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위해 선택한 건축공부, 저자의 눈을 통해 본 세계 곳곳의 건축물과 그것에 대한 해석... 그렇구나... 아는 만큼 보이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의 생각 틀로 재단한다. 

다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부럽기도 했다. 

긴 시간을 여기저기에서 보냈다. 

'가지 않는 길'이 아직까지도 보이고 마음에 남아 있으니, 누구를 탓하거나 핑계를 댈 수밖에..

생전에 이렇게 책을 읽지 않은 날들이 있었던가. 그러니 입안에 가시가 돋아 직선적이고 공격적이고 센 말들이 나왔는지, 쓸데없는 말을 너무도 많이 한 구월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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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깊이 - 공간탐구자와 함께 걷는 세계 건축 기행
정태종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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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전쟁과 폐허와 애도와 재건의 땅이다. 이제는 통일이 되어 분단국가가 아니지만 우리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나라다. 특히 베를린은 애도의 도시이다. 그러나 직접 가본 베를린은 우리처럼 휴전선 남쪽과 북쪽으로 나늰 절대적 경계가 아니었다. 또한 여전히 전쟁의 폐허 위에 있을 거라는 내 예상과는 매우 달랐다. 최첨단의 새로운 현대 건축물이 즐비해 있는 사이사이로 추모공간들이 많다. 전쟁과 역사의 흔적을 없애버리지 않고 일상에서도 인식하려는 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도시의 공공 공간은 애도의 장소로 채워졌다. 애도의 공간을 일상의 공간과 접목하려는 건축가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24쪽)

일본은 자신의 원시 문화와 서양 문화를 섞어 특유의 현상학적 건축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오사카와 교토다.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동양의 사상과 전통에서 찾은 일본성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서양 근대 건축의 대표적인 건축 재료인 콘크리트와 빛고 물 등의 자연을 이용하여 완전히 새로운 공간의 시를 만들었다. 인공미의 극치라는 일본 전통 건축과 정원 만드는 솜씨를 보면 자연을 다루는 것이 마치 스시를 만드는 칼을 다루는 것 같다. 어떨 때는 냉정하게 때로는 교묘하게 또는 화려하게 자유자재로 휘두른다. 사용방법은 다르지만 자연을 정복 대상으로 보았던 서양의 생각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자연과 같이 공생하거나 자연을 필요한만큼만 빌려 쓴다는 한국 전통 사고와는 매우 다르다. (98쪽)

종합운동장의 햇빛 아래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관람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로 등나무를 심어 그늘막을 만드는 것은 간단하고 단순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무주 종합운동장 같은 그늘막은 없다. 이것이야말로 건축가가 어떻게 사회를 바라보고 고민하고 애정을 가져야 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되는 프로젝트이다. 자연을 개발하기보다 적절하게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필요하면서도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건축. 지식이 뛰어난 의사보다 애정이 있는 의사가 환자에게 필요하듯이 애정이 담긴 건축가의 손길이 우리의 사회 구석구석에 닿기를 바란다. (163-164쪽)

몇 번을 가도 다시 가고 싶은 곳이자 오렌지 꽃향기의 낭만이 흐럴넘치는 곳, 그곳이 스페인이다. 스페인의 전통 디테일과 버금가는 것이 현대 건축의 파라메트릭 디자인이다. 특히 프랙털 구조를 이용한 디자인은 작은 유닛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스케일이 커지고 그 자체가 구조와 공간이 된다. 지난 역사의 장식을 배제하는 것만이 현대 건축의 길이 아니다. 현대 건축가들은 장식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동시에 구조와 공간이 되는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217-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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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아래와 같은 말을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BOOK of the book, by the book, for the book"  

그녀가 읽은 100권의 책 이야기를 책으로 들려주는 책의 말이다. 

경청을 통하여 공감하고 다른 세상을 상상하게 된다. 

책을 계속 읽어야 할까,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은데, 남는 것도 없는데,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데도, 다른 것보다 먼저 책을 사고, 도서관을 들려 책을 빌려오고. . . 

