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그럼 어제는 헌해, 묵은해, 낡은해인가. 나는 그대로인데... 나선형으로 순환적으로 생각하기. 기다리기. 침묵하기. 운동하기. 공부하기. 독서로 생활하기다.

마녀의 연쇄독서를 덮으며. 몇 권의 책을 주문하고. 나얼의 노래를 들으며. 커피마시러 나간다.

바람이 분다면, 그 바람이 내 맘을 흔든다면, ~~ 내 안에 있는 모자란 삶의 기억들이 날 부딪혀 지날 때 그 곳을 바라보리라~~

 

 

나얼  '바람기억'

 

바람 불어와 내 맘 흔들면 지나간 세월에 두 눈을 감아본다
나를 스치는 고요한 떨림 그 작은 소리에 난 귀를 기울여 본다
내 안에 숨쉬는 커버린 삶의 조각들이 날 부딪혀 지날 때 그 곳을 바라보리라
우리의 믿음 우리의 사랑 그 영원한 약속들을 나 추억한다면 힘차게 걸으리라
우리의 만남 우리의 이별 그 바래진 기억에 나 사랑했다면 미소를 띄우리라
내 안에 있는 모자란 삶의 기억들이 날 부딪혀 지날 때 그 곳을 바라보리라
우리의 믿음 우리의 사랑 그 영원한 약속들을 나 추억한다면 힘차게 걸으리라
우리의 만남 우리의 이별 그 바래진 기억에 나 사랑했다면 미소를 띄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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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연쇄 독서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의 연쇄
김이경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7월
절판


"대중은 자신들의 환상에 아첨하는 작품을 원한다." 플로베르의 말처럼, 나 역시 환상에 아첨하여 내 삶을 크게 흔들지 않는 독서를 해왔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25쪽

이 책(플로베르의 앵무새)에 실린 두 개의 연보가 보여 주듯이, 플로베르의 삶은 하나이지만 그 삶은 득의양양한 성취로 기억될 수도 있고 고통스러운 좌절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진짜인가는 영원히 오리무중. 그러므로 결국 남는 것은 객관적 진실이 아니라 주관적 시선이 아니냐고 브레이스웨이트는 회의합니다. 진짜 삶, 진짜 인간, 진실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아니, 설령 존재한다 해도 인간이 그것을 알고 살아 낼 수 있는가에 대해 그는 회의적입니다.-29쪽

소위 일류 대학이라는 카이스트에서도 학생들이 잇달아 목숩을 끊었습니다. 그들은 왜 죽었을까요? 막다른 벽에 부딪힌 절망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어린 시절의 결핍 때문에, 심해진 우울증 때문에...... 저마다 죽음을 택한 이유가 있겠지요. 하지만 살아남은 우리가 맨 먼저 할 일은 이유를 따지는 것이 아리라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게 아닐까, [자유 죽음]을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에셰크(echec(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포옹하지 못하는 사회를 만든 한 사람으로서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죽음을 줄이는 최선의 길이 아닐까요. 진단과 치료는 그런 뒤에 천천히 조심스럽게 해도 좋을 겁니다. -109쪽

지나간 시간들은 지나간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묻힌 것이며 다가올 시간은 지금의 내게서 나와 내게로 돌아오는 것, 그러므로 "아무것도 다시 시작하지 않고 아무것도 사라지지않는" 것이었지요.-114쪽

다시 말해, 농민들이 자유롭고 구체적으로 자신들의 종자 자원을 사용하는 생산의 민주성과, 시민들이 정확한 정보에 근거해 다양한 먹을거리를 선택하는 소비의 민주성이 보장되어야만 식량 안보도 종자의 미래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156쪽

마음의 상처를 받고 고통을 겪는 이들은 분명히 어느 사회에나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정신적 문제를 질병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에서 반드시 작동하기 마련인 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세계적 표준으로 통하는 '정신 질환 진단 분류 체계'는 "고통스런 감정을 낯선 이에게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성향과 심리적인 고통을 의료 문제로 보는 성향을 동시에 가진 유일한 국민"인 미국인에게 맞는 것일 뿐, 다른 성향 다른 문화를 가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다른 기준이 필요한 것이지요.-192-193쪽

