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반격 - 디지털, 그 바깥의 세계를 발견하다
데이비드 색스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 어크로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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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테크놀로지로 규정되는 세상 속에서 디지털이 아닌 것들이 새롭게 부상하는 현상과 그 가치를 설명하는 책 <아날로그의 반격>.

 

효율적인 디지털 기술은 아날로그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아날로그는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져 버림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아날로그에는 수치화할 수 없는 경험치가 있다는 걸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아날로그는 단순히 만족감만 높이는 게 아니라 때로는 디지털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내놓기도 한다는 걸 경험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아날로그 부활에 일조한 것이 다름 아닌 디지털이라는 것. 세상이 디지털화될수록 개인은 인간 중심적인 경험을 갈구하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부상한 아날로그 사물과 아날로그 아이디어 사례를 담은 <아날로그의 반격>. 아날로그의 강점은 어디에 있고, 디지털 기술에 밀리는 부분은 어디이며,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낸 지점은 어디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로부터 위협받은 최초의 아날로그 기술인 종이.

종이의 종말은 오지 않았습니다. 틈새시장을 포착한데 성공한 제품 중 하나인 몰스킨 노트는 헤밍웨이, 피카소 등이 썼던 전설적인 노트라는 신화를 씌웠습니다. 다른 종이에 적은 것보다 더 창의적으로 느끼게 합니다. 몰스키너는 그저 쓰는 행위에서 벗어나 SNS, 블로그 등을 통한 적극적인 참여로 충성합니다.

 

'힙'하다는 사람들 집에는 있다는 턴테이블, 스마트폰 사진 필터가 오히려 아날로그적으로 따라갈 정도인 로모그래피의 급성장, 시나브로 하나둘 생겨난 보드게임 카페. 종이 외에도 레코드 판, 필름, 보드게임 같은 아날로그 사물의 부활은 그저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젊을수록, 디지털에 더 많이 노출된 세대일수록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매력을 덜 느낍니다. 그들에겐 디지털 세상이 그저 기본값일 뿐입니다. 지금 세대에게는 아날로그가 훨씬 더 신선해 보입니다. 

 

 

 

아날로그라는 인식상의 약점을 강점으로 변화시킨 것 중에 하나가 서점입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행될 때 오프라인 서점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독립서점의 약진을 볼 수 있습니다. 전자상거래와 비교해볼 때 오프라인 매장만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저 디지털이 답이라고 생각하며 뛰어든 곳은 많지만 진짜로 성공한 디지털 잡지는 아직 없는 이유가 뭘까요. 제품을 현실 세계에 내놓으면 사람들 눈에 띄게 된다는 거죠. 더 거창한 답을 원하셨을지도 모르겠지만 기본 중의 기본으로 돌아간 겁니다.

 

 

 

디지털로 인한 세계화가 빠르게 등장했었지만 미국 자본주의의 무덤이 되어버렸던 디트로이트 자동차 공장들. 지금은 변화 중입니다. 로봇을 대체한 노동자들 덕분에 회복 중인 디트로이트 사례를 통해 저자는 디지털 경제가 일자리 창출에 실패하는 이유까지 짚어봅니다.

 

테크 산업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긴 했지만 특정 분야에만 치우쳤고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되었습니다. 인간의 노동력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 목표인 디지털 경제에서는 일자리 시장의 붕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거죠.

 

해결책 중 하나는 더 나은 교육입니다. 미래 학교의 모습은 온라인 공개강좌인 MOOC처럼 가상 학교로 대체될 거라는 인식이 컸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더란 거죠. 수업에 적극 참여시키는 데 실패하고 습관적 중도 포기가 많은 온라인 교육. 테크놀로지로부터 얻는 즐거움과 교육적 효과는 다르다는 걸 일깨웁니다. 놀이 기반 학습은 오프라인 학교에서 가능합니다. 유아교육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더군요. 

 

 

 

처음엔 아날로그를 파괴하기만 한 실리콘밸리. 하지만 아날로그 도구와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디지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책으로도 이 주제를 많이 다루고 있는데, '디자인 사고'는 이제 대세입니다. 뭔가 창의적인 것은 디지털 테크놀로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디자인 사고는 아날로그적 문제 해결법입니다. 실행 과정에는 화이트보드, 포스트잇, 종이 등 아날로그 도구가 등장합니다.

 

"아날로그의 약점은 새로운 강점이 된다." - 책 속에서

 

아날로그 회사가 오래된 제품의 새로운 미래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 아날로그적 존재인 인간이 무엇을 갈구하는지. <아날로그의 반격>은 디지털 경험과 아날로그 경험에서 아날로그가 이긴 것들을 다룹니다.

 

아날로그는 독특한 개인 취향일 뿐인 게 아닙니다. 아날로그는 바람직한 라이프 스타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저자는 디지털 경험과 아날로그 경험의 균형을 요구합니다. 새로운 아날로그의 부상을 수익창출의 기회로만 바라보지 않고,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들여다보는 것에 초점 맞춰 기술의 미래를 바라보되, 기술의 과거를 잊지 않는 포스트디지털 경제 모델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딱딱한 경제경영서가 아닌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르포르타주입니다. 에세이처럼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그동안 읽어봤던 미국 저자의 르포르타주 책은 정돈 안 된 방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일 때가 많았는데, 데이비드 색스 저널리스트의 이 책은 딱 깔끔한 구성이라 이해하기도 쉽고 읽기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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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07-14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교보 손글씨 쓰기 캠페인 오늘 엽서 보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