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 그해, 내게 머문 순간들의 크로키, 개정판
한강 지음 / 열림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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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토록 애써서 하는 일들에 결국은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떠오르는 말이 있다. `우리는 그 성당의 완성을 보지 못한다`는 말. 아이오와에서 만난 아르헨티나의 시인 파비앙이 한 말이다. (17쪽)

"중세시대의 성당을 알아?" "성당?" "하나의 성당이 완성되려면 삼사백 년씩 걸렸던 성당들 말이야. 거기 하나하나 벽돌을 놓던 인부들...... 그들은 결코 그들의 생애에 성당의 완성을 보지 못했지." 그는 편지봉투에 성다오가 인부를 끄적여 그리면서 말했다. "결국 우리가 그 사람들과 같이 않을까. 우리가 평생에 걸쳐서 시를 쓰고 소설을 쓴다고 해도, 결코 그 성당의 완성을 볼 수 없어." 그때 문득, 글쓰기뿐 아니라 모든 삶의 모습이 그와 같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나는 했다. 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성당의 모습이 어떤 것이 될지조차 알지 못하면서, 한장 한장 벽돌을 구워 쌓아가는 과정. 우리들의 존재는 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하나의 먼지 같은 것이지만, 그 먼지 하나하나가 최선의 선의를 품고 존재하는 데에 그 미세한 에너지들의 힘이 있는 것 아닐까. 그렇게 해서, 그 보이지도 않을 만큼 조그만 개개의 존재들 속에 고요히 우주가 깃드는 것 아닐까. (22쪽)

"어땠나요, 이혼한 뒤의 삶이 이혼하기 전보다 나았나요" 하고 내가 묻자 그녀는 "물론"이라고 말했다. "나는 내 삶이 세월과 함께 단계적으로 나아져왔다고 생각해.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것이 그전보다 나았고, 이혼한 것이 결혼생활보다 나았고, 그 뒤로 그 시인과의 관계, 그 관계의 청산까지, 나는 조금씩 더 강해져왔어. 비록 나는 지금 이렇게 늙어가고 있지만, 이제는 내가 매우 강하다고 느껴." 에란디스는 잠시 말을 멈췄다. "왜냐면, 거짓말은 사람을 약하게 하니까. 마치 충치처럼 조금씩 조금씩 썩어가게 하니까. 세월이 흘러도 사람이 강해지지 않는다면 바로 그런 경우겠지. 하지만 난 진실을 택했어." (40-41쪽)

벤치에 앉아 나목들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어떤 시간은 빨리 흘러가버리고 어떤 시간은 견뎌야 한다. 한 시간에도 몇 번씩 변기를 붙들고 구토하는 하룻밤은 영원과 같다. 아무도 그 견딤을 돕거나 대신해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따금씩 확인하며 우리는 살아간다. 견디는 힘이란 따로 어디에서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쩔 수 없이, 몸의 일부로 만들어져가는 것이다. (101쪽)

누구에게나, 실현 가능하지는 않으나 생각하는 것만으로 즐겁기 때문에 꿈꿔보든 일들이 한두 가지쯤은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서점을 하나 여는 것이다. 생각해둔 장소는 인사동, 경인미술관 골목이다. 골목이 깊이 들어가도 상관없지만, 반드시 1층이어야 한다. 규모는 보통 동네 서점의 두 배에서 세 배쯤이면 적당하겠다. 문학, 예술, 인문서적들을 주로 진열하고 중고등학교 참고서는 팔지 않을 것이다. 대신 아이들과 엄마들을 위한 코너를 갖출 것이다. 어떤 색의 책장을 맞춰 어떻게 진열할 것인지, 간단한 차와 케이크, 떡과 한과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 어떻게 그 서점만의 베스트 20을 만들어 주마다 갱신할 것인지, 멤버십 카드와 뉴스 레터를 어떻게 제작해 운용할 것인지.......하는 사소한 계획들을 나는 노트 가득 적어놓고,도면까지 완성해놓았다. 물론 서점의 이름도 지워뒀다.......그 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매주 금요일 밤 8시 30준부터 열리는 소설과 시 낭송회다.....낭송이라면 으레 시 낭송을 떠올리지만, 시보다 오히려 흡인력 있는 것이 소설 낭송이다. (119-120쪽)

