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언제나 내 편이었어 - 하루키와 마르케스, 카잔차키스에서 산도르 마라이까지 나를 안아준 청춘의 친구들
김애리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1월
품절


우리가 왜 태어난 것일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자 이토록 안간힘 쓰는 것일가? 확실한 건 우리는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이다. 세상을 기웃거리며 남이 원하는 모습대로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내가 원하는 그 모습 그대로 살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20-21쪽

사랑은 결코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닐 테니까. 피폐해지고 시들어가는 고난의 여정도 아닐 테니까. 암흑 속에서 스스로를 놓아버리고 싶어지게하는 두려움도 고통도 아닐 테니까. 누군가 당신의 영혼에 수도없이 따귀를 때렸는가? 그러고는 돌아서려는 당신을 향해 사랑한다 외쳤는까? 혹은 아무리 닿으려 노력해도 멀어져만 가는 사람이 있는가? 그가 원한다면 때로는 가만히 손을 놓아주고 돌아서보자. 그게 진짜 사랑이었다면 그는 어떻게든 내 운명 속으로 다시 돌아 올 테니, 사랑은 결국 원점으로 다시 돌아갈 테니.-71쪽

내 행복은 너에게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다. 죽을 때까지 내 행복은 언제나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러니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면 자기 자신이 행복해지는 길을 발견해야 한다. -127쪽

그래서 그는 과연 무엇을 얻었을까? 이 여행의 목적은 물론 어떤 장소가 아니었다. 헨리 밀러의 말처럼 진정한 목적지는 '어떤 장소가 아니라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었다. -147쪽

유대의 가르침에 대한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신이 그 아기를 찾아간다. 신은 아기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지식과 지혜를 다 알려주고는 손가락으로 아기의 입술을 지그시 누르며 "쉿"하며 비밀을 간직하자는 약속을 한다. 신이 우리 모두와 한 비밀 약속. 그 증거가 바로 우리 모두의 입술 위에 움푹 들어간 인중이라 한다. 바로 신의 지문이다. 삶이 힘겨울 때마다 이 이야기를 떠올려보라고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다. 당신은 처음부터 이 세상의 모든 비밀을 품고 있던 아이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그리고 다시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돌아보길. 사시사철 피고 지는 꽃송이에도, 멈춤 없이 흐르는 강물에도 삶을 바꿔줄 위대한 비밀들이 감춰져 있으니까.-219쪽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경계선을 구분하는 일이기도 하다. 헛된 욕망으로부터 자신을 놓는 법을 익혀나가는 일. 산다는 일에는 정답도 형식도 없으며 각자의 열정과 갈망에 따라 나아가는 것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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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 '돌봄' 이란 단어가 마음에 와 닿는다. 누군가의 곁에 있고 싶고, 누군가의 돌봄을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너의 곁에 있어서 안심이었는데, 언제나 나를 향하고 있는 너의 따뜻한 눈빛이 좋았는데... 곁을 같이 나눈다는 건, 더더구나 곁에서 잠을 잔다는 건 어떤 사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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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있어, 곁이니까 - 아이를 갖기 시작한 한 사내의 소심한 시심
김경주 지음 / 난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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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곁이어서 고맙다는 말을 어느 난간에 기대어 당신에게 처음 했습니다. 우리가 곁인 동안 세상에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가 곁인 동안 세상이 우리에게서 잠시 떨어져 있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늘 내 문장의 각오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은 당신이 내 문장의 곁이 아니라 내 곁의 문장이라서 다행입니다.-25쪽

아가야, 인간이 목소리를 갖는다는 것에는 고백을 할 수 있다는 축복이 담긴 거란다. 네 목소리가 고백을 아끼지 않는 사람의 목소리를 닮아갔으면 좋겠구다.-39쪽

돌봄이라는 말의 질감에는 호흡과 숨소리와 살냄새가 가득합니다. 당신을 돌볼 때 나에게서 그런 냄새나 소리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68쪽

네가 만일 사내아이라면 사랑을 잃고 난 뒤 한 여자의 손을 다시 잡는 방법에 대해 어떻게 말해줄 수 있을까? 네가 만일 딸아이라면 사랑을 잃고 난 뒤 한 사내의 손바닥에 다시금 어떤 글씨부터 써나갈 수 있을까?-104-105쪽

아아, 당신, 우리의 삶은 얼마나 불우하고 허약한가요? 우리의 뇌에는 얼마나 많은 파수꾼이 생겨 우리를 지키고 있는 걸까요? 빌어먹을, 너무 많은 기억들이 파수꾼으로 우리를 지켜주고 있어요. 저 뇌파 속으로 달아나버리면 나는 목소리를 잃어버릴 수 있을까요?-158쪽

당신은 지금 만삭입니다. 만삭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만삭이라는 단어를 상상하면 당신의 배에서 달이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214-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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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필요한 것은 ooo인데, 그에게 필요한 것은 ***이라 그것을 서로 주장하고 있다면, 이별의 순간이 왔다는 증거다. 여기에서 누군가에게 사랑이 남아있다면 한가지로 연결되고 심지어 미안하다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지나와 생각해보면 그때는 왜 그랬을까하는 후회감도 생기고, 미안함도 생긴다. 그래도 사랑했다면, 그래서 끝까지 한명이라도 사랑한다면 결혼을 하나 보다...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어져 간다는 것이 나이든다는 점이다. 이게 안타깝다... 가끔씩 낯익은 풍경, 노래를 들을 때, 냄새를 맡을 때 등등 익숙함이 밀려 오면서 아련한 기억과 추억들이 떠오른다. 그때 그것을 선택했다면.... 지금 어떨까... 가보지 않은 그 길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당연한 후회가 따라온다. 그럴 때 필요한 게 그림이라고 저자(권란)는 말한다... 자기에게 다정한 그림에게 말을 걸어보는 것도, 이 저녁에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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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정한 그림 - SBS 권란 기자의 그림 공감 에세이
권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4월
품절


이별을 통보받는 순간, 나는 길거리에 그대로 주저않았다. 당시 한 달 정도 식음을 전폐한 채 살았던 것 같다. 싫다는 그를 붙잡기 위해 꽤나 쫓아다니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가 아주 좋아서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누군가의 일방적인 '내침'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모에게, 친구에게 항상 사랑만 받고 살았던 나인데 누군가가 처음으로 '싫다'고 한 것이다. 대체 어떻게 내가 싫을 수 있을까? 분명 같이 좋아서 시작한 연애인데 말이다. 이성 사이에서는 한쪽의 의사와 관계 없이 다른 한쪽이 '그냥' 싫어질 수도 있고, 그게 사랑의 끝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는 그 후로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35쪽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 싶은 후회로 남은 이별도 겨울에 왔따. 속보가 이어지는 장기 취재를 하고 있을 때였다. 뼛속까지 냉기가 파고드는 날, 취재 한번 해보겠다고 무작정 건물 밖에서 몇 시간씩 서 있고, 심지어 새벽 서리까지 맞으며 밤을 새우기도 했다. 얼굴에 새빨갛게 동상이 걸리기도 했다. 그는 그런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던 사람이었지만, 그냥 몸이 피곤하고 그때 나의 그런 상황이 힘겨워서 모든 화풀이를 그 사람에게 했다. 빙산처럼 크고 차가운 건물만 들여다보고 있었더니 내 마음도 얼어버렸나 보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얼마나 나를 위했었는지, 나 때문에 얼마나 황당했을지 이해가 갔다. 하지만 마음의 시차는 그 무엇으로도 극복할 수 없었다. -173-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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