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의 조건 - 군림할 것인가 매혹할 것인가
이주희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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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조건

군림할 것인가 매혹할 것인가

저자 이주희 | MID | 2014.11.10 | 페이지 420 | ISBN 9791185104133

 

 

EBS 다큐프라임 세계 문명사 대기획 <강대국의 비밀> 방송을 더 세밀하게 도서화한 책 <강자의 조건>.

저는 이 제목을 봤을 때 먼저 든 생각이 '강자의 조건'이란 것이 있다면 강자의 쇠락 원인이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강자의 조건>은 로마, 몽골, 영국, 네덜란드, 미국이라는 5대국의 비밀을 이야기하는데 강자의 조건을 갖춰 강대국이 된 이후 결국 쇠락의 길을 걸은 국가가 있듯 말입니다. 그리고 국가만의 이야기가 아닌 개인에게 적용해 볼 수도 있겠단 생각에 아주 흥미롭게 읽은 책이랍니다.

 

한니발과 로마 사이에 벌어진 칸나이 전투를 통해 다른 나라였다면 멸망에 이를 패배했음에도 망하지 않은 로마, 세계사에 등장한지 불과 50년밖에 되지 않았으면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손에 넣고 유럽을 속수무책으로 만든 몽골, 스페인 무적함대를 물리치고 해전의 역사를 바꾸어버린 영국, 인구수의 한계를 넘어선 경제적 초강대국 네덜란드, 인종차별이 미묘하게 있지만 인재를 빨아들이는 미국. <강자의 조건>에서는 역사 속 사건 중 강대국에 이르게 한 큰 사건을 소개하며 강대국의 비밀을 이야기합니다.

 

인류 역사 속에 존재했던 강대국들을 살펴본 결과 공통점은 바로 '다양성'과 '관용'이었습니다. 이것만 있다고 다는 아니지만, 필요조건은 되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하면 일본과 나치의 순혈주의와 미국의 다원주의를 상반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 우리가 관용에 대해 이야기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현재의 기준으로 그 시대의 관용 정도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동시대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더 관용적이었는가 아닌가를 보아야 한다. 」 - p355
 

로마의 경우를 보면 왜 로마는 제국이 되었고, 아테네는 도시국가로 머물게 되었을까요. 둘 다 같이 도시국가로 시작했는데 말입니다. 로마는 단일국가가 아니었고 노예에게도 시민권이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개방성으로 인해 로마 동맹국들은 단순한 동맹국이 아닌 로마 시민권을 획득한 로마인이었던 것이지요. 이런 로마의 관용이 위기에 처한 로마를 결국 구하게 됩니다.

 

몽골도 이방인들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줄 알았던 개방성이 있었고요.

 

 

영국은 워낙 가난한 왕실 재정 때문에 결핍이 낳은 혁신으로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면서 강대국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요즘 시대에서야 당연한 포격전이라는 혁신을 이뤄 무적함대 스페인을 물리친 영국의 사례에서는 스페인의 몰락 과정이 특히 흥미로웠는데요. 강대국이 되었다고 해도 결국 과거를 잊고 정체하면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는 본보기를 보여 준 셈입니다. 무엇보다 펠리페 2세 시대 스페인의 종교적 불관용은 상인과 기술자 등 인재를 쫓아내 발전을 할 수 없게 만들고 국가적으로 고립된 원인이 되기도 했거든요. 중세시대의 종교적 관용과 경제적 기회의 보장으로 이교도들이 살기 좋은 곳이었던 스페인의 몰락이 자연스레 진행되었습니다.

 

「 역사는 자신이 지금까지 잘해오던 것에 집착해서, 새로운 기술을 거부한 무수한 사례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  - p219

 

스페인의 불관용 덕분에 스페인에서 추방당한 인재가 흘러넘쳐 온 네덜란드는 역동적인 경제, 관용을 통해 경제적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종교적, 민족적 관용이 사회 발전을 이끌어온 역사를 가진 미국의 경우, 여전히 인종차별은 있지만 다종교, 다민족, 다문화 사회라는 정체성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강자의 조건>이 말하는 이런 관용을 잃는다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될 겁니다. 스페인의 역사처럼 관용을 잃은 제국에게 남은 것은 쇠락의 길이지요. 한국인이 외국에서 선전할 때 그 인재가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라 합니다. 그 인재들을 자기 나라에서 성공하게 한 나라가 대단하다는 것이지요. 남의 나라 사람이 한국에서 성공하는 것을 지켜볼 개방성과 관용이 우리에게 있는가, 한국의 현실을 묻습니다.

 

도덕적인 민족이어서가 아니라 실용적인 입장에서 나와 나의 공동체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대답이 <강자의 조건>에 들어있네요. 국가뿐 아니라 이는 개인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겠습니다. 

TV 다큐로 제작된 내용이다 보니 전문가 인터뷰나 역사 속 사건의 인과관계 흐름이 잘 정리되어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성이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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