그렇게 읽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정신이 허공에서 에너지로 만나는 순간, 텍스트와 목쇨, 감정과 표정이 한덩어리가 되는 순간을, 그 시절 그 숱한 낭송회들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경험할 수 있었을까. 그 작은 도시에서, 서툰 영어로, 연고도 전혀 없던 내가 그 생활을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문화적으로 풍요한 공기-지금의 서울보다 숨쉬기 편안한-때문이었다는 것을 결국 나는 부인하지 못하겠다. (123쪽)

해마다 이맘때면 나는 놀란다. 갑자기 찾아온 봄 때문이다. 왜 봄은 올 때마다 기적처럼 느껴질까. 그토록 오래 기다린 뒤, 거의 체념하고 있던 어느 날에야 홀연히 우리 앞에 돌아와 있는 것일까. 물론 겨울 또한 아름다운 계절이다. 겨울 숲 안에 서 있자면 그 침묵 속에 가득 차 있는 우주의 신비가 고스란히 전해져 올 때가 있다. 더구나 차가운 바람은 머릿속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겨울길을 한 시간만 걷고 나면 모든 욕망과 후회 따위가 정화되고 그 자리에 정신이 번쩍 나는 삶의 감각이 돌아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겨울이 나에게 태반은 `견뎌야 할 시간`에 해당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133쪽)

그런가 보았다. 우리는 좀더 쾌적한 집과 좀더 많은 수입, 좀더 나은 생활을 동경하며 살아가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곳에 있는가 보았다. 정말 귀중한 것은 값나가고 어려운 것들이 아니라, 숨쉬는 공기와도 같았던 것들, 가장 단순하고 값나가지 않는 것들, 평화, 우정, 따뜻함 같은 것들이었나 보았다. 어린 시절부터 귓바퀴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던 이 진부하기 짝이 없는 진리가 어느 날 가장 생생하고 낯선 메시지가 되어 가슴에 꽂힐 때, 그때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는 것인지. (138-139쪽)

모든 기억들이 단편으로 부서지고, 형태를 잃어간다. 조용히, 시간의 풍화 속에 흩어진다. 나는 흥얼거린다. 나는 기억하는 사람, 모두가 잊은 것들을 기억하는 사람, 내가 기억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을 때까지, 다만 그때까지. 내버려둔다. 새벽 안개가 습한 땅으로 내려앉듯이, 차창 밖으로 풍경들이 조용히 멀어지듯이, 내버려둔다. 애써 돌이킬 필요는 없다. 다만, 그 마지막 순간까지 기억할 뿐이다. 어느 누구도 들여다볼 수 없는 것들, 결코 완전히 펼쳐 보일 수 없는 것들...... 그 색채, 소리, 시가느이 질감, 숱한 감정들, 조용히, 한없이 조용히 사라져가는 것들을. (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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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읽었다. 한여자를 만나 헤어지기까지의 긴 편지글을 감정이입하여 읽었다. 타인을 사랑하여 오래동안 함께 사랑하며 보내기 위해서는 시간도 공간도 틈이 있어야 한다는 걸. 적절하고 적당한 거리가 어디쯤일지는 순전히 서로의 타이밍이다. 내가 네가 원하는 소통의 시간에서 불일치감을 느낄 때, 그때는 익숙함과 편안함이 서로에게 자리 잡았다고 하면 될까. 익숙과 편안이 자리 잡으면 더 더욱 서로를 돌아봐야 할 때라는 거. 네가 안주한 자리가 축축하지는 않은지. 다시 자리를 만들어야 하진 않은지. 나의 눈에서 너의 위치가 익숙해진 게 아니라 너의 마음의 자리를 살필 때가 된 거라는 거. 그래서 불필요할 만큼 사랑해를 반복해 말하고 들려줘야 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여전히 연결된 상태로 있기 위해서는. 마음을 보여 주는 연습도 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걸 어떻게 보여주냐구. 말이나 행동으로... 그리 무덥더니 한줄기 비가 온다. 불가능한 약속을 가능하게 만드는 말, 부단히 끈덕지게 반복해야 영원까지 닿을 수 있는 말, 사랑해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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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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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추억이 쌓이면 비의를 품은 시간이 당신과 내게 어떤 선물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당신이 오늘 식물 얘기를 하셨지만 사람 관계는 화분을 키우듯이 가져가야 하낟고 믿고 있습니다. 사람 관계야말로 인위적인 힘을 허락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서로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둘 사이로 희미하게 빠져나가는 시간이 그때마다 던져주는 의미를 감지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시간의 이름으로 무언가각 불현듯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식물에 꽃이 피듯. (58쪽)

