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곳에 가고 싶다고. 일상에 지칠 때마다 습관처럼 생각한다.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그날의 바다가 이제 어디에도 없음을 알기 때문일까. '내 마음속 그곳'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 혹은 한 인간의 영혼에 관한 문제일지도 모르기에.-38쪽
책은 우리에게 언제나 또 다른 삶의 체험을 제공한다. 타인의 가치관에 귀 기울이게 해주고, 지금 내가 아는 지식이나 내가 믿고 있는 신념의 '바깥'이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독서는 인간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창의적인 존재로 만든다. 꿈꾸는 유목민이 되게 한다. -67쪽
이 소설을 읽으면 꽤 많은 걸 알게 된다. 사사로운 욕심과 정의가 인간 내면에 혼란스런 무늬로 뒤섞여 있다는 것. 완강해만 보이는 사회적 제도가 실제론 무척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제 힘으로 거길 벗어났다고 믿는 개인은 그래봐야 겨우 조그만 연못 속을 뱅글뱅글 헤엄치고 있을 뿐이라는 것. 웃음 끝에 불현듯 오싹해진다.
*이 소설 = 하진, [니하오 미스터 빈] -117쪽
"정말,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거 맞지?" 몇 번의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왠지 예전과 미묘하게 태도가 달라진 듯한 연인에게 안절부절 못하며 이렇게 캐물을 때의 비참한 심정을. 상대방은 의례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슬그머니 당신의 눈을 피한다. 분노하거나 절망하거나. 그뿐. 영원을 맹세했던 첫 순간의 반짝임은 어느새 빛바래고, 나약한 인간은 쓰라린 속을 부여잡은 채 소멸해 가는 사랑의 최후를 묵묵히 지켜보아야 하는 것이다. -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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