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의 해프닝

요미우리 자이언츠 팀의 감독 아베 신노스케 감독이 아동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후에 자진 사퇴하며 기자회견을 했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아베 감독의 발언 이후 변호사가 대독한 아베 감독 딸의 입장문을 듣고 나서 이해가 갔다. 실제 사건의 내막과 그 입장문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입장문이 사실이라면, 실제로는 별일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발로 차거나 밀어 넘어뜨리는 등의 폭력은 실제로 없었고, 자신이(그러니까 아베 감독의 딸이) 과장한 표현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왜 일이 이렇게까지 커졌는지 그 이유를 밝혔는데, 바로 인공지능 때문인 것처럼 표현했다. 본인이 아빠와 그렇게 크게 다툰 것은 처음이라 챗지피티에 상담했는데 아동상담소에 상담할 것을 추천했고, 상담과정에서 자신의 입장과 관계없이 경찰 신고가 이뤄져 아베 감독이 연행되었는데, 경찰이 나타났을 때 가장 놀랐던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밝혔다.

아베 감독의 딸은 18세라고 했다. 거의 성인이나 다름없는 청소년이다. 나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은 더더욱 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 정도가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고, 그들을 어리다고만 볼 것이 아니라 성인처럼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정도 나이에 아동상담소에 상담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은 조금 의아하고 아쉬운 대목이다. 더구나 이 상황의 책임이 마치 챗지피티라는 인공지능 때문이라는 것처럼 쓴 대목도 아쉽다고 느낀다.

내가 좀 신기하다고 생각한 지점은 여기다. 아빠와 크게 다퉈 어쩔줄 모르는 상황을 인공지능에게 상담했다는 사실이다. 내 상식으로 보면 인공지능이 가족간의 유대와 관계에 대해 알 수 없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데, 그걸 인공지능에게 상담을 한다니! 이건 아마도 내가 세상을 보는 시각과 인공지능에 사소한 것들까지 상담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만약 아베 감독이 딸의 입장문과 다르게 실제로 폭력을 사용했다면 모르겠지만, 실제 폭력이 없었는데, 딸이 상담과정에서 과장한 표현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건이 되었다면 이건 참 우스운 해프닝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아베 감독은 사소한 실수 하나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스타벅스 불매

광주항쟁에 대한 비하와 박종철 열사에 대한 비하 의도가 담긴 이벤트 논란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 불매에 나섰다고 들었다. 이른바 ‘탈벅‘이라고 부른다고. 평소에 커피를 그닥 좋아하지 않고 업무상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커피숍이란 공간에 갈 일도 거의 없는데, 특히나 스타벅스라는 공간은 묘한 거부감이 들어서 거의 가 본 적이 없었다. 아마 살면서 지금까지 대여섯번이 채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동네에도 여기저기 스타벅스 매장이 많이 생겼고, 이삼년 전쯤에 일터 건너편에 큰 매장이 하나 생겼었다. 평소 그 거리는 사람들이 그리 많이 다니지 않던 길인데, 스타벅스 매장 하나 생겼다고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진 모습을 보고 좀 놀랐었다. 매장에는 늘 사람들이 많았다. 빈 자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그 매장 안에 한번도 들어가 본 적 없지만, 늘 가까이 지나다니며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보면 항상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이번 상황 이후로 문득 궁금해서 가까이 지나며 안쪽을 살펴봤는데 확실히 평소에 비해서는 빈 자리들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조금 실망이었다. 우리동네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탈벅에 동참하지 않는 것인가?이번에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말한 사과 같지도 않은 변명을 들으니 더 화가 나던데, 저기 앉아있는 사람들은 그런 사회 이슈에는 관심이 없는 것일까? 만약 주위에 커피숍이 없어서 스타벅스 밖에 갈 곳이 없다면 또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근처에는 무수히 많은 커피숍이 있다. 여러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있지만, 내가 사람들과 약속을 잡거나 인터뷰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선택하는 곳은 동네 개인 커피숍이다. 우리가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장을 보면 그 돈은 거대 프랜차이즈 체인점으로 흘러들어가지만, 동네 작은 가게에서 장을 보면 그 돈은 우리 동네 안에서 돌고 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빵 하나를 사더라도, 라면과 과자 하나를 사더라도 동네 작은 가게들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다.

