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고 구수하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고 말하는 작가는 할머니같다. 우리네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는 내용은 같지만 들을 때마다 달리 들렸다. 그와 같다. 중복되어 겹쳐지고 이게 이거같고 저건가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또 들으면 어때. 들으면 좋은 거여. 잠도 잘오고 몸에 좋은 보약같다고 할까. 할머니가 잠잘 때 특히, 겨울 밤에 들려준 이야기를 글로써 다시 추억했다.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 힘이 들때 꺼내서 아무데나 읽어 보고 싶은 글이다. 머릿 속으로 그려봤던 호랑이가 담배를 어떻게 필까? 달속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나? 견우직녀는 지금쯤 어디 있을까? 흥부의 박씨는, 심청이는 무서워서 어떻게 뛰어내렸을까, 콩쥐팥쥐는, 혹, 울엄마가 계모일까... 무한한 상상력으로 어딘들 못갔을까, 꿈속에서 다시금 들어본다. 할머니이야기는 힘을 준다.