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 그여자의 사랑이야기를 읽었다. 여자 남자들의 내밀한 기대, 원트, 열망은 각각 달랐다. 세월이 흘러도, 함께 있을 지라도 영원히 상대를 소유할 수 없다, 알 수 없다란 부분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러다보면, 너무 멀리있는 그남자, 너무 낯선 그여자가 남는다. 특히, 결혼한 이들은 마주하는 구질구질함, 사소한 다툼, 모른척하는 부분, 은근한 깐죽, 차마 말못하는 자존심등등, 함께 살을 맞대고 살고 있지만 절대로 모르는 서로에 대해, 고달프고, 쓸쓸하고 무미건조하고, 짐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어떤 의미'를 찾아내는 게 숙제라 생각한다. 매일의 노력과 노동만이 가족으로든, 전우, 친구로든 남을 수 있을거다. 어렵다. 구질한 부분을 버리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니까. 나의 불편함을 보기 보다는 상대를 탓하고 먼저 외면하는 게 더 쉬운일이니까. 관계에서의 심리적 고단한 노동으로 상대를 굳이 따뜻하게 봐 주고 이해하는 아량을 베푸는 이유부터 찾아야 한다. 한 때는 그남자, 그여자가 없다면 세상이 무너지고, 나의 존재가 없었던 기억을 짚어본다... 여전히 사랑한다면, 아직도 사랑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했기에... 아님, 그남자 그여자가 아니라 우리가 만든 자식때문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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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 : 한 남자 사랑의 기초
알랭 드 보통 지음, 우달임 옮김 / 톨 / 2012년 5월
구판절판


사랑은 간절한 바람,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상태, 어떤 열병과도 같은 것, 끊임없는 성적 판타지,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유일무이하게 타당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느낌을 뜻했다. -14쪽

이렇게 벤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특유의 고충을 알게 되었다. 상대에게 전념하지 못하는 사람을, 무관심한 사람을, 미지의 운명 혹은 죽음을 향해 가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의 힘겨움을. -19쪽

사회적 관계의 모순 중 하나는, 우리가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보다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결국은 훨씬 더 잘해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말만 많고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는 직장 동료들은 하루 종일 성심성의껏 대하다가, 저녁에 집에와선 잔소리를 평소보다 조금 심하게 했다거나 열쇠꾸러미 챙기는 걸 깜빡했다는 이유로 솜씨 좋고 상냥한 아래를 매몰차게 면박 주는 남자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마도 그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매우 진지한 기대를 품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고, 어쩌면 이런 게 사랑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작정하고 싸우려면 먼저 그에게 아주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법이다. 상대에게 욕을 하고 그 사람의 물건을 창밖으로 던져버릴 마음을 먹으려면 먼저 깊고 유별한, 진정한 애정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42-43쪽

정신분석은 이에 대해 가혹하지만 타당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우리가 사랑에서 기대하는 것은 행복이라기보단 친밀함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단순하게 그 자체롤 좋은 것보다는 평범한 것을 더 선호한다. 왜냐하면 우리들 대부분은 이상적인 방식으로 양육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부모는 자식들에게 도덕적 강박과 히스테리, 깐깐함과 속물근성, 단호함과 신중함 등 서로 상충되는 요소들로 뒤범벅된 형태의 애정을 쏟아부었다. 그래서 우리에겐 보다 덜 이상적인 상황들을 참아내는 능력이, 더 나아가 그런 상황에 대한 '욕구'가 발달한다. 우리는 결혼한 상대에 대한 불면을 토로하지만, 실은 감정적으로 휠씬 덜 힘들었던 다른 후보자들이 무수히 많았음에도 어떻게든 그들을 외면하려고 노력했다. 그들에게 어떤 결점이 있어서가 아니라, 정확히 말하자면 결점이 충분히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56쪽

오늘날 우리가 복종과 존경이라는 옛 기술을 연마하여 의무에 충실하고 순종하는 사람이 되는 것만으로는 절대 잘 살 수 없다. 새로운 경제체제가 요구하는 자질은 자신감과 창조력 그리고 독창성이다. 이것들은 고대 스파르타의 우람한 근육이나 프리드리히 대제 시절 프러시아의 절제와 금욕과 마찬가지로, 우리 시대 사람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자질이다. 남달리 높은 지능은 필요치 않다. 실질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서로 다른 아이디어들을 연결하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끌어들여 자신의 비전을 믿게 만드는 능력, 커다란 야망을 품을 수 있는 정신력, 거절이나 실패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심리적 유연성 등이다. -76-77쪽

