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를 통해 가 보지 못한 곳에서 한 번은 읽었거나, 또는 처음 마주한 책들을 펼쳤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그 곳을 보듯, 그 곳이라면 이 책이야 하는 그런 책을 배낭에 넣고 떠난 이야기를 한 꼭지씩 만났다. 어딜가든 책을 가장 먼저 챙긴다면 책을 무지 좋아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나 또한 두세권씩 챙겨 떠나지만, 그 곳과 그 상황에 맞지 않아 그대로 들고 올 때가 많았다... 그러한 안목, 지금 이러이러한 책이 있다면 좋겠는데, 아쉬움을 줄이고 싶다면 저자가 간 곳을 갈 때 한 번 따라해 보고 싶다...  

열심히 일한 나 자신에게 북유럽 여행을 선물로 주고 싶다는, 그리고 선물들이 수시로 배달되었다. 내가 나에게 준 선물이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서류에서 떨어졌다 - 설령 통과 되어도 시험이야 사전들고 하면 되겠지만, 외국어 면접도 남아 있다. 그리고 유명한 통번역 졸업생들이 온다는 소문을 믿는다면 그들과는 물리적인 차이가 어마하지 않을까. 등등의 엄청난 중압감이 있었다. -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었다...

한달에 한번 만나는 독서 동아리에 참여하고, 안광복 출판강연도 들었다. 

그리고 3월이 되면 누가 권해 준 책을 번역하고, 발레를 배우고, 책읽어 주는 자원봉사도 하게 된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책 읽기는 삶이 긴 여행이니, 계속 함께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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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독서 - 책을 읽기 위해 떠나는 여행도 있다 여행자의 독서 1
이희인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쩌면 모든 위대한 것들은 한 지점에서 만나고 통하는 것은 아닐까? (126쪽)

사파에서 만난 소수 민족 사람들. ‘소수‘라고 쓰자 문든 시인의 일갈이 들려왔다. "누가 우리를 소수라 하는가/누가 우리를 적다고 하는가."(박노해) 삶의 모습에 대소와 귀천이 있을 수 없다. (147쪽)

끝이 안 보이는 긴 여행길에 절대로 끝나지 않을 책 한 권을 갖는 것. 그것은 여행자가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최고의 보물일 것이다. (186쪽)

종교가 우릴 살게 하고 종교가 우릴 구원하며 종교가 우릴 학살한다. 신들만 화해해도 인간들의 슬픔은 없으련만. (238쪽)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 매체인 신문과 ㅏ텔레비전은 오늘날 국민 전체를 대표하기에 너무나 부실하고, 너무나 무책임하고, 너무나 비겁하다. 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잇는지 알 수 있는 매체는 책밖에 없다. (267쪽)

여행은 꿈을 이루는 것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따지고 보면 꿈을 하나로 잃어가는 것에 더 가깝다. 가슴 속에 고이 간직했던 땅들이 마침내 눈과 코, 발바닥 앞에 벗겨질 때 그 만큼의 감겨과 함께 꼭 그 만큼의 상실감이 따라온다. (310쪽)

생전에 이뤄지는 꿈이 대개 그렇듯, 꿈의 간절함에 비하면 그 대면의 순간이란 한없이 초라하고 시시하기 마련이다. (3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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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 취약함":"상처받지 않는 초연함"의 상태,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상처가 만연하는 세상에서 - 나와 무관한 과거의 일(어쩌면 그 일로 지금의 내 삶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그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너를 만났을까)과 오지 않는 죽음의 미래까지  -  온전히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불교, 도교, 스토아주의, 에피쿠로스주의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현재에서 나의 태도에 집중한다. 의미가 있어 그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그 일을 의미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서로 부대끼면서 상처가 덜 아프도록 평정심을 유지하고 취약한 존재임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나 자신을 인식하면서...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 도미노처럼 일어나 무력하게 하는 상처도 있다. 그때는 어떻게 하나, 그간의 훈련과 연습으로 대처하면 되는가. 나만 상처받지 않으면 되는가? 나만 편안하고 초연하면 될까... 나의 상처를 제대로 인식한 후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거다. 드디어 두꺼운 돋보기를 맞췄다. 책읽기가 재미있다,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면 아는대로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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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기 쉬운 삶 - 상처 주는 세상을 살아가는 법
토드 메이 지음, 변진경 옮김 / 돌베개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매번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직면하고 나아지기를 바라는 거싱 아니라면, 삶의 취약함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15쪽)

우리는 실천들을 접하고 그것에 참여하면서 우리 자신으로 만들어지고, 우리가 지닌 가치를 개발하고,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활동에 끌리며, 궁극적으로 관여할 과제를 선택한다. (29쪽)

상처 받지 않는 초연함은 우리가 고통의 근원을 거의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고통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하려 한다. (56쪽)

