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길이 어느 순간 환하다. 봄이 코앞에 와 있다. 어제만 해도 깜깜했는데, 아침에는 눈같은 비가 내렸는데, 피로감으로 기침을 하고 있고, 코밑이 훨고 있다... 떠나고 싶을 때는 창밖을 내다 본다. 햇살이 길게 사무실 바닥까지 와 있다. 바다, 산, 강, 길, 먼 나라, 누군가가 오고 간 길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따라갔다. 인생 최고의 순간을 떠나면서 만났다는 저자, 그런데 나는 지금 이곳에서 만나고 싶다. 노래를 듣고도, 책을 읽어도, 일을 하면서도, 수다를 떨면서, 그 순간을 최고로 만들고 싶다. 휘성의 '살아서도 죽어서도' 들으며, 닉혼비의 '런던스타일 책읽기'를 읽으며, 부모교육프로그램도 만들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그래도 가끔은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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