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 작가, 도서관에 가다
이성아 외 지음 / 북스토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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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어머니는 여섯 명의 자식을 키웠지만 어느 누구도 농부로 만들지 않았다. 자식들은 마당과 텃밭에 단지 눈사람만 만들다가 차례차례 집을 떠났을 뿐이었다. (22쪽)

인생은 막 살아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부러 힘들게 갈 필요는 없다. 모르겠다. 그녀 심사가 괴롭고 힘든지는 잘 모르겠지만 괴롭지 않은 내 인생에 대해 왜 그녀가 사서 고춧가루를 뿌리는지. 그녀는 온전히 그녀 삶만을 관장했으면 좋겠다. 그게 내 소박한 바람이다. (58쪽)

할아버지는 그렇다 치고 아버지와 삼촌을 할머니는 가슴에 묻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싶었다. 엄마와 할머니는 서로를 그렇게 이해하고 쓰다듬으며 살았던 것일까. 할머니를 이해할 것 같았다. 작은엄마에게 모질게 대한 속뜻도 알 것도 같았다. (116쪽)

버릴 것과 버리지 말 것들, 거기에 무슨 기준이 있었나. 돌이켜보면 이사할 때의 심리 상태에 따라 달라졌던 것 같다. 그전에 꽤 소중하게 거름망에 걸러졌던 것도 그다음 이사 때는 턱없이 헐거워진 거름만 구멍 때문에 가차 없이 쓰레기통 신세가 되기도 한다. 그것조차 일관성이 있었던 것 같지 않다. 짐 싸기 막바지에 다다르면 누적된 피로감이 돌발 변수가 되기도 한다. (168쪽)

나는 죽음이 한 번뿐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녀처럼 거듭해서 죽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꿈속에서 나는 그녀의 무덤을 몇 번이나 보았던가.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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