는 효도여행에 맞는 코스도 많고, 어떤 테마여행이든 푸켓은 충족시켜주는 것 같아요.


여유를 누리고 싶은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빠론,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 까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던 푸켓 분위기와는 확 달라져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되는 푸켓 타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해변들도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시간 여유가 되는 여행자들을 위한 패키지여행에서는 대부분 패스하는 푸켓 북부 지역 정보도 있습니다.


배낭여행자의 성지 피피 섬과 영화 007 촬영지인 제임스 본드 섬, 푸켓의 몰디브라 불리는 라차 섬 등 멋진 절경을 가진 섬 투어는 푸켓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입니다. 신혼여행지나 패키지여행으로 푸켓이 인기였었는데, 포스트 코로나 여행에서도 푸켓은 주목받을 겁니다. 여유있게 돌아다니는 자유여행으로서 새로운 푸켓의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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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푸켓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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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시대에 걸맞는 여행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이야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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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전설 웅진 모두의 그림책 42
이지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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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지은 작가님, 신작이 나왔어요. 그것도 여름날 반드시 생각나게 되는 전작 <팥빙수의 전설>의 프리퀄로 말이지요. <친구의 전설>은 <팥빙수의 전설>에 등장했던 눈호랑이의 탄생 비화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구름빵>, <장수탕 선녀님>의 백희나 작가만큼이나 제 기억에 콕 박힌 이지은 작가의 그림책 <친구의 전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폰 배경화면도 얼른 눈호랑이로 장착했지요. <친구의 전설>은 호랑이와 꼬리 꽃의 우당탕탕 에피소드 속에 싹트는 우정을 그렸습니다. 친구와의 우정을 주제로 유쾌한 유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멋진 그림책입니다. 유아부터 어른까지 모두 읽었으면 좋겠어요.


<팥빙수의 전설>의 할머니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대요. 그것도 성격 고약한 호랑이가 주인공이래요. <팥빙수의 전설>을 봤다면 "맛있는 거 주면 안 잡아먹지." 첫 장면에서부터 벌써 빵 터집니다. '아니, 쟤 또 저러고 있네.' 생각을 독자도 하게 되거든요. 역시나, 우리 숲속 친구들 모두 다 같은 마음인가 봅니다. 에유~ 그러려니 하면서 다들 호랑이를 피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호랑이 꼬리에 왠 꼬리 꽃이 붙어버렸네요!  붕붕붕!!! 꼬리 풍차 돌리기를 해도 떨어지질 않는 꼬리 꽃. 꼬리 꽃은 자기한테 호랑이가 붙었다며 속상해하질 않나, 호랑이를 '누렁이'라고 부르질 않나. 둘의 기싸움이 만만찮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맛있는 거 주면"을 외치는 호랑이. 하지만 친화력 짱 꼬리 꽃이 선수를 칩니다. 숲속 동물들과 친해져버린 꼬리 꽃. 게다가 오지랖도 대단해서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이 있으면 몸을 불사르며 도움을 줍니다. 둘이 한 몸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호랑이도 도와주러 가게 되죠. 그럴 때면 "잘 했어, 누렁이." 하며 칭찬도 할 줄 알고, 은근 조련할 줄 아는 꼬리 꽃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호랑이와 꼬리 꽃. 어느새 둘은 함께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호랑이? <팥빙수의 전설>에 나왔던 새하얀 눈호랑이는 언제 나오는 거죠?  꼬리 꽃의 정체와 눈호랑이의 탄생은  <친구의 전설> 후반부를 장식합니다. 


전 보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울컥했거든요. 꼭 직접 그림책으로 만나면 좋겠습니다. 고등학생 우리 아들도 이 그림책 보면서 진짜 재밌다는 말 엄청 쏟아냈어요. 초판 한정으로 책과 함께 랩핑된 친구의 전설 엽서북도 놓치지 마세요. 


캐릭터가 정말 독특한데다가 표정 디테일이 예술이에요. 호랑이는 한 대 때려주고플 만큼 얄밉다가도 츤데레한 모습까지 담은 묘한 매력의 캐릭터입니다.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 수상 이력의 이지은 작가, 다음 그림책도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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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시테리언: 때때로 비건 - 완전한 채식이 힘들 때
김가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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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의 시작, 채식. 비건은 다음 생애라며 미루기만 했다면 가끔 하는 채식으로 플렉시테리언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자 요리 연구가 김가영 저자는 뉴질랜드 유명 채식 카페에서 셰프로 일하며 유동적 채식 경험을 계기로 이제는 플렉시테리언으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플렉시테리언 : 때때로 비건>은 환경보호, 동물복지, 건강 그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실패 없는 플렉시테리언의 길에 접어들 수 있게 도와줍니다. 패스트푸드, 밀키트, 배달음식에 익숙한 요즘은 집밥을 해먹는 것 자체가 미션이 되기도 하는데요. 무분별하게 먹어대다 건강을 망치고 후회하는 대신, 쉽고 간단하게 맛도 좋은 건강식을 먹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해보자고요.