시간을 들여 읽는 일이 과연 잘하는 일일까,라는 의문에 대답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상에서, 이 시간에 뭘 할 건데. . ., 숨쉬고 사는 끝날까지 경청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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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말들 -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공감하기 위하여 문장 시리즈
김겨울 지음 / 유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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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박해졌다.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고, 작은 글씨를 무리 없이 볼 수 있고, 좋은 자세로 앉아 있을 수 있고, 활발하게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몇십 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hide in plain sight‘라는 영어 표현처럼 늘 같은 자리에 존재했으나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종류의 진실이었다. (27쪽)

글은 쓴 사람이 지니고 있는 내면의 일부를 보여 준다. 그것은 전부가 아니며 또한 외면이 아니다. 책은 저자가 아니라 저자가 가진 일부를 뽑아내 차근차근 꿰어 낸 것이다. 그러므로 그 모두가 허구인 것도 아니다. 그러한 내용은 분명히 그의 안에 존재한다. 혹은 그 내용이 그의 핵심적인 부분일 수도 있다. 책은 탄생하는 순간부터 저자에게서 분리되어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 동시에 저자의 핵심적인 일부로 존재한다는 아이러니 상태에 처해 있다. (95쪽)

살아가는 일은 몸에 갇히는 일과 다름없다. 몸이 썩어 없어지리라는 확신, 무슨 짓을 해도 늙음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확신, 더럽게도 말을 들어 먹지 않는 장기와 근육과 온갖 액체를 무사히 먹이고 재우고 이끌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이 우리를 움직인다. 그것이 그토록 지난한 일인데도 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몸이 곧 인간이며, 몸을 지겨워하는 것이 인간이고, 몸을 뛰어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므로. (123쪽)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탐구하고 수도하고 가르친다는 일이 아직도 이렇게나 남자의 몫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변하리라는 느슨한 낙관만으로 참고 기다리기에 세상은 이미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루빨리 더 많은 여성이 철학과 종교에 깊숙이 관여하기를 바란다. 그럼으로써 철학과 종교는 무너지는 대신 더욱 깊어질 것이다. (125쪽)

우리는 자연을 자원화해 왔고, 인간의 육체노동을 자원화해 왔고, 정신노동을 자워노하해 왔으며, 마침내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자원화하기에 이르렀다. 취미와 취향과 신념과 원칙은 이제 상품이 된다. 내가 나라고 믿는 것은 알고리즘의 재료가 된다. (중략) 우리는 상품으로 태어나 상품으로 죽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를 먹어 치우는 거대한 동물인 동시에 낱낱이 파헤쳐지는 거대한 광산이다. 아니, 우리는 낱낱이 파헤쳐지기에 더욱 먹어 치우는 동물이 되어가고 있다. (133쪽)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으니까, 좀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나는 사회에서 규정한 ‘낭비‘의 개념으로 스스로를 자책하는 일을 그만두기 위해 나를 여러 번 타일러야 했다. 사실은 ‘그럴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오랫동안 세뇌된 한국 사회의 가치관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진짜 낭비, 그러니까 책도 읽지 않고 글도 쓰지 않고 연습도 하지 않고 공연도 하지 않고 맥주만 마시는 그런 시간 낭비를 하면서, 진은영의 ‘대학시절‘ 같은 시를 읽으면서, 침대에서 구르며 갑갑해했더랬다. (151쪽)

책은 저자의 경청과 독자의 경청으로 완성된다. 하지만 그러기에 우리는 너무 지쳤을지도 모른다. 혹은 너무 바쁠지도 모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기에는. 그래서 ‘영화 결말 포함 줄거리‘와 ‘노래 후렴 모음‘과 ‘소설 줄거리 요약‘의 힘을 빌려 재미를 느끼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는지도 모른다. (179쪽)

책이 암호며 퍼즐이며 도랑이며 죽비가 된다는 사실은 늘 놀랍다. 책의 바다에 빠져 어리석게 죽을까 봐 책은 책일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책은 책만이 아니라고 자꾸만 말하고 싶어진다. 삶보다 못한 것을 삶보다 위대하다 여기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그래도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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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내가 경험하는 것만으로가 아니라, 타인의 눈으로 삶을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독서가 준다고 한다. 즉 책을 읽어야 하는 목적이 된다. 

동화책을 읽거나 고전을 읽어야 하고, 책을 많이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도, 시대의 과오를 바로 잡아줄 수 있는 이유도 나와 있다. 즉 지금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책 읽기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 

방대한 독서와 읽은 내용은 잊지 않고 정확히 기억하고 인용하는 저자가 '책 읽는 삶'에 대해 알려준다.

적은 분량이지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는 글들이 빼곡히 들어있다. 알곡들이 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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