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별자리 여행
지호진 지음, 이혁 그림, 이대암 감수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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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며 별멍하던 기억이 까무룩 할 정도입니다. 빛공해가 심해진 요즘은 제 어릴 때와 비교해 봐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별이 확연히 줄었다는 걸 느낄 정도이니까요. 밝은 별을 발견할 때면 인공위성은 아닌지 구별하는 것부터 시작하게 되고요. 별멍하기 힘든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별이 원래부터 별로 없는 걸로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실제로 밤하늘엔 정말 많은 별들이 있는데 말입니다. 별자리를 찾아가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동심의 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책 <오늘은, 별자리 여행>.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만화로 진행되어 별을 주제로 방대한 스토리가 담겼음에도 술술 잘 읽힙니다. 산이랑 샘이 두 아이들이 별 할아버지, 삼촌네 댁, 천문대를 방문하며 계절별 별자리, 별자리에 얽힌 신화, 별 찾는 법, 행성 등에 대해 배워갑니다. 만화라는 형식만 사용되었을 뿐 정보 수준은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들도 만족시키는 고퀄 수준입니다. 한국인 최초 혜성 발견자이자 현 대암천문대 대장인 이대암 관장이 감수했습니다.


<오늘은, 별자리 여행>은 우리의 별 이야기책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구분해 쉽게 별자리를 찾는 법을 알려줍니다. 북두칠성, 북극성을 찾는 법부터 시작하는데 별 하나를 찾기만 하면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를 다 만날 수 있고, 근처에 W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자리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신기합니다. 로마 시대에는 북두칠성 옆에 있는 알코르라는 작은 별이 눈이 좋은 사람만 볼 수 있어 시력검사표를 대신했다는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별자리가 나올 때마다 별자리에 얽힌 신화도 등장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등장인물들이 나오니 낯설지 않습니다.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을 단 한 페이지로 보여줄 만큼 핵심을 잘 표현한 방식이 대단합니다. 별자리 신화를 알고 나면 별을 찾는 재미와 별에 대한 상상이 깊어집니다. 태양계 행성과 그 위성의 이름들도 신화와 관련된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오늘은, 별자리 여행>을 읽으며 별자리마다 가장 밝은 빛을 내는 알파성의 이름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고, 주변 별자리와 연결되는 별자리들이 줄줄이 등장하니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별자리 지식이 쑥쑥 늘어납니다. 우리 옛이야기로 익숙한 직녀성과 견우성은 여름 별자리 편에서 등장합니다. 남쪽 하늘을 쳐다보면 굉장히 밝게 빛나는 별이 있을 거라고 합니다. 바로 직녀성(베가)입니다. 무려 태양의 3배나 되는 큰 별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직녀성은 별의 밝기 등급을 정하는 기준이 되는 별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명한 가을엔 별을 더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가을 별자리는 다른 계절에 비해 뚜렷한 별들이 없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안드로메다가 여기에 등장하니 이 별과 관련한 이야기만 해도 풍성합니다. 안드로메다자리 허리쯤에는 원반 모양의 안드로메다은하가 있는데 맑은 날 눈으로도 직접 볼 수 있다니 꼭 찾아보세요.겨울 밤하늘엔 오리온자리를 찾아내면 주변 별자리까지 별 이야기가 쭉쭉 연결됩니다.


별자리 이야기 외에도 낮과 밤, 계절의 변화가 생기는 이유, 황도 12궁, 달의 주기, 망원경, 태양계 행성 등 흥미진진한 천문학 이야기가 담긴 <오늘은, 별자리 여행>.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밤하늘 별이 안겨주는 즐거움을 누구나 누릴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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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소도시 여행 - 2021~2022 최신판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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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여유로운 뉴노멀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를 위한 여행 가이드북 <해시태그 동유럽 소도시 여행>. 북적이는 관광 코스 대신 소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장기여행하는 트렌드에 맞춰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동유럽 소도시들의 매력을 알게 해줍니다.


북유럽 여행의 대체 만족감도 있고, 중세 유럽 향기를 듬뿍 느낄 수 있는 동유럽 소도시 여행. 정치적으로 많은 부침이 많았던 나라들이 모여 있는 동유럽의 역사를 비롯해 서유럽과는 또 다른 멋을 간직한 발트 3국, 폴란드, 체코, 헝가리의 소도시들이 등장하는 <동유럽 소도시 여행>.


