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동 어느 골목에는 이미 이사해버린 일터를 상대로 단식 농성을 벌이는 일들을 만날 수 있다. 예전 일터의 경비실 옥상에서 목숨을 걸고 벌이는 단식농성. 이미 1800일을 훌쩍 넘겨버린 생존권 투쟁. 자본가와 국가권력은 당연한 권리를 돌려달라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오히려 용역깡패들을 동원하여 짓밟는다. 단식농성을 벌이는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용역깡패들과 함께 거대한 포크레인이 나타났다. 아예 경비실 자체를 철거해버리기 위해서 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포크레인을 점거해버렸다. 두 명이 단식농성을 벌이는 경비실 맞은 편에는 두 명이 포크레인을 점거하여 고공노성에 들어갔다. 참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포크레인 위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던 송경동 시인이 지난주 2m가 넘는 포크레인 위에서 떨어져서 다쳤다. 병원에 입원중이고, 부러진 뼈를 바로잡기 위해 수술을 받았다. 경찰과의 말다툼과정에서 불상사가 생겼다고 들었다. 경동선배가 거기 올라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가봐야지. 생각만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미루다가 결국 한번 가보지도 못하고, 다쳤다는 얘길 먼저 듣게 되었다.
다음주 금토일에는 농성장 주변에서 다양한 문화행사와 바자회 등이 열린다. 설치미술과 음악공연,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상영, 감독과의 대화, 작가와의 대화, 마당극, 시사만화전 등등 준비된 건 무지 많다! 게다가 각종 도서할인판매도 준비되어 있다. 지금까지 도와주지 못한 걸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이 행사에는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 점심시간에 이 글을 올리고 나서 한참 일하다가, 조금전(4시반경)에 잠시 숨을 돌리며 페이스북을 열어보았다가, 기륭건이 극적으로 타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설마! 정말? 반신반의하며 뉴스검색을 했더니, '기륭전자 사태 6년만에 극적타결' 등의 소식들이 몇 개가 올라왔다. 1895일간의 긴 투쟁의 결과 10여명의 조합원들만 정규직으로 복직된다고 한다.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