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중이다. 계단식 강의실과 목뒤까지 올라오는 의자는 얼마나 편한지, 들리는 만큼 듣고 잠도 자고 책도 읽을 수 있다. 강사분들의 이야기는 모두 맞는 말이지요. 그러나 현실감이 떨어지면 책을 펼쳤다. 전철안에서 오가며 읽기도 했다... 지난주에 MBTI 강의를 해서, 관련된 책을 다시 한번 읽었다. 그때의 목적은 각각의 고유한 자기 모습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거였다. 우리나라에 MBTI를 도입한 분들이 역자여서 내용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 매끄러웠지만, 뛰어쓰기가 엉망이라 자꾸만 눈에 거슬렸다. 사람들의 성격유형과 교육, 성격유형의 기질별 특징과 배우자, 학습양식, 리더쉽에 관한 내용이었다. 일단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자기 자신을 이해했을 때야 비로소 타인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한 개인을 성격유형검사로 전부 이해할 수 있으리오마는 그래도 알게 되면 밑지지는 않는다. 나의 행동도 이해가 되고 너의 행동또한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그러면 마음이 편하다. 나의 유형은 INTP...( 참고: 한국MBTI연구소 http://www.mbti.co.kr/  MBTI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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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습 나의 얼굴
David Keirsey & Marilyn Bates 지음, 김정택 외 옮김 / 한국심리검사연구소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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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과 직관에 대한 두 가지 선호는 어떤 선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잘못된 의사소통, 오해, 비방, 중상과 모략을 낳는 근원이다. 이 차이는 사람들사이에 아주 넓은 장벽을 가로 지른다.-14쪽

우리가 받고 있는 학교교육은 감정(F)의 영역보다는 사고(T)의 영역을 훨씬 더 많이 다룬다. 그러므로 감정을 선천적으로 선호하는 사람음 이와 더불어 사고를 발전시키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사고를 선천적으로 선호하는 사람들은 감정의 측면을 발전시킬 기회를 동등하게 갖지 못하므로써, 감정의 측면이 상대적으로 초보적인 상태에 머물게 될 수도 있다. -20쪽

판단형(J)의 사람들은 일의 종결에 보다 더 가치를 두고 추구하며, 인식형(P)의 사람들은 개방적으로 일을 추진해 나가는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면이 바로 J와 P를 구분하는 뚜렷한 기준이 될 수 있겠다. -24쪽

기질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힘들이 완화되거나 통합을 이루는 것, 상반되는 영향력들이 서로 완충되거나 상호 용인되는 것, 전체적으로 채색되거나 조율되는 것, 전체적으로 어느정도 종합되는 것, 그리고 다양한 것들이 일관성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의 기질은 그 사람의 모든 행위 하나하나 마다에 서명을 하거나 무인을 찍는 것과 같아서, 한눈에 그 사람이 한 것임을 알게 한다.
......
따라서 형태(Form)란 획득회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며, 기질이란 살아있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선천적인 형태라고 말하고 싶다.-32쪽

기질은 아주 명료하게 행동을 결정한다. 왜냐하면 행동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갖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 바로 그 어떤 것에 대한 우리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37쪽

사람들은 자기와 반대되는 타입의 사람에게 매력을 느껴 결혼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만약에 결혼에 실패했을 때도 10년이나 20년이 지난후에 또 다시 자기의 반대 타입의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는 것이다. -149쪽

NT아동은 어떤 내용이나 지시를 딱 한번만 일러주는 것을 좋아하며 반복해서 듣는 것을 참지 못하는 데 비해, SJ학생은 자세하게 지시받는 것을 좋아하며 내용이 반복되더라도 대개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 한편 SP아동은 지시가 명확하든 명확하지 않든 간에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나서는 자기 생각대로 처리해 버린다. NF아동은 지시받은 요점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그에게 지시를 내릴때는 말로도 해주고 써주기도 해야 할 것이다. -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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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같이 춥다. 식을 줄 모르는 추위다. 몇일간은 강의를 했다. 동일한 내용으로 여섯번을 말한다는 거, 이게 무지 힘들었다. 호응이 좋아 다행이었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주말엔 대전에 갔다. 어디론가 가고 싶었다. 즐겁게 놀다가 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나에게 힘이 된다. 언제 만나도 즐겁고 동일한 내용으로 되풀이 하는 놀이지만 에너지를 많이 준다. 아이들도 그사이 많이 컸다. 후다닥거리며 시끄럽더니만,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 게임하며 놀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세월은 똑같이 흐르지만 다 같지는 않다... 한가지 일을 한곳에서 하고 있다는 거, 세월이 흘러가도 한결같다는 것, 성공회대학교 교수들의 자랑이(?) 그저 좋아만 보인다. 또한 그들이 즐긴다는 무심과 무변의 축구 경기는 그들의 삶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우리네 어린 시절, 낮과 밤의 경계가 애매한 상황, 저녘 어스름한 무렵에 사위가 어두워지고 동네 집집마다 애 이름을 외쳐 부르는 엄마들 소리가 들려오고, 그 와중에도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만, 아이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나면 곧이어 골목이 텅 비게 되고,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밤은 슬며시 가난한 동네로 내려와 거룩한 위로를 드리우지 않았습니까? 바로 그와 같은 경지입니다.(느티아래강의실 p95)' 상상만 해도 된다. 이렇게 사는 거다. 각자의 울타리 안에서 '소통과 상생과 나눔의 축구(p94)' 를 하면 된다. 아, 아직도 이러한 곳이 있다니,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는가! 올해는 이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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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아래 강의실
신영복.김창남 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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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대학은 오늘의 사회적 수요에 응하는 현실적 가치를 지향(指向)하는 공간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비판적으로 지양(止揚)하는 창조적 공간이어야 한다. 대학은 무엇보다도 '오늘로부터 독립'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오늘로부터의 독립'은 물론 다양한 의미로 읽어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화폐 가치로부터의 독립을 말한다. 경쟁과 효율과 속도라는 신자유주의 담론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25쪽

