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보의 바람구두를 신다
김미진 지음 / 뿔(웅진) / 2011년 12월
절판


인간 내면에는 누구 앞에서건 자신이 잘나고 똑똑하며, 쩨쩨하거나 시건방지지도 않은, 아주 근사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뱀의 혓바닥처럼 날름거리고 있다. -37쪽

우리가 길을 잃는 것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148쪽

타인의 상처를 우리는 얼마큼 껴안고 보듬어줄 수 있는 것일까. 얼마큼 이해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을까. 내 앞에서 애처롭게 흐느끼던 그녀가 세월의 저쪽 끝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나는 결코 그녀에게로 다가갈 수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제는 불가능하다. 결국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269쪽

누군가에게 시선을 준다는 것이 때론 슬프고 서러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303쪽

기억이란 그런 것이다.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확고해지는 것. 추상적인 형태의 비물질 상태로 잔존하고 있다가, 잊고자 하는 노력이 가해질 때마다 더욱 단단하고 뚜렷한 형태로 바뀌게 되는 것.-367쪽

기차역은 내게 현실에 대해 자문하게 만든다. 왜 떠나고 싶은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무엇이 그런 욕망을 부추기는지.-5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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