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책 읽기 아우름 9
장석주 지음 / 샘터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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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자기의 우주 바깥으로 나가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자기가 마든 우주 안에서만 숨 쉬고 생각하며 살 수 있어요. 책을 읽는다는 건 그 우주의 경계를 더 넓게 밀어 가며 확장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해서 자기의 우주가 넓어지면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지니 자유로워지는 것이고요. 그래서 나는 책 읽기를 자기만의 우주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15쪽)

우리가 물질적인 것에서 벗어나 자아를 돌아보고 자기 성찰적 삶을 살려면 무엇보다도 먼전 `나만의 서재`를 가져야 합니다. 서재는 지적 상상력을 낳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인생이라는 최전방에서 베이스캠프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정말 힘들 때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고, 창의력이 고갈했을 때 자신을 충전할 수 있는 공간, 그곳이 바로 서재입니다. (43쪽)

책을 읽을 때 그 안의 지식과 정보를 기억할 게 아니라 저자의 사유를 따라가며 저자와의 또 다른 나만의 사유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사유하는 힘이 생기는 겁니다. 그렇게 책을 읽으며 굳이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도 남는 게 있어요. 책 읽기는 지식이 저자에게서 독자로 옮겨 가는 일방 소통이 아니고 쌍방향 소통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75쪽)

자신만의 도덕과 규범을 만드는 가장 쉽고 좋은 방식은 무엇일까요? 나는 인생 선배들이 쓴 훌륭한 책들을 읽는 것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들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살면서 그런 책들을 읽어 나가야 자기만의 숨은 도덕과 규범, 질서를 위한 튼튼한 토대를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인생에서 거센 파도를 만나더라도 극복할 힘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105쪽)

항상 내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시, 가장 아름다운 노래, 최고의 날들은 오지 않았다고, 그것은 미래에 이루어질 일이라는 기대를 품고 사는 게 중요해요. 넓은 바다, 불멸의 춤, 빛나는 별들을 만나지 못한 것은 미래가 품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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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오는 밤에 늦게까지 읽은 라히리의 글에는 인간관계의 모든 양상이 나온다. 그리고 관계에서 파생되는 사랑, 갈등, 낯설음, 익숙함까지. 특히, 사랑하고 있는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글이었다. 슬쩍 스쳐간 손길과 눈길, 따뜻하게 섞은 말, 목소리, 모습, 기억들로 만나 점점 선선선 면면면으로 연인에서 가족이 되었지만 점선에서 실선까지 면으로 되기까지 서로는 모르는 부분이 아주 많다. 그래서 서로 연결되려 하고 겹치고 싶고 많이 알고 싶고 알게 된다. 그러다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마주하게 되었을 때, 아니면 아주 많이 알게 되어 포만감에 차게 되었을 때가 그들 사랑의 유통기한이 된다. 그때까지 사랑하게 된다. "사랑해"란 말이 누군가에게는 깊이 새겨진 말이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의미없이 임시방편으로 내 뱉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말이 될 수 있다. 그때, 그때 말이야, 무슨 말 했는지 기억나? 나의 기억과 너의 기억을 맞추었을 때 딱 맞아 떨어지는 퍼즐의 한 조각이 된다면, 지금 이 순간 너와 내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경험 속에 있다면, 서로에게 여전한 모름이 알고 싶은 욕망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면, 또 함께 나눈 조각의 추억들이 지금의 힘이 된다면,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소통할 수 있는 서로가 될 수 있다. 이 먼 시간까지 살아 남았는데 서로에게도, 자식에게도 자랑스레 말 할  수 있다. "그 모든 게 평범해 보이긴 하지만, 나의 상상 이상의 것으로 여겨질 때가 있다.(309쪽)" 그래서, 그럼에도, 그래도 사랑하려고 해야 한다. 모든 수고와 노력과 애씀이 사라질지라도... 비가 오니 가을에 떨어지는 나뭇잎같이 이 꽃들이 모두 떨어질 거라 여겼는데, 그게 아니다. 비때문에 떨어지는 게 아니라 꽃들이 이파리들이 스스로 떨어지는 거 같다. 봄비가 왔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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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집
줌파 라히리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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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이 세 개인 집에서 어떻게 서로를 피하는 데 전문가가 되었는지 생각했다. 그들은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서로 다른 층에서 보냈다......그녀가 자신의 눈을 들여다보며 미소 지었던 데 언제인지, 혹은 잠들기 전 여전히 서로의 몸을 갈구하는 드문 경우에, 이름을 나직이 속삭여준 게 얼마나 오래전 일인지 생각했다. (20쪽)