행복이나 의미 있음에 기여하는 것으로서의 과거는 대가 없이 오지 않으며, 그 대가는 불확실하므로 삶에 불분명한 그림자를 드리운다는 점이다. 이 그림자는 물론 우리가 꼭 경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의미를 주는 과거에 의지하는 만큼 우리는 살아본 적이 없는 과거와 아직 살아보지 않은 미래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에 맡겨진다. (81쪽)

과거의 무게가 의미 있음과 고통을 모두 줄 수 있는 것과 마친가지로 미래의 무게, 미래의 죽음의 무게는 의미의 근원이 될 수도 고통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삶이 주는 고통과 삶이 주는 의미는 불가분의 관계로 보인다. (92-93쪽)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만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감정이 상할 수는 없다. 욕망을 제거하는 것, 현재에 사는 것, 자신의 행동과 반응에 집중하는 것. "네 의지가 자연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세상에 취약하지 않은 상태로 세상에 참여하는 것이다. (132쪽)

의식적으로 산다는 것은 그 순간을 인식하는 것이다.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리고 참된 자아는 불안하고 자기 본위적인 자아와는 대조적으로, 다른 무엇인가를 추구하기보다는 현재 있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그 순간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148쪽)

우리가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대로 그에 맞는 사람이 되려면 대개 도덕적으로 큰 결함이 있는 과거를 기반으로 하게 된다는 점이다. (176쪽)

내가 나의 부르주아적 존재를 유지하게 해주는 현재 조건을 거부하더라도 내가 이 위치에 있고 그런 현재의 투쟁-그것이 내 기본 과제인 한-에 관여할 수 잇다는 사실은 이 기본 과제의 가능성을 만든 과거의 조건을 긍정할 것을 요구한다. (189쪽)

우리는 우리를 만들어낸 역사로부터 배움으로써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202쪽)

사람들은 삶의 많은 측면에서 상처 받기 쉬우므로 그 모든 측면에 초연한 태도가 스며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초연함을 지지하는 사람은 살아가면서 모든 잠재적인 고통에 직면해서도 평온함을 유지한다는 중요한 공통성을 보인다. (215쪽)

상처 받기 쉬움은 고통에 취약한 상태로 사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은 어쨌든 자연적인 것과 관련되므로 취약한 상태를 성취할 과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른 대안적 과제에의 전념보다는 과제-상처 받지 않음의 과제-의 거부가 상처에 취약한 삶의 태도를 특징짓는다. (216쪽)

끈기 있는 연습, 단련, 훈련을 토앻 고통 받을 필요가 없도록 세상에 관여할 수 있다. 우리는 고통을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통 받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것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245쪽)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고통에 노출되거나, 평온하게 연민을 가지고 고통을 받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그리고 우리고 관심을 가지고 돌보는 존재-우리와 관련이 잇는 사람과 과제와 관련해 사태의 추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존재-가 되길 원하는 한 그 돌봄에 수반되는 고통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우리는 받아들임을 통해 일부 고통의 영향력을 완화할 수 있지만 그 이상 할 수는 없다. (260쪽)

상황의 우연성과 그에 수반되는 조용한 슬픔을 받아들이는 것은, 세상 앞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운이 좋다면 우리 삶의 중요한 측면을 규정해주는 큰 문제를 따라 길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관점을 수용하는 것이다. (중략)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은 우리 존재의 근본적인 불안을 받아들이는 데 있으며, 이 받아들임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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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요일을 구분하기 힘든다. 밖을 나가니 한 낮에도 사람들이 이리 많다니, 오가다니, 주말인가? 아니지. 목요일이다. 주중의 낮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다니, 자유로를 쓱하고 다녀왔다. 카페에도 사람들이 많다. 놀랍다. 한 낮에 많은 사람들을 마주 한다는 건 나의 사전에는 주말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유와 허용 범위가 조금 넓어졌다. 말투가 순하게 바뀌고 있다. 명령형에 가까웠는데 청유형으로 가고 있다.

일을 한다는 건 얻는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았네.

매일 한 권의 책을 만지고 기록하는 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읽은 책이 나오면 더 자세히 봤다. 내가 읽은 책을 이 분들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할까가 궁금했다. 자세히 보는 근간에는 기준점을 세우려는 마음과 이 분들의 기준을 넘고 싶은 욕심이 들어 있다. 아직도 잘 하고 있다, 잘 해야 된다는 마음이 남아있다.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하여는 분명 나를 위해서일 거다. 요즘의 나의 상황을 아는 친구는 나를 동반한 여행계획을 다 세웠단다... 나의 삶에 누구도 간섭하지 않도록, 함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지만 부드럽게 거절해야겠지. 그녀의 선의가 왜곡되지 않도록... 그간 얼마나 많은 이들의 시간을 좌지우지 했는지 반성하게 한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분노한 거까지.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 앞으로 바라는 바이다. 그들이 읽은 많은 책들을 쌓아 둔다. 책이 있으니 "그냥" 읽을 거고, 책이 있어 "마냥" 좋다. 내 생에 쌓여가는 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억수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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