베토벤은 귀가 멀고 밤에 자주 길을 떠나는 사람은 눈이 멉니다. 더구나 옆에 여인이 잠들어 있으면 사내들은 필시 눈이 멀고 귀가 멀게 됩니다. 생은 그런 것입니다. 눈 귀가 멀지 않으면 살아낼 수 없는 게 한편 삶이라는 걸 어느 날 섬광처럼 깨닫게 됩니다. 혼자일지언정 때로 누군가 옆에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103-104쪽)

타인과 타인이 만나는 일은 빛과 같은 속도로 은하를 몇 개나 건너야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 하나의 우주이며 전체이기 때문입니다. (113쪽)

언젠가는 그대와 나도 헤어지게 될는지. 하지만 섬 사이엔 늘 밀물이 들어차곤 하니까 다음 사랑으로 다시 또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분수대에서 뿜어져나오는 오색의 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앉아 있습니다. 당신과 나는 광화문에서 참으로 여러 번 만났군요. 그때마다 광화문은 바다였는지. 아마 그랬을 겁니다. 세상의 넓은 바다와 그 많은 섬들. (172쪽)

어제오늘의 생이 또 내게는 정녕 꿈이었던가. 그렇다면 당신도 꿈이었을까. 언제든 길을 가야 하는 어느 속절없는 사내의 꿈속에 나타난 정령이었을까. (201쪽)

오후 네시에 적막 속에 앉아 당신을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헤어지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달걀처럼 따뜻하고 매끈한 당신의 이마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당신의 이마를 볼 때마다 나는 이상한 안도감에 젖어 있곤 했습니다. 그리고 또 불가해한 당신의 그 뒷모습.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만져지지 않던 그 완강한 존재감. 부동의 한 존재를 그처럼 뒤에서 눈여겨보며 나는 어느덧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제 내가 마음에 품고 있던 영상들은 대개 다 당신에게 투영된 다름이고 이제 남은 것은 곧 꺼져버릴지도 모를 나에 대한 희미한 존재감뿐입니다. 우리는 서로 익숙해지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더군다나 안심하기 위하여 만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항상 다투고 있어야만 하고 더이상 싸움을 하고 싶지 않다면 한번쯤 떠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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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이 자신을 해치는 것을 이미 가지고 있는데 유독 인간만이 많은 나쁜 속성이 있음에도 나빠지지 않고 파괴되지 않을까..란 문장이 맴돈다. 파괴되는 사람은 자신의 나쁨으로 인한 게 아니라 타인으로 인해 그렇게 되는 걸까. 아님 자기 기준이 높아 스스로 나빠지기로 결정한 걸까. 말을 잃어가는 여자와 눈을 잃어가는 남자가 만난다. 서로가 원하는 것은 멀리있고. 온 힘을 다해서만 한마디 발화할 수 있고, 희미한 모습이나마 볼 수 있다. 그녀와 그가 지나온 각자의 지난한 세월에서 그들을 비껴간 사람들의 간간한 사건들은 그녀의 언어를 뺏아가고 그의 볼거리를 앗아갔다. 각자의 눈과 입이 되어 줄 수 있는데, 그것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사랑의 출발점이 되는데 그건 모를 일이다. 서로의 결핍이 이끄는...---한때 눈멀고 귀멀어 오직 그 사람과 그 일만 있었을 때가 그립다. 사랑해하면 될 말을 표현하기 위해 몇번이나 망설이고 입안의 말을 다듬고 했던, 결국 엉뚱한 이야기로 오해와 이별을 했던. 아무말도 하지 못해 그냥 보냈던. 그때가 그립다.   

