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문제의 근원이 강력한 부모에게 있기에 안타깝기만 하다. 만날 수 없는 부모들, 부재한 부모들, 그립고, 불쌍하고, 서럽고, 분노하기까지, 아이들의 감정이다. 그러나 드러내지 않으려고 좋은 얼굴로 환한 미소로 지속적인 방어와 저항으로 상담자를 밀어내고 있다. 차라리 큰소리라도 내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가 성장하면서 양육자(어머니)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수많은 느낌들이 각기 하나의 표상을 만든다. 이러한 표상들이 한 인간의 정서를 총괄하는 무의식 세계를 구성한다. 표상의 세계에는 좋은 표상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좋지 않는 표상들도 동시에 존재한다. 그 이유는 아이를 대하는 어머니가 항상 아이로 하여금 좋은 느낌만을 가질 수 있는 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아의 느낌 속에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대상은 자기의 느낌들을 조절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자기-대상표상의 기능과 그 기능에 의한 느낌들이 아이가 성장한 후에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에서 보여주는 성격특성이 된다.(p17)"......  주된 양육자가 어떻게 자신을 대했느냐에 의해 만들어진 정동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결정짓게 한다. 내가 타인과 관계맺고 있는 방식, 태도, 반응은 곧 나의 주된 양육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나에게서 관계란, 친밀하다면야, 대상에 대한 세밀한 관심과 정확한 표현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지대한 관심과 세밀한 반응을 무지 원했나보다. 그래서 타인에게 그렇게 해 주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타인과의 관계가 점점 멀어져 간다...... 요즘 만나는 아이들의 주된 고민도 관계맺기다. 양육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애들의 정동은 유기불안이 제일 크다... 만나야 할 부모가 있어 읽은 책이다. 너무 어렵다. 뒷편의 사례를 보니 이해가 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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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중심이론 가족상담 - 개정판
임종렬 지음 / 한국가족복지연구소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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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 양상들은 무의식적인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개인이 상처입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깊이 뿌리박힌 욕구, 정동 그리고 갈등의 표현을 조직화하기 위해 동원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일차성 욕구와 관련된 현실거래에서 자아의 무능함에 의해 좌절된 무의식이 자아를 보존하기 위해서 발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4쪽

아동은 어머니와의 관계 즉 환경 내에 있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내부로 가져가 내면화된 대상관계를 갖게 된다. 내면화된 대상관계는 세 부분을 포함 한 하나의 단위가 된다. 즉 환경 내에 있는 대상 이미지, 대상과 상호작용하는 자기 이미지, 그리고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동안 나타났던 욕동의 영향하에서의 대상 이미지와 자기 이미지를 특징짓는 느낌으로 형성된 하나의 단위가 된다는 것이다. -71쪽

대인관계(interpersonal relation)와 대상관계(objective relations)는 그 뜻이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두 말은 자주 같은 뜻을 갖는 말로서 사용된다. 특히 여기에서 대인관계는 과거에 존재했고 현재에 존재하고 있는 개인간의 실질적인 상호관계를 뜻한다. 그리고 대상관계는 대인관계를 실제로 갖도록 유도하는 심리내부의 욕구를 의미한다. -122쪽

부모의 양육능력은 부모의 원가족의 무의식적 가정(假定)에 의해 결정된 것이고, 청소년의 학업능력과 학업태도는 부모가 제공한 양육과정의 질적 수준(용전)이 결정한 것이다.