동물성 식품 대신 채소, 과일, 해조류 등 식물성 식품 위주로 하는 식사를 뜻하는 채식. 금기시하는 재료가 많다 보니 막무가내로 접근하다가는 실패 확률이 높습니다. 준채식 단계 중 하나인 플렉시테리언은 상황에 따라 육류 섭취를 허용하는 가장 느슨하고 유동적인 채식 단계를 뜻합니다. 채식 입문자라면 플렉시테리언을 실천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루 한 끼 자신의 상황에 맞는 식사 때를 골라 실천하면 됩니다. 평일에 힘들다면 주말에만 해도 괜찮습니다. 거창하지 않아서 마음 가볍게 도전할 수 있는 때때로 비건, 플렉시테리언입니다.


주스와 수프로 생기 채우는 아침 비건. 달고 시원한 무수프 레시피를 보며 이게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해지더라고요. 우엉수프, 감자 대파 수프, 순두부 누룽지죽 등 의외로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요리 과정으로 아침 비건으로 딱 좋은 메뉴들이 소개됩니다. 해독 효과로 주목받은 ABC주스는 소분해서 냉동도 가능하니 아침마다 바쁠 이유도 줄어들 테고요. 소스류도 비건 요리에 적합한 소스를 직접 만들어두면 일주일 정도는 거뜬합니다. 일반 마요네즈 맛을 낸다는 두부 마요네즈의 맛도 궁금하고 각종 견과류로 만드는 소스류는 군침 돌게 합니다.


비건 배추김치 레시피를 보며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원래 김치는 비건에 해당하지 않나 싶었는데 새우젓이나 액젓을 넣지 않은 김치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어요. 감칠맛을 매실청, 국간장으로 대체해도 충분하다니 평소 액젓의 강한 맛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응용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점심은 도시락용을 생각해서 식어도 맛있는 요리를 소개합니다. 샌드위치는 기본이고 참깨드레싱과 최고의 궁합이라는 채소찜은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기대됩니다. 밥 없이 두부로 대체한 두부유부초밥, 칼로리 낮은 콜리플라워 라이스 볶음밥, 비건 불고기용으로 나온 고기를 넣은 반미, 유부볶음고추장을 넣은 비빔밥 등 군침 도는 요리들이 정말 많아요.


튀김, 볶음, 탕 등 푸짐한 일품요리를 선사하는 주말 비건 레시피도 환상적입니다. 순대 없는 순대볶음맛 채소볶음, 대체육 패티를 사용한 햄버거, 두부를 사용한 깐풍기, 양념치킨맛 브로콜리 튀김, 고기 없는 파개장, 찜닭맛 버섯 채소찜, 닭갈비맛 떡볶이 등 고기 없이도 야식의 맛을 선사하는 레시피. 천국이네요. 그냥 먹기 질릴 때 딱 만들기 좋은 방울토마토 마리네이드, 유자 간장마요 디핑소스에 생양배추를 그냥 찍어 먹기만 해도 최고입니다. 무엇보다 완성된 요리의 비주얼이 도저히 맛없어 보일 수가 없더라고요.


<플렉시테리언 : 때때로 비건>에 소개된 레시피는 번거롭지 않아서 좋아요. 저자가 특별히 제안하는 식단 프로그램도 있는데 장보기 리스트에 소개된 그대로 재료를 준비해두면 1~2주가 편해집니다. 채식과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채식한다고 하면 걱정되는 부분이 영양소 결핍 문제잖아요. 동물성 식품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영양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짚어주고 있으니, 건강한 채식 라이프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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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 아스트랄 개그 크로스오버 단편집
정재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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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 개그 좋아하는 독자라면 취향저격인 단편집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황금가지 브릿G의 프로젝트는 언제나 펀펀한 재미를 안겨주네요. 개그에 진심인 11명의 작가들이 모인 이번 책도 평범한 소재도 기상천외한 전개로 뒤틀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들로 가득합니다.


피식거리는 웃음을 유발하거나 헐~ 하며 어이가 도망가게 할만한 상상력에 읽는 맛이 좋은 단편집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표제작이 된 작품이 중간에 배치되어 있었지만 가장 먼저 읽어봤습니다. 제목만 보고는 퍼뜩 이해할 수 없었던 맥아더 보살. 아침 공양으로 맥모닝 세트를 바치는 맥아더 장군 신령님을 모시는 보살이 등장하면서 깔깔 웃음 터지게 합니다. 성조기 별 모양의 향불 연기를 세심히 만드는 보살님. 그런데 오늘 일진이 좀...


신내림이 온 것 같다며 찾아온 아가씨. 그 존재는 바로 그레이트 올드 원이라는데. (순간 응? 익숙한 단어인데? 싶었더랬죠.) 생긴 건 문어머리같이 생겨서 숙회 삶아먹으면 딱 좋은 상을 가진 그 존재는 전 세계에 딱 세 권이 있다는 네크로노미콘을 읽고 감상문을 써라는 숙제까지 내줬다며 도움을 요청하러 맥아더 보살을 찾아왔습니다. (네크로노미콘이라니! 이것은 그 유명한 러브크래프트 작가의 허구의 책이 아닌가!) 그 암흑의 존재는 바로 크툴루였습니다. 러브크래프트 작가와 그 덕후들이 만든 가상의 크툴루 신화 말이지요.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는 수많은 서브컬처를 낳은 러브크래프트 세계관을 가져온 패러디 작품이었던 겁니다. 아쉽게도 러브크래프트를 모른다면 빵 터지는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지만요.


