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죽음을 신나게 정의한다. 시간은 흐르고 죽음은 다가온다. 불멸하다면 각각의 다른 차원에서도 지금의 나로 존재하고 기억되어야만 하는데, 우리가 태어나면 지금의 나를 알 수 있겠는가? 영생하려고 복제품으로 다운받은 지금의 나는 복제품일까, 나일까? 일단 번역을 굉장히 잘했고, 죽음이 점점 다가와 심각해질 쯤엔 재미나는 농담이 하나씩 들어있다. 하하 웃음이 절로 나온다. 철학자들이 죽음을 요리할 때, '당최 뭐라는 거야?' 죽음에 무관심할 수 있는 농담으로 대처하리라.
2. 근무를 마치고 바다를 보러갔다. 지금의 나, 특히 관계속의 나는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 그런데 '죽음'이라는 말앞에선 굉장히 너그러워지고 그냥 받아들여진다. 그 먼길을 달려 온 수고에 현재의 나의 경계는 허물어지고만다. 변명같지만, 언제 죽더라도 후회없이 그러기에 '지금-여기'에서의 일과 사람에게 충실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