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른다, 지나간다, 로만 여겼는데, 시간은 멈춰서 고여있기도 한다, 아니에르노처럼 형체로도 만질 수 있다... 그녀의 개인적인 삶을 통해, 우리가 살아온 세계를 본다. 그녀는 자신의 삶의 수단인 책을 자신만의 언어로 기록하며 살아가고 있다. 1941-2006 사이의 기록이다. 자신의 삶을 제3자, 그녀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어느 순간 정지해 있고, 어느 순간 알아채기도 전에 사라져 버리는, 사라질 것들을 기록이라는 수단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즉 세월을 기억하면서 사라지지 않게 하고 있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옮기면서 우리 모두가 꿈꿨을 그러한 인생을 나와 그녀, 그, 우리는 어떻게 단어를 고르고, 무슨 말로 쓰고 있는지...
모든 장면들은 사라질 것이다. (9쪽)
옛날 학창 시절, 자신의 방에서 글쓰기를 꿈꿨을 때, 그녀가 점술가들처럼 신비로운 것들을 밝히는 낯선 언어를 찾아내기를 희망했었다. 책을 완성하는 것을 깊은 곳에 있는 자신의 존재를 타인들에게 알리는 것으로, 높은 업적으로, 영광으로 상상하기도 했다. -어릴 적 그녀가 자고 일어나면 스칼렛 오하라가 되어 있기를 바랐던 것처럼 [작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내놓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 후로, 40여명의 학생들이 있는 시끄러운 학급에서, 슈퍼마켓의 카트 뒤에서, 공원의 벤치 유모차 옆에서 이 꿈들은 그녀를 떠났다. 영감을 받은 단어들이 마법을 부려 등장하는, 형언할 수 없는 세상은 없으며 그녀는 자신을 분노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항할 수 있다고 믿고 있던 유일한 도구, 오직 자신의 언어 안에서만, 모두의 언어 안에서만 쓸 것이다. 그러므로 써야 할 그 책이 투쟁의 수단인 것이다. (302쪽)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의 무언가를 구하는 것. (3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