하긴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SPC 불매를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동네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는 성황리에 영업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번지는 불매운동이 일정 범위 안에서는 널리 퍼지지만, 우리 사회 전체로 놓고 본다면 그 범위가 그렇게 넓지는 않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하긴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긴 시간 삼성 불매를 해왔지만, 삼성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거대기업으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아, 이번에 벌어진 노조 건은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런닝앱 변경

예전에 몇차례 쓴 적이 있지만, 나는 어려서부터 뜀박질을 좋아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주 뛰어다녔다. 그러다 어느날 달리기 유행이라고, 달리기를 기록하는 런닝앱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 사용한 것이 나이키 앱이었다. 2020년 봄에 깔았었다. 그때는 한번에 2~3킬로미터 정도 짧게 뛰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그해 여름 교통사고를 당하고 2021년까지는 거의 달리지 못했다.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2022년이었다. 23년까지는 계속 짧은 거리를 자주 뛰었다. 그러다 10킬로미터 대회를 신청해놓고 본격적으로 장거리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24년 여름이었다. 그해 여름부터 거리를 늘리기 시작했는데, 누군가 알려준 앱이 런데이였다.

나이키 앱은 몇가지 불편한 지점이 있었고, 새로운 앱을 써보고 싶은 마음에 나이키를 지우고 런데이를 깔았다. 약 1년 가까이 25년 봄까지 런데이를 계속 썼다. 나이키와는 다른 지점에서 불편한 것들이 있었다. 그래서 다시 나이키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보니 내 인생에서 가장 자주, 가장 먼 거리를 달렸던 24년 여름부터 25년 봄까지의 기록들이 사라져버렸다. 좀 많이 아쉬웠다. 다시 나이키 앱에서 열심히 달려서 새로운 기록으로 채우자 라고 생각했다. 비록 거리가 짧아도 열심히 했었던 지난 몇 년 기록들이 있으니까. 그런데 나이키를 다시 쓰다보니 예전에 불편했던 지점들이 다시 신경쓰였다.

최근에 나이키를 그만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생겼다. 실내 달리기(트레드밀)에서 야외 달리기로 설정을 바꾸려는데 무조건 런닝화를 입력하도록 운영방침이 바뀌어 있었다. 그것도 주관식으로 직접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유명 브랜드 중에서 특정 모델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었다. 아니, 그럼 유명 브랜드를 안 신는 사람은 어떻게 하라고? 돈이 없어서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사람들은 어쩌라고? 너무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조금 비싼 런닝화 브랜드 써코니는 명단에 있었다. 선택해보니 다시 특정 모델을 선택하라고 수많은 제품 이름이 나왔다. 내가 구매한 모델? 당연히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그런 것에 관심도 없고 외울수도 없다. 그냥 일단 아무거나 선택하고 달리기를 했는데, 이 불쾌한 기분 때문에 더는 나이키 앱을 쓸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약 5년간 달린 기록들이 또 사라지는 것이 아깝다고 느꼈다. 뭐 어쩔수 없지. 새로운 앱에서 다시 기록을 쌓아나가야지.

나이키와 런데이를 제외하고 좋은 앱이 뭐가 있는지 열심히 찾아보았다. 돈이 여유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민 이라는 워치를 구매해서 앱을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나는 그렇게 비싼 워치를 살 여유가 없기 때문에 앱을 잘 선택해야 한다. 여러 앱들을 비교하다가 설치한 것은 맵마이런 이란 이름의 앱이었다. 이 앱을 설치하고 지금까지 세 번 달리기를 했는데, 런데이와 나이키의 불편함이 이 앱에는 없었다. 만족스러웠다. 이제 새 앱에서 새로운 기록들을 잘 쌓아가보자.