러시아, 동유럽, 북유럽 문화의 혼재를 만날 수 있는 발트 3국으로 시작해 볼까요. 유서 깊은 탈린의 돌길과 높은 첨탑의 매력, 발트의 문화 수도로 불리는 리가의 중세풍 아우라, 바로크풍의 향기를 간직한 빌뉴스. 발트 3국의 구시가지 도보 여행기는 생생함을 고스란히 전달해 여행지에 있는 듯 골목골목을 누비는 듯한 기분입니다. 중세 문화의 정취가 스며든 축제, 건축물 등 여행지 감상 포인트도 짚어주고 있습니다.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촬영지로 핫한 관심을 끌기도 했던 폴란드. 천년 고도 크라쿠프 외 대도시를 벗어나 숨은 매력이 무척 많은 소도시들을 소개합니다. 아름다운 항만 도시 그단스크, 중세 고딕 건물이 잘 보존된 토룬,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브로츠와프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유럽 문화의 심장 체코의 로컬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프라하는 소개되어 있지 않아요 (해시태그 체코&프라하 편을 보면 됩니다). 대신 가장 아름다운 색을 모아 놓은 듯 매혹적인 체스키크룸로프, 뭉뜬에서도 등장했던 마시는 온천수가 있는 유럽 최대의 온천 타운이 있는 카를로비 바리, 필스너 우르켈 양조장이 있는 플젠, 체코 제2도시이지만 여유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브르노, 저평가된 도시이지만 해시태그에서 추천하는 도시 올로모우츠를 소개합니다.


부다페스트의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겔레르트 언덕도 헝가리의 매력을 압축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동유럽의 역사와 관련한 건축물이 많아 역사 배경까지 알차게 다루고 있으니 보는 재미가 더 쏠쏠합니다.


최대한 많은 곳을 보며 많은 경험을 하는 여행에서 피로도를 느꼈다면 이제는 로컬의 일상을 느끼는 여행을 해보세요. 중세 문화의 정취가 스며든 장소에서 소도시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동유럽 소도시 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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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소도시 여행 - 2021~2022 최신판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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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된 동유럽 소도시 구석구석의 매력을 보여주는 뉴노멀 여행에 필요한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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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 정민 교수의 세설신어 400선
정민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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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마음과 세상에 대한 사유를 길어 올리는 고전학자 정민 교수의 <일침>, <조심>, <석복>, <습정>,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에 수록된 글 400편을 가려 엮은 통합편집본 <점검>. 소장 가치 있는 만큼 책장에 꽂아두고 한 번씩 펼쳐볼 만한 책입니다.


네 글자라고 하면 사자성어를 떠올릴 텐데요. 익히 알고 있던 사자성어보다는 문장 속에 등장하는 의미 있는 네 글자를 뽑아냈다고 보면 됩니다. '정민의 세설신어'라는 이름으로 무려 12년간 쌓아온 그의 글은 필사하기 좋고, 사유하기 좋은 글로 자리매김했고 <점검>에서 그 정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주제별로 분류하는 대신 찾아 읽기 쉽게 가나다순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목차에서 이미 네 글자와 그 핵심 의미가 나와있어서 쭉 훑어가며 느낌 오는 글을 쓱 골라 읽으면 됩니다.


하나하나 따져서 살핀다는 뜻의 '점검'은 정민 교수의 세설신어를 잘 반영한 단어이기도 합니다. 생각의 중심추를 바로 세우고, 마음의 길을 선명하게 하는 네 글자. 한 자 한 자가 안겨주는 이야기들은 고전의 가치를 일깨우기도 합니다. 불안한 시대에 옛글에서 답을 찾는 것이 습관이 된 정민 교수는 언제나 답을 고전에서 발견해냅니다. 이런 걸 보면 인간은 결국 쳇바퀴의 반복을 되풀이하는 존재인가 싶다는 씁쓸함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점검>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한자성어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중국의 역사 위주일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중국 고전 문헌에서 길어올린 글도 있지만, 대부분 조선 시대 인물들이 남긴 에피소드 중심이라 읽는 재미가 더 좋습니다.


