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발 사이즈가 크다. 백수의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화살같다. 추석연휴에도 온전히 푹 쉬었다. 미드보고 라디오듣고 뜨개질하고 노래부르고 맥주마시고 간간히 책 읽었다. 커피 머신를 샀다. 시나몬 가루도 주문하고, 우유거품스텐도 구입해 카페라떼와 카푸치노 만드는 데 정성을 기울였다. 총알같은 배송으로 우유와 기타 먹거리는 집에서도 충분했다. 

냅의 글은 진솔하다. 여자가 겪을 수 있고, 여자라서 생기는 일, 여자라면 한 번씩 고민하고 걱정하고 불안으로 떨어 봤을 그러한 세세한 항목들이 가감없이 들어있다. 우리가 중독에 빠지는 이유가 있다. 부모와의 관계, 그들과의 이별, 자기 모습, 감정, 마음의 근육까지, 그리하여 관계, 술, 정리정돈, 음식, 운동 등 긴 터널을 빠져 나온 이야기다.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 

냅을 아주 예전에 만났더라면,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누군가에게, 특히 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김명남이 번역한 책을 더 읽고 싶다.

요즘 무엇을 먹어도, 읽어도, 뭔가를 하고 있어도 도무지 흥이 안난다... 하지만 잘 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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