공복 달리기의 위험

엊그제 부처님 오신날 대체 휴일이었던 월요일에는 꼭 달리기를 하러 나가고 싶었다. 실은 전날 일요일에 나가고 싶었으나 그날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그리고 월요일에도 썩 그리 좋지는 않았다. 오늘은 그냥 쉬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가, 아니 일단 나가보면 달라질지도 모르니 나가서 짧은 거리라도 뛰고 오자 하고 생각하기를 반복하며 계속 고민했다.

그냥 쉬던 아니면 그냥 나가던 일찍 판단을 내렸다면 좋았을텐데, 계속 고민하고 망설이다가 결국 늦은 오후가 되어버렸다. 더 늦기 전에 일단 나가자 하고 준비를 했는데,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였다. 생각해보니 전날 밤 11시쯤 늦은 저녁을 먹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렇다고 지금 뭔가를 먹고 약 세 시간 정도 후에 달리기를 시작하면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어쩔수 없이 그냥 이대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막 신발을 신다가 지난 대회에서 받은 에너지젤 하나가 있었다는 걸 떠올려 급하게 그거 하나를 먹고 나섰다.

천변까지 뛰어가는 것으로 워밍업을 했고, 천변 산책로 입구에서 간단하게 준비운동을 마쳤다. 그리고 롤링 없이 가볍게 조깅으로 달려야지 생각했다. 그래도 거리는 10킬로 이상은 달리려고 마음 먹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다. 그래. 억지로라도 나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약 3킬로미터 정도부터 갑자기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졌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요즘은 10킬로 이하를 달린 적이 거의 없는데, 겨우 3킬로 정도에서 이렇게 지쳐버린다고? 목표를 8킬로로 수정하고 일단 4킬로까지는 뛰었다. 4킬로에서 몸을 돌려 돌아오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약 16시간 이상 먹지 않고 공복인 상태로 달리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몸에 에너지가 없어서 이렇게 쉽게 지쳐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 생각은 몸에 있는 지방을 좀 태워서 에너지를 만들수 없나? 였다. 당연히 공복에 달리면 지방을 태우기는 태우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방을 태우면서 포도당도 함께 필요한데, 탄수화물이 없으니 한계가 있는 것.

6킬로를 넘기면서부터는 너무 체력이 떨어져서 나도 모르게 자꾸 발이 멈추려 했다. 너무너무 걷고 싶었다. 그거나 나는 알고 있었다. 한번 멈추고 나면 다시 달리기가 더 어렵다. 돌아가는 길이 아직도 2킬로가 넘게 남았으니 어떻게든 걷지만 말고 가보자고. 하지만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그러다 문득 약간 어지러운 느낌까지 들었다. 아, 이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딱 7킬로까지만 가자고 생각을 바꿨다. 나도 모르게 발이 멈춰 걸으며 폰을 꺼내보니 6.9킬로였다. 딱 100미터만 더 뛰자 하고 다시 뛰었다. 마지막 100미터가 너무 힘들었다.

남은 1킬로미터를 터덜터덜 걸어서 돌아오는데, 평소보다 훨씬 더 땀을 많이 흘렸음을 깨달았다. 약 3년동안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서 이런 날은 또 처음이라 좀 황당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먹고, 충분히 쉬었다가 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작년에는 20킬로까지 아무런 보급없이도 뛰었는데, 겨우 8킬로를 못 뛰다니. 공복인 점과 여전히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던 점 등 여러 원인들이 있겠지.

이번주에는 무리하지말고 10킬로 정도만 한번 더 뛰고, 다음주 정도에 15킬로 이상 뛰는 것에 도전해야지. 한달 안에 20을 다시 찍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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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5-27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공복 운동의 맥빠진 기분이 별로라 새벽 운동을 멀리 했는데, 올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 다시 새벽 공복 자전거로 타기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효과는 공복 운동이 좋다고 하는데, 그래도 배고픈 상태보다는 뱃속이 든든한 상태의 운동이 뭔가 더 여유로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