한강의 글은 세심하다. 마음의 지도를 세세하게 그려내고 세포하나에 담긴 느낌까지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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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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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는 것은 귀신에 홀리는 일과 비슷하다는 것을 그 무렵 나는 처음으로 깨닫고 있었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기 전에 이미 당신의 얼굴은 내 눈꺼풀 안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눈꺼풀을 열면 당신은 천장으로, 옷장으로, 창유리로, 거리로, 먼 하늘로 순식간에 자리를 옮겨 어른거렸습니다. 어떤 죽은 사람의 혼령이라도 그토록 집요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 여름 밤 내 책상 옆의 작은 거울 속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어설픈 수화를 연습하는 내 상반신이 비쳐 있었지만, 거기 어른어른 겹쳐 있는 당신의 얼굴을 나는 매순간 알아보았습니다. (45쪽)

어리석음이 그 시절을 파괴하며 자신 역시 파괴되었으므로, 이제 나는 알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정말 함께 살게 되었다면, 내 눈이 멀게 된 뒤 당신의 목소리는 필요하지 않았을 겁니다. 보이는 세계가 서서히 썰물처럼 밀려가 사라지는 동안, 우리의 침묵 역시 서서히 온전해졌을 겁니다. (48쪽)

가끔 생각해. 혈육이란 얼마나 이상한 것인지. 얼마나 이상한 방식으로 서글픈 것인지. 우리가 그토록 연하고 부서지기 쉬웠을 때, 지구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옮겨다닐 때, 우리는 한 바구니에 담긴 두 개의 달걀, 같은 흙반죽에서 나온 두 개의 도자기 공 같았지. 네 찌푸린 얼굴, 우는 얼굴, 깔깔 우는 얼굴 속에서 내 유년은 금이 가며, 부서지며, 가까스로 무사히 모아 붙여지며 흘러갔지. ((80-81쪽)

모든 사물은 그 자신을 해치는 것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다는 걸 논증하는 부분에서요. 안염이 눈을 파괴해 못 보도록 만들고, 녹이 쇠를 파괴해 완전히 부스러뜨린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들과 유비를 이루는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 (105쪽)

고대 희랍인들에게 덕이란, 선량함이나 고귀함이 아니라 어떤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고 하잖아. 생각해봐. 삶에 대한 사유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언제 어느 곳에서든 죽음과 맞닥뜨릴 수 있는 사람...... 덕분에 언제나, 필사적으로 삶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는 사람...... 그러니까 바로 나 같은 사람이야말로, 사유에 관한 한 최상의 아레테를 지니고 있는 거 아니겠니? (112-113쪽)

네가 나를 처음으로 껴안았을 때, 그 몸짓에 어린, 간절한, 숨길 수 없는 욕망을 느꼈을 때, 소름끼칠 만큼 명확하게 나는 깨달았던 것 같아. 인간의 몸음 슬픈 것이라는 걸. 오목한 곳, 부드러운 곳, 상처 입기 쉬운 곳으로 가득한 인간의 몸은. 팔뚝은. 겨드랑이는. 가슴은. 샅은. 누군가를 껴안도록, 껴안고 싶어지도록 태어난 그 몸은. 그 시절이 지나가기 전에 너를, 단 한 번이라도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여 했는데. 그것이 결코 나를 해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끝내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았을 텐데. (123-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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