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천재가 된 홍대리
이지성.정회일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8월
구판절판


"혹시 레드 퀸 효과라고 알고 계세요? 내려가고 있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위로 올라가려고 빨리 뛰어도 어지간히 빠르지 않으면 제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현상을 말하는 겨죠. 자신의 속도가 움직이는 주변 환경과 같다면 같은 장소에 머무를 수밖에 없고 아무리 애를 써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유명한 루이스 캐럴의 또 다른 소설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얘기죠. 레드 퀸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왕인데 체스 판의 말 중 하나에요. 달리기의 명수죠. 아무리 달려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앨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제자리에 머룰기 위해서는 온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 만약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선 지금보다 최소한 두배는 빨라야 한다."-40-41쪽

가장 중요한 것은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나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일이었다. 그러나 하루에 수만 번을 다짐해도 쉽게 되는 일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항상 열등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88쪽

머릿속에 작은 책꽂이를 둔 사람과 거대한 도서관을 둔 사람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지 실감이 났다. 눈으로 직접 본 도서관의 책들은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책들이 있었구나!'-106-107쪽

"게다가 특정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에는 보통 30년의 노하우가 담겨 있어요. 100권의 전문 분야 책을 읽으면 3000년의 내공이 쌓이는 것과 마찬가지에요."-143쪽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어떤 태도로 책을 읽는가'였다. 홍 대리는 책을 읽는 '주체로서의 나'를 잊으면 안 되겠다고 결심했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나는 책을 통해서 무엇을 변화시키고 싶은가?-172쪽

중요한 것은 어떤 순간에도 독서를 멈추지 않는 것이었다. 바로 그것이 자신에게 새로운 힘을 부여했던 것이다.-196쪽

"새싹이 혼자 땅을 뚫고 나오는 게 아니에요. 땅 또한 길을 내주는 거죠." "네?" "땅의 도움이 없다면 작고 연약한 새싹은 어둡고 축축한 흙속에서 햇빛 한 번 보지 못한 채 죽을 수도 있어요. 물론 새싹은 있는 힘을 다해 온몸을 땅 위로 밀어 올리지만 꽝꽝 얼었던 땅이 봄이 되면서 자신의 완강한 힘을 풀어줄 때 비로소 길을 낼 수 있죠. 누군가를 가르쳐본 경험이 있으시면 알 거예요. 배우면서 성장하듯 서로 돕는 거예요. 진정한 배움은 바로 그런 관계에서 이루어지죠. 절대로 일방적인 것이 아니거든요. 우리가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일 거예요."-202-203쪽

"자신만의 독서법이 있으신가요?"
"물론이죠. 전 목적 있는 독서를 강조해요.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읽는 것만으로 끝난다면 의미가 없죠.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키우고 자신의 삶에 적용해서 변화를 이끌어내야 진짜 독서라고 생각해요....." -222쪽

독서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삶과 배움과 일과 독서는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나의 씨앗이 자라 열매를 맺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린 나무가 단번에 열매를 맺는 일이 없듯 첫 열매를 맺기 위해선 그만큼의 시간과 노고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은 그 모든 과정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열매만을 보았던 적이 있었다. 실력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또한 많은 경험을 하고 긴 시간을 보냇다고 저절로 실력자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229쪽

텔레비전을 하루 3시간씩 10년을 봤지만 내 인생에 도움된 것은 없지 않았던가.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생각들, 그 당시엔 옳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엄청나게 많이 고칠 수 있었다. 그 생각들이란 주로 이런 것들이었다. '우리 집은 가난해서 안 돼. 돈은 악이다. 도대체 누가 만든 거야. 나는 아프다. 내가 하는 일이 이렇지 뭐. 난 못해. 아 짜증나. 내 생각이 다 맞다.' 그런 부정적 생각이 긍정적 생각으로 바뀌고 나자 수년 넘게 방안에서 꼼짝 안하고 못나게 살던 정회일이란 놈은 사라지고 이제는 많은 이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독서 멘토로 성장하고 있다. 책이라는 것이 그렇다. 대부분이 저자가 경험하고 배우고 좋은 내용들만 추린 것이기 때문에 '배우고 생각하는' 자세로만 읽을 수 있다면 정말로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249-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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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길이 어느 순간 환하다. 봄이 코앞에 와 있다. 어제만 해도 깜깜했는데, 아침에는 눈같은 비가 내렸는데, 피로감으로 기침을 하고 있고, 코밑이 훨고 있다... 떠나고 싶을 때는 창밖을 내다 본다. 햇살이 길게 사무실 바닥까지 와 있다. 바다, 산, 강, 길, 먼 나라, 누군가가 오고 간 길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따라갔다. 인생 최고의 순간을 떠나면서 만났다는 저자, 그런데 나는 지금 이곳에서 만나고 싶다. 노래를 듣고도, 책을 읽어도, 일을 하면서도, 수다를 떨면서, 그 순간을 최고로 만들고 싶다. 휘성의 '살아서도 죽어서도' 들으며, 닉혼비의 '런던스타일 책읽기'를 읽으며, 부모교육프로그램도 만들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그래도 가끔은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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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 여행에 미친 사진가의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신미식 사진.글 / 끌레마 / 2008년 7월
품절


희망봉 언덕에 올라서면 바다색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뉜다. 바로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이다. 한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다. 같은 곳에 있으면서 다른 바다의 색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 바다는 두 가지 색이 만난다. -55쪽

사진을 찍는 마음은 그런 것이다. 아무리 피사체에 대한 욕심이 생겨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 셔터를 누른다면 그것은 단지 사진 사냥일 뿐이다. 결국 피사체에 대한 존경이 없는 사진이란 상대방에 대한 테러에 불과할 뿐이다. 피사체를 사냥하는 이기적인 사진가가 될 것인가? 피사체를 존중하는 사진가가 될 것인가?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분명한 것은 예의를 갖춰 셔터를 누르는 마음이 결국 감동을 주는 사진이 된다는 것이다. -147쪽

