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슨 염치로 국회 활동비 받나
기사입력 : 2004.12.14, 18:51

국회가 지난주 여야 의원들에게 1인당 200만원씩 모두 6억원 가까운 돈을 지급했다. 국회 관계자는 이 돈이 연례적으로 지급해오던 상임위 활동비로서,원래 예산집행 내역에 있던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17대 국회는 지난 6월 개원 이래 정기국회 종료시까지 전체 의안 1066건 가운데 130건을 처리하는데 그쳤다. 처리율은 12.1%에 불과하다. 이 기간 동안 국회에 접수된 청원은 모두 111건이었지만 처리된 것은 2건이었다. 16대 국회는 같은 기간 의안 처리율이 42.4%였고,접수된 청원 182건 가운데 20건을 처리했다. 기록으로 볼 때 17대 국회의 실적은 과거 그토록 비난을 받던 16대 보다 더 형편 없는 것이다.

정기국회 파행에 이어 임시국회에서마저 여야는 극한 대치로 일관하고 있다. 경제와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요구를 외면한 채 사생결단식 사상 논쟁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점거한 법사위를 비롯,모든 상임위도 공전 중이다. 이 판국에 상임위 활동비 지급이라니,도대체 무슨 염치가 있어 세비 외에 돈을 더 받는다는 것인가.

국회는 또 내년도 예산을 대폭 증액한 바 있다. 올해보다 400억원이나 늘어난 예산 가운데 100억원의 거액이 의원 정책개발비 명목으로 잡혀 있다. 정쟁으로 날을 지샌다 해도 내년에는 의원 1인당 3300만원이 추가로 지급되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상임위 활동비가 정당한 근거가 있느냐에 있지 않다. 예산 증액 자체도 문제는 아니다. 국회가 할 일만 제대로 한다면 의원들에게 지급하는 돈이 아까울 리 없다. 여야간 끝없는 정쟁으로 국회를 마비 상태에 몰아 넣고도 돈만은 꼬박꼬박 챙기는 행태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야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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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2-15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노동 무임금 실천은 국회부터 했으면 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