선조, 광해군, 인조 시대를 거치며 수십 년을 재상 자리에 앉았던 이원익의 이야기를 새롭게 만나기도 합니다. 높은 신분에도 집은 오막살이 초가 신세로 청빈 그 자체의 삶을 살았다는 이원익을 두고 "이원익은 속일 수 있지만 차마 못 속이고, 유성룡은 속이고 싶어도 속일 수가 없다."는 말을 했을 정도입니다. 이 문장에서 건져올린 네 글자는 가기불인 可欺不忍입니다. 속일 수 있지만 차마 못 속일 정도라니. 모든 이의 한결같은 존경을 받는다는 것의 가치를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군요.


지난해들을 되돌아보며 세월의 흐름에 한숨 내쉬기도 한 저를 뜨끔하게 만든 네 글자도 있습니다. 문득 돌아보면 곁에 없는 것을 뜻하는 가석세월 可惜歲月입니다. 맑은 정신으로 밝게 살아도 아까운 시간인데 세월은 손안에 움켜쥔 모래처럼 허망하게 빠져나갑니다. 그저 시간을 죽이고 날을 소비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처럼 슬픈 일은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웁니다. 이덕무의 <세정석담>에 수록된 문장입니다.


그러면서도 앞만 보고 내딛던 발걸음이 주춤해질 때는 시련과 적막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네 글자 간위적막 艱危寂寞을 떠올려야 합니다. 한 자락 쉬어 되돌아보고, 점검하며 다짐하는 내성의 시간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적막한 성찰의 시간도 분명 필요합니다. 고요 속에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마음의 길이 비로소 선명해지기 때문입니다.


쭉 넘기다 보니 독서에 대한 네 글자 사유도 간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무조건 읽으라며 독서 권장 조언 글보다는 읽더라도 제대로 하라는 조언이 비중을 크게 차지합니다. 장자의 <변무> 편에는 독서망양 讀書亡羊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옵니다. 책 읽다가 본분을 잊고 양을 놓친 일화가 나오는데 당시엔 양이 생계의 든든한 자산이었기에 비교 대상이 됨직하지만, 때로운 양과 맞바꿔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독서의 즐거움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다산은 일생에 책 읽을 날은 너무도 짧다는 독서일월 讀書日月이란 네 글자를 말했고, 문곡 김수항은 남인의 탄핵을 받아 유배지에서 사사되기 전 자식들에게 독서 없는 미래는 없다는 네 글자 독서종자 讀書種子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입으로 눈으로 마음으로 읽는다는 독서삼도 讀書三到, 독서칠결 讀書七訣이라는 책 읽기의 일곱 가지 비결 등 성현의 말씀들이 인상 깊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도 있군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를 논한 작문오법 作文五法, 글 쓸 때 쉬 빠지는 여섯 가지 잘못 작문육오 作文六誤 등은 글쓰기뿐만 아니라 세상 사는 이치와도 다를 게 없는 조언입니다.


마땅히 갖춰야 할 열 가지 처세법, 스스로 경계 삼아야 할 여덟 가지 금기, 남을 헐뜯는 일곱 가지 단서 등 처세와 관련한 성찰의 시간도 가질 수 있습니다. 처음엔 목차를 보며 먼저 눈에 띄는 글부터 읽긴 했지만, 400편이나 되니 하루 한 편만 곱씹어도 1년은 든든하게 마음을 돌볼 수 있겠습니다.


네 글자를 통해 마음자리를 살피고 몸가짐을 돌아보고, 생각을 들여다보고, 세상 이치를 짚어보는 모든 일을 점검하는 시간. 정민 교수의 <점검>은 편견을 깨뜨리게 하고, 아집을 버리게 하고, 시련에 주저앉지 않게 하며 마음의 중심을 잡는 데 도움 되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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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선진국 -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통계로 보다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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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선진국입니다. 그런데 왜 행복하지 않고 힘들고 불안할까요. 고도성장을 일구어낸 대한민국의 능력은 60년 전과 비교해 보면 놀라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선진국이라는 표현이 낙원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걸 <불평등한 선진국>에서 팩트체크합니다. 사회의 불평등에 문제의식을 느낀 과학 저술가 박재용 저자가 쓴 책입니다.


헬조선에 이어 영끌까지, 분노와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들.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 수출액, 국가 예산 등을 보면 분명 나아졌는데도 사회의 구조적 문제는 국민소득이 높아진다고 저절로 해결되진 않는다는 걸 통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출로 번 돈은 엄청나게 많아졌어도 결국 대기업 중심 수출이 증가했기에 국민들 각자의 소득 증가에 끼친 영향은 미비합니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라 불릴 만큼 경제가 성장했지만 국민들의 경제적 여유는 따라가지 못합니다.


