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물에 실낱같이 연결된 것들, 굵기와 내용이 어찌됐던 버려야 하는 데 -기준이 모호하지만,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정도로 기준을 정하지만- 버릴 수도 있고, 버리지 못하는 것도 있다. 외면하고 떠나고 잊고 죽음으로 사용기한이 끝났다 하여도 남겨져 있는 게 눈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다 한꺼번에 내다 버릴 수도 있지만,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사람은 어쩌지 못한다. 아니, 기억 속에서는 떠나지 않는 게, 떠나 보낼 수 없는 게 많다. 오감으로 느끼던 그 시간의 경험은 어딘 가에 박혀 있다. 불편한 관계와 상황은 끊어 버리거나 삭제하지만, 받은 내용물은 새겨져 그런 장면에 처하면 재현되면서 생채기를 또 낸다. 오히려 윤색과 각색을 하게 된다.  '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은 애정의 정도에 따라 순서가 다르다. 누군가 쉽게 내뱉는 말도 어떤 이에게는 아주 중요하고 특별한 단어일 수 있다. 그러기에 동일한 시선이 없다. 너무 빨리 버려서 뿌리 내리지 못한 목록들이 마음 속에 떠다니는 중이다... 


*파호 : 부모님이 남겨준 땅에 대해 남매들의 보이지 않는 고군분투, 일단은 한명이 농사짓는 거로...

*물어본다 : 엄마가 가진 내적이고, 추상적인 것에 대한 딸의 관찰.

*달빛 : 작은 엄마에 대한 안 좋은 기억, 그러나 아니었음.

*12번 출구 : 혼자 있는 아버지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는데 자식이 웬 말.   

*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 : 도박에 빠진 남편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고 있는 그녀.

*하늘연못 속으로 : 아무리 참담한 일이 생겼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곁에 있어야 할까?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끊어도 결국에 남아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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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 작가, 도서관에 가다
이성아 외 지음 / 북스토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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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어머니는 여섯 명의 자식을 키웠지만 어느 누구도 농부로 만들지 않았다. 자식들은 마당과 텃밭에 단지 눈사람만 만들다가 차례차례 집을 떠났을 뿐이었다. (22쪽)

인생은 막 살아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부러 힘들게 갈 필요는 없다. 모르겠다. 그녀 심사가 괴롭고 힘든지는 잘 모르겠지만 괴롭지 않은 내 인생에 대해 왜 그녀가 사서 고춧가루를 뿌리는지. 그녀는 온전히 그녀 삶만을 관장했으면 좋겠다. 그게 내 소박한 바람이다. (58쪽)

할아버지는 그렇다 치고 아버지와 삼촌을 할머니는 가슴에 묻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싶었다. 엄마와 할머니는 서로를 그렇게 이해하고 쓰다듬으며 살았던 것일까. 할머니를 이해할 것 같았다. 작은엄마에게 모질게 대한 속뜻도 알 것도 같았다. (116쪽)

버릴 것과 버리지 말 것들, 거기에 무슨 기준이 있었나. 돌이켜보면 이사할 때의 심리 상태에 따라 달라졌던 것 같다. 그전에 꽤 소중하게 거름망에 걸러졌던 것도 그다음 이사 때는 턱없이 헐거워진 거름만 구멍 때문에 가차 없이 쓰레기통 신세가 되기도 한다. 그것조차 일관성이 있었던 것 같지 않다. 짐 싸기 막바지에 다다르면 누적된 피로감이 돌발 변수가 되기도 한다. (168쪽)

나는 죽음이 한 번뿐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녀처럼 거듭해서 죽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꿈속에서 나는 그녀의 무덤을 몇 번이나 보았던가.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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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름과 제목으로 끌린 책이다. 소설의 내용은 모든 맞는 말이다. 시험도 아닌데, 정답을 적은 것 같다. 사람의 감정, 기억, 관계를 정확히 풀어냈다. 10꼭지의 소설이 좀 더 나아가 뭐라도 말을 해야 할 때쯤 멈췄다. 그럼 그 이후는 독자의 몫인가. 몫이 너무 많아 당황했다. 별마당 도서관을 다녀왔다. 스타필드를 별마당으로, 후훗. 그러고 보면 명사에 부여되는 단어를 어떤 형태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값이 달라진다. 그래서 글을 쓸 때도, 말을 할 때도, 나름 고상하고 세련된? 단어를 사용하려 한다. 금방 드러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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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요하네의 우산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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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나 친절을 풀어놓는 순간 지속성을 요구한다. 계속하지 않으면 상대는 변했다고 생각하고 서운함을 느낀다. 자칫 예민한 상대를 만나기라도 한다면 도덕적 노예가 되기 십상이었다. 따라서 내면을 힐링하기도 전에 자신과 상대를 킬링하게 될지도 몰랐다. (88쪽)

소설은 어차피 팔 할이 구라와 뻥이고 나머지 이 할은 자의식이 낳은 똥일 테니까. 그 말은 모든 소설이 진실을 다 이야기하지는 못한다는 말과 같다. 진실인 척하면서 이야기를 꾸밀 뿐이다. 왜 그렇까? 아무리 소설이 사람 사는 일을 다루고 있다 해도 작가 자신을 다루는 데는 서툰데다 완벽히 솔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187쪽)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오래 갈 수 있어. 독사 스무 마리 쯤 길들이는 마음으로 견뎌내야 해. 즐기는 날보다 치욕을 견디는 날이 많은 이유가 뭐겠니. 갈망하는 관계는 오래 못 가. 누군가 말했잖아. 타인이야말로 진정한 감옥이라고. 가족이라고 예외일 수 있겠니? 사무침이 없으면 원망도 없잖아. 누가 뭐래도 그 말은 진리야. (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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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소소한 일상을 아주 작은 인간들이라 칭한 많은 그녀들과 적은 그들의 시, 소설, 사진, 그림등을 통해 말하는 것을 자신의 일상에 아주 잘게 버무려 말하고 있다. 

어쩌면 무의미할 정도로 이렇게 지내는 일상이 다반사일 수 있겠는데, 의지와는 무관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래서 작가처럼 작은 것을 모아 크게도 만들어 보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 나눠보기도 한다.

잊었던 기억들이 불쑥 떠올라 지금 어찌할 수 없음에서 애써 마음을 다스린다. 아직도 남아있는 뚜렷한 감정들이 애꿎은 이에게로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한다. 

작다고는 하지만 일상은 아주 크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렇게도 글을 쓰고 이렇게도 책을 내는구나...

Let's march in rainy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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