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얇은 책이지만 무지 무거운 내용이다. 새로운 용어가 낯설다. 용어뿐 아니라 내용이 불편하게 만든다. 기존의 안목이 아니라 '서브얼턴'의 시각으로 역사를 다시 봐야 한다는 점이다. 역사는 승자의 전유물처럼 승자편에서 기록되고 전해져왔다는 점과는 대척점을 이룬다. 친절하게 개념풀이까지 첨부되어 있지만 잡힐 듯 하면서 모호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란 말을 곰곰히 생각해 봐야한다. 이미 알고있는 내용에 점차로 살이 더해지고 있는걸까. 고정된 시각에서 더이상 벗어나고 싶지 않는 고집도 상당히 느끼고 있다. 저항을 하면서 글을 읽고 배우고 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 내가 가지고 누리고 있는(?) 이 상태에 머물고 싶다. 이러한 마음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지금의 나를 낯설게 새롭게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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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사이드와 역사 쓰기 이제이북스 아이콘북스 15
셸리 월리아 지음, 김수철 외 옮김 / 이제이북스 / 2003년 5월
절판


이어서 사이드는 역사라는 "진실된" 설명들은 단지 권력의 유지와 물질적 이득에 부합하도록 조정된 문화 전략들의 결과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33쪽

권력은 자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확립된 언어구조를 지니며 사회에 부과된 모든 형식들은 이 언어구조를 통해 만들어진다. "진리"는 이러한 권력적 소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들은 하나의 담론을 통해 작동함으로써 주체가 자신의 목표와 잘 맞게끔 체계적으로 통제한다. -34쪽

권력은 앎을 목표로 함과 동시에 그것을 구성하고 지배하기 시작한다. 반대로 지식은 지식 없이는 수행될 수 없는 권력을 낳는다. 이러한 권력과 지식의 사용은, 믿음을 창출해 내고 "자연적"이고 "정상적"인 모든 것들을 규정하는 담론을 생성시킨다. -35쪽

동양은 의도적으로 차이와 특수성을 강조하고 결과적으로는 사회들을 비인간화시킨 고대 문헌, 문학, 언어학, 인류학적 발견들에 의해 연구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오리엔탈리즘은 결코 중립적인 과학이 아니었다. 하지만 영토를 어떻게 점유하고 관리할 것인지를 결정하도록 만드는 동기들과 불평등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전제에 영향을 미쳤다. 그들의 이러한 가정 저변에는 동양은 파행적이고 개발되지 않았으며 열등하고 자신을 규정할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독단적인 편견이 깔려 있었다.-52쪽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명백해졌듯이, 문화와 예술은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정서 구조를 감독하는 제국의 기반이 된다. -66쪽

사이드는 역사-말하기라는 탈서사적 양식을 통해서 문화의 형성에 개입하기 시작하고 주체가 체계에 종속되는 것을 금한다. -85쪽

영토를 지배하고자 하는 투쟁이 역사의 일부인 것처럼,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의미를 위한 투쟁 역시 그러하다. 비판적 학자의 임무는 하나의 투쟁이 지닌 강력한 구체성과 또 다른 투쟁이 지닌 두드러지게 세련된 공상성이라는 대조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둘을 분리시키지 않고 서로 연결시키는 데 있다.

문화 비평가는 자신을 사회적 맥락 안에 논쟁적으로 위치 지우는 한편으로 고정된 기원들에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그 맥락을 넘어서고자 애쓰는 사람이다. -87쪽