세상을 주류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비주류의 시각에서, 사회적 강자으 시각에서가 아니라 약자의 시각에서 보려는 사람들의 조금 더 있다는 점이다.-84쪽

경험적 인식이 없이 이성적 논리에 의해서만 실천의 동력이 만들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135쪽

서로의 차이가 받아들여지는 순간 차이는 다양성으로 변하다. 차이가 다양성으로 변하는 순간 우리는 서로 같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176쪽

일을 열심히 하고도 '내가 이러저러한 일을 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자세, 남들의 칭찬과 인정과 관련해서도 "그저 내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자신을 낮추는 태도가 그 사람을 화합과 신뢰, 협력의 중심으로 세울것이라는 '역설적' 진리 말이네. 우리는 성서가 말하는 바로 이 '역설적 진리'를 성공회대학교 교육의 지표(指標)로 선언한 것이네.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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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네 집 창비시선 173
김용택 지음 / 창비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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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집, 그 집

-김 용 택

하늘 아래 아름다운 집 그 집은
아버님이 지으셨다.
아버님은 깊은 산 속을 돌아다니며
곧고 푸른 솔나무를 베어 말렸다가
지게로 하나하나 져날라
빈터 그늘에 차곡차곡 쌓았다

기둥과 서까래와 상량 나무와 개보*와 무루 판자감이 몇 년만에
다 모이자
아버님은 목수를 불렀다.

잘 마른 소나무에 검은 먹줄이 까맣게 튕겨지고
하얀 속살이 깎이고 잘리고 환한 구멍들이 뚫렸다.
붉은 조선소나무 무늬가 보이는 대패밥,
붉은 나이테가 보이는 나무토막으로
모닥불을 놓아두면
동네 사람들이 저절로 하나둘 모여들어
하루 종일 집 짓는 구경들을 했다
어던 어른은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하루 종일 우리 집에서 술도 먹고 밥도 먹으며
온갖 연장으로 지게도 만들고 쟁기도 만들었다.
하얗게 다듬어져 쌓인 나무 옆에서
파랗게 타오르던 연기
꼬물꼬물 조선소나무 무늬가 타던 불꽃.

아버님은 강변에서
보는 족족 모아두었던 주춧돌을 가져왔다
기둥이 검은 산에 하얗게 수직으로 일어섰다. 사방으로 기둥을 세우고
뚝딱뚝딱 나무메로 두둘겨 집을 맞추어 갔다.
-50쪽

방이, 마루가, 부엌이 하얗게 그려졌다.
아, 하얗게 깎인 나무들이 그려내는 집 모양이
깊은 산그늘 속에 둥 떠올랐다
상량떡을 먹고 서까래가 올라가자
동네 사람들이 지게 지고 괭이 들고 삽 메고 모여들었다.
닥채로 지붕을 엮어 덮었다. 다시 그 위에 장작을 얹어 덮었다.
그리고
그 위에 논흙이 올라갔다.
사람들은 텃논에 흙구덩이를 내어
마당에다 쌓고
그 위에 짚을 썰어 섞고 물을 부어 흙을 맨발로 밟아 이겼다.
머리통만한 흙덩어리를 만들어
지붕 위로 휙휙 던졌다.
흙덩이들이 지붕 가득 날아올라
점점 하늘을 막았다.
흙을 밟아 이기는 흙 속의 굳센 발,
어기영어기영 휙휙 흙덩이를 던지며
가뿐가뿐 받던 아름다운 손,
웃고 떠들며 쉬지 않던 입,
공만한 흙덩이 하나가
마지막 하늘을 막았다.
나는 큰방 자리에 서서
잠깐 캄캄했다.

지중에 저릅대로 만든 날개가 올라가 덮였다.
아버님이 달빛이나
새벽빛으로 엮은
닐개가 지붕을 덮자
노랗고 따뜻하고 둥그스럼한 초가 지붕이 되었다.
대나무로 벽을 엮어 흙을 바르고
납작납작한 두들장이 놓여지고
방에 불이 들어가고
굴뚝에서 연기가 솟았다.
-50쪽

방마다 흙에서 뭉게뭉게 김이 나고
흙냄새가 집안 가득 피어올랐다.
집, 아, 아름다운 동네 사람들의 생각과 손과 발, 온몸으로 지어진
그 집, 그 집 지붕 위로 새들이 날아다니고, 해와 달이, 별들이 떴다
지곤했다
눈이 내려 쌓이고 고드름이 얼고
비가 내렸다.
구렁이, 참새, 쥐, 굼뱅이들이 그 집에 집을 지었다.
그 집에는 소, 개, 돼지들이 깃들어 살고
그 집에 아버지와 어머니와 나와 세 의 남동생과 두 명의 누이가 살았다.

그 집에서는 산이 보였다.
그 집에서는 마루에 누워도 물이 보였다.
그 집에서는 물을 차고 뛰는 하얀 물고기들의 저녁놀이가 보인다.
아이들이 크고 세월이 갔다. 그 집에서 오랜 세월이 더 흐른 후
그 집을 지은 아버지는
그 집 큰 방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솔나무를 베어 왔던 그 산에 둥그렇게 묻혔다.

아, 아름다운 그 작은 집, 그 흙집에서 나는 지금 산다.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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