사회의 불평등한 정도를 살피는 지표로 최저소득 가구 1분위, 가처분소득의 차이, 지니계수 격차, 상대적 빈곤율, 중위소득과 빈곤율 통계를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가난한 자와 부자의 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나라가 상위 10%의 소득이 전체 소득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위 1%는 10% 소득의 절반일 정도로 위로 갈수록 더 심해집니다. 


월소득 10분위로 세세하게 구분한 표를 이 책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상위 1%인 10분위로 살고 싶지만 넘사벽입니다. 숫자를 꼼꼼히 살펴보니 10분위와 9분위 간에도 격차가 엄청납니다. 1년으로 따지면 3,000만 원이나 차이 납니다. 10분위 안에서도 상위 0.1%는 1인당 1년에 15억 넘게 벌어들이며 상위 1%의 4배를 더 번다고 합니다. 0.01%로 더 좁히면 마찬가지로 소득 증가세가 더 빠릅니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은 여전히 진리라는 걸 새삼 확인한 통계입니다. 반대로 소득 낮은 분위 간에서도 격차가 심합니다. 불평등의 정도가 양 끝으로 갈수록 커진다는 걸 숫자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불평등한 선진국>은 불평등에 대한 팩트 토론을 위한 퀴즈도 챕터 끝날 때마다 실려있습니다. 불평등이 심하다는 막연한 말보다는 숫자로 꼼꼼히 살피게 도와줍니다. 대한민국 불평등의 근원을 노동으로 보는 저자는 소득에 따른 격차 심화를 다루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플랫폼 노동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전체 임금 노동자의 44.5%가 비정규직인 현실입니다. 여기엔 특수고용 노동자 숫자가 빠져있는 통계라니 사실상 절반이 넘는다고 보면 됩니다.


하청 문제로 인한 산업재해는 끊이질 않습니다. 업무상 사고 재해율 통계를 보면 생각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낮게 잡혀있는데, 통계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보상을 신청하고 승인받은 사람을 기준으로 통계를 낸다고 합니다. 특수고용 노동자들도 누락되어 있습니다. 공무원이나 군인도 별도 보상체계가 있어 통계에서 빠져 있습니다. 단순히 숫자만 보는 것을 넘어 통계의 의미와 한계까지 짚어주는 <불평등한 선진국>입니다.


일정한 사회적 지위를 얻는 것이 아주 수월한 상위 0.5~1%, 부모의 뒷받침 아래 자신의 노력과 재능을 합쳐 성공하는 상위 10~15%, 인생을 살아갈 기본 토대 정도는 마련한 40%, 그리고 나머지는 이전부터 많은 걸 포기하고 힘든 삶을 살아갑니다. 부모 자산과 소득에 의해 크게 영향받는다는 걸 보여주는 통계를 보니 심란하기만 합니다. 정말 아이를 낳지 않고 사는 게 맞겠다 싶을 정도의 숫자입니다.


출신 대학에 따른 취업 기회와 입사자 차등 대우는 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청년 문제로 심화됩니다. 이 와중에 남녀 차별 문제가 뜻밖의 지점에서 등장합니다. 페미니스트 혐오 및 남녀 차별이 여성 경력 단절 문제가 나오기도 전인 20대에 오히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남성들 가운데서 가장 많이 보인다는 말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불평등 심화는 가족 해체, 노인 문제, 소수자 배제, 지방 소멸 등의 문제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근로 연령대 가구에서의 불평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들수록 더욱 증폭되기만 합니다. 통계와 확률은 우리 사회를 드러냅니다. 선진국임에도 여러 지표를 통해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과 비교해도 불평등이 심한 상태라고 하니 착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희망적인 건 해결 방법이 없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문제는 통계가 이렇게도 적나라한데도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 방향이 보이지 않습니다. 할 의지가 아직은 없다고 생각이 들 수밖에요.


대한민국 불평등의 현재를 살펴보며 불평등 해소 키를 고민해 볼 수 있는 <불평등한 선진국>. 불평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이 책이 도움 될 겁니다. 왜 지금 이토록 힘든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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