아이에게 아빠는 친근하고 평범하고 더없이 다정한 사람이 되어주어야 한다. 단, 너무 흥미진진한 인뭉이 되어선 안 된다. 그래야 아이가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아빠가 아이에게 아주 무관심하거나 신철검 보이거나 일찍 죽으면 아이는 평생 아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86쪽

한 명의 파트너와 장기간 성생활을 하는 데서 오는 현대의 위기는 대개 누가 먼저 시도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한쪽이 원하지 않을까봐 양쪽 모두 감히 시작할 엄두를 못 낸다. 섹스할 기회를 잡는 일 자체가 너무나 소모적인 것이 되어버리면, 우리는 섹스를 원할 때조차 그 사실을 스스로에게 일깨워줄 다른 누군가가 필요해진다. 우리의 정신은 이성적인 문제들만으로도 너무나 바빠서 보다 원초적이고 동물적인 내면의 충동들로부터 차단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의 본능에 가까운 진정한 자아에 더 가까워지도록 우리를 되돌려줄 사람이 절실해지는 것이다. -113쪽

결혼생활이 안기는 실망에 대한 해결책으로 외도를 생각하는 것은 결혼이 우리 존재 자체의 실망에 답이 되어줄 거라는 생각만큼이나 미성숙한 것이다. -138쪽

어른의 사랑은 아이일 때 어떻게 사랑받았는지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우리를 사랑하기 위해 무엇을 희생했는지 상상해보는 것이어야 한다. -157쪽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그럭저럭 계속해나가는 단순한 일, 이것이 진짜 용기이며 영웅주의다.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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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에서 가장 잘 적응하는 방법은 이곳과 연애하는 거다. 사랑하게 되면 잘 보이고, 먼저 들리고, 이해하게 되고, 저절로 알게 된다. 동일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물리적인 공간에 따라 이렇게 다르다니, 표현방법이 완전 다르다. 새로운 사람을 이제 막 만났다. 사랑하면 마음이 움직인다. 마음이 움직이면 생각도 행동도 따라 움직인다. 이미, 먼저 저만큼 앞서가고 있다. 이유는 이 곳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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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사랑의 기초 연인들 사랑의 기초
정이현 지음 / 톨 / 2012년 5월
판매중지


연애의 초반부가 둘이 얼마나 똑같은지에 대해 열심히 감탄하며 보내는 시간이라면, 중반부는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를 야금야금 깨달아가는 시간이다. 급하게 몰아닥친 태풍은 어느새 그쳤고, 그 후에는 폭풍우가 쓸고 간 해변을 서서히 수습해가야 한다. -78쪽

어떤 관계에서든 더 많이 말하는 사람은 있다. 연인들은 필연적으로 역할을 선택해야 한다. 굿 스피커가 될 것인가 아니면 굿 리스너가 될 것인가. 말할 것인가. 들을 것인가. 던질 것인가. 받을 것인가. 그들이 서로에게 매혹된 원인은, 각각 상대방이 아주 훌륭한 청자聽者라고 믿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114쪽

민아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욕심인 줄 알면서도 그랬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누추한 방을 들키고 말았을 때 오래 부끄러워했을 연인의 마음자리, 그 한복판에 새겨진 흉터를 먼저 헤아려줄 수는 없었을까. 그러지 못했다면 혹시 사랑이 아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지만 그 질문은 영원토록 봉인될 것이다. 과거의 여자를 향해 "나를 사랑하긴 했니?"라고 내 뱉는 어른은 없을 테니까. 그도 더이상 소년은 아니었다. -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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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새학기다. 몇년간 학교장면을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왔다. 힘들었던 그 시기를 아무도 토닥해 주지 않아, 아니 흡족할 만큼 위로해 주지 않아, 서운함과 섭섭함까지 넘쳤다. 지저분한 공간을 청소하고 감기까지, 낯선환경에서 몸이 먼저 알아차렸다. '좋은 이별'은 순전히 나를 위해 읽은 글이다. 마음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기, 긍정적으로 몰아가기, 생산적으로 표현하기, 지금 나의 감정에 집중하기,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정확하게 표현하기, 아닌척 하지 않기, 슬픔과 같이 살아가기, 나만의 이야기 쓰기, 내면에 집중하기, 등등...

-테라로사가서 커피 마시고, 두물머리를 다녀왔다. 북한강 남한강, 강물은 아래로 깊게 흐르고 있었다. 그까짓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와 아픔은 경계선 언저리까지 밀려가 있었다. 새살이 돋고 있었다. 

-매일은 무언가를 떠나보내고 새롭게 맞이하면서 시작한다. 과거의 시간과 사람은 슬픔과 머물수 밖에 없다. 슬픔을 잘 보내고, 더 이상 내것이 아닌 것을 잘 담아 내는 것, 좋은 이별을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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