국가들의 기억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국가는 공동체가 아니며 그런 적도 없었다. 어떤 나라의 역사가 한 가족의 역사처럼 보이더라도 사실 정복자와 피정복자, 주인과 노예, 자본가와 노동자, 인종 및 성별상의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에서 이해관계의 격렬한 갈등을 감추고 있다. 그리고 이런 세계에서 가해자의 편에 서지 않는 것이 생각 있는 사람이 할 일이다. -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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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다른 이의 눈을 통해서도 충분히 공감되고 여운이 오래 남는다. 저자가 사랑의 마음으로 들여다 본 책중에서 다시 읽고 싶은 책과 새로운 책들이 있었다. 어젠 본 영화 '레미제라블' 또한 다시 읽고 싶은 책이었다. 아주 어릴 때 읽은 장발장의 줄거리가 대충 떠오르는데 그 기억은 장중한 영화 화면을 따라 갈 수 없었다. 개인이 성화되어 가는 점, 역사의 중심엔 민중이 있다. 어떤 사람도 선과 악이 공존한다.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던 자베르는 잘못한 것일까. 선과 악의 개념보다는 개인의 이익이 우선인 사람들. 등등. 갈수록 바쁘기만 했던 한해의 끄트머리에 와서 겨우 조금의 여유를 갖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어디서나 안식을 찾아보았지만, 책을 들고 한쪽 구석에 앉아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아무 곳에도 없었다.(p259, '기싱의 고백' 중에서)"

 

"기차를 타고 이박삼일 여행을 갈 것이다. 서너권의 책도 같이 챙겼다."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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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 내 인생을 뒤흔든 명작 55편 깊이 읽기
이미령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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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이라 여겨질 정도로 검소하고 단출하며 세속을 피한 그의 삶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면 따뜻한 온기 대신 겨울 호수의 냉기가 훅 느껴집니다. 가장 최근에 [월든]을 읽을 때는 '소로우가 너무한 거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인간세상을 이토록이나 경멸할 수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생활비를 버느라 자기의 모든 시간을 다 뺏겨 여유가 없는 사람들. 신에 관한 화제라면 자기들이 독점권을 가진 것처럼 말하며 다른 어떤 견해도 용납하지 못하는 목사들. 의사들과 변호사들 그리고 내가 없는 사이에 나의 찬장과 침대를 들여다보는 무례한 가정주부들. 안정된 전문직의 닦인 가도를 걷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린, 더 이상 젊지 않은 젊은이들"을 향한 냉소는 뼈가 시릴 정도였습니다.-31-32쪽

'어, 내 얼굴이 왜 이렇지?'
이런 물음이 불쑥 튀어나옵니다. 왜 이렇긴요? 나이를 먹으니 탄력과 빛을 잃어가는데다 온종일 중노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기 때문인데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맘에 들지 않아도 '이게 나'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일입니다. 저항해도 부정해도 소용없습니다. 그런데 머리로는 인생만사 덧없음을 알고 있지만 마음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47쪽

절대적인 빈곤과 결핍에 시달리는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차고 넘치도록 물건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꼭 필요해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아니면 경쟁심에서 구입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점점 줄어듭니다. 뭔가를 소유하면 행복해질 것 같아 죽어라 일해서 그것을 소유하지만 행복하다고 느끼기보다는 여전히 외롭고 허전하고 불안하고 불행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것이 우리들 현대인의 모습입니다. -109쪽

"쟤는 나랑 달라. 안 맞아."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랑 맞지 않는 타자가 과연 세상에 실재할까요? 그는 그의 빛깔과 본성대로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일 뿐인 존재 아닐까요? 혹독한 체험을 끝낸 그리핀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진심어린 대화를 나누기 전에 먼저 머리로 인식하고 그런 다음 마음속 깊이 감정적인 차원에서 깨달아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타자'는 없다는 것. '타자'란 중요한 본질적인 면에서 바로 '우리 자신'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161쪽

이단자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나는 우리 의견과 일치하지 않는 생각을 가진 모든 사람들을 우리가 이단자라 부른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생각에 대해 혹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생각에 대해 너무나도 뚜렷한 확신을 가진 나머지 오만하게 다른 사람을 멸시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에는 거의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한 견해가 있건만 다른 사람이 자신과 견해가 같지 않다면 조금도 참으려 들지 않는다. -188쪽

사람들은 책을 읽건 영화를 보건 사람을 만나건 있는 그대로를 온전히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재단하고 자기 방식대로 변형시킵니다. 이런 지적을 여러 번 받았기에 언젠가 한 번은 사람을 만나 내 방식대로 그를 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본 적이 있는데 참 좋았습니다. 그 속에서 나 자신도 만날 수 있었고 감정을 읽을 수도 있었습니다. -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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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자', '이면의 삶', '콤플렉스', 등등에게 말을 거는 법을 읽었다. 내내 나의 그림자를 찾았다. 마음에서 불편한 점을 끄집어 내어 말을 걸어보는 법도 괜찮다고 한다. 가끔씩 중얼거리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리라. 매끄럽지 못한 문장들이 간간히 있었다. 나의 문제인지, 역자의 문제인지는???  

 

눈이 또 왔다. 크리스마스가 다가 온다.

'사평역에서', '설국', '크리스마스 선물', 'Love Story', '단팥죽', '아메리카노', '베이글', '케익', '캐놀', '산타클로스', '메시아', '친구', '이야기', 등등 詩, 소설, 영화, 먹을 것, 상징들이 그립다. 많이.

 

Happy and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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