서브얼턴Subaltern
서브얼턴이라는 서브얼턴 연구 모임(the Subaltern Studies group)이 그람시의 '옥중수고(the Prison Notebook)'에서 가져와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람시 역시 오리엔탈리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들은 단지 용어만 차용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이 용어의 의미가 확장되었으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문화 연구자와 인류학자들에 의해 모든 형태의 피억압 상태와 권력관계에서 소외된 집단들을 가리키는 폭넓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용어는 현존하는 지배서사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지닌 자기-재현의 실행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복을 향한 이러한 노력은 주변을 중심으로 불러들이게 되며, 엘리트적인 글쓰기와 해석에서 일반적으로 간과되는 서브얼턴의 역사를 생산해 내게 된다. -93-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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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좋은학교 박람회' 가서 수많은 고슴도치들의 심리검사를 했다... 아무도 모르지요, 혼자서 온 아이. 엄마아빠의 손에 끌려온 아이. 부모의 코치로 어쩔줄 모르는 아이. 부모또한 제새끼 귀한 고슴도치더라... 상담환경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았지만 흥겨웠다. 좋은학교가 모였으니까... 피곤했다... 잠깐 딴생각을 하다가 손가락을 베었다. 무지 아팠다... 자판 두드리기가 불편하다... 책상을 버리고 책꽂이를 세워 책정리를 했다... 읽고 싶은 책은 쌓이는데 금방 피로해진다... 붓기까지 한다... 고슴도치를 잠시 기른 적 있다. 참외를 좋아한다. 땅을 파고 결국 탈출하여 어디론가 사라졌지만... 그 속에 그토록 아름답고 우아함이 있다니, 사람들의 외모, 계급이 차이가 아니라 차별로 이어지고, 눈은 있어도 진짜 모습은 결국 보지 못한다는 것, 아니 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 고슴도치들은 제각각 새끼 고슴도치들의 희망과 능력과 꿈을 발견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갔다, 다른 고슴도치들은 안중에 두지않고... 작가의 발상이 재미있다. 고슴도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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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김관오 옮김 / 아르테 / 2007년 8월
구판절판


어떤 이들은 자신이 사물을 다루면서도 그 속에 본질적인 생명과 숨결이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이나 사물은 영혼도 없는 꼭두각시인 것마냥 말만으로 모두 파악할 수 있을 것같이 한평생 자기들의 주관적인 영감에 취해 마구 글을 써대는 것이다.-41-42쪽

가난하고 못 생겼고 거기다 영리하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차라리 일찌감치 익숙해지는 것이 나은, 어둡고 환상 따위는 결코 없는 길로 들어서도록 선고받는 것이다. 아름다움에는 모든 것이 용서된다. 저속함조차도 그렇다. -63쪽

왜 동시적이지 않은 저 동작이 그토록 고통을 주는 걸까? 그 이유는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모든 흘러가는 것, 우리가 간발의 차이로 놓친 것, 영원히 망쳐진 것..., 우리가 말했어야 했던 모든 말들, 우리가 했었어야 했던 몸짓들, 어느 날 갑자기 솟아올랐지만 우리가 잡을 줄 몰라서 영원히 무 속으로 사라져버린 그 최고 최상의 그 기회들..., 간발의 차이의 실패....-147쪽

살고 죽기.
그건 우리가 구축한 것의 결과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잘 구축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스스로 어떤 구속을 만들었다. 난 파괴하고 분해하는 걸 그만ㄷ고, 구축할 것이다. -164쪽

우리는 늙어가고, 그건 아름답지도 좋지도 즐겁지도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중요한 건 지금이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모든 자신의 힘을 다해, 지금 뭔가를 구축해야 한다.
......
미래, 그건 산 자들이 진정한 계획을 가지고 현재를 구축하는 데 쓰인다. -187쪽

텔레비전은, 하찮은 우리 존재엔 아무것도 없는데, 이를 바탕으로 무수한 계획을 세우는 소모적인 필요를 던져 기분을 전환시키며, 우리의 눈을 농락하면서 삶의 의미의 위대한 작업에서 정신을 날려버린다. -255쪽

그래, 눈은 지각하지만 유심히 보지 않고, 믿긴 하지만 의문을 갖지 않고, 받긴 하지만 찾지는 않는다.-4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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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하여 오로지 자기만의 목소리로 책세이와 책수다를 썼다... 글쓴이들의 개인적인 배경이 다르고 개인차 또한 매우 컸다... 이렇게 느끼는 것은 나의 주관적이고 선호때문이다... 책머리에서 밝힌 것처럼 '누구나 책을 소개할 수 있다'에 초점을 둔다면 아주 괜찮은 시도였다. 또한 새로운 시도로 고생은 되었을지라도 무지 즐겁지 않았을까라는 부러움도 생겼다... 난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점을 정확히 알았다... 옛날 생각이 스쳤다. 서평을 독후감으로 냈던 기억, 그래서 붉은 색으로 덮힌 페이퍼를 들고, 다시 끙끙대며 서평(?)으로 썼던, 그야말로 한두명을 빼곤 무지했다고 할까... 교수님이 모범답안까지 보여주셨던, ㅋㅋ... 그때 그시절... 읽고 싶은 책의 목록과 글쓴이들의 블로그까지 덤으로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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