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바람을 통해 소식들을 전했다. 'Are you O.K?' 'I'm O.K'

김용택 시인의 '6월' 을 함께 읽으며 시작한다.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에 바람이 불고

하루 해가 갑니다.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

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

 

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오래 어딘가를

보고 있곤 합니다.

 

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

 

이어령교수의 글을 읽으며, 천국으로 간 이민아목사를 생각하며...  '당신'생각으로 유월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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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2월
구판절판


인간은 하나님을 흉내내 무엇인가 만들지만 똑같은 것들을 수십 번 수백 번 만들면서 그때마다 불만과 후회와 아쉬움에 한숨을 쉽니다. -29쪽

누군가 가까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누군가 자기 병을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존재는 병이고 병을 통해서 우리는 남과 어울립니다. 병을 앓게 되면 자신이 혼자인지 아니면 남과 함께 살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 -73쪽

의무에서 나온 일은 유희로 바뀌고 그 행동은 주어진 과업의 수행이 아니라 자신이 주체적으로 결정한 창조로 변합니다. -98-99쪽

군중 속에 묻혀 있는 예수, 그래서 나 같은 사람에게는 눈에 띄지 않은 예수, 그러나 도마에게처럼 손을 내밀면 그가 예수라는 증거인 창 자국을 만질 수 있는 예수,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은 군중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지만 항상 바로 내 곁에 있는 분입니다. 섬김의 지도자라는 말을 많이 쓰고 계시지만 진정한 그리고 업그레이드된 지도자들은 섬기는 것도 모르게 섬기는 자이어야 할 것입니다. -108쪽

사랑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속살을 만지는 것이지요. 알다시피 사과의 겉은 빨간 사과, 노란 사과가 있지만 사과 껍질을 벗겨놓고 보면 어떤 것이 빨간 사과이고 어떤 것이 노란 사과인지 구별하지 못합니다. -201쪽

그러나 아버지 없는 사회의 비극은 남성의 소외나 주도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과 아이를 포함한 인류 모두의 위기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가족은 단순한 짐승 같은 '떼'가 되고 '활동'은 노동이 되고 그동안 쌓아 올린 문화의 창조는 자연의 황무지로 되돌아갑니다. 인간이 추락하면 동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동물 이하가 된다는 것이 아버지 없는 사회의 위기 신호이기도 합니다. -229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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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온 한통의 편지로 시작되는 10년전의 순수와 거짓으로 서로 엇갈린 운명들을 랭보의 싯귀와 맞물려 풀어 쓴 소설을 읽었다. 생일선물로 받은 책이었다. 바람구두를 신고 있는 사람들의 운명은 어떨까.  랭보의 별명은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였다.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그야말로 바람부는 대로 자신조차 어찌할 수 없이 그렇게 운명지어진, 간간히 부는 바람끼리 만날 수도, 엇갈릴 수도, 사라질 수도,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굉장히 길었다... 김미진의 예전 글이 더 좋았다. 

-가족모임을 했다. 서로의 감정을 위로하고, 위로했다.  

-편지로 시작된 소설이라 노래도 생각난다. 

-정호승시인이 쓴 시에, 백창우가 작곡해서 김광석이 부른 노래, 어제는 박완규가 불렀다.

 

"부치지 않은 편지"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강 바람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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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의 바람구두를 신다
김미진 지음 / 뿔(웅진) / 2011년 12월
절판


인간 내면에는 누구 앞에서건 자신이 잘나고 똑똑하며, 쩨쩨하거나 시건방지지도 않은, 아주 근사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뱀의 혓바닥처럼 날름거리고 있다. -37쪽

우리가 길을 잃는 것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148쪽

타인의 상처를 우리는 얼마큼 껴안고 보듬어줄 수 있는 것일까. 얼마큼 이해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을까. 내 앞에서 애처롭게 흐느끼던 그녀가 세월의 저쪽 끝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나는 결코 그녀에게로 다가갈 수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제는 불가능하다. 결국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269쪽

누군가에게 시선을 준다는 것이 때론 슬프고 서러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303쪽

기억이란 그런 것이다.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확고해지는 것. 추상적인 형태의 비물질 상태로 잔존하고 있다가, 잊고자 하는 노력이 가해질 때마다 더욱 단단하고 뚜렷한 형태로 바뀌게 되는 것.-367쪽

기차역은 내게 현실에 대해 자문하게 만든다. 왜 떠나고 싶은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무엇이 그런 욕망을 부추기는지.-5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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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은 길을 만들고 밥은 마을을 만든다'란 제목에서 보듯이, 사람들이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사람의 모습, 사는 형태, 가치, 종교, 사고방식, 표현방법, 언어, 건축 등등, 모든 게 달라진다. 기후와 지리학적 기준에 따라 빵이나 밥을 지을 수 밖에 없다. 더 편리하고 수확이 많은 쪽을 택할 수 밖에 없다. 빵은 밥보다 더 빨리 만들수 있어 이동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유목민들이 더 선호한다. 그들은 당연히 남성이 우월하다. 밥의 문화에서는 쌀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손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고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관계적, 집단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거기에 따라 말의 표현과 몸가짐 하나까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러고 보면 그 사람이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성격을 가늠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전체적으로 보면 동양문화와 서양문화를 밥과 빵으로 비교하면서, 이제까지 대립의 관계에서 서로 이해하고 상호보완 관계를 맺어야만 우리가 살 수 있음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그러나 공생을 하기 위해서는 이와같이 서로를 먼저 알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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