그때는 결혼을 하게 된 것이, 마침내 한 집에서 같이 살게 된 것이 너무나도 좋아서 바보처럼 서로에게 손을 내밀었으며, 먹는 것보다 사랑을 나누는 것을 더 갈구했다. (27쪽)

서로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실망시킨 소소한 일에 대한 고백을 주고받았다. (38쪽)

편지의 끝에 그는 우리 가족의 환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이제 `고맙다`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 말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물 잔을 치켜들며, 그제야 비로소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아주 멀리 떨어진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가 여러 달 동안 아내와 딸들을 그리워했듯이. 그는 우리에게 돌아올 이유가 없었고, 부모님이 바르게 예측한 것처럼 다시는 그를 보지 못할 것이었다. (74-75쪽)

남자가 섹시하다고 말해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눈을 감으면 여전히 그의 속삭임이 그녀의 몸속을, 피부 아래를 떠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52쪽)

"그림 그려주세요."
그녀는 파란색 크레용을 골랐다. "뭘 그리면 좋을까?" 아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 이게 좋겠어요." 아이는 거실에 있는 소파, 감독 의자, 텔레비전, 전화기 같은 물건들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다. "이렇게 하면 기억할 수 있어요."
"뭘 기억한다는 거야?"
"우리가 함께 보낸 날." 아이는 다시 쌀 과자를 집었다.
"왜 기억하고 싶은 거니?"
"우린 앞으로 다시는 만나지 못할 테니까요."
그 표현이 정확해 깜짝 놀랐다. 약간 우울한 기분을 느끼면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168쪽)

소문은 창문 빗장 사이로 전해져, 빨랫줄을 타고, 옥상 난간에 들러붙은 비둘기 똥을 건너서 멀리 퍼졌다. (256쪽)

하지만 이곳에는 소음을 피할 수 있는 배의 갑판도 없었고, 영혼을 설레게 하는 반짝이는 대양도, 얼굴을 식혀주는 바라도, 함께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었다. (278쪽)

나는 그녀에게 익숙해지기를 기다렸다. 내 옆에, 내 식탁에, 내 침대에 있는 그녀의 존재에 익숙해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 여전히 낯설었다. (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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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카프카(앞표지)"

사생활이란 일상이다. 일상을 얼마큼 잘 살고 있는지, 잘 살고 있는 천재들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의 삶을 올곧게 살아 가는 사람들. 특히, 박수용감독의 이야기는 너무나 감동적이라 가슴이 먹먹했다. 인생을 쿨하게 사는 모범적인 답을 보여줬다. 어린시절 소를 몰고 그 긴 시간과 먼 거리를 다닌 그의 경험과 시베리아호랑이와 교감하기까지의 긴 기다림과 죽음까지 넘어선 그 무엇에 관한 그의 말은 살아 꿈틀거려 가슴이 두근거렸다.(60~62쪽) 한참이나 갔다. 이도 저도 아닌 이 어중간의 삶도 일상이라 한다면, 여기서 그들처럼 잘 보고 잘 듣고 잘 말하고 잘 행동하여 일상을 바꿔보도록, 아울러 그들도 갈등하고 불안하고 주저앉고 싶고 흔들리는 일상을 드러내었다는 거, 특히 남에게 보여주기가 아니라 마땅히 보아야 할 것을 보는 것에 마음을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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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천재들
정혜윤 지음 / 봄아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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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고통이나 행복, 배신, 서글픔을 확대하고 그곳에 주저 앉긴 쉬워도 바로 그곳에서 출발해서 자신을 확장시켜나가기는 너무나 어려워, 고통을 통한 확장이 아니라 고통을 통해 축소되는 경우가 더 많을 수도 있을 거야. (14-15쪽)

인간은 수많은 사람으로 태어나 한 사람으로 죽는다는 말이 있지. 우리 안에는 우리가 쓰지 못한 힘, 탐험하지 못한 모습, 발견하지 못한 보물, 미처 능력을 드러내지 못한 자아들이 넘쳐나고 있어. 우리는 그중 최악의 것이 아니라 최선의 것을 끄집어낼 수 있게 서로 도와야 해. 우리 자신이 자신에게 남은 단 한 가지 모습을 협오스럽게 보지 않도록 서로 도와야 해. (22쪽)