*용전(containment)-136쪽

매달리고 밀어내는 자녀와 대상과의 관계가 자녀의 학업과 관련되었을 때 자녀는 대상으로부터 잔소리를 듣기 위해 공부에 무관심한 척하고 대상인 어머니는 자녀에게 공부를 못하게 하는 하나의 은유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공부를 하라고 독촉함으로써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한 저항을 하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145쪽

어머니의 사랑이 부족하거나 불가능했을 때 아이는 부족한 어머니의 사랑을 요구하며 불가능해진 어머니의 사랑을 애통해 하며 갈구하는 소망이 과격한 행동, 다시 말하면 음식거부(거식증), 수면거부(불면증), 등교거부(의욕상실), 도벽(죄의식), 학업부진, 가출에 의한 방황, 약물남용, 지하 조직과의 제휴 등의 과격한 일탈행위로 표출된다.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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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내용은 부족했다... 작별이란 제목이 좋았다... 작별은 자신의 의도가 담긴 이별같다란 느낌이다. 주도적인 느낌이다. 외로운 너를 위해 썼다는 글은 너무 얕아서 외로움과 이별 할 수가 없다.  단지, 사치(p177)라는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여분의 비축을 통해서 평화와 느긋한 순간을 느끼게 되고 그것을 사치라 부를 수 있다. 가끔씩 느껴지던 행복감. 시간, 돈, 여유등이 나의 여분이 되었을 때 즐거웠던 기억이 떠 올랐다. 누군가는 나의 마음을 알거야하는 위안으로 읽었다면 큰 오산이다. 타인의 마음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적절한 행동으로 보여 줄 때야 비로소 알게 될 수도... maybe, 적절한 행동이란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세심하게 살폈다는 증거일거다.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될까. 내마음도 나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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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 작별 세트 - 전2권 - 정이현 산문집
정이현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12월
품절


다시 그곳에 가고 싶다고. 일상에 지칠 때마다 습관처럼 생각한다.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그날의 바다가 이제 어디에도 없음을 알기 때문일까. '내 마음속 그곳'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 혹은 한 인간의 영혼에 관한 문제일지도 모르기에.-38쪽

책은 우리에게 언제나 또 다른 삶의 체험을 제공한다. 타인의 가치관에 귀 기울이게 해주고, 지금 내가 아는 지식이나 내가 믿고 있는 신념의 '바깥'이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독서는 인간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창의적인 존재로 만든다. 꿈꾸는 유목민이 되게 한다. -67쪽

이 소설을 읽으면 꽤 많은 걸 알게 된다. 사사로운 욕심과 정의가 인간 내면에 혼란스런 무늬로 뒤섞여 있다는 것. 완강해만 보이는 사회적 제도가 실제론 무척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제 힘으로 거길 벗어났다고 믿는 개인은 그래봐야 겨우 조그만 연못 속을 뱅글뱅글 헤엄치고 있을 뿐이라는 것. 웃음 끝에 불현듯 오싹해진다.

*이 소설 = 하진, [니하오 미스터 빈] -117쪽

"정말,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거 맞지?" 몇 번의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왠지 예전과 미묘하게 태도가 달라진 듯한 연인에게 안절부절 못하며 이렇게 캐물을 때의 비참한 심정을. 상대방은 의례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슬그머니 당신의 눈을 피한다. 분노하거나 절망하거나. 그뿐. 영원을 맹세했던 첫 순간의 반짝임은 어느새 빛바래고, 나약한 인간은 쓰라린 속을 부여잡은 채 소멸해 가는 사랑의 최후를 묵묵히 지켜보아야 하는 것이다. -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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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장의 '뒷모습' 사진을 통해 진실을 찾고, 따라가고, 음미한다. 지은이는 '뒷모습은 정직하다. 골똘하다. 너그럽다. 같은 대상을 바라보는 동지다. 쓸쓸하다.'로 정의내린다. 나에게 뒷모습은 낯설다. 아직도 받아들이기 힘든 모습이다. 거절감이 묻어난다. 현실이 아닌 거 같다.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진실된 모습이지 않을까. 앞에서는 포장과 가식, 예쁜 모습을 맘껏 보여주는 게 가능하지만, 뒷모습에선 그사람의 온전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오히려 외면하고 싶기도 하다. 이때껏 공유한 부분이 스르르 무너지기까지 한다. 뒤돌아서는 순간, 뒷모습을 보이는 순간은 이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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