그리움은 특별한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내가 걸었던 길과, 내가 만났던 사람들과, 내가 기댔던 작은 골목의 오래된 담장도 다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것, 그렇게 기억되는 것들로부터 우린 추억이라는 선물을 얻는다. 특별하지않은 것들이 특별해지는 순간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 알게 된다. -177쪽

"살다보면 스스로 아픔을 선택해야 할 때가 있다."-263쪽

사람에게 뒷모습은 앞모습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힘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여 있는 보이지 않는 인연은 한 사람만의 것일 수도 있다. 바다는, 사람 마음을 흔드는 바람과도 같은 존재이다.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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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같이 인사동을 거닐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늙어가는 이야기를 했다. 미혼인 그녀와 기혼인 나와의 소통은 관조와 통찰까지, 무지 편안했다. 이야기는 서로를 탐색하면서 중간지점에서 끝났다.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 나에게는 사랑의 미운정 고운정의 부피를 걷어내기에는 무리수가 많지요. 그녀의 사랑은 다시 제자리에 와 있었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사랑이지요. 이만큼의 세월이 흐르면 차원이 다른 사랑을 하게 된다. 이게 사랑일까요. 물론이지요... 수많은 연인들 사이를 오가며 한때의 소소하고 풋풋했던 그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나 아쉽거나 안타까운 점이 거의 사라졌다는 사실에 서로가 놀랐다... 독립적인 우리, 이젠 여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우뚝 서있다. 이런 부분이 안타까울 뿐이다. 자연스레 늙어가자... 주름이 얼굴과 목과 손등에 내려 앉아 있는데, 자연스레 감추게 된다... 이성복의 말처럼 '이제 내가 욕망하는 사람의 욕망이 될 수 없다는 것. 이제는 내가 욕망하는 누구도 나를 제 욕망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리라는 것.(p259)'  그래서 피해갈 수 밖에... 음, 씁쓸하지만. 괜찮아. 이정도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예쁘게(?) 늙고 싶다. 가끔씩 그 할머니가 '고우냐?'라는 소리는 듣고 싶으니까. 봄날이 아껴가며 오고 있었다. 젊은 애들은 맨다리로 다니고 있었다. 좋은 시절이다. 많이 사랑하고 열심히 살아라,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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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사랑 - 심리학자 곽금주, 사랑을 묻고 사랑을 말하다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절판


어떤 사람들은 "사랑하는 데 이유가 있어? 사랑하니까 사랑하는 거지"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정확한 답일 테지만, 가장 공허한 답이기도 하다. 사랑은 배우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 우리는 언제나 서투르고, 그래서 사랑을 하면서 수많은 상처를 주고받곤 한다. 그 과정에서 무언가 배우고 더 성숙해지는 건 물론이다. -49쪽

행복한 사랑은 신뢰를 바탕으로 자리 잡는다. 그러니 사랑이 무르익기 전, 상대를 완전히 신뢰하기 힘들 때에는 사랑의 마음도 자주 불안함에 흔들리게 된다. 그가 정말로 나를 사랑할까. 사랑한다면 얼마나 사랑할까. 혹시 나를 귀찮게 여기게 되지는 않을까. 이렇게 사랑을 주면 나중에 나를 우습게 보고 막 대하는 거 아닐까....... 끝없는 의심과 확신 없는 물음 속에 정신은 피폐해져만 간다. -88쪽

이별 후 우리에게는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충분히 슬퍼하고 지나온 과거를 살펴본 후, 그 관계에서 무엇을 잃고 얻었는지 점검하고, 마침내 홀로 상처를 딛고 일어설 때까지의 시간 말이다. 그 전에 다른 관계를 맺는다면 우리가 이별의 고통을 통해 배울 수 있을 귀중한 경험들을 놓쳐버리고 말 것이다. -161쪽

부부는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내며 여러 자기 문제에 부딪치고, 즐거운 날들과 슬픈 날들을 같이 지나오게 된다. 부부가 싸우고 화해하고, 또 밀쳐내고 끌어안는 동안 쌓이는 '정'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의 무게를 지닌다. 아무리 밉고 싫어도 내 남편, 내 아내는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십 년 이상 살아온 부부의 길고 깊은 역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204쪽

많은 여자들이 한 남자와 오랜 세월을 보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건 역시 열정이 식는 것, 그래서 그와 내가 예전처럼 타오르는 눈빛으로 서로를 보지 않게 되는 것, 그리고 이 좋은 젊은 날을 한 사람에게만 바치게 되는 것, 결국 다시는 가슴 뛰는 경험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어떤 연인이든 수십 년이 지나도 늘 처음 같은 설렘 속에 사랑할 수는 없는 법이고, 우리의 젊음은 순식간에 지나가게 마련이니까.-258-259쪽

네 손을 잡으려는데 손이 없다면? 네 몸을 안으려는데 몸이 없다면? 네 밑을 내게 주는데 밑이 없다면? 언젠가 그런 생각이 들어. 늙어가는 몸을 찬찬히 들여다본 적이 있다. 입가는 내려앉고 손거죽 쭈그려들고 여윈 팔 몹시 후들거리고, 그리하여 이제 내가 욕망하는 사람의 욕망이 될 수 없다는 것. 이제는 내가 욕망하는 누구도 나를 제 욕망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리라는 것, 마주 오던 나를 보도 골목으로 피해 가던 중학교 때 친구처럼, 지금은 묵묵히 생이 나를 피해 가는 시절. -이성복 [지금은 생이 나를 피해 가는 시절],{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중에서 -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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