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요즘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려고 그러는지 몰라도, 몸이 좀 삐걱거리는 듯한 느낌이다. 약 10일쯤 감기로 골골거리고 있고, 며칠전부터는 골반이 아파서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아야, 아야!'가 절로 튀어나온다. 감기야 뭐 거의 다 나았다만, 골반이 아픈 증상은 아무래도 원인을 찾지 못하겠고, 딱히 나을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다. 내 몸 아픈 걸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아서, 병원이나 한의원을 찾는 건 최후의 방법으로 미뤄두고 있다. 

둘.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앞서 페이퍼에도 썼듯이 프레시안에 연재했던 기사를 엮은 책이다. 연재 당시에 많은 기사를 이미 읽었기 때문에 대충 어떤 내용인지 알고 있었지만, 다시 읽으니 또 새롭다. 당시에는 몰랐거나, 별 생각없이 넘어갔던 부분들 중에 많은 부분들에 대해서 공감하거나,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김철 선생은 계속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말을 반복한다. '거의 모든 질병이나 아픈 증상은 고관절을 바로 잡아서 척추를 바로 세워주면 저절로 낫는다'고 말한다. 이 말에 공감한다고 해도, 문제는 고관절을 어떻게 바로 잡느냐는 숙제로 남는다. 책이나 몸살림 운동 홈페이지에서는 방석숙제, 걷기숙제 등이 나와있는데, 이를 꾸준히 한다고 해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따라한다고 몸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니 가능한한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셋. 아가가 드디어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3월 초가 되면 딱 10개월이 되는 둘째 녀석은 유난히 기는 게 느리다. 첫째도 참 늦게 기었다고 기억하는데, 그래도 8개월무렵에는 '배밀이'로 기어다니기 시작했는데, 요 녀석은 지난주까지만해도 엎드려 있는 자세를 무척 힘겨워하고, 싫어했다. '배밀이'를 언제쯤 시작하려나 싶어서 가끔 뒤집기를 유도하여, 앞으로 움직이도록 좋아하는 인형이나 장난감으로 유도를 해보는데, 손을 뻗어보고 안 닿으면 그냥 자기 손닿는 범위 내에 있는 다른 물건으로 관심을 돌려버리곤 했다. 그러다가 지난 주 목요일이었던가. 스티커를 갖고 장난을 쳤는데, 아주 좋아하고 깔깔거리며 웃길래, 엎어놓고 스티커로 유도를 해봤다. 앞으로 움직이려고 용을 쓰다가 어느순간 무릎으로 바닥을 밀고 앞으로 몸이 나갔다. 한두번 몸을 움직여 스티커를 잡으려는 순간 내가 다시 조금 더 앞으로 스티커를 움직였다. 녀석은 잠시 나와 스티커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또다시 배밀이로 앞으로 기어나갔다. 처음으로 기어다니기 시작한 날이다. 주말에 애들 외갓집에 가서도 또 관심을 갖는 장난감으로 움직이기를 유도했더니, 열심히 기어서 앞으로 움직였다. 어제는 방안을 기어다니며 온갖 물건들을 다 입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덕분에 첫째가 열심히 뒤쫓아다니며, 입에 넣는 물건들을 뺏느라 바빴다.  