맥아더 보살님 외에도 나머지 열 편의 단편들의 개그 퀄리티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한 편 한 편 어쩜 그렇게 장르파괴적인 병맛 개그를 선보이는지요. 그 누구도 들어간 적 없으면서도 '창고'로 불리는 그곳. 어느 날 창고 정리를 맡게 된 주인공은 빡치면서도 은근 설레는데. 드디어 무수한 추측만 난무했던 창고 안을 보겠구나 싶었지요. 과연 창고 안에는 어떤 특별한 게 있을까요. 직장인의 애환이 촉촉이 스며든 정재환 작가의 <창고>입니다.


"나는 오징어요." 생물학적 오징어를 닮은 사람과 소개팅을 하게 된 주인공. 황당한 주장을 하는 오징어남과의 주고받는 대화 속에 싹트는 구수꼬랑한 오징어 향기가 지금도 나는 듯합니다. 오징어 씹으며 읽기 딱 좋은 이야기, 한고요 작가의 <오징어를 위하여>.


<임여사의 수명 연장기>는 정말 최애 소설이었어요. 오늘 데려갈(!) 여자 뒤에 서 있는 저승사자. 아직 5분이 남아있어 여자가 작업 중인 모니터 화면을 보다가 깜짝 놀라는데. 바로 저승사자들이 무척 좋아하는 웹소설 다음 회차였던 것! 세상에나 작가였다니, 작품 완결도 못하고 데려갈 뻔했다니. 이미 명이 다한 작가를 살리기 위한 저승사자의 고군분투기, 넘 재밌었어요.


<죽음에 이르는 병, 발기부전! 그대로 놔두시겠습니까?>도 무척 좋았는데요. 깊은 밤 여자 혼자 사는 월세방에 난데없이 나타난 의문의 남자. 발기부전의 요정이라는데 ㅋㅋ. 아니, 여자한테 와서 흡연은 발기부전증 개선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이 요정의 정체도 궁금하고, 결말도 무척 궁금해지더라고요. 청년의 애환을 이토록 아스트랄적으로 표현한 방식이 맘에 쏙 들었습니다.


"하나된 열정"이라는 문구, 익숙하죠. 평창 동계올림픽 슬로건이었죠. 알바인생 주인공이 홍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는 기묘한 열정을 그려낸 <당신이 평창입니다>도 상상력이 탁월했어요. 마그네슘 영양제를 먹고 마그네슘워먼이 된 주인공이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 <생매장 여관의 기이>. 정도경 작가가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애쓰는 활동을 하고 있기에 이 작품에도 장애인 차별 철폐 및 다양성 존중에 대한 주제가 멋들어지게 담겨 있습니다.


필명과 제목이 어쩜 이리 찰떡 조합인지. 사피엔스 작가의 <You are what you eat>도 황홀하게 재밌었는데요. 야근 후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맥반석 계란 세 팩을 사 와서 까먹은 다음날, 닭으로 변한 주인공. 다행히(?) 자기만 변한 게 아니라 지구인 대부분이 변했습니다. 그들이 먹은 동물로 변한 겁니다. '내가 먹은 것이 곧 나'라는 주제를 이렇게 변형시키다니,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어요. 결말의 반전도 엄지 척이에요.


<무한마계지하던전>은 동생 패딩에 십자가 모양으로 오바로크를 친 주인공이 졸지에 용자가 되어 세계를 구원하는 신세가 된 요절복통 이야기입니다. 제 개그 취향엔 안 맞았지만 용자에 대한 관념을 뒤틀어버린 전개가 흥미진진합니다.


신좀비 세계관을 선보인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은 기발한 상상력에 배꼽 잡았어요. 인류 최후의 도피처에 간신히 모인 생존자들 중 한 명인 주인공이 이렇게 된 원인을 짚어보며 과거 회상을 합니다. 주인공은 제사 없애기 운동본부에서 활동하며 결국 제사를 없애는데 한몫했던 인물입니다. 제사를 없애자 죽은 조상님들이 되살아나버리는데... 기존 좀비 세계관과는 또 다른 전개 방식이 신선했어요.


<목탁 솔로>는 간지 쩌는 드러머가 되고 싶은 섬 소년의 성장기입니다. 극락의 힘이 깃든 목탁 비트를 내면서도 불가에 귀의하고 싶지 않다는 섬 소년에게 너는 속세에 너무 찌들었다며 나도 싫다는 부처님이라니. 목탁 소리가 치유 음악이 되는 가슴 따스한 여정이 펼쳐집니다.


개연성 따윈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이야기들에 크큭대며 웃게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동이 줄어들진 않습니다. 유머 속에 날카로운 주제의식을 담는 게 더 대단하지 않나요. 개그에 진심인 11명의 작가들 덕분에 이 무더운 여름을 조금은 시원하게 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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