우리는 (아직 존재해본 적 없는)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다른 사람`처럼 되기 위해서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른 사람과 비슷해지기 위해서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 우리는 이 사회가 요구하는 바로 그 사람이 너무 빨리 되는 바람에 치열하지도, 창조적이지도, 타인에게 영감을 주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36쪽)

우린 오솔길을 걷듯이, 마치 호랑이가 그런 것처럼 한 발 한 발 내딛으면서 노동하고 먹고삽니다. 그러나 자아 속의 소통이 없다면 노동만 하고 살게 되고 맙니다. 자아 속의 소통이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그건 마치 왼발을 든 채 정지 상태로 5분을 참든 것과 같습니다. 요가나 명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다리고 구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것이 긴 흐름 속의 순간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법입니다. (68쪽)

나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실제로 내가 아닌 것이 되어 생각한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자기와의 거리 두기입니다. 이 거리 두기에서 관찰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포기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지 이 위기의 시대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의 구경꾼, 평가자, 심판자로 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자기 비하 없이 바당들이게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어떤 점에서 유일한지도 알아야 하고 인간 공통성도 알아야 합니다. (115쪽)

우리가 우리 삶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우리가 어떤 필연성을 우리 삶에 부여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그건 우리가 어떤 행동인가를 할 때뿐일 겁니다. 우린 대체로 과거에 필연성을 부여합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니까요. 그러나 일어난 과거의 일은 필연성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당시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대체로 원인과 결과를 착각합니다. 내가 원래 그래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니라, 이렇게 행동을 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사람은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는데 행동 때문에 신념이 만들어진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153쪽)

자기 것에 사로잡혀있지 않거나 자기 것을 갖고 있지 않아야 딴 걸 볼 수 있습니다. 생물은 매일매일 인풋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잘 먹는 사람도 일주일 치를 한꺼번에 먹고 일주일 동안 뱃속에 저장한 것으로만 살 수는 없습니다. 생물에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란 게 있습니다. 들어가고 나오고 또 채워지고 비워지고 정체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이디어의 원천인 셈이고, 이 흐름이 표현의 의지를 키우고 생명력이 됩니다. (169쪽)

미루기는 우리를 이중적으로 아프게 합니다. 현재에 우리가 누려야 할 행복을 상실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미래의 행복을 이루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를 그대로 둔다는 점에서. 우린 현재를 수단에 바칩니다. 우린 수단만 있으면 어떻게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목적지는 자꾸만 뒤로 멀어져갑니다. 너무 많은 수단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단이 너무 많으면 반드시 목적을 잊게 됩니다. `내가 대체 이 수단들로 뭘 하려는 거지?` 이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무의미로 물들이고 우리의 애타는 시간을 빼앗아버립니다. 그 어느 시대보다 자기주장을 할 수많은 권리와 수단을 갖고 있는데도 그 권리로 자기 처지와 삶을 개선하지는 못하는 시대, 그 어느 시대보다 수많은 재능을 갖게 되었지만 그 재능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린 아픕니다. 우린 사랑과 도움을 청하는 아픈 사람들입니다. 두려움에 떨며 공격적이 되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린에겐 경쟁력이란 말이 헌신이나 우정 같은 말보다 훨씬 더 익숙합니다. (227쪽)

체험은 남과 나눌 것이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입니다. 경험이란 다른 사람과 소통이 가능하게 이야기로 전환된 체험입니다. 이야기로 전환된 체험인 경험에는 이야기를 전수해주고 전수받는 타자가 있어야 합니다. 경험은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지 세계와 무관한 사건이 아닙니다. 너와 내가 없으면 전수를 원하는 사람도 전수를 갈수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경험은 전적으로 관계의 문제입니다. 경험이 죽고 난 뒤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건 소비입니다. (247-248쪽)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우리에게 최소한의 중요성을 차지했던 것을 최대한으로 생각해보고 최대한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을 최소한으로 한번 바꿔서 생각해봅시다. 왜냐하면 윌에겐 미뤄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가능의 자리로 한번 불러보는 겁니다. (298-299쪽)

불평등한 재능으로 서로서로를 판단하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오로지 우리가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타인의 평가에 의해서만 자신이 존재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서 우린 서서히 자기 존중감을 잃게 됩니다. 자신을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3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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