넷. 아가가 '아빠' 비슷한 발음을 내기 시작했다. 정확히 언제부터 '엄마' 비슷한 발음을 내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 오래되진 않은 것 같은데, '엄므' 혹은 '엄므아' 같은 발음을 내는 걸 들었다. 울때도 그냥 우는 게 아니라 엄마를 부르며서 울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말에 아기랑 놀다가 '아바' 혹은 '아브' 같은 발음을 내는 걸 들었다. 나중에는 정말 거의 '아빠'와 같은 소리를 냈다. 요녀석이 이제 말을 배우기 시작하려나보다. 놀다가도 뭔가 말을 하듯이 옹알옹알 소리를 자주 내더니, 드디어 말을 하는구나 싶어서 조금 감격했다! 기억해보면 첫째 녀석은 아빠 소리를 좀 빨리 한 편인 것 같다. 그때는 육아휴직을 해서 한동안 내가 아이를 돌봤던 것 영향도 있는 것 같은데, '엄마' 보다 '아빠' 소리가 조금 더 빨랐다고 기억한다. 뭐 이런 걸로 애들을 비교하는게 뭐가 중요하랴. 말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하겠지. 요즘 유난히 아기의 발달을 느낄 수 있는게 '잼잼'(주먹을 쥐었다 펴는 동작)이라던가, '짝짝꿍'(손뼉을 치는 동작)을 열심히 따라하고, 또 소리로도 비슷한 발음을 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직 '곤지곤지'(손가락으로 손바닥을 찌르는 동작)는 잘 따라하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따라하는 것으로 보아 곧 할 것 같다. 더불어 '도리도리'와 '만세' 그리고 '빠이빠이' 같은 동작들도 잘 따라하기 시작했다. 며칠전에는 아침에 '빠이빠이'를 해도 그냥 쳐다만보더니, 오늘 아침엔 엄마가 안고 나와서 현관에서 아빠와 언니에게 '빠이빠이'를 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아가를 보면 참 신기하다! 

다섯. 어제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집 근처 뒷산에 올라보았다. 예전에 부천에 살 때는 주변에 공원이 많아서 유모차를 끌고 여기저기 산책을 자주 다녔는데, 이 동네는 공원도 없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도 너무 좋지 않은 환경이라서 산책을 거의 못 다녔다. 그래도 뒷동산은 오를만했다. 낮은 산이지만, 그래도 산을 올랐다는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봄이 되면 자주 다녀야겠다.  

봄이되면 여기저기서 이름모를 풀들과 나물들을 볼 수 있다. 요런 책들이 필요한 시기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잘라 2011-02-21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벌써 나물의 계절이 오나요? 저로서는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유혹인데.. 큰일이군요. 이거야.. 들썩들썩.. 벌써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ㅜㅜ

감은빛 2011-02-22 11:59   좋아요 0 | URL
네, 고소하게 무친 봄나물.
생각만해도 벌서부터 입안에 침이 돌아요! ^^

cyrus 2011-02-21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기가 ' 아빠 ' 라고 하는 순간일 때 아버지 입장에서는 제일 기쁜 순간이었을거 같아요. 요즘 날씨가 완연한 봄이더군요. 이 때쯤이면 슬슬 새콤한 나물 무침이 그리워지기 마련인데 갑자기 먹고 싶어지네요 ^^;;


감은빛 2011-02-22 12:0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아빠를 찾는 아이를 보면 늘 기분이 묘합니다.
요 쪼그만 녀석이 내 새끼란 말인가 싶은 생각이 가끔 듭니다.
기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사랑스러기도 하고.....
말로 설명하기 힘들군요~ ^^

아이리시스 2011-02-23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둘인가요? 알아내려고 정독했네요,ㅋㅋㅋ
어린 딸은 아빠에게 어떤 느낌이고 또 존재예요?
너무 귀여울 것 같아요, 제가 봐도 그런데.
아빠에게 딸은, 울 아빠에게 저같은 딸은..^^

감은빛 2011-02-24 12:53   좋아요 0 | URL
네, 둘이예요. 큰 녀석은 내년에 학교가구요.
작은 녀석은 이제 곧 10개월이예요.
어떤 존재일까요? 말로 설명하기 어렵네요.
한없이 예쁘고,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나열하다보면 끝도 없겠죠.
아이리시스님도 아버님께 소중한 딸이겠네요. ^^

비로그인 2011-03-01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듣고만 있어도 귓 속이 사각거리고, 간질거립니다.
감은빛님 ㅎ

감은